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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씨익, 한번 웃게 하는 ……해낙낙하니 웃었다 / 도둑 제 발 저리듯 / 뒤끝 / 헌금 / 접문(接吻) / 별게 아닌데 하고 나면 기분 좋아졌다 / 신문 / 불쾌한 목례 / 은화 / 불로동 회억 / 좀벌레 슨 외투와 같이 / 경로우대석 / XX정보산업학교 / 암환자가 될 거라는 큰누나의 믿음은 / 백반증 / 요양원 / 부의 / 만년필 / 남자의 뿌리 / 우스갯소리 / 반성 / 낮술 / 출장 / 만추2부 꿈속 같고 전생의 어느 한때와 같은 저녁의 여러 말 / 집 / 분가 / 가장 / 이종양반 / 아버지의 농사 / 아버지의 잠 / 곰국 / 호루라기 / 매병 / 본가 / 와병 / 합창 / 푸닥거리 / 간격 / 운조루 / 독숙(獨宿) / 고함 / 전기밥솥 / 미운 정 / 매 / 마수 / 제비집 / 들고양이 / 강아질 가지러 갔더니 / 맨드라미 / 어미 개 / 암내 / 끼니 / 그곳 / 목어 / 간질 / 역정 / 물비늘 피는 함허정에 들러 접은 생각이 있었다 / 스무고개 / 파묘 3부 길속이 트였다 식생 복원 중입니다 / 내 몸에서 흙내가 나기 시작했다 / 한참이나 물끄러미 쳐다본다 / 뒤란 / 처녀 보살 / 사주(蛇酒) / 우뚝 솟은 끄트머리가 둥글 뭉툭 꼴린 듯해서 / 목탁집 / 딱, 한마디로 이랬다 / 주말농장 / 파일 / 물새 한 쌍 / 용연향 / 돌마늘 / 길속이 트였다 / 솔밑재 / 그 산 / 금강내산도 / 산이 푸르다는 것은 / 대평리 반곡마을 / 홍예다리 / 새비 연못 / 강물 위에 쓴 시 / 궁리 끝에 / 육추 / 외가 / 홍매 / 서쪽 빛 비치는 마애불을 친견하다 / 전율 / 호박꽃 / 어치 / 압장(壓葬) / 백내장 / 박새와 살구나무 / 곰솔 ─벗들에게 1해설 조성국과 그의 ‘얼뚱아기’ 적 말들 | 고재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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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자연에 대한,평화와 사랑에 대한 간곡한 마음시 「스무고개」처럼 인생이란, 인생길이란 정녕 스무고개와 같은 것이다. 스무고개를 다 넘고 넘지만 사실 정답이 없는 인생길은 근본적으로 권태와 황홀, 환멸과 광채로 변주되며 세월 속으로 수렴된다. 세월이라는 생애 동안 많은 길을 거치며 ‘나’라는 주체가 가뭇없이 사라지게 되는 이 허무와 고통 때문에 “걱정 마, 모든 게 잘 될 거야”라고 아이를 토닥이는 어머니, 그리고 그것과 오버랩되며 거친 물살을 헤치고 필사적으로 삶의 근원으로 회귀하는 연어 떼의 풍경! 이라는, 영화의 강렬한 시퀀스를 누구도 잊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조성국이 ‘본가’라는, 이제는 추억이 된 공간을 그리워하는 데 죄는 없다.조성국의 집의 시편 다음엔 자연시들이 있다. 그는 왜 도시 아파트에 살면서도 이토록 많은 자연시를 읊어 댈까. 자연은 ‘무주공산’이 아니며 누구나 마음 놓고 즐기거나 귀의할 곳이 아닌데도 말이다. 낸시 프레이저, 『좌파의 길』에서 “우선 자연 오염과 제국주의적 수탈의 내적 연계부터 살펴보자. 무주공산이라는 주장과는 반대로, 자본이 전유하는 자연의 막대한 부분은 실은 늘 어떤 인간 집단의 생활 조건, 즉 생활 터전, 의미 충만한 사회적 상호작용의 장소, 생계수단, 사회적 재생산의 물적 기초다.” 그런 자연이기에 명산 명소에는 이곳저곳 셀 수도 없이 골프장이 생기고, 강가 호숫가엔 러브호텔이 생기고, 벼농사 잘 짓던 전답에는 가든음식점이 즐비하게 들어서서 이제는 포화상태에 이른 것 아닌가. 나는 오래전에 이런 자연을 ‘골프군 러브호텔면 가든리’라고 명명한 적이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조성국의 자연은 무척 전근대적인 자연이라고 할 수 있다.시에 나타난 표현만 보면 참으로 아름다운, 어쩌면 거의 신화적인 시다. “생강나무꽃과 벚꽃이 속삭”이는 소리를 듣고, “월색이/ 이마 머리에다 문신처럼 푸르게 새기는 것을 가만 내버려 두기도 하고”, “은비늘 반짝이며 하늘로 튀어 올라가듯/ 밤바람 거스르는 엽어의 꼬리지느러미 소리를 알아듣기도 하였다”고 하는 시인은 어떤 접신의 경지에 든 것 같다. 어쩌면 이런 접신의 경지를 표현하려고 해서인지 그의 시에는 많은 방언이 활개를 친다. 위 시는 의외로 방언이나 잃어버린 말들이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지만, “이제는 분내 풍기는 여자도 사람으로만 보는, 귓바퀴 순해진 사내의 내가/ 인간의 말을 점점 잃어 가며/ 얼뚱아기인 양 사계절 말들을 따라 배우듯 옹알거렸다”는 표현에서 보듯, 어쩌면 그의 방언들은 합리적이고 표준적이고, 중앙집권적인 문명의 말 이전에 자연과 땅과 살붙이들과 하나 되어 조화롭게 살던 어떤 지역, 어떤 사람들의 얼뚱아기적·본래적·자연적인 말이다. ■ 시인의 말 일부러 갖지 않으려고 한 것은 아니었으나,켜켜이 포개어 둔가진 것을 비워 가듯 내버리려 애썼다그 덕분에 내가 참 많이 가벼워졌다 해낙낙해졌다도반이라 여겼던 이들에게 아직 동지애남아 있으리란헛된 꿈도 깨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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