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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_불꽃과 얼음 2부_함정 3부_질문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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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속에서 불꽃이 일어 스스로 불탄 사람이 있다지 지독한 감정에 장기가 녹아 죽음에 이른 사람도 있다지화기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내재화된 고통, 상처, 슬픔을 꺼뜨리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사람으로부터 행해진 폭력으로 인해 씻어낼 수 없는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신을 덮고 있는 상흔을 버겁게 그러안고 간신히 살아내더라도 그 화기가 더 큰 불길로 번지는 순간, 너무나 연약한 존재들이 폭력에 노출되어 참을 수 없는 고통에 스러지는 모습을 보는 순간, 타인의 고통을 목도하는 바로 그 순간 다시 한번 폭력에 노출된다. 그리하여 어떤 삶은 타인을 위해 자신의 삶을 걸게 되고 또 누군가는 결국 삶을 포기하기도 한다. “증오는 사라지지 않고 마음 벽에 조용히 맺혀” 있기에 단죄하지 않고는 생을 지속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스스로 가해자가 되어 죄인을 단죄하는 집행관이 되거나 혹은 “죽을 것 같은 불안과 공포를 느끼”며 “팔과 다리가 저릴 정도로 두려움에 떨”게 될 때 “이유를 모르겠는 희열”을 느끼며 “편해지지 않”고 잠들지 못하며 “한순간도 안락을 누리지 못”한 채 “매 순간 죽음 곁을 배회하는” 삶을 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 한쪽도 조금이라도 더 편한 삶이 아니기에 두 인물을 만나는 동안 독자들은 이들의 고통을 함께 앓게 되고 이들의 이후의 삶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폭력을 폭력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그 폭력은 누구에게도 가능한 것이 되어 그 몸집을 부풀릴 수 있다. 그리하여 폭력을 폭력으로 똑바로 직시하는 일이 바로 그 폭력을 멈출 수 있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 그 어렵고 묵직한 발걸음이 시작이 이 소설과 함께 조금은 수월해질 수 있기를 작가는 조심스럽게 제안하고 있다. 다들 어떻게 견디고 어떻게 살아내는지, 묻고 싶었다작가는 고통에 처한 인물들을 형상화하며 사람을 사람으로 만드는 일도 사람 아닌 것으로 만드는 일도 결코 쉽지 않았음을 고한다. 뜨거운 사랑, 사람의 몸에 상흔을 남기는 사랑이 대체 무엇이냐고 묻는다. 기뻐도 웃지 못하고 슬퍼도 울지 못하는 아픈 사람들은 자력으로 살아남기 어렵다. 인간이 세상에 살아남는 방식은 서로가 서로를 지키고 제도와 기관을 동원해야 하지만 지금 우리의 시스템은 ‘이래되 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작가는 모든 전쟁이 정의의 이름으로, 모든 폭력이 사랑의 이름으로 행해진다는 것이 이상하기만 했던 것이다. 사랑하기 때문에, 라는 이유를 그만 듣고 싶기에, 좀더 근원적인 해결책을 찾고 싶기에 이어나가기 쉽지 않은 이야기를 시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람이 무엇인지, 사랑이 무엇인지 묻고 답하는 일. 어쩌면 너무 당연해서 시도해보지 않은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그리고 폭력을 폭력인지도 모르는 채 휘두르는 어리석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던져보아야 할 것이다. 이 어려운 질문을 가장 먼저 스스로에게 던지며 작가는 어떻게 견뎌내고, 어떻게 살아내는지 묻고 답하는 가운데 우리가 처한 위험한 순간들을 모두가 함께 버텨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 소설은 이러한 마음을 지켜내기 위한 첫 물음이자, 갖은 폭력이 도사리는 우리 시대를 견뎌 나가기 위한 기도문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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