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Luis Sepulveda
루이스 세풀베다의 다른 상품
권미선의 다른 상품
|
세풀베다의 작품 세계와 『소외』, 『핫 라인』에 대하여
루이스 세풀베다는 『연애 소설 읽는 노인』(1989)으로 일약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 작품에서 아마존 밀림이라는 거대한 자연에 동화되어 살아가는 인간을 그렸고, 같은 해에 발표한 『지구 끝의 사람들』에서는 고래를 보호하는 환경 운동가들의 이야기를 했다.이외에도 동화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 준 고양이』(1996), 자전적 여행 소설 『파타고니아 특급 열차』(1995), 『귀향』(1994), 『감상적 킬러의 고백』(1996), 『악어』(1997), 중?단편 소설집 『외면』(1997)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발표하면서, 작가는 자기 목소리를 갖지 못한 자들을 위한 대변인이 되었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는 대체적으로 사회·정치적 메시지가 강하게 깔려 있고, 소외된 자들과 고통받고 억압받는 자들이 주로 등장한다.
이번에 나온 두 작품 역시 역사에 길이 남을 요란한 영웅보다는 제도권 밖에서 진한 인간미를 풍기는 일상생활 속의 영웅들을 그려 내고 있다. 세풀베다가 2000년에 발표한 단편집 『소외』는, 잊힌 것들에 대한 매력을 불러일으키는, 또는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각별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서른다섯 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은 역사에 기록될 만한 화려함 뒤에 숨겨진 묵묵한 진실이 담긴 소시민의 일상, 유대인 수용소, 아마존의 환경 파괴, 비이성적인 세르비아 민족주의 등 다양한 장소와 시대를 배경으로 여러 가지 사회 불의에 맞선 인간의 삶과 그 존재의 존엄성을 다루고 있다. 그의 작품 세계 전체를 관통하며 그의 문학관을 전반적으로 충실하게 반영하는 이 단편집은, 현대 사회에서 소외되어 살아가는 우리로 하여금 정치, 사회, 환경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게 한다. 『핫 라인』은 세풀베다가 2002년에 발표한 소설로, 누아르 영화 기법과 추리 소설 기법으로 칠레에서 일상화된 사회악을 고발한 작품이다. 언뜻 들으면 제목이 선정적으로 들릴 수도 있는 이 작품은, 현대인의 비뚤어지고 왜곡된 성 문화를 질책하면서도 가볍게만 흐르지 않고 그를 통해 칠레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를 짚고 넘어간다. 작가는 프롤로그에서 언급했듯이 <과거의 잘못은 잊어서도 안 되고, 용서해서도 안 된다>며 칠레 역사가 안고 있는 비리와 폭력을 적나라하게 고발하고 있다. 이 작품은 2002년에 상영된, 정치적 탄압으로 사라진 실종자들과 가족들의 아픔을 다룬 영화 「어디에도 없다」에 이어 작가가 두 번째로 감독을 맡아 곧 영화로 만들어질 계획이다. 지금까지 다양한 장르를 섭렵해 온 세풀베다의 작품들은, 칠레가 안고 있는 과거 청산 작업 문제와 환경·생태 문제, 인류애라는 무거운 사회·정치적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무엇보다 <공식적인 역사 이면에 숨겨진 진짜 주인공들의 진정한 역사는 작가가 써야 한다>는, 작가의 사회적 기능을 간과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모두 맥을 같이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