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시베리아를 횡단하여 유럽으로_
콧구멍에 바람 드는 날 / 초원에 부는 한류열풍 / 몽골의 그랜드캐년 / 포토샾의 위력 / 동토의 땅 시베리아 / 여기가 호수야, 북극이야? / 철의 실크로드를 달린다 / 시베리아의 하이에나 / 내 몰골이 끌려가는 죄수야 / 숙소 찾아 삼만리 / 굿바이, 모스크바 / 소매치기의 천국 / 당신 진짜 한국인이야? / 탈린은 마법의 성 / 동 유럽의 라스베가스 / 발트 해의 보물창고 / 5불 생활자는 껌이다! / 가장 슬픈 역사의 무대 / 새로운 곳을 향하여 아이슬란드의 자연과 그린란드의 사람_ 신화 속의 무대 아이슬란드 / 수증기의 만 레이카빅 / 정원 속의 도시 아쿠레이리 / 자연의 경이 레이크 뮈바튼 / 고래들의 천국 후사빅 / 신비의 글래시어라군 / 트래킹의 일 번지 스카프타펠 / 최고의 풍경을 가진 비크와 스코가포스 / 역사의 시작 팅벨리르 국립공원 / 그린란드! 세상에 못 갈 곳은 없다 / 이누우욕~ 만나서 반가워요! / 어메이징 그린란드 / 이글루는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 한글이 너무나 신기해 / 행복한 여행자 / 멀어진 세상의 끝 / 화장실이 원수야 / 미치거나 혹은 돌았거나 / 난 테러리스트가 아냐! / 극적인, 너무나 극적인 지구를 횡단하여 다시 아시아로_ 굿모닝, 베트남 / 솔로의 비애 / 불법무기 소지죄 / 따리는 배낭족의 천국 /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 샹그릴라는 없다 부록 / 새로운 여행지 아이슬란드와 그린란드로 떠나보자_ 아이슬란드 - 기초정보/ 여행시기와 예산/ 가는 방법과 현지교통/ 숙소와 음식/ 추천여행지 그린란드 - 기초정보/ 여행시기와 예산/ 가는 방법과 현지교통/ 숙소와 음식/ 추천여행지 |
|
에피소드
#1.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갈 때의 일. 며칠간 기차 안에서 먹고 자야하는 여행이라 승무원이 와서 침대시트와 베갯잇, 수건을 건네주며 사용료를 내라고 한다. 5불 생활자, 당연히 그런 것 필요 없다고 했지만 승무원도 막무가내다. 결국 사용료를 깎고서야 실랑이가 끝이 났는데 그 돈까지 깎는 걸 처음 보았던지 승무원은 질린 표정으로 그 물건들을 휙 집어던지고 나가 버린다. 그러거나 말거나 5불 생활자, 그 명성에 값한다. 세상에 못 갈 곳도 없지만 세상에 못 깎을 것도 없는 것이다. #2. 러시아의 경찰은 여행객들에겐 하이에나와 같은 존재다. 무슨 꼬투리를 잡아서라도 돈을 뜯어내는데 선수들이다. 어이없게도 달리는 기차 안에서 체류증을 요구하며 “머니, 머니”를 외친다. 한데 이건 그 경찰들이 잘 못 걸린 경우라고나 할까. 여행 경험이 풍부한 5불 생활자, 마구 세게 나간다. 경찰들이 당황하고 기선을 제압하는 데 성공한 그는 영어고 뭐고 없이 고래고래 고함을 지른다. 막힘없이 말하는 게 중요하지 내용은 상관없다. “야, 니들이 애국가 알아? 하느님이 대한민국을 보우하고 계시단 말이야! 동해물과 백두산도 마르고 닳는다고!” #3. 러시아는 입국할 때와 출국할 때 두 번 세관신고서를 작성한다. 입국할 때와 출국할 때 소지한 외화 금액이 다를 경우 러시아에서 번 돈이라 하여 모두 압수해 버린다. 물론 값나가는 물건도 마찬가지다. 한데 5불 생활자, 그만 그 세관신고서를 돌려받지도 못했는데 기차가 떠나는 바람에 여행 내내 마음을 졸여야 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사관으로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했다. 잠깐 기다리라던 대사관 직원은 몇 시간이 지나서야 연락을 해 왔다. “저희가 알아봤는데 특별한 방법이 없습니다.” “아…, 안 돼요. 세관신고서 없으면 가진 돈 다 뺏길 수도 있어요.” “네. 그렇다고 들었습니다.” “혹시 다른 방법 없어요?” “그럼 이게 방법인 줄은 모르겠지만…” “다 할 수 있습니다. 뭔데요?” “나중에 출국할 때 돈을 잘 좀 숨기고 나가 보세요.” “아니, 뭐라구요?” 우리나라 재외공관의 악명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4. 에스토니아에 입국할 때 한국인들은 입국고사(?)를 치른다. 중국인이나 조선족이 한국여권을 위조해 입국하는 사례가 있기 때문에 진짜 한국인임을 확인하는 절차라는 것이다. 그 시험문제 몇 가지. - 한글로 자기 이름을 써 보시오. - 한국의 제일 동쪽에 있는 섬으로 일본이 자기 땅이라고 우기는 섬은? - 부산에서 제일 유명한 시장은 어디인가? - 다음 중 한국의 여배우가 아닌 사람은? (정답은 박근혜!) - 서울에서 가장 중심가는 어디인가? (부산에 살고 있는 5불 생활자가 가장 어려워 한 문 제. 명동, 종로, 압구정… 어디지?) - ‘다음 ( )에 들어갈 말을 쓰시오’라는 주관식 문제엔 애국가와 동요의 구절이 인용되어 있다. 이 시험을 치르면서 시험감독은 사뭇 엄격하더라는 이야기. #5. 아이슬란드의 온천 리조트 블루라군에서의 일. 거금(6만원)을 들여 입장하고서는 본전생각에 문 닫을 때 까지 죽치기로 작심하고 어슬렁거리는데 얼굴 팩 화장품 샘플이 담긴 바구니를 발견. 확실히 본전을 뽑을 요량으로 온 몸에 칠갑을 하고서 수영장을 누비고 다니는데 안전요원이 달려온다. “이봐요! 뭐하는 겁니까? 그건 얼굴에만 발라야 돼요!” “앗, 스미마셍!” 그럴 때는 방법이 없다. 5불 생활자는 그것도 애국이라 생각한다. #6. 그린란드의 나르사수아크 공항. 전체 인구 160여명의 작은 마을이다. 어찌 보면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인 그린란드는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어 역사의 무대에서 제외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린란드의 역사를 보면 이곳이 얼마나 먼 곳인지 짐작할 수 있다. “아무 일 없었다. 그리고 몇 백 년이 흘렀다. 역시나 아무 일 없었다.” #7. 그린란드의 수퍼에도 로또 복권이 있다. 과연 그들의 일등 꿈은 무엇일까…. 이곳을 빠져나가는 것일까. 그리고 빙하에서 캐낸 무려 6만년 된 얼음도 판다. 어떤 것은 포도송이처럼 맺혀 있는 기포가 든 것도 있다. 그 얼음을 술잔에 넣고 위스키를 부으면 서서히 얼음이 녹으면서 기포가 터져 나온다. 6만 년 전의 공기! #8. 그린란드의 나르삭에서 오래 머물렀다. 마을과 앞바다의 부빙이 잘 내려다보이는 곳에 텐트를 치고 매일같이 마을로 내려가 놀았다. 며칠 지나니 마을 사람들과도 친해졌고 어떤 트럭운전수 아저씨의 집에 초대받기도 했다. 그리고 동네 꼬마들과도 친해졌다. 이 녀석들은 5불 생활자만 보면 사인을 해 달라고 졸랐다. 처음에는 노트부터 시작한 것이 나중에는 옷, 손바닥, 팔뚝 등 글을 쓸 수 있는 곳이라면 가리지 않고 볼펜을 내민다. 그 뒤로 온 동네 아이들에게 그 소문이 퍼져나가 나중에는 어처구니없는 일까지 벌어졌다. 학교에서 공부를 하다가 그가 그 앞길이라도 지나가면 수업이고 뭐고 팽개치고 “헤이~ 심~”을 외치며 노트를 들고 달려 나오는 일까지 생겼다. 5불 생활자는 세상 어느 누구보다 행복한 여행자였다. |
|
* 청춘, 그리고 여행
해외여행 자유화조치가 내려진 게 88올림픽 끝나고 난 1989년이니까 지금처럼 누구라도 마음 있고 돈만 있으면 자유롭게 해외를 다닐 수 있는 세월을 산 것이 15년 남짓하다. 이 동안 이루어진 우리 여행문화의 변화, 실로 눈부시다 아니 할 수 없다. 처음엔 가이드의 깃발을 따라 명승지를 찾아다니며 기념사진 찍는 게 거의 전부였던 해외여행이 이제는 그 형태와 방법, 시기도 매우 다양하여 뭐라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이제 젊은이들 사이에서 배낭여행은 한 두 번 안 다녀오는 게 비정상으로 비칠 정도로 일반화 되었고 각자 취향과 형편에 따라 이 지구상 구석구석을 돌아다닌다. 심지어 여행하다가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아예 거기에 눌러 앉아 삶을 꾸려가는 사람들도 심심찮게 생겨나기도 했다. 여기 한 젊은이가 있다. 나이 서른을 갓 넘겼다. 24살 때 다른 세상에 대한 동경과 뭔가 색다른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욕망이 뒤섞이면서 처음으로 일본 여행을 했다. 이것을 시작으로 여태껏 일일이 기억을 떠올리기에도 버거울 만큼 여러 차례, 여러 나라를 돌아 다녔다. 네팔에 반해서, 인도가 좋아서, 유럽에서 일자리가 생길 것 같아서, 새로운 대자연의 풍광를 즐기기 위해서, 오지 사람들의 순수함이 그리워서, 돌아와 보니 또 가고 싶어서 등등, 매번 필연적인 이유가 생겼고 그래서 그때마다 주저 없이 배낭을 꾸렸다. 어느 겨울날,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지구본을 돌리며 놀다가 문득 북극해의 커다란 섬, 그린란드에 그의 눈길이 머물렀다. 그게 시작이었다. 아무리 배낭여행족이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그린란드는 적어도 우리나라 배낭여행족에게는 아직 미답의 땅이었고 관련정보나 여행기도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외국의 웹 사이트를 뒤져 자료를 모으고 그것을 토대로 여행계획을 세우는 한편 경비를 마련했다. 그러기를 거의 일년, 드디어 ‘아이슬란드의 자연, 그린란드의 사람’이란 여행 테마를 정하여 떠난 것이다. * 5불 생활자 그의 여행은 가난하다. 럭셔리한 것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 경비를 아끼기 위한 갖가지 방법들이 거의 엽기 수준이다. 유스호스텔의 값도 아까워 굳이 텐트를 친다. 식사는 주로 직접 해 먹는다. 그래서 하루 여행 경비가 5달러를 넘지 않도록 아끼고 또 아낀다. 물론 5불로 때우기에는 도저히 불가능한 상황도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어느 나라를 여행하든지 늘 절약하고자 하는 배낭여행자들의 태도를 상징적으로 의미하는” 것이기에 그렇게 불리는 것을 자랑스레 여긴다. 뿐만 아니라 누가 더 적은 경비로 여행을 해내느냐에 따라 5불 생활자의 급은 더 올라간다. 이게 그들만의 문화다. 그러나 이런 궁상(!)은 오히려 아름답다. 여행이 다른 문화, 다른 사람, 다른 자연과 만나는 것이라면 스스로가 한 없이 낮아졌을 때 그 만남이 더욱 살갑고 풍성해지게 마련이니까. 그는 고급 레스토랑이나 편안한 잠자리 대신 길거리 좌판과 시장바닥 후미진 숙소에서 그곳 사람들과 뒤섞이고 서로 스며든다. 육체가 허락할 때, 젊음이 아직 그에게 머물러 있을 때 이런 여행을 해보지 않는다면, 어쩌면 그는 그것을 청춘에 대한 모독이라 여길지도 모른다. <그의 여행 철칙> ① 한 번 거쳐 간 길로는 되돌아가지 않는다. ② 길이 있는 한 육로로 다닌다. 비행기는 부득이한 경우에만 탄다. ③ 가능한 한 걸어서 다닌다. ④ 현지에 도착하면 완전한 현지인이 된다. ⑤ 모든 사람과 친구가 된다. ⑥ 선물로 배낭을 채우지 않는다. ⑦ 노숙도 문제없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 ⑧ 물론 필요 이상의 경비는 지출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