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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욕망은 정말로 내 것인가 - 《마담 보바리》를 읽어버렸다는 것에 대하여
책 읽는 ‘보통’ 여자의 등장 / 권태는 프랑스의 특산물 / 책에서 읽은 대로 사랑하다 / 몽상가의 파멸과 속물들의 승리 / 욕망에 대해 다시 생각하기 용서받지 못할 죄란 무엇인가 - 《주홍 글자》 법과 정의를 되묻다 우아한 죄수의 도전장 / 자신의 죄를 이기지 못하는 두 남자 / 더없는 보물, 살아 있는 주홍 글자 / A의 세 가지 의미 / 마음의 감옥에 갇힌다는 것 / 누구나 자기만의 주홍 글자가 있다 정신보다 육체가 더 중요하다 - 《채털리 부인의 연인》 온전한 자신의 발견 진짜 불구란 무엇인가 / 내 딸은 반처녀로 살 수 없다 / 스스로 절정에 이르는 한 여자의 자서전 / 하나의 몸을 본 바로 그 순간 / 당신의 그 근사한 엉덩이를 위해 너는 누구인가, 그리고 나는 누구인가 - 《햄릿》의 긴 망설임은 어디에서 오는가 햄릿은 왜 이렇게 긴가? / 복수의 열쇠는 어머니 / 정체성을 둘러싼 분투 / 새롭고 또 새로운 햄릿의 얼굴 멀쩡한 정신만으로 살 수 있을까 - 《돈키호테》 그 숭고한 광기에 대하여 돌아버린 독서광의 모험이 시작되다 / 이 정도는 되어야 기사 노릇 / 환멸의 시대를 건너가는 이야기 / 정말 미친 것일까, 미친 척하는 걸까 / 현실과 이상, 그 지긋지긋한 낙차 / 광기가 삶의 허공을 메울 때 사람은 무한한 꿈을 가져야만 하는가 - 《파우스트》의 구원을 삐딱하게 바라보다 무한한 욕망의 발명 / 파우스트는 신과 악마의 노리개인가 / 사랑은 젊음의 약발 / 지배자의 욕망, 파멸을 부르다 / 노력과 방황은 늘 무죄인가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 - 《석상 손님》 매력적인 난봉꾼 돈 후안의 작별 금지하는 석상과 자유로운 시인 / 발꿈치만 봐도 사랑에 빠지는 불같은 상상력 / 언젠가 늙겠지만, 아직 멀었어! / 어른아이에게 작별을 고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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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작품들을 읽으면서 우리는 각자가 자기 안의 햄릿과 돈키호테와 파우스트와 돈 후안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그 배합비율까지도 예민하게 의식할 수 있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 주인공들이 바로 근대인의 전형적 초상이기 때문입니다. 사정이 그렇다면 이 작품들은 남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고뇌와 욕망과 광기와 탄식의 이야기입니다. 저는 그것이 고전이 갖는 현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 p.8
사실 샤를르가 특별히 악인은 아니지만, 이 사람의 특징은 야망이 없다는 겁니다. 뭐 특별히 되고 싶은 것도 없고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취미도 없어서 밖에 나가지도 않고, 집안일도 곧잘 도와줍니다. 요즘 같으면 무난한 신랑감이라고 좋아할지도 모르지만, 엠마가 보기엔 너무나 몰취미하고 심심합니다. 이걸 결혼한 다음에야 알게 된 거죠. --- p.41 여자는 청어 타입이 있고 송어 타입이 있는데, 내 딸은 송어 타입이라는 겁니다. 비쩍 마르고 성에 대해서 별로 관심 없는 청어 같은 여자라면 남편이 불구든 아니든 상관없겠지만, 얘는 팔팔한 송어기 때문에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는 거죠. 로렌스가 모든 여성의 해방을 외친 것은 아니고, ‘송어’의 해방을 주장한 거라고 봐야한달까요. 코니 아버지는 더 적극적으로 충고를 해요. “애인 하나 두는 게 어떻겠니, 코니야? 세상의 여러 재미도 좀 맛보도록 하려무나!” --- p.102 아버지를 기억한다면 복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들의 의무죠. “당신을 기억해달라고? 그러지. 불쌍한 유령이여.” 그다음이 아주 흥미롭습니다. 공책을 꺼내서 적어요. 말이 안되는 거죠. “아, 그랬군요, 아버지! 제가 복수하겠습니다!” 이렇게 나오는 게 정상이죠. 기억하기 위해서 공책에다 적는다니요. ‘아버지가 복수하라고 했음. 몇 월 며칠.’ 그건 기억이면서 동시에 배반입니다. 자크 데리다 같은 철학자는 이것이 글쓰기가 갖는 고유한 역할이라고 이 대목을 주목하기도 합니다. --- p.153 일단 두란다르테와 벨레르마의 숭고한 사랑 이야기에 대한 존중감이 있어요. 돈키호테는 그걸 재현하고 싶어합니다. 자기 시대의 두란다르테가 되고 싶어해요. 둘시네아는 벨레르마고요. 그런데 정작 이뤄지는 건 이런 식의 금전적 거래뿐입니다. 마이클 샌델이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라는 책에서 하는 이야기지만, 돈이라는 것은 가치를 변질시킵니다. 모든 것은 돈으로 환산하면 그렇게 됩니다. 가령 대학 기부금 입학을 허용하면 돈이 대학 입학이라는 것의 가치를 떨어뜨리게 되죠. 돈이라는 것이 중립적으로, 가치의 형태만 바꿔주는 것이 아닙니다. 그 가치 자체를 하락시켜요. 심장을 주는 것과 돈을 주는 것은 의미가 상당히 다릅니다. --- p.190 《마담 보바리》에서 권태의 원산지는 프랑스라고 했었죠. 덧붙이자면 우울증은 영국산, 광기는 러시아산이라고 하고요. 이런 감정들도 일종의 문화 상품들로, 장신구를 수입하듯이 수입해오는 겁니다. 보통 그걸 전파하는 것이 문학작품인데, 푸슈킨도 독서 경험을 통해서 권태로운 주인공들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냅니다. 파우스트가 보여주는 것도 그런 권태인데, 이런 대목을 보면 아무리 고전이라도 때에 따라 가려 읽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런 책이 중고생도 읽을 만한 명작인지는 의문입니다. --- p.204 푸슈킨이 결혼 전에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약혼남들 가운데 행복한 건 바보들뿐이라더군.” 이제까지 ‘나’였다가 ‘우리’가 되는 거니까, 생각이 있는 남자라면 행복할 수가 없다는 거예요. 다른 한편으로는 푸슈킨이 결혼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결혼하든 안 하든 무슨 관계가 있어?’ 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확실하게 ‘나’ 였다가‘우리’가 되는 계기, 결혼이 그런 존재 변화의 계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행복에 대한 기대도 있고 불안도 있었던 거죠. 푸슈킨이 자신의 돈 후안 텍스트를 쓴 것도 이러한 전환의 계기를 맞아서 자신의‘돈 후안 시절’과 작별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 p.2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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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삶에 달라붙는 ‘욕망’의 문제로 추린 책들
이 책은 ‘사적인 독서’의 대상으로 도리어 ‘가장 공적인 책’이랄 수도 있는 고전을 택했다.《마담 보바리》,《주홍 글자》,《채털리 부인의 연인》,《돈키호테》,《햄릿》,《파우스트》,《석상 손님》까지 일곱 편의 근현대 문학 고전이다. 조금 생소한《석상 손님》도 푸슈킨 버전의《돈 후안》이라 스토리는 익숙할 것이니, 모두 대단히 유명한 책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상 이 책들을 끝까지 다 읽어본 사람은 드물 것이다. 앞서 말했듯 등 떠밀려 읽었거나 소위 ‘읽은 척’ 하게 해주는 다이제스트 판으로 접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고전’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이 책들에 대한 거리감을 갖게 되고, 그렇기에 ‘공부’의 대상으로 여기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책들은 지극히 사적인 책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고전 속 인물들은 저열하든 고결하든 자기의 욕망을 거리낌 없이 추구하기 때문이다.《주홍 글자》나《채털리 부인의 연인》같은 책들은 출간될 당시에는 커다란 스캔들이었다. 그러나 결국 이 책이 고전으로 남은 것은 독자가 그 속에서 자신의 욕망과 방황을 발견할 수 있었고 그에 대한 성찰도 할 수 있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결국 고전이 되는 힘은 작품성이나 선정성도 아닌 어느 시대건 내 삶에 달라붙는 질문과 감성들이다. 이 책은 현대인의 피부에 현실적으로 달라붙는 일곱 가지 질문에 걸맞는 책들을 골라냈다. 결코 어려운 질문이 아니지만, 단순하기만 한 질문도 아니다. “내 욕망은 정말 내 것인가?”, “용서 받지 못할 죄란 무엇일까?”, “정신보다 육체가 중요하지 않을까?”, “멀쩡한 정신으로만 살 수 있을까?”, “나란 도대체 무엇인가?”, “꼭 무한한 꿈을 가져야만 할까?”, “진짜 어른이 된다는 것은 뭘까?” 상투적이지만 살아갈수록 우리를 더 큰 미궁으로 몰아넣는 이런 질문들에 ‘사적인 고전 읽기’는 해결의 열쇠를 줄 것이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독서는 이제 치워라 ‘아주 사적인 독서’는 철저하게 자기 자신을 위한 독서를 가리킨다. 즉 나의 관심과 열망, 성찰을 위한 독서를 말한다. 책 읽기의 중요성은 늘 강조되지만, 아직까지 우리가 당면한 책 읽기는 ‘공적인’ 성향이 강하다. 즉 시험에 나오기 때문에, 회사에서 추천하는 책이라서, 요즘 뜨는 명사가 언급했기 때문에, 베스트셀러이기 때문에 읽는다. 읽었다는 티를 내야만 하는 상황에서 남의 눈을 의식한 독서를 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독서로부터 진정으로 의미있는 무언가를 건져내려면 ‘사적인’ 독서를 추구해야 한다고 이 책은 말한다. 자기 방식으로, 자기 색깔로 책 읽는 방법을 배워야만 독서의 진정한 효용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그 효용은 결국 자신이 당면한 인생의 문제들을 효과적으로 돌아보고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사적인 독서는 고전을 그저 재미있거나 뜬구름 잡는 이야기에서 현실적인 문제에 대응하는 매뉴얼로 읽을 수 있도록 한다. 사적인 독서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기 위해, 저자는 ‘시범 조교’로서 고전을 읽어가는 자기만의 눈을 자유롭게 드러낸다. 먼저《마담 보바리》를 읽기 시작했는데 책 읽기란 위험하니 안하는 게 좋을지도 모른다고 첫 장에서 경고하기도 하고, 많은 사람을 불행으로 몰아넣은 파우스트가 그렇게 쉽게 구원받아도 되냐고 딴지를 걸기도 한다. 또 돈키호테가 미친 짓을 하고 나서야 ‘사는 것 같은 삶’을 산 것이라고 재평가하기도 한다. #서재지기 로쟈가 최초로 선보이는 ‘매주 수요일 10시의 강의록’ “자전거를 배울 때도 처음에는 누가 뒤에서 붙잡아주는 게 필요합니다. 몇 차례 그런 도움을 받게 되면 그 다음에는 스스로 탈 수 있게 되지요. 독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길잡이가 될 만한 책을 읽고 도움을 얻게 되면 곧 스스로 책을 읽어나갈 수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책 읽기를 자전거 타기에 비유한다. 이 책과 《로쟈의 인문학 서재》를 포함의 7권의 저서를 낸 이현우는《로쟈의 저공비행》이라는 블로그 서재를 10년 넘게 운영해오며 이 시대의 ‘서재지기’ 노릇을 하고 있다. 그의 블로그는 인문학 독자들 사이에서는 궁금한 책이 있을 때 참고하는 자료 창고이기도 하다. 그간 그가 펴낸 책들도 다양한 매체에 발표한 서평들을 모은 서평집이 대다수였다. 그러나 이번 책 《아주 사적인 독서》는 고전처럼 묵직한 책을 깊게 다시 읽어주는 ‘강의록’ 으로서 선보인다. 다양한 책을 소개해주는 역할을 넘어, ‘고전 읽어주는 사람’으로서 보다 깊은 독서를 권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책머리에서 밝혔듯이, 이 책은 그가 6년 넘게 진행해 온 독서 수업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책사랑’이라는 고전 애독자들의 자발적인 독서 모임에서 강의한 내용이다. 6년 전 그가 한 단체에서 진행하던 강의가 폐강될 때, 그 수강생들이 따로 모여 ‘책사랑’이라는 모임을 만들고 매주 강의해줄 것을 의뢰했다. 말하자면 ‘정말로 사적인 독서’ 수업이 시작된 셈이다. 그 후로 6년 동안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이 ‘사적인 독서’는 이어져왔고 책으로도 나왔으며,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10명 정도의 회원들이 모여 혼자서는 손에 잘 잡히지 않는 책들을 함께 읽는다. 숙제도 없고 시험도 없는, 그야말로 ‘책사랑’이 충만한 독서 수업이라고들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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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락에서 원문보기p.85
사락에서 원문보기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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