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검색을 사용해 보세요
검색창 이전화면 이전화면
최근 검색어
인기 검색어

가격
16,000
10 14,400
YES포인트?
800원 (5%)
5만원 이상 구매 시 2천원 추가 적립
결제혜택
카드/간편결제 혜택을 확인하세요

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국내배송만 가능
  •  문화비소득공제 가능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목차

옮긴이의 글

설득

저자 소개 2

제인 오스틴

관심작가 알림신청
 

Jane Austen

영국 근대 문학을 대표하며,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소설가로 손꼽히는 작가다. 1775년 12월 16일 영국의 햄프셔 주 스티븐턴에서 교구 목사인 아버지 조지 오스틴과 어머니 커샌드라 사이에서 8남매 중 일곱째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목사인 아버지로부터 폭넓은 독서 교육을 받았다. 어려서부터 습작을 하다가 열여섯 살 때부터 희곡을 쓰기 시작했고, 스물한 살 때 첫 장편 소설을 썼다. 1794년에 서간체 단편소설 『레이디 수전』을 집필하면서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스무 살이 되던 1795년에는 『엘리너와 메리앤』이라는 첫 장편소설을 완성했는데, 1797년 이 소설은 개작
영국 근대 문학을 대표하며,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소설가로 손꼽히는 작가다. 1775년 12월 16일 영국의 햄프셔 주 스티븐턴에서 교구 목사인 아버지 조지 오스틴과 어머니 커샌드라 사이에서 8남매 중 일곱째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목사인 아버지로부터 폭넓은 독서 교육을 받았다. 어려서부터 습작을 하다가 열여섯 살 때부터 희곡을 쓰기 시작했고, 스물한 살 때 첫 장편 소설을 썼다. 1794년에 서간체 단편소설 『레이디 수전』을 집필하면서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스무 살이 되던 1795년에는 『엘리너와 메리앤』이라는 첫 장편소설을 완성했는데, 1797년 이 소설은 개작되어 『이성과 감성』으로 재탄생한다.

1796년 남자 쪽 집안의 반대로 혼담이 깨지는 아픔을 겪는 와중에, 훗날 『오만과 편견』으로 개작된 소설 「첫인상」을 집필했다. 그러나 출판을 거절당하고 다시 꾸준히 작품을 개작했다. 그러다 1799년, 후에 『노생거 사원』으로 개제하여 출간된 「수전」을 탈고하고 1803년 출판 계약을 맺는다. 1805년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경제적으로 어려워져 어머니와 함께 형제, 친척, 친구 집을 전전하다가 1809년 아내를 잃은 셋째 오빠 에드워드의 권유로 햄프셔 주의 초턴이라는 곳에 정착했고, 그곳에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 이 기간에 『이성과 감성』(1811)을 익명으로 출판하였고, 『첫인상』을 개작한 『오만과 편견』(1813)을 출간하였으며, 『맨스필드 파크』(1814), 『에마』(1815) 등을 출판했다. 이 책들은 출간 즉시 큰 호응을 얻었고 그녀는 작가로서의 명성을 쌓았다.

작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갔으나 1816년 『설득』을 집필하면서 건강이 나빠졌고, 1817년 『샌디턴』을 집필하던 중 병세가 깊어져 그해 7월, 42세로 생을 마감했다. 『노생거 사원』과 『설득』은 오스틴이 죽은 후 오빠인 헨리 오스틴이 작가 소개를 덧붙이며 1818년에 출판되었고, 후에 그녀의 습작과 편지 들, 교정 전 원고와 미완성 원고가 출판되었다. 그녀의 작품들은 오늘날까지도 꾸준히 출간되고 영화화되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담담하면서도 섬세한 필치로 삶의 미묘한 이면을 포착하고, 재치 넘치는 위트와 은은한 유머를 담아 젠트리 계층의 사교 생활과 결혼을 중심으로 당시의 사회상을 생생히 그려낸 그녀의 작품은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더욱 높이 평가되었다. 또한 오스틴은 영국 BBC 선정 ‘지난 천 년간 최고의 문학가’에서 셰익스피어에 이어 2위에 오르는 등 가장 사랑받는 여성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대표작으로는 『이성과 감성』, 『오만과 편견』, 『맨스필드 파크』, 『엠마』, 『노생거 사원』, 『Sanditon』, 『설득』, 『맨스필드 파크』 등이 있다.

제인 오스틴의 다른 상품

서울에서 태어나 한양대학교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강원예술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세대가 바뀌어도 꾸준히 읽힐 수 있는 책을 옮기려 노력하고 있다. 『유년기와 사회』, 『간디의 진리』, 『아버지의 손』(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 『러셀 베이커 자서전: 성장』(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추천도서), 『옥토버 스카이』, 『만만한 노엄 촘스키』, 『만만한 하워드 진』, 『인생의 아홉 단계』(세종도서 학술부문 선정도서), 『읽어도 도대체 무슨 소린지』, 『이성과 감성』 등을 번역했다.

송제훈의 다른 상품

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8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128*188*20mm
ISBN13
9791160871449

책 속으로

『설득』의 분위기를 형성하는 몇 가지 요소를 꼽자면, 우선 여주인공 앤 엘리엇의 나이를 들 수 있다. 오스틴은 다른 모든 소설에서 주인공의 나이를 20세 전후로 설정한 반면, 『설득』에서는 27세의 앤을 중심에 두고 성숙해진 인물의 정서와 ‘두 번째 기회’라는 주제를 탐색한다. 여기에는 작가 자신의 삶과 당시의 심리 상태가 반영되어 있을 것이다. 이처럼 감정의 미묘한 변화와 주체성의 내면적 성장을 중심으로 한 서사는 이 작품을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인데, 물론 오스틴 특유의 풍자와 능청스러운 유머는 『설득』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이 작품은 인물 간의 내면적 거리와 감정의 변화에 더 섬세하게 접근하며, 여성 인물이 주체성을 획득해 가는 과정을 외적 행동보다는 내적 변화 중심으로 그려낸다. 『오만과 편견』의 엘리자베스 베넷이나 『에마』의 에마 우드하우스가 처음부터 강한 개성과 자율성을 지닌 인물로 설정되어 있다면, 앤 엘리엇은 과거에는 수동적인 태도로 순응적인 삶을 살다가 점차 내면의 힘을 회복해 가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이러한 서사적 전개는 오스틴이 후기 작품에 들어서며 인물의 내면 변화에 더욱 깊은 관심을 기울였음을 보여주는 예라고 하겠다.
--- p.6

그가 외모와 작위에 집착하면서도 그나마 큰소리칠 수 있었던 한 가지 이유는 그 덕분에 자신에게 과분할 만큼 훌륭한 아내를 얻었기 때문이다. 엘리엇 부인은 현명하고 상냥한 여성이었다. 젊은 시절 사랑의 열병으로 월터 경과 결혼했다는 사실만 제외하면 그녀의 판단력과 품행 중에 용서받아야 할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는 남편의 단점을 감싸고 허물을 덮어주며 17년 동안 그를 남부끄럽지 않은 사람으로 만들려고 애썼다. 비록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아니었을지언정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일과 벗들 그리고 자녀들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넉넉히 찾았고, 이 모든 것을 놓아버려야 했을 때 결코 마음이 가벼울 수 없었다. 열여섯 살 된 첫째와 열네 살 된 둘째를 포함한 세 딸은 어떤 어머니라도 남겨두고 싶지 않은 유산이자 어리석고 허영심 많은 아비의 권위와 가르침을 믿고 맡기기에는 너무나 큰 짐이었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지혜롭고 훌륭한 친구가 한 사람 있었다. 그 친구는 그녀와 가까운 곳에 살기 위해 켈린치 마을에 정착했을 만큼 깊은 우애를 나누는 사이였다. 딸들에게 올바른 원칙과 교훈을 가르치기 위해 애쓴 엘리엇 부인은 이 친구의 도움과 조언에 힘입은 바가 컸다.
--- p.13

가문과 미모와 지성을 모두 갖추고 있는 앤 엘리엇이 열아홉의 나이에 아무것도 내세울 게 없는 남자와 약혼함으로써 그 모든 것을 내던진다는 사실이 러셀 부인을 괴롭게 했다. 그 남자는 미래가 불확실한 직업에 운을 걸어볼 뿐 풍요로움을 얻을 희망도, 진급을 도와줄 인맥도 없었다. 너무나 젊고 아직 사람들에게 제대로 알려질 기회가 없었던 앤 엘리엇을 변변한 친척이나 재산도 없는 낯선 사내가 낚아채 간다는 것은, 아니 그런 사내 때문에 앤이 고단하고 불안하며 젊음을 갉아먹는 곤궁함에 떨어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우정에서 우러나온 정당한 간섭으로든 아니면 어머니 같은 심정과 권리로 확실한 의사를 나타내든 그것만은 막아야 했다.
--- p.37

겨우 3마일 떨어져 있는 곳에서 대화와 의견과 사고방식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 앤의 방문 목적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는 어퍼크로스에 올 때마다 켈린치 홀에서 모두가 주목하는 일이 이곳에서는 아예 관심 밖이라는 사실을 다른 가족들도 알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번에도 그녀는 누구든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면 자신의 존재가 얼마나 보잘것없는지 깨닫게 된다는 교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몇 주 동안 켈린치에서 골몰하던 일이 여전히 머릿속에 가득했던 그녀는 이곳에서도 어느 정도의 호기심과 공감을 기대했으나 사람들의 반응은 그녀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머스그로브 씨와 머스그로브 부인은 “그러니까 월터 경과 앤 양의 언니는 먼저 떠나셨다는 말이군요. 바스에서는 어느 지역에 정착하신답니까?”라고 말했고, 젊은 숙녀들은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아빠, 우리도 겨울에 바스에 갔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바스에 가면 좀 좋은 곳에 머물러요. 퀸 스퀘어 같은 데는 정말 싫다고요.”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메리가 불안한 목소리로 한마디 보탰다. “그래요, 다들 좋은 시간 보내러 바스로 떠나도 나는 여기에서 잘 지낼 수 있어요.”
--- p.53

예전의 감정이 되살아날지는 아직 알 수 없었으나 지난 일들은 두 사람의 기억 속에 소환될 수밖에 없었다. 그 시절로 돌아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으며, 그들이 결혼을 약속했던 해 역시 그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꺼낼 때 자연스럽게 언급되었다. 그의 직업과 성격이 그를 대화로 이끌었다. 두 사람이 처음 자리를 함께한 만찬에서 그는 ‘그때가 1806년이었을 겁니다’라든가 ‘그건 제가 해군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1806년 이전의 일입니다’라는 식으로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떨리지 않았고 그의 시선이 그녀를 향한 것도 아니지만 앤은 자신과 마찬가지로 그도 지난날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두 사람이 같은 일들을 떠올리겠지만 그 고통은 같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
--- p.76

앤에게 그들을 관찰할 기회는 꾸준히 주어졌다.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해 나름의 판단을 내릴 수 있을 만큼 네 사람 모두와 함께하는 자리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그녀는 코티지에서 그들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밝힐 만큼 어리석지 않았다. 동생 내외 중 어느 쪽도 만족시킬 수 없을 것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웬트워스 대령의 마음은 루이자에게 더 기운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 자신의 기억과 경험으로 판단컨대, 웬트워스 대령은 자매 중 누구도 사랑하지 않는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사랑에 빠진 건 그들 자매였고, 이마저도 사랑이라기보다는 열렬한 숭배에 가까웠다. 그래도 어쩌면, 아니 틀림없이 결국에는 어느 한 사람과의 사랑으로 이어질 것이었다. 찰스 헤이터는 자신이 무시당하고 있음을 의식하고 있는 듯했다. 그리고 헨리에타는 이따금 두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앤은 그들 모두에게 자신들이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지, 그로 인해 초래될 위험이 무엇인지 알려줄 힘이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누구에게도 악의가 있다고 생각되지는 않았다. 웬트워스 대령이 자신이 초래한 고통을 전혀 깨닫지 못할 것이라 믿는 것이 그녀에게는 가장 큰 위안이었다. 그에게 의기양양한 표정은, 경멸스러운 의기양양함은 보이지 않았다. 그는 아마 찰스 헤이터와 헨리에타의 관계에 대해 들어본 적도, 생각해 본 적도 없었을 것이다. 그의 유일한 잘못은 두 젊은 여성의 호감을 동시에 받아들였다는 (받아들였다고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것이었다.
--- p.97

그녀는 그를 잘 알고 있었다. 그녀를 용서할 수 없었으나 매몰차게 대할 수도 없었으리라. 과거의 그녀를 원망하고 그 부당함에 분개하면서도, 그녀에게서 완전히 떠난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 주고 있으면서도, 그녀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 것이었다. 그것은 옛 감정의 빛바랜 흔적이었고 인정받을 길 없는 순수한 우정의 충동이었으며 그가 지닌 따뜻하고 친절한 마음의 증거였다.
--- p.108

높은 쪽에 새로 만들어진 콥의 산책로는 거센 바람 때문에 숙녀들이 걷기에 불편했으므로 일행은 계단 아래로 내려가 걷기로 했다. 일행은 가파른 계단을 조심스럽게 내려갔다. 하지만 루이자는 아니었다. 그녀는 웬트워스 대령이 내미는 손을 잡고 계단에서 풀쩍 뛰어내려야만 했다. 그동안에도 그녀는 스타일을 넘을 때마다 뛰어내리며 그에게 안겼고 그 순간의 짜릿함을 즐겼다. 이번에는 딱딱한 돌바닥이 마음에 걸려 웬트워스 대령은 썩 내키지 않았음에도 결국 그녀가 원하는 대로 해주었다. 그녀는 안전하게 뛰어내렸고 그것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보여주려는 듯 다시 계단을 뛰어 올라가 한 번 더 뛰어내리려 했다. 그는 만류했다. 몸에 전달되는 충격이 너무 크다며 차분히 설명하고 설득했으나 그녀는 막무가내였다.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난 할 거라고요.” 웬트워스 대령은 재빨리 손을 뻗었다. 하지만 그녀가 반 박자 빨랐다. 그녀는 아래쪽 산책길의 바닥에 그대로 떨어져 움직이지 않았다. 상처도, 피도, 눈에 띄는 타박상도 없었으나 그녀의 눈은 감겨 있었고 숨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녀의 얼굴은 죽은 듯 창백했다. 이를 지켜보며 서 있는 모든 이가 공포에 질렸다.
--- p.128

월터 경과 엘리자베스는 그에게서 어떤 흠도 찾을 수 없었다. 그는 그동안 자신이 그들에게 무관심한 것처럼 보였던 이유를 모두 해명했는데, 그것은 전적으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는 결코 가문의 연을 끊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으며 오히려 자신이 가문으로부터 버림을 받은 줄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 이유를 알 수 없어서 감히 나설 용기를 내지 못했고 그래서 침묵하고 있었을 뿐이라고 했다. 가문과 가문의 명예를 업신여기는 말을 한 적이 있지 않으냐는 질문을 넌지시 받았을 때 그는 펄쩍 뛰면서 자신은 언제나 엘리엇 가문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겼고 요즘의 반봉건적 풍조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가문을 소중히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에 대한 잘못된 평판에 놀라면서 자신의 인격과 평소의 품행을 살펴본다면 그런 소문이 사실무근임을 알 수 있을 것이고 이는 월터 경이 지인들을 통해 직접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실제로 화해의 기회를 얻자마자 관계를 회복하고 상속 예정자의 지위를 되찾고자 애쓰고 있었다. 이는 그가 가문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에 대한 강력한 증거였다.
--- p.159

엘리엇 씨를 알게 되면서 러셀 부인은 다른 이들에게 좀 더 너그러워졌는데 어쩌면 무관심해졌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의 품위 있는 태도는 그녀를 흡족하게 했다. 그녀는 그와 대화를 나누면서 그의 내면적 깊이가 외적인 매력을 충분히 뒷받침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정말 이 사람이 그 엘리엇 씨 맞아?’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차츰 그처럼 매력적이고 훌륭한 남자는 찾을 수 없으리라 생각하게 되었다. 그는 남다른 이해력과 올바른 견해, 세상에 대한 식견 그리고 따뜻한 마음을 지니고 있었다. 가문에 대한 깊은 애착과 명예심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오만이나 나약함에 빠지지 않았다. 부유한 신사의 여유를 지녔으나 과시하지 않았고, 모든 중요한 일을 스스로 판단하되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무시하지 않았다. 그는 신중하고 통찰력 있으며 절제되고 솔직했다. 강렬한 감정으로 착각하기 쉬운 변덕스러움이나 이기심에 휩쓸리지 않았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것에 대한 감수성을 지녔으며 가정생활의 행복을 진심으로 소중히 여겼다. 이는 근거 없는 열정과 격한 감정의 기복을 보이는 이들이 좀처럼 가지기 어려운 덕목이었다. 그녀는 그가 결혼 생활에서 행복하지 못했으리라 확신했다. 월리스 대령이 그렇게 말했고 그녀 자신도 대화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 불행은 그를 냉소적으로 만들지 못했고 (그녀가 짐작했듯이) 두 번째 선택을 단념하게 만들지도 못했다. 엘리엇 씨에 대한 만족감은 클레이 부인으로 인해 언짢았던 그녀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었다.
--- p.169

바스에 지인들이 꽤 많았던 크로프트 부부는 엘리엇 집안과의 교류는 그저 의례적인 성격일 뿐 특별히 반길 만한 일로 여기지 않았다. 시골에서 늘 함께 다니던 그들의 습관은 이곳에서도 여전했다. 제독은 통풍을 예방하기 위해 걷기를 권유받았고, 남편과 모든 것을 함께한 크로프트 부인은 그 건강에 도움을 주고자 필사적으로 걷는 것 같았다. 앤은 어딜 가든 그들과 마주쳤다. 러셀 부인과 거의 매일 아침 마차를 타고 나간 앤은 매번 그들을 생각했고 매번 그들을 보았다.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을 아는 그녀에게 그들의 모습은 행복을 담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앤은 멀어지는 그들의 모습을 가능한 한 오래 지켜보며 자유롭고 행복한 걸음을 옮기는 그들이 무슨 이야기를 나눌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제독이 우연히 마주친 오랜 지인과 반갑게 악수하거나 해군 장교들과 무리를 지어 대화에 열중하는 모습도, 크로프트 부인이 그녀를 둘러싼 다른 장교들만큼이나 영민하고 열성적으로 대화에 참여하는 모습도 지켜보는 앤의 마음을 흐뭇하게 했다.
--- p.194

앤의 눈에는 공연장의 화려함이 들어오지 않았다. 그녀의 마음에서 오롯이 행복감이 솟아올랐다. 두 눈이 반짝거리고 볼은 발그레해졌으나 그녀는 이를 의식하지 못했다. 그녀는 오로지 반 시간 전의 일만 생각하고 있었다. 객석 앞쪽으로 걸어가는 동안 그녀는 마음속으로 빠르게 그 시간을 떠올려 보았다. 그가 선택한 화제와 표현들, 무엇보다도 그의 태도와 눈빛은 하나의 의미로만 해석될 수 있었다. 루이자 머스그로브의 부족함에 대한 그의 생각과 그것을 굳이 밝히고자 한 것, 벤윅 함장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한 태도, 강렬했던 첫사랑에 대한 감정, 시작했다가 마치지 못한 문장, 반쯤 외면하는 듯하면서도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한 눈빛, 이 모든 것은 그녀를 향해 그가 다시 마음을 열고 있음을, 이제 분노와 원망과 회피하려는 마음은 사라지고 그런 감정이 있던 자리를 단순한 우정이나 호의가 아닌 지난날의 애틋함이 채우고 있다는 것을 웅변하고 있었다. 그랬다. 온전하지 않을지언정 그것은 지난날의 애틋함이었다. 그녀는 그런 변화의 의미를 가벼이 여길 수 없었다. 그는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다.
--- p.214

집에 돌아온 앤은 스미스 부인이 들려준 이야기를 곱씹어보았다. 적어도 엘리엇 씨에 관해 알게 된 사실은 그녀에게 위안이 되었다. 이제 그에게 좋은 감정을 남겨둘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불편할 만큼 저돌적이었던 전날 밤의 태도에서 그는 웬트워스 대령과 극명하게 대조를 이루었다. 그가 보인 관심, 그리고 그로 인해 생겨날 수도 있었던 돌이킬 수 없는 불행을 그녀는 담담하게 헤아려보았다. 그에 대한 연민은 완전히 사라졌다. 이것이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하지만 다른 모든 면에서는 불안과 걱정뿐이었다. 그녀는 러셀 부인이 느낄 실망과 괴로움이 염려되었고, 아버지와 언니가 감당해야 할 굴욕도 걱정되었다. 닥쳐올 그 모든 불행을 예상하면서도 그중 어느 하나라도 피할 방법을 알지 못해 그녀는 괴롭기만 했다. 그래도 엘리엇 씨에 관한 진실을 알게 된 것은 무엇보다 감사했다. 그녀는 스미스 부인처럼 오래된 친구를 소홀히 대하지 않은 것이 보상을 받을 만한 일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으나 이제 너무나 분명한 보상이 주어지고 있었다. 누구도 전해주지 못했을 이야기를 스미스 부인이 들려준 것이었다. 앤은 가족들도 이 사실을 알게 되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것은 부질없는 생각이었다. 그녀는 러셀 부인에게 사실을 전하고 조언을 구하는 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이라 여기며 이후의 상황을 차분히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다만 러셀 부인에게조차 말할 수 없는 일이 그녀의 마음 한구석에 있었고 그로 인한 근심과 불안은 온전히 그녀의 몫이었다.
--- p.243

머스그로브 부인은 크로프트 부인에게 맏딸의 약혼에 얽힌 사연을 들려주고 있었는데, 짐짓 속삭이는 척하면서도 목소리는 모두에게 들릴 정도로 컸다. 앤은 자신이 끼어들 대화가 아니라고 생각했으나 하빌 대령마저 깊은 생각에 잠긴 채 대화를 나눌 뜻이 없어 보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듣지 않아도 될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남편이 저의 제부 헤이터 씨를 만나서 얼마나 자주 이야기를 나눴는지 몰라요. 그런데 제부가 무슨 제안을 하면 다음 날은 남편이 다른 제안을 하고, 제 동생이 한 가지 생각을 하면 애들이 바라는 건 또 다르고, 저도 처음엔 절대 안 된다고 했던 게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보이고 그러는 거예요.” 그녀는 이렇게 속에 있는 얘기를 털어놓았다. 그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는 아무리 섬세하고 품위 있게 전달하더라도 당사자가 아니면 재미있게 듣기가 어려운 법인데, 심지어 머스그로브 부인에게는 그런 말솜씨조차 기대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크로프트 부인은 너그러이 경청하며 간간이 분별 있는 대답을 내놓았다. 앤은 신사들이 각자의 일에 몰두하며 이를 듣고 있지 않기만을 바랐다.
--- p.263

당신은 제 영혼을 깊숙이 찌르고 있습니다. 절반은 고통 속에, 절반은 희망 속에서 이 글을 씁니다. 부디 너무 늦었다거나 그 소중한 감정이 영원히 사라졌다고 말하지 말아 주십시오. 8년 반이 지났으나 당신이 저를 비탄에 빠뜨린 그때보다 지금 제 마음은 더 확고하게 당신의 것이 되었습니다.
--- p.271

저녁이 되면서 응접실에 불이 밝혀졌고 손님들이 모여들었다. 처음 만나는 이들과 너무 자주 만난 이들이 섞여 있는 흔한 사교 모임이었다. 친밀감을 느끼기에는 참석자가 많았고 새롭고 특별한 분위기를 느끼기에는 참석자의 수가 적었다. 하지만 앤에게는 이날 저녁이 너무 짧게 느껴졌다. 벅찬 감정과 행복감으로 환하게 빛나며 기대하지 않은 찬사를 많은 이에게서 받은 그녀는 너그러우면서도 다정한 마음으로 주위의 모든 이를 대했다. 엘리엇 씨도 그 자리에 있었다. 그녀는 그를 외면하면서도 연민을 느꼈다. 월리스 부부의 속마음을 읽는 즐거움도 느꼈다. 달림플 부인과 카트릿 양에게는 특별히 신경을 쓸 이유가 없었다. 클레이 부인에게는 관심이 없었고, 아버지와 언니는 손님들을 대하며 얼굴을 붉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머스그로브 집안사람들과 더할 수 없이 편안한 담소를 나누었고, 하빌 대령과는 남매지간처럼 다정한 대화를 주고받았다. 러셀 부인과도 이야기를 주고받았으나 마음속의 달콤한 비밀 때문에 대화를 잇기가 어려웠다. 그녀는 남다른 친밀감과 열렬한 관심이 생겨난 크로프트 제독 부부에게도 같은 이유로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 애썼다. 마지막으로 웬트워스 대령과는 잠깐씩 대화할 기회가 이어졌는데, 그녀의 마음은 그와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은 소망과 그가 늘 곁에 있으리라는 기대로 가득했다.
--- p.281

스미스 부인은 수입이 늘고 건강이 다소 회복되었으며 함께할 수 있는 친구들이 생겼다. 하지만 그녀의 유쾌한 기질은 그런 변화가 없었더라도 그대로였을 것이고 더 큰 세속적 성공 앞에서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었다. 처음부터 대단한 부와 건강을 지니고 있었다고 해도 그녀는 여전히 행복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이처럼 그녀의 행복이 유쾌한 기질에서 비롯되었다면, 앤의 행복은 따뜻한 마음에서 빚어졌다. 앤의 성품은 다정다감 그 자체였고 웬트워스 대령의 사랑 안에서 그 성품은 온전히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녀의 친구들이 그녀가 마음을 덜 쓰기를 바란 유일한 것은 그의 직업이었다. 그녀의 햇살을 가릴 수 있는 것은 언젠가 다시 닥칠지 모르는 전쟁의 공포밖에 없었다. 그녀는 해군 장교의 아내가 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면서도 그 직업이 가져다주는 불안을 세금처럼 치러야만 했다. 그녀는 가능하다면 그의 미덕이 국가를 위해 쓰이는 일 없이 가정에서만 빛나기를 바랐다.

--- p.288

추천평

『설득』은 제인 오스틴의 작품 중 가장 가을답다. 그 어조는 감미롭고 애상적이며 풍요롭다. - 마거릿 앤 두디
『설득』에서 오스틴의 예술성은 가장 섬세하고 가장 내밀한 경지에 이른다. - 브라이언 사우섬
『설득』은 변화와 후회, 그리고 새로움의 가능성을 성숙하게 탐구한 작품이다. - 질리언 비어
앤 엘리엇은 제인 오스틴의 여주인공들 가운데 가장 사랑스러운 인물일 것이다. - 조지 세인츠버리
『설득』은 제인 오스틴의 소설 중 가장 완벽한 작품이다. - 헤럴드 블룸 (문학비평가)

리뷰/한줄평0

리뷰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14,400
1 14,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