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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위 그리스도인
불안이 낳은 묵상
최병인
지우 2025.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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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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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1 프롤로그_ 릴케의 시선

16 쉬는 게 불안해서
21 들어오는 사랑
26 한계 아래서
35 0.65, 우리의 실존은 누가 대변해 줄 것인가
40 기독교(그리스도교)
46 더불어 악마 예배도 가져야 해
52 수렁 너머의 하나님
58 글은 해명이 아니었다
63 계시의 종교
70 성경
78 몸
81 사랑의 여정
89 하나님
97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104 예수의 정치학
113 예수를 구원하려는 시도
116 이중직, 유령에서 사람으로
123 낯섦의 사랑
127 십자가
136 예수의 마지막 말
143 부활
152 …32…
157 약한 인간
163 끄트머리
170 확신의 실수
177 나를 쓰러뜨리소서
181 인간, 하나님의 형상
188 초연(超然)
191 청년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197 아프면 가족이 된다고
201 개인인가, 공동체인가
208 성령
217 흔들리는 공간에서
226 믿음

233 에필로그_ 예수의 품

저자 소개1

아신대학교(ACTS)에서 신학을 공부했고, 동대학원에서 목회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뜰힘 출판사에서 책을 만들고 있으며, 하나님나라복음DNA네트워크의 아인(ein)에서 기독교 공동체를 세우는 사역을 하고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7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115*188*20mm
ISBN13
9791193664117

책 속으로

삶을 단순하게 만들기 위해서 나에게 필요한 건 다름 아닌 안식이었다. 다소 어렵게 느껴질 만한 단어, 안식은 풀어 말해 쉼을 뜻한다. 쉼은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행위다. 우리는 막연하게 일을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행위로 간주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보통 우리는 일을 장악하기보다 일에 장악당하며 산다. 일을 하는 것보다 일을 멈추는 게 어려운 세상이다.
--- p.19

한계를 은폐하는 사회에서 우리는 담대히 한계를 선포해야 한다. 우리의 존재가 가진 한계를 직면할 때 비로소 우리는 자신의 존엄을 지키며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참된 자유를 누리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한계를 개인이 오롯이 감당해선 큰 성과를 보지 못할 것이다. 개인은 한계를 감당할 힘을 가지고 있지 않다. 한계를 마주했을 때 개인에게 들어차는 수치감과 모멸감을 함께 버텨 줄 공동체가 필요하다.
--- p.32

하지만 정직하게 우리의 삶을 들여다보면, 우리 삶의 매우 중요한 영역들이 여전히 신화적이고 종교적이라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직면할 수 있다. 학벌 신화, 부동산 신화, 주식 신화, 성공 신화와 같이 현재도 인간은 삶의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무수히 많은 신화를 만들며 살아간다. 옛 사람들과 현대인들이 추구하는 삶의 가치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 달라졌을 뿐이다.
--- p.42)

성경은 인간과 세계의 비극을 비현실적으로 미화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비극이 우리 모두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창녀의 아들로 태어나 딸의 목숨을 잃게 한 입다의 삶은 다소 극단적이지만 모든 인간의 현실을 일부 반영한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 모든 문제를 해소한 채 걱정 없는 삶을 살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 p.56

누군가와 메일이나 SNS 메신저로 아무리 많은 대화가 오갈지라도, 그 관계가 깊어지는 데는 얼굴을 마주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상대방의 표정, 손짓, 말투, 언어를 통해 그 상대를 차츰 알아가게 된다. 그리고 나 또한 마찬가지로 그 모든 것을 상대에게 보여 준다. 그런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 가면서 두 사람의 존재가 서로 만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관계이고 기독교가 말하는 계시의 성격이다. 계시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데 그 목적이 있지 않다. 계시의 목적은 관계 맺음이다. 그래서 하나님의 백성은 줄곧 신탁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나타나심을 고대하곤 했다.
--- p.66

우리는 다양한 생각, 가치관, 해석이 서로 공존하는 세상을 살고 있다. 어느 모임에 가더라도 나와 동일한 생각을 가진 사람보다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이 있는 현실을 쉽게 마주한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삶을 살아가며 타인과 협의하여 서로가 양보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 어딘지 고민하는 감각을 익혀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 p.90

예수를 중심으로 한 하나님 존재에 대한 인식이 결여되었을 때 소극적이고 왜곡된 예수 구출 현상이 나타난다. 예수와 관련하지 않은 하나님 관념을 마주했을 때, 그것을 인간의 잘못된 욕망이 반영된 우상으로 여겨야지 섣불리 예수를 하나님에게서 분리해선 안 된다... “나를 본 자는 아버지를 보았거늘 어찌하여 아버지를 보이라 하느냐”(요 14:9). 아버지와 자신을 일치하시는 예수의 말씀은 도리어 신앙의 현실성을 외친다.
--- p.114~115

바울의 공동체는 천막 장사를 하는 바울에게 이중직 사역자라는 수식어를 붙이지 않았을 것이다. 현대의 목회자들이 바울처럼 일반 시장에서 노동을 하는 것은 더 이상 성직자의 이중직 담론이 아닌, 교회론적 맥락에서 바라보아야 할 선교적 담론이다. 더 나아가 이후에는 노동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영성 문제로 단순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 p.122

살면서 문득 서늘함이 나의 마음에 휘몰아칠 때가 있는데 그건 내 주변에 낯선 존재가 더 이상 없음을 알아차릴 때다. 일정한 공간, 일, 사람 곁에서 일어나는 안정감은 때로 불안감을 일으킨다. 약소한 내가 광활한 생명을 품는 대양이 될 수 없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경계를 넘어서지 않는 삶의 태도가 속 편한 건 아니다.
--- p.123~124

인간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존재 방식처럼 자유롭게 사랑을 선택하며 세계를 살 수 있는 복을 받은 존재다. 자유로운 존재는 모든 가능성을 선물 받은 존재다. 자유는 악의 가능성마저 가지고 있다. 자유는 모든 잠재력이기에 선한 저력이면서 동시에 위험한 힘이다.

--- p.141

추천평

실존과 신앙, 이 두 가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신앙 없는 실존의 허무함과 그 정반대의 초긍정을 봅니다. 실존 없는 신앙의 유체이탈과 자기 세뇌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실존과 신앙을 이어 주는 것은 정직한 사유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실존, 신앙, 그리고 사유라는 단어가 계속 맴돌았습니다. 어느 하나 허투루 읽어 버릴 수 없었습니다. 저자는 스스로의 실존에서 마주친 물음을 성경이라는 깊은 물에 담가 사유 깊은 신앙으로 길어 올립니다. 그래서 이 책은 빠르게 읽히지 않습니다. 독자로 하여금 저자의 사유의 속도를 따라가며 사유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침대 머리맡에 놓고 하루에 한두 장씩 곱씹어 읽을 책입니다. - 김형국 (하나복DNA네트워크 대표 목사)
우리는 모두 앞선 세대를 보고 자랐습니다. 그들의 오류와 실수를 극복하려 하지만 그들의 후예임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모두가 자기 세대를 살게 마련입니다. 출판의 업(業)도 스스로 쇄신을 꾀하지만 세대의 한계를 좀체 벗어나기가 어렵습니다. 그렇게 경험과 세계를 공유하는, 다르지만 비슷한 꿈을 꾸는 이 업계에 새로운 변이가 나타났습니다. 젊음 자체가 새로움을 담보하는 건 아니지만 확실히 그는 젊고 새롭습니다. 누구나 자신이 선 곳에서 세상을 조망하고 말 걸기를 시도하는 것일 텐데, 그가 선 자리는 우선 젊다는 데서 우리 세대와의 차이가 두드러집니다. 어떤 경우에도 젊음은 그 자체로 매력적이고 그 젊음이 그려내는 세계도 그래서 관심하며 들여다보게 됩니다.

이 책에서 확인하는 그가 서 있는 또 하나의 자리는 경계선상입니다. 이곳과 저곳, 한계와 자유, 하늘과 땅 사이의 경계에서 그는 조망하고, 그곳에 서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합니다. 어떤 진영에 속한다고 진리의 편에 선 것이 아니듯 경계에 선 것만으로 미덕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는 예리한 관찰자의 시선과 차마 다 말 못 하는 시인의 마음으로 경계에 서서 자신과 세상을 살피고 있습니다. 독자 또한 그와 더불어 경계의 사람이 되어 인생과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살피게 될 것입니다. 섬세하게 쓰인 에세이를 읽는다 싶었는데 읽다 보니 조심스럽게 건네는 대화, 정교한 설교가 펼쳐지는 자리에 있는 듯합니다. 그러고 보니 그는 한 공동체를 섬기는 목회자이기도 하다는 사실이 떠올랐습니다. 경계에 선 젊은 출판인이자 목회자이기도 한 그의 글과 책과 삶이 앞으로 어떤 노정을 그리며 나아갈지 자못 궁금해집니다. 글 속의 어느 분이 한 권면처럼, 그 여정을 “열심히 말고 즐겁게” 그려 가기를 기대해 봅니다. - 박명준 (바람이 불어오는 곳 대표)
저자는 삶과 죽음, 예와 아니오가 혼란스럽게 뒤엉킨 실존의 자리에서 스스로의 삶과 현실을 치열하게 성찰하고, 그 결과를 ‘쉼’에서 ‘믿음’에 이르는 서른네 꼭지의 에세이에 담았습니다. 저자가 도달한 결론은 고전적인 ‘복음’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진 않습니다. 그러나 이 책을 펼친 독자들은 너무 익숙해 어쩌면 식상하게 느껴졌을 ‘복음’이 저자의 사유와 묵상을 거치며 새롭고 신선한 얼굴로 자신들과 마주하고 있음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인간을 즐겨 만나주시는 곳은 견고하고 안전한 진리의 성채 안이 아니라 거칠고 불안한 변방과 경계의 자리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 이 매력적인 책이 아직 복음을 접하지 못한 분들에게는 낯선 하나님과 만나는 ‘회막’이 되고, 복음에 식상한 그리스도인에게는 안온한 종교 놀이터에 떨어진 ‘폭탄’이 되길 바랍니다. - 정한욱 (『믿음을 묻는 딸에게, 아빠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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