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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ricia Daniels Corn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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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형 집행이 끔찍하게 싫었다. 누군가가 죽는 순간을 기다렸다가 나처럼 따뜻한 살에 메스를 들이대는 것이 너무나도 싫었다. 나는 법학 학위를 가진 의사다. 무엇이 목숨을 살리고 무엇이 목숨을 앗아가는지,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교육받았다. 그리고 경험은 가장 훌륭한 스승이 되어주었다. 그러는 동안 이상적이고 논리적이던 본연의 모습은 어느덧 사라져버리고 없었다. 의식 있는 사람이 진부한 상투 어구들이 사실임을 인정해야 하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이 세상에 정의란 없다. 로니 조 워델이 저지른 일을 없었던 것으로 돌이키는 방법은 아무것도 없다.
“마리노, 당신도 워델이 부검 테이블에 누워 있는 걸 봤어요. 그리고 사형이 집행되는 것도 목격했고요. 죽은 사람이 워델이라는 걸 증명할 수 없다니, 믿을 수가 없어요.” “현재로서는 증명할 길이 없소. 경찰이 가지고 있는 워델의 사진과 시체안치소에서 찍은 사진을 비교해 봐도 워델임을 증명할 수는 없소이다. 10년 전 체포되었을 때 이후로는 나도 그놈을 본 적이 없소. 10년 후 전기의자에 앉은 그놈은 26킬로그램이나 몸이 불어 있더군. 기르던 턱수염과 콧수염도 말끔히 면도되어 있었고. 워델과 비슷하게 생긴 놈이라 생각했지만, 그자가 진짜 워델인지 1백 프로 장담할 수는 없소.” 며칠 전 공항에서 루시를 만난 순간이 생각났다. 1년 전에 보았지만, 거의 못 알아볼 만큼 변해 있었다. 육안으로 사람을 알아본다는 것이 얼마나 불확실한 일인지 나는 잘 알고 있던 터였다. “만약 죄수가 바뀌었다면, 워델이 감옥에서 나가고 다른 누군가가 대신 사형되었다면, 도대체 무슨 이유로 그랬을까요?” “워델에 이곳에 있는 동안 찾아온 사람은 없었소?” 마리노가 물었다. “사형수를 찾아오는 사람은 늘 똑같습니다. 법률 고문, 목사 그리고 죽음의 팀 요원들입니다.” “죽음의 팀이라뇨?” “교도관과 감독관으로 구성된 팀인데, 신원은 비밀로 보장됩니다. 죄수가 메클렌버그에서 이곳으로 이송될 때 그 팀이 관여하지요. 죄수를 경호하는 것은 물론 처음부터 사형을 집행할 때까지 모든 것을 준비합니다.” “그다지 유쾌한 업무는 아니겠군.” 마리노가 한마디 했다. “주어지는 업무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원해서 하는 일입니다.” 로버츠는 이제 막 큰 경기를 마친 코치처럼 거칠고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당신은 아무렇지도 않단 말이오? 난 워델이 전기의자에서 사형당하는 걸 봤소. 그걸 보고도 아무런 감정도 못 느꼈소?” “아무런 감정도 없었습니다. 사형 집행을 마치면 집으로 가서 맥주나 몇 병 마시고 잠자리에 듭니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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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추리작가협회 최우수 작품상 수상작! 올 여름 최고의 스릴러와 만나다
이 책은 처녀작인《법의관》으로 에드거 앨런 포 상 등 전 세계 주요 추리문학상 5개를 휩쓸며 혜성처럼 등장한 퍼트리샤 콘웰의 네 번째 작품이다. 여성 법의국장인 주인공 스카페타가 등장한다고 해서 통칭 ‘케이 스카페타’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 시리즈는 ‘법의학 스릴러의 개척자’라는 작가의 칭호답게 법의학 스릴러의 진수를 보여준다. 이를 입증하듯 이 작품《사형수의 지문》은 영국추리작가협회의 신인상을 받은 지 3년 만에 최우수작품상을 받는 파란을 일으켰다. 데뷔작으로 신인상을 받은 지 3년 만에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작가는 아직까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것도 영국 작가가 아닌 미국 작가가. 한 죄수가 사형된 날부터 시작된 연쇄살인. 사건 현장에서는 죽은 그의 지문이 발견되고, 기록보관소에서는 그의 지문 기록이 삭제된다. 사형된 죄수가 진짜 죽어야할 사람이 맞는지를 증명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계속되는 살인을 추적하는 법의국장 스카페타의 활약상을 콘웰은 세밀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 작품의 원제는 사형수의 지문이 살인을 저지른다. 죽은 자의 지문이 도시 전체를 공포로 몰아넣는다 10년 전 한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한 로니 조 워델은 긴 복역 생활을 마치고 사형된다. 워델이 사형되던 바로 그날 리치먼드의 조용한 마을에서 10년 전의 살인 사건을 재현한 듯한 사건이 발생한다. 마치 사형수가 도시에 저주를 내린 것처럼…. 희생자는 열세 살의 에디 히스. 어깨와 다리의 살점이 예리한 도구로 도려지고, 머리에 총을 맞아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된 에디 히스의 모습은 10년 전 워델이 저지른 살해 수법과 거의 완벽하게 같다. 그리고 뒤이어 발생한 또 다른 살인 사건 현장에서는 사형된 워델의 지문이 발견된다. 이런 상황에서 워델의 지문 기록과 그의 신원을 증명할 모든 자료가 감쪽같이 사라진다. 사형된 죄수가 워델임을 증명할 근거가 없어진 가운데 살인은 계속되는데…. 과연 진짜 범인은 누구일까? 법의국장 스카페타와 잔혹한 살인마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이 펼쳐진다. 살인마 템플 골트 시리즈 스카페타에게 시체를 바치는 살인마 템플 골트가 등장하는 첫 작품 《사형수의 지문》은 스카페타 시리즈 속의 또 다른 시리즈의 첫 작품이다. 《사형수의 지문》의 뒤를 이어 발표된《바디팜》《카인의 아들, From Potter's Field》에는 희대의 살인마 템플 골트가 등장한다. 스카페타 시리즈의 백미라고도 불리는 이 세 작품은 모두 《사형수의 지문》은 여러 개의 의혹과 복선을 곳곳에 배치하면서 수사진이 느끼는 혼란과 당혹감을 독자들이 함께 느끼도록 한다. 이 작품에서 가장 크게 제기되는 것이 범인의 정체에 대한 의문이다. 물론 모든 추리 소설이 사건을 일으킨 범인의 정체를 파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사형수의 지문》은 특별하다. 10년 전 한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한 로니 조 워델이 복역을 마치고 사형된다. 그런데 그가 사형되던 바로 그날, 10년 전의 살인 사건을 재현한 듯한 사건이 발생한다. 거의 완벽하게 비슷한 범행 수법 때문에 수사진은 곤혹스럽다. 뒤이어 발생한 또 다른 살인 사건에서는 죽은 사형수의 지문이 발견된다. 사형수가 부활이라도 한 것일까? 이런 상황에서 사형수의 지문이 사라진다. 부검 당시 찍은 지문은 물론이고 전과자의 지문을 기록한 보관소에서도 지문 기록이 삭제된 것이다. 그럼 사형된 죄수가 워델이 아니란 말인가? 이런 의문이 해결되지 않은 채 살인은 계속된다. 이쯤 되면 수사진은 물론이요, 독자도 범인의 정체가 무엇인지 진심으로 밝히고 싶어진다. 사형된 죄수가 진짜 로니 조 워델일까, 지금 돌아다니는 살인자는 누구일까, 두 가지 의혹이 서로 교차하면서 미스터리가 강화되는 것이다. 이 설정 자체가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며 책에서 손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콘웰은 사형수의 지문이 망령이 되어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소재를 여러 복선과 탄탄한 플롯으로 정교하게 엮어냈다. 그렇기에 영국추리작가협회의 신인상을 받은지 3년 만에 최우수작품상을 받는 쾌거를 얻어냈을 것이다. 또한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거의 모든 언론에서 ‘콘웰 최고의 작품이다’ 고 찬사를 보냈다. 사형제도와 관련된 논쟁 - 살인은 또 다른 살인을 부른다 작년 한 해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연쇄살인범 유영철. 얼마 전 사형을 언도받은 이 희대의 살인마는 사형제도에 대한 논란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퍼트리샤 콘웰은《사형수의 지문》에서 사형제도에 대한 의견을 분명히 하고 있다.《사형수의 지문》의 원제는《Cruel & Unusual》로 ‘잔인하고 비정상적인’이란 뜻을 지니고 있다. 이것은 살인 자체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작가 콘웰은 이 말로 ‘사형제도’를 비판하고 있다. ‘잔인하고 비정상적인’ 살인 행각을 벌인 사람이 ‘잔인하고 비정상적인’ 제도에 희생된다는 것은 아니러니한 일이다. ‘살인은 또 다른 살인을 부른다’는 사형수의 음험한 시구처럼, 사형 제도에 대한 섬뜩한 질문이 독자들에게 던져진다. 사형은 또 다른 형태의 살인이기도 하지만, 쉽게 그 옳고 그름을 가릴 수 없는 제도일 것이다. 사라진 사형수의 지문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다양한 사건과 주변 인물들을 추적해나가는《사형수의 지문》에서 작가는 사형 제도라는 무거운 질문을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놓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