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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령군들
세상이라는 이름의 낚시터 환경변이 내부수리중 부처편 예수편 결빙의 계절 방패연 특별보좌관 조양제 동류항 쓰레기에 관한 보고서 금일봉 단소 소리 물고기는 눈을 뜬 채 잠을 잔다 내 마음의 빈 낚싯대 점심시간 나쁜 놈 통화 마음 안에 촛불 켜기 몰락의 가을 지렁이 하늘이 내리신 선물 소망과 욕망 선당문답 무원동설화 꼬물이 일체유심조 칼새파 고행성사 회귀 |
Lee Oi soo,李外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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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통일을 하기 전에 잡념통일부터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느니라.”
할아버지는 잡념이 생기면 그것을 없애려고 하지말고 그대로 방치해 두라는 것이었다. 그러다 보면 잡념이 일괄적 형태로 통일성을 가지게 되면서 어느 한순간에 통째로 말끔히 사라져버리게 된다는 것이었다. “촛불의 중심부에 초점을 맞추도록 하여라.” 촛불의 가장자리를 보게 되면 시력을 망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니 유념하라는 당부였다. “언젠가는 촛불에게서 한없는 아름다움을 느끼게 될 것이니라.” 촛불에게서 한없는 아름다움을 느끼게 되면 촛불을 한없이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게 되고, 비로소 촛불과 나를 일치시킬 수가 있다는 것이었다. 그 어떤 대상이든지 아름다움을 느낄 수가 없으면 사랑도 느낄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사랑은 아름다움에 의해서만이 싹을 틔우고, 아름다움에 의해서만이 꽃을 피우며, 아름다움에 의해서만이 열매를 맺을 수가 있다는 것이었다. --- '내 마음의 빈 낚시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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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풍상에 시달리면 그 줄기가 뒤틀리고, 인고에 시달리면 그 뿌리가 쓴 법이라. 허나 줄기가 뒤틀렸다고 그 꽃이 아름답지 않은 나무가 어디 있으며, 뿌리가 쓰다고 그 열매가 향기롭지 않은 나무가 어디 있더냐.”
아버지에 대한 할아버지의 보속이었다. 어디선가 뻐꾹새가 울고 있었다. “문재 형 방에다 배낭을 갖다 놓은 것도 제 소행이었어요.” 나는 이제 마지막으로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비밀 하나를 털어놓았다. 이번에도 할아버지는 별로 놀라는 기색이 아니었다. 할아버지의 어깨 너머로 가느다란 바람이 지나가고 있었다. 저애의 소행이었대. 잠시 망초꽃들이 술렁거리고 있었다. “무원동에 꽃 한 송이가 새로 피었겠구나.” 할아버지는 한마디를 남긴 채 문 밖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었다. --- '고해성사'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