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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며

제1장 객관성이 진리가 된 시대
1. 객관성의 탄생
2. 측정과 논리 구조

제2장 사회와 마음의 객관화
1. ‘사물’화되는 사회
2. 마음의 객관화
3. 지금까지의 논의를 돌아보며

제3장 숫자가 지배하는 세계
1. 우리에게 친근한 숫자와의 경쟁
2. 통계가 갖는 힘

제4장 사회에 도움이 되기를 강요하다
1.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이 가치가 되는 사회
2. 우생사상의 흐름

제5장 경험의 언어화
1. 이야기와 경험
2. ‘생생한 경험’이란 무엇인가

제6장 우연과 리듬-경험의 시간에 대하여
1. 우연을 받아들이다
2. 섞이지 않는 리듬
3. 변화의 다이너미즘

제7장 생생한 경험을 포착하는 철학
1. 경험 내부에서의 시점
2. 현상학의 윤리

제8장 경쟁에서 탈출했을 때 보이는 풍경

후기
참고문헌

저자 소개 2

무라카미 야스히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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村上靖彦

1970년 도쿄 출생. 기초정신병리학, 정신분석학 박사(파리 제7대학). 현재 오사카 대학 대학원 인간과학연구과 교수 및 감염증 종합교육 연구거점 CiDER 겸임 교원. 전문 분야는 현상학에 기반한 질적 연구이며, 저서로 《케어란 무엇인가》, 《아이들이 만드는 마을》, 《재택무한대》, 《섞이지 않는 리듬》 등이 있다.
동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주간지, 월간지 기자를 거쳐 현재는 단행본 편집자로 다양한 장르의 기획편집 업무와 번역을 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 《자숙을 강요하는 일본》, 《일러스트로 바로 이해하는 수치화 생각법》, 《지능의 역설》, 《주거해부도감》, 《소설 폭풍우 치는 밤에》, 《객관성의 함정》, 만화 《베르세르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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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8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252g | 128*200*16mm
ISBN13
9791193790892

책 속으로

빈곤 문제에 대해 토론했던 수업에서는, 생활보호를 둘러싸고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일할 의사가 없는 사람을 세금으로 구제하는 것은 이상하다.”
우리는 열심히 일을 하고 그렇게 얻은 얼마 되지 않는 수입에서 세금을 낸다. 확실히 고생해서 일한 내가 낸 세금으로 ‘일할 의사가 없는 사람’을 도와준다면 화가 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쩌면 ‘일할 의사가 없는’ 사람에게는 어떤 사정이 있을지도 모른다.
--- p.10

사회학자 울리히 벡(Ulrich Beck)은 애초에 리스크 계산을 중시하는 사회가 나타나는 전제 조건으로 경제 활동에서의 개인주의, 자기책임론에 의한 지배의 문제를 들고 있다. 현대인은 커뮤니티에 의해 보호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생활 유지에 책임을 지고 있으므로 실패해도 그 자신의 책임인 것이다. 사회는 개인을 비난할 뿐 지켜주지 않는다. 자기 자신의 책임뿐만이 아니다. “그런 짓을 하다니, 책임을 지실 겁니까?” 같은 말을 하면서 다른 사람을 비난하고 규범으로 규제하려고 한다.
--- p.67~68

발터 벤야민이 말한 ‘극단적인 것에서 비롯되는’ ‘개념’은 윤리적인 방향성을 가리킨다. 즉 개별 경험이 낳는 ‘개념’이 누구에게나 의미가 있는 공통된 ‘이념’으로서 윤리적인 ‘보편’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 윤리적인 보편은 ‘인권’이라고 부르는 것과 겹친다. 개별적 경험을 존중한다는 것은 모든 사람을 존중한다는 의미다. 아무도 외면당하지 않는 세계를 지향하는 일과 이어지는 것이다.
--- p.173

과학의 발전과 함께 객관성과 수치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개별적인 생생한 경험이 잊히기 쉬워졌다. 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 상이한 개별 경험을 그 사람의 시점에서 존중하는 일은, 곤란한 지경에 빠져 틈새로 내몰린 사람의 목소리를 듣는 노력과 같다. (…) 제6장에서는 살아있는 경험의 내실을, 생의 우연성과 변화해 가는 다양한 리듬이라는 시점에서 고찰했다. 또 제7장에서는 이야기와 경험을 이해하기 위한 방법으로 현상학을 제안했다.
--- p.178

한 사람 한 사람의 경험을 존중하는 세계에서는 서로가 서로를 돌보게 된다. 애당초 우리 모두는 누군가에게서 돌봄을 받고 누군가를 돌보고 있다. 아기일 때 누군가의 돌봄을 받지 않으면 생존할 수가 없고, 병에 걸렸을 때나 죽음의 순간에도 돌봄을 받는다. 즉 모든 생애에 걸쳐 다른 사람에게서 돌봄 받는 일을 필요로 한다.

--- p.179

출판사 리뷰

객관적 지표를 맹신함으로써 얻은 것과 잃은 것을 돌아보고
서열화와 경쟁의 세계에서 벗어나 생명과 돌봄의 세계로 가는 길을 제시하다


1장과 2장에서는 개개인이 겪는 삶의 고통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뭉뚱그리는 객관성에 대한 과도한 믿음을 지적하며, 객관적 수치를 맹신하게 된 역사적 배경을 살펴본다. 자연뿐만 아니라 인간 사회와 마음까지 객관화되면서, 생생하게 살아있는 개인 경험의 가치가 줄어든 현실을 짚는다. 3장과 4장에서는 수치에 의한 측정이 탄생하고 진리를 수치로 나타낼 수 있다고 여기게 된 결과, 효율성과 생산성이라는 미명하에 부속품 취급을 받거나 급기야 배제되어 버린 개인들을 언급한다. 서열화된 세계란 유용성 및 경제성으로 가치가 측정되는 세계이기도 하다. 약자는 쉽게 배제되고 다수(메이저리티)의 눈에 보이지 않게 되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생존마저 위협당한다. 이는 “우수한 가계와 열등한 가계가 있으므로 우수한 자손을 남기고 열등한 종족을 줄이면 국력을 키울 수 있다”(84쪽)는 우생사상의 탄생과 맞닿아 있다.

인간을 수치화하는 시험 중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보급된 것이 지능 테스트이다. 미국의 우생주의자들은 ‘열등하다’고 할 수 있는 인종을 찾아내는 기술로 지능 테스트를 이용했다. 흑인 및 이민자에 불리한 설문을 이용해 ‘어리석다’는 딱지를 붙인 것이다.(‘제4장 사회에 도움이 되기를 강요하다’)

책의 후반부에는 객관성과 수치화에 대한 과도한 믿음을 버릴 경우 과연 어떻게 사고하면 좋을지 구체적인 방법이 제시된다. 특히 5장에서는 객관성과 수치가 중시되는 상황에서 외면되어 온 한 사람 한 사람의 경험이 지닌 무게에 대해 말하며 개개인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받아들일 것을 제안한다. 6장에서는 개개인의 경험을 객관성에서 완전히 분리해서 생각하는 실질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이어지는 7장에서는 개인의 시점에서 경험을 해명하는 사고의 하나로서 ‘현상학’을 소개한다. 이야기하는 사람의 경험은 개별적인 것이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독자를 촉발시킬 수 있다. 객관적인 지식이 아닌 현상학적인 분석은 독자를 촉발시키고 행동하도록 촉구한다. 결론 대신이 되는 8장에서는 돌봄 시스템이 정착된 일본 니시나리구의 예를 들어, 수치에 근거한 경쟁이 아닌 서로 간의 교류를 통해 돌아가는 사회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를 살핀다.

시험 점수가 높을수록 행복할까? 나보다 연봉이 더 많은 사람은 나보다 더 행복한가?
서열화된 사회에 행복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 의견에 객관적인 타당성이 있습니까?”, “숫자로 나타낼 수 있나요?”, “증거 있어요?”
누군가가 무슨 이야기를 하거나 주장을 펼칠 때 이런 질문들이 자주 나오는 건, 물론 이 의문이 타당한 경우도 있지만, 주장의 근거를 객관화된 숫자로 보여주면 더 설득력 있게 느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객관화한 숫자가 진실을 드러낸다고 여겨지는 배경에는 수치와 통계에 대한 과도한 믿음이 있다. 그러나 오늘날 수치와 통계가 세계를 지배한 역사는 기껏해야 200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 과정에서 인종차별 및 우생사상을 공고히 하는 데 악용되었으며, 현대사회의 병폐인 서열화와 과도한 경쟁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이 책은 이러한 배경을 살펴봄으로써, 사회 및 개인의 경험 등 수치화할 수 없는 것을 숫자로 바꾸려 하는 경향에 의문을 던진다.

가까운 예로, 우리는 어릴 때부터 점수에 근거한 경쟁을 강요받는다. 필기시험 점수를 기준으로 ‘좋은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가 있다는 사실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3장 ‘숫자가 지배하는 세계’에서 저자는 재일 사회학자 박사라의 책을 인용하면서 핀란드에서는 “명문 학교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집에서 가까운 학교가 아이들에게 좋은 학교”(53쪽)라는 사실을 밝힌다. 그리고 ‘점수로 사람의 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가?’를 묻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사람을 수치화해 비교함으로써 대체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렇다고 이 책이 숫자를 이용하는 과학의 원리를 무작정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객관화와 수치화만이 진리는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예로, 2024년 초 한국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돌봄 부문은 생산성이 매우 낮기 때문에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생산성을 측정하는 것은, 얼마만큼의 이윤을 창출했는지를 한눈에 알게 해주는 수치, 숫자다. 하지만 돌봄 노동의 가치는 단순히 숫자로 나타낼 수 있는 게 아니다. 즉 숫자는 결코 진실을 말해주지 않는다. 객관성의 함정을 빠져나오는 방법의 한 가지로 저자가 제안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한 사람 한 사람의 경험을 존중하고 중시하도록 해주는 ‘돌봄’이다. 책에 등장하는 오사카 니시나리구는 어려운 상황에 처한 어린이뿐만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한부모가족의 어른들에게도 손을 내미는, 돌봄 시스템이 보편화된 하나의 훌륭한 커뮤니티다. 니시나리구의 예를 통해, 수치에 근거한 경쟁이 아닌 서로 간의 교류를 통해 돌아가는 사회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살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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