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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밤이라 불러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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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림
시인의일요일 2023.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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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1부

크고 깊은 서랍

2부

사이 / 프리다 / 월하정인 / 8월의 고래 / 이야기모자 이야기 / 루시 / 뿔 / 1945
/ 이토록 차가운 이야기 / 나는 괴물이 아니다 / 여름의 규칙 / 개복치클럽

3부

나는 새를 봅니다 / 피사체 / 때로는 새 / 꿈에 아빠와 꽃꽂이를 했어요 / 납작한 이야기
/ 이름 / 난데없는 이야기 / 잊을 뻔한 이야기 / 의미심장한 이야기 / 우키시마호 / 피노키오
/ 오늘이 / 사라질 수밖에 없는 이야기 / 새는 아직도 죽어 가고 있어 / 4월, 그리고 안녕
/ 하찮은 슬픔 / 첫눈 / 안부

4부

아추증후군 / 춤 / 얼룩말 행진곡 / 너무 긴 일요일 / 라일락 통신 / 우리 집에 고래가 있다
여름 옆에서 / 진정 사과가 맞습니까 / 어쩌면 토마토 / 기억할 만한 이야기 / 생일 아침
경계 / 뜻밖의 기념일

5부

오늘은 해파리 / 우리 같이 스카이다이빙 할까? / 절대지식 / 펭귄의 날 / 벗고개에서 만나요
정오의 희망곡 / 당신도 알 만한 이야기 / 괜찮아요 / 만우절 / 시계탑 앞에서 만나자
/ 소마트로프

해설
시는 어떻게 오는가 - 이은림의 시세계 | 고봉준(경희대 교수?문학평론가)

저자 소개 1

경남 양산에서 태어났다. 1997년 《영남일보》 신춘문예, 2001년 《작가세계》로 등단하였고, 시집 『태양중독자』 『그림자보관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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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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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파일/용량
PDF(DRM) | 2.43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61쪽 ?
ISBN13
9791192732701

출판사 리뷰

시인의 말

아무리 애를 써도 떠날 것은 떠난다.
나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놓쳐 버린 숱한 시간, 사람, 기회들.
하지만 신기하게도 어떤 것은 기어이 돌아온다.
어디를 다녀왔는지 알 수 없지만 이제는 끝이구나 싶을 때 반짝, 눈을 뜬다.
오늘, 죽은 줄 알았던 화분에서 연둣빛 싹을 보았다. 버려질 뻔했던 화분은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그리고 나는 오래된 수첩 속 낡은 메모를 뒤적이다가 몇 편의 시를 썼다.

너무나 오랜만에 펴내는 세 번째 시집을 그리운 아빠께 바친다.
유달리 아름다웠던 8년 전 봄, 내 생일날 돌아가신 아빠,
그때는 슬펐지만, 이제는 아빠와 생일을 함께하게 되어 기뻐요.
오래오래 시 쓰며 행복할게요.

2023년 9월
해바라기의 계절에

구름감상협회 회원처럼 ‘차이’를 발견하는 시인

이은림에게 시적 대상과 마주치는 사건은 ‘풍경’을 내면화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이것이 대상을 ‘나’의 세계로 환원하는 완전한 주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앞에서 설명한 내용을 반복하자면 이은림에게 시적 대상을 마주하는 일은 ‘서랍’ 속을 들여다보는 행위로서 그것을 닦달하여 강제로 개방하는 것과 다르다. 따라서 ‘풍경’을 먹는다는 것은 정보가 입력되는 과정을 표현한 것일 뿐 포식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게다가 우리의 경험이 증명하듯이 이때의 정보가 항상 의식의 층위에 머무는 것도 아니다.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나는 거야/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나는 거야”(「정오의 희망곡」)라는 진술처럼 ‘생각’과 ‘기억’은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게 떠오르기 때문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어떤 기억은 망각에 대해 저항하면서 의식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에 머물고 있다가 특정한 조건이 되면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떠오른다. 시적 상상력은 바로 이러한 비자발적 기억이 특정한 시적 대상과 만나 구체적인 이미지를 획득하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기억은 나중에 떠오르기 위해서라도 먼저 내면화되어 쌓여야 한다. 그러므로 여기에서 먹는다는 것은 받아들인다는 것, 외부를 향해 ‘나’의 감각을 개방한다는 의미로 이해되어야 한다.

구름감상협회(Cloud Appreciation Society)라는 단체가 있다. 2005년 개빈 프레터피니라는 영국인이 만든 이 단체에는 현재 120개국 6만여 명의 회원이 가입해 매일 구름 사진을 공유하면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개빈 프레터비니의 『구름관찰자를 위한 가이드』에는 흘러가는 구름을 가만히 바라보는 행복감부터 구름의 다양하고도 극적인 모습에서 발견한 숭고하고도 덧없는 아름다움까지가 빼곡히 기록되어 있는데, 그것은 ‘구름’에서 차이를 읽어 내는 능력의 산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처럼 어떤 것에 대해 안다는 것은 그것만의 고유한 성질, 그리고 같은 것처럼 보이는 것들에서 ‘차이’를 발견해내는 능력이 다는 것이다. 요컨대 ‘꽃’이나 ‘나무’ 같은 개념어로 모든 식물을 지시하는, 따라서 ‘차이’를 읽어 내지 못하는 우리는 그것들에 대해 알지 못하는 셈이다. 반면 “만발했던 봄꽃들이/ 뉘엿뉘엿 저물 때긴 하지”(「4월, 그리고 안녕」)나 “명료했던 4월 30일의 작약은/ 조금은 모호하고 느슨해진 채/ 5월 1일에 닿는다”(「경계」)처럼 꽃의 모습에서 시간의 변화를 감지해 내는 시인은 ‘꽃’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꽃농사”(「꿈에 아빠와 꽃꽂이를 했어요」)를 짓는 집안의 딸로 태어나서 그런 것일까? 그녀의 시에는 싱고니움, 라일락, 장미, 튤립, 작약 같은 꽃들이 자주 등장한다. 이것은 ‘꽃’에 대한 시인의 감각이 남다르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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