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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면 우리가 잊어버린 표정이 있다
이상엽
동녘 2005.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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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 책머리에/아시아에서 아시아인으로 살며

1부 진정 우리가 배울 것은 관용
터키에서 바이칼까지

하기아 소피아 성당에서 관용을 생각하다
비극적인 상전벽해의 현장, 모이나크
부하라에서 만난 소녀
실크로드의 방랑자, 부하라의 유대인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곳, 타클라마칸
중세 오아시스 도시, 카슈가르
잔인한 몽골의 겨울
바이칼이 키워낸 맛

2부 부서짐과 세움이 뒤엉킨 씁쓸한 풍경
연해주에서 윈난 성까지

고려인 여성은 무엇으로 사는가
단둥의 비즈니스
동북아 역사 전쟁
중국 애국주의의 두 얼굴
후퉁, 그 사라지는 것의 아름다움
도심 재개발로 밀려나는 상하이의 명물, 리룽
톈진은 현재 공사 중!
춘절 기념사진
석두성 가는 길

3부 관광을 버리고 역사를 얻다
베트남에서 스리랑카까지

밀림 속에 묻힌 베트남 고대문명, 미선
아시아인의 생명, 쌀
다시 눈뜨는 메콩 강
타이에서 발견한 ‘경주’, 아유타야
인도에는 카레가 있다
동양과 서양이 함께 빚은 도시, 골

* 참고한 책

저자 소개 1

다큐멘터리 사진가이자 르포르타주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에서 태어났고,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1991년 〈사회평론 길〉에서 글을 쓰며 사진을 시작했다. 1996년부터 프 리랜서로 활동하며 필리핀 민다나오의 무슬림 반군과 동티모르 독립 전쟁 등을 취재했다. 이를 〈한겨레21〉이나 아사히신문의 〈아에라〉 등에 게재했다. 1999년 사진 웹진 〈이미지프 레스〉를 발행했고, 〈여행하는 나무〉 등의 사진 무크지를 발행했다. 『레닌이 있는 풍경』, 『파미르에서 윈난까지』, 『변경지도』 등을 썼고, 최근에는 비정규직 노동과 신자유주의가 낳은 우리 사회의 풍경을 찍어 ‘이상한 숲 D
다큐멘터리 사진가이자 르포르타주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에서 태어났고,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1991년 〈사회평론 길〉에서 글을 쓰며 사진을 시작했다. 1996년부터 프 리랜서로 활동하며 필리핀 민다나오의 무슬림 반군과 동티모르 독립 전쟁 등을 취재했다. 이를 〈한겨레21〉이나 아사히신문의 〈아에라〉 등에 게재했다. 1999년 사진 웹진 〈이미지프 레스〉를 발행했고, 〈여행하는 나무〉 등의 사진 무크지를 발행했다. 『레닌이 있는 풍경』, 『파미르에서 윈난까지』, 『변경지도』 등을 썼고, 최근에는 비정규직 노동과 신자유주의가 낳은 우리 사회의 풍경을 찍어 ‘이상한 숲 DMZ’, ‘변경의 역사’ 등을 전시했다. 〈한겨레〉, 〈시사 IN〉, 〈르몽드디플로마티크〉(한국판), 〈농민신문〉 등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프레시안〉 기획위원, 전 진보신당 정책위부의장, 문화예술위원장을 지냈고, 현재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이사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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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5년 06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348g | 148*210*20mm
ISBN13
9788972974796

책 속으로

“하지만 제가 하기아 소피아 성당을 보고 얻은 진정한 보람은 엄청난 규모의 미학도 미스터리한 건축기술의 신비도 아닌 ‘자비와 관용’이라는 평범한 미덕이었습니다. ……
이 회벽에 감추어진 성화에는 비밀이 하나 있습니다. 지난 500년 동안 이 성화들은 회칠 때문에 감추어진 채로 잠자고 있었습니다. 1931년에 미국의 고고학 조사단이 발견하기 전까지는 이곳에 성화가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습니다. 당연히 1453년 술탄 메메드 2세가 콘스탄티노플을 함락시켰을 때 모든 것이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그런데 벽면의 칠을 벗겨내자 그 속에서 모자이크와 프레스코 화법으로 그려진 그리스도와 가브리엘 천사 등 수많은 성화가 조금도 손상되지 않은 채 드러난 것입니다. 벽면 그림 위로 회칠이 되어 있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던 많은 사람들에게는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한 일대 사건이었습니다. 비록 이교도가 세운 성당이지만 위대한 건축물이라는 사실을 인정했고, 그 안의 성화들을 인정할 수는 없지만 파괴하는 대신 슬쩍 감추어놓은 술탄 메메드 2세의 관용과 자비에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
그렇습니다. 이들의 역사는 투쟁과 변화의 역사였습니다. 그들은 초원을 달려오면서 강인한 육체와 정신을 얻었고, 아랍에 들어가서 교양과 지식을 습득했습니다. 결코 휘어진 칼을 들고 설치는 야만인들이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관용과 자비는 나약한 자들이 베푸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용기가 있고 지성이 있는 사람들이 행사할 수 있는 도덕률입니다. 파괴자들은 반격을 두려워하고 약탈자들은 역사에 무지하기 때문입니다.”

--- p.27~31

“우리는 새마을운동이 얼마나 심각하게 우리 문화와 유산을 청산해버렸는지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도무지 옛것을 추억하고자 해도 남아 있는 것이 없는 지경이지요. 그때 우리가 살던 모습을 일본의 사진가들과 학자들이 꽤 지속적으로 남겼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우리 학자들과 지식인들은 일본에 가서 우리의 옛 모습을 찾고 있습니다. 중국 역시 1970년대의 우리와 아주 많이 닮았습니다. 게다가 중국의 발전 속도는 당시 우리의 발전 속도보다 두 배 이상 빠릅니다. 중국의 도시에서 옛것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서구의 그것과 다를 바 없는 건축물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상하이의 옛 모습은 더욱 빨리 사라지고 누구도 그런 점을 아쉬워하지 않습니다. 개발에 대한 열망이 너무 강하기 때문일까요?
리룽을 돌아다니며 취재를 하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히 10년 후면 상하이 사람들은 나에게 리룽 사진을 사러 올 거야.’ 그때는 사진을 아주 비싸게 팔아야겠습니다. 리룽이 더는 남아 있지 않을 테니 말입니다.”

--- p.156~157

“베트남에서 서양 세력이 가장 먼저 발을 들여놓은 곳은 다낭입니다. 16세기부터 서양 상인들은 선교사를 대동해서 들어왔고 교황은 곧 베트남에 대한 독점적인 선교권을 프랑스 파리 선교회에 부여했습니다. ……
그런데 이 시기 다낭 부근 산속에서 살던 참족이 집단적으로 성모 마리아의 모습을 보았다고 합니다. 2000년간 힌두교를 믿어왔던 참족은 이 ‘기적’으로 하루아침에 가톨릭으로 개종합니다. 그러고는 식민 지배자들이었던 프랑스 인들에게 요청해 교회를 세웁니다. 일종의 외세와의 결탁이었죠. 그 ‘기적’의 진위를 알 수는 없습니다. 참족은 외세의 힘을 빌려 자신들의 땅에서 떳떳하게 살 수 있는 기회를 다시 한 번 얻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프랑스는 1954년에 호치민의 베트남 독립동맹군과 벌인 디엔비엔푸 전투에서 패배함으로써 그 자리를 미국에 물려주고 본국으로 철수합니다. 이에 불안을 느낀 참족은 다시 한 번 미국과 손을 잡습니다. 베트남전 최대의 격전지였던 다낭 부근은 미군과 한국군이 가장 많이 주둔했던 곳입니다. 참족은 몽족 등과 함께 미국 CIA의 사주를 받아 게릴라 부대로 활동합니다. 하지만 미국은 베트남전에서 패해 1975년에 전쟁이 막을 내립니다. 중부지방에 살던 참족은 이제 전쟁을 승리로 이끈 베트남 인들에게 적이 되어버렸습니다. 참족들은 오갈 데 없는 처지가 되어 일부는 미군들에게 끌려가 미국으로 이주하고, 대다수는 베트남 주변의 라오스, 캄보디아, 타이 등으로 탈출합니다. 참족과 외세의 결탁이 결국 비극적인 종말로 치닫고 만 것입니다.
미선을 나오면서 유난히 붉은 벽돌로 만들어진 사원을 다시 한 번 바라보았습니다. 거대한 석재를 사용하기보다는 대지의 숨결이 남아 있는 흙벽돌을 사용한 것은 참족 사람들이 윤회를 믿었기 때문은 아닐까요? 언젠가는 그 벽돌도 다시 흙으로 돌아갈 테니까요. 그런데 고향에서 떠나와 뿔뿔이 흩어진 참족은 언제나 그들의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 p.194~196

출판사 리뷰

10년 동안 수천 리를 걸으며 렌즈와 펜으로 담아낸 아시아의 초상
“아시아 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나요?” “우리는 평소에 자신이 아시아인이라는 정체성을 얼마나 뚜렷이 느끼며 살고 있나요?” “아시아의 범주는 어디까지일까요?” “우리나라에 와 있는 수만 명의 외국인 노동자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이런 질문을 던진다면 사람들의 답변은 아마도 천차만별일 것입니다. 그만큼 아시아에 대한 우리의 생각은 가닥이 잘 잡히지 않습니다. 휴가여행, 신혼여행, 효도관광, 비즈니스 여행 등 한국 사람치고 평생에 아시아로 여행 한 번 가지 않는 사람이 드물 정도로 아시아는 우리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아시아에 대해서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이 책은 이런 의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책은 포토저널리스트이자 다큐멘터리 사진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지은이 이상엽이 지난 10년 동안 아시아를 두루 취재하며 찍은 사진들과 인문적 향취가 배어 있는 글 스물세 편이 담긴 에세이집입니다. 지은이는 ‘아시아’ 하면 떠오르는 가난, 저개발, 무지 혹은 신비라는 색안경을 벗어던지고 아시아를 새로운 눈, 맑은 눈으로 응시하고 있습니다. 그의 발길과 눈길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우리는 오랜 전통을 쌓아올려 왔고 알게 모르게 우리에게 스며든, 우리의 분신 같은 아시아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이 책은 일종의 기행문이지만 여행지에서 겪거나 느낀 개인적인 에피소드와 소회, 멋진 풍광이나 색다른 풍속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 대신 여행지의 현실과 역사, 그곳 사람들의 숨결을 가감 없이 만날 수 있습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사진과 글의 유기적인 결합을 통해 독자들은 우리를 둘러싼 아시아가 어떤 곳이며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차분히 생각해보는 시간을 얻게 될 것입니다.

_책의 구성
책의 첫 글은 서아시아의 끄트머리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시작합니다. 서에서 동으로 가는 이 여정은 우즈베키스탄, 타클라마칸 사막, 중앙아시아 지역을 거쳐 몽골을 지나 바이칼 호수에서 끝납니다. 두 번째 여정은 우리 민족의 일부인 ‘카레이스키’가 살고 있는 연해주, 북한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단둥에서 출발하여, 얼마 전 우리를 충격에 빠뜨린 동북아 역사 논쟁의 진원지인 중국의 여러 도시들을 거치고 있습니다. 세 번째 여정은 베트남 북부에 자리한 고대 유적지 미선에서 메콩 강을 따라 남하하다 마침내 스리랑카의 작은 항구도시 골에서 끝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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