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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Ⅰ. 로코코 (ROCOCO) 제1장 정의 (Definition) 1. 용어 (Nomenclature) 2. 특징 (Characteristics) 3. 작은 바로크 (Little Baroque) 제2장 이념 (Ideology) 1. 꾸며진 세계 (A Decorated World) 2. 유물론과 로코코 (Materialism & Rococo) 3. 도덕의 문제 (Ethical Problems) 4. 로크 (John Locke) 5. 데이비드 흄 (David Hume) 6. 로코코 예술의 전개 (Development of Rococo Art) Ⅱ. 신고전주의 (NEOCLASSICISM) 제1장 정의 (Definition) 1. 용어 (Nomenclature) 2. 모순 (Contradiction) 3. 특징 (Characteristics) 제2장 이념 (Ideology) 1. 루소 (Jean-Jacques Rousseau) 2. 이념을 위한 예술 (Art for Ideology) 3. 앙가주망 (Engagement) 4. 혁명과 칸트 (Revolution & Kant) 제3장 예술가들 (Artists) 1. 모차르트 (Wolfgang Amadeus Mozart) 2. 다비드와 베토벤 (David & Beethoven) Ⅲ. 낭만주의 (ROMANTICISM) 제1장 정의 (Definition) 1. 반격 (Negation) 2. 계몽주의-혁명-민족주의 (Enlightenment - The Revolution ? Nationalism) 제2장 표현의 수단 (Means of Expression) 1. 신비로운 것 (The Mysterious) 2. 표현주의와 형식주의 (Expressionism & Formalism) 제3장 유산 (Legacy) 1. 공감 (Empathy) 2. 낭만주의 음악 (Romanticism Music) 제4장 이념 (Ideology) 1. 루소의 승리 (Prevalence of Rousseau) 2. 세 흐름 (Three Streams) 3. 이성과 감성 (Reason & Emotion) 4. 지성과 상상(분석과 종합) (Intelligence & Imagination) 5. 감쇄와 확장 (Reduction & Expansion) 6. 자연 (The Nature) 7. 민족주의 (Nationalism) Ⅳ. 사실주의 (REALISM) 제1장 정의 (Definition) 1. 용어 (Nomenclature) 2. 특징 (Characteristics) 제2장 이념 (Ideology) 1. 실증주의 (Positivism) 2. 양식 (Style) 3. 의의 (Meaning) 4. 낭만주의와 사실주의 (Romanticism & Realism) 5. 사회적 의미 (Social Implication) 6. 사진기와 사실주의 (Camera & Realism) 7. 심리적 거리 (Psychical Distance) 8. 입체의 소멸 (Vanishing of Solid) Ⅴ. 인상주의 (IMPRESSIONISM) 제1장 정의 (Definition) 1. 용어 (Nomenclature) 2. 기법과 효과 (Techniques & Effects) 제2장 이념 (Ideology) 1. 주부의 소멸 (Disappearance of Subjects) 2. 해체의 의미 (Meaning of Disintegration) 3. 해체와 예술 (Disintegration & Art) 4. 의미 (Implication) 5. 사회학 (Sociology) 6. 베르그송 (Henri Bergson) 7. 갈등 (Conflict) 8. 의식의 흐름 (Stream of Consciousness) 9. 예술의 승리 (Victory of Art) 10. 올랭피아와 고디베르 부인의 초상 (Olympia & Madame Gaudibert) 11. 마네 (Edouard Manet) Ⅵ. 후기인상주의 (POSTIMPRESSIONISM) 제1장 정의 (Definition) 1. 용어 (Nomenclature) 2. 두 흐름 (Two Streams) 제2장 재현과 창조 (Representation & Creation) 1. 새로운 질서 (The New Order) 2. 세잔 (Paul Cezanne) 3. 극단에서 극단으로 (Extreme to Extreme)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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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코코 예술가들은 자신들이 바라보는 세계를 정직하게 묘사했다. 단지 그것은 신고전주의가 바라보는 세계와 달랐을 뿐이었다. 와토와 다비드의 차이는 흄과 루소의 차이이다. 흄과 루소의 세계관은 달랐다. 물론 이 둘은 구체제가 안고 있는 문제점, 거창하고 근거 없는 형이상학적 체계, 특권 계급, 종교적 독단과 우행 등이 교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점에서는 일치한다. 그러나 문제 해결의 수단과 각각이 바라는 결과에 대해서는 현저히 다르게 생각하고 있었다. 흄은 구체제의 문제점을 교정하기만을 원했지만, 루소는 새로운 세계를 불러들이기를 원하고 있었다. 흄은 회의주의자였지만 루소는 혁명적 철학자였다. 흄은 어떤 신념이고 간에 모든 신념을 거부했다. 그의 인식론상 신념이 존재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루소는 인간 영혼의 숭고함에 대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이것이 두 사람을 가를 뿐만 아니라 두 세계를 갈랐고 궁극적으로 두 양식을 갈랐다.
---「로코코, 제2장 이념」중에서 낭만주의 회화는 균형 잡힌 전체와 완벽한 구성적 마무리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낭만주의 예술가들은 그들의 느낌이나 감성이 드러나기만 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거기에 공간이 있고 그 공간에 주제가 들어간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주제 자체가 전부라고 생각하며 주제만 제대로 제시되면 공간은 마땅히 거기에 부수된다고 생각한다. 고전주의 화가들은 치밀하고 계산적인 통일성을 먼저 생각하고 부분들을 그려나가지만, 낭만주의 예술가들은 때때로는 즉흥적으로 가장 중심이 된다고 생각하는 주제에 집중한다. 왜냐하면 낭만주의 화가들은 주제가 전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완성도”라는 측면에서 볼 때 낭만주의 작품들은 상대적으로 완성도가 낮다. 심지어 그들은 그들의 감성이 적절하게 제시되었다면 미완성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낭만주의 예술에 즉흥곡이나 미완성 작품들이 많은 것은 이 이유이다. 지성과 달리 상상력은 암시와 제시로 모든 것을 다한 것이기 때문이다. 낭만주의 예술이 지니고 있는 형식 파괴적 자유로움의 동기도 이것이다. 결국, 그들이 높은 비중을 부여하는 것은 지성보다는 상상력이었다. 이 상상력은 특히 우리의 감성에 의해 뒷받침되는 종류였다. 물론 이것이 지적 무지를 가정하지는 않는다. 콜리지(Samuel Taylor Coleridge, 1772~1834)는 상상력에 대해 “지적 직관(intellectual intuition)”이라고 말한다. 낭만주의자들은 지성을 배제한 상상에 대해서보다는 지성보다 우월한 상상, 지성을 그 하부구조 중 하나로 하는 상상을 말한다. ---「낭만주의, 제4장 이념」중에서 이러한 인상주의 운동 가운데에 과거 예술은 해체된다. <피리 부는 소년>에는 전통적인 모델링도 입체도 단축법도 존재하지 않는다. 거기에서는 모든 색채가 벽에 붙은 듯이 묘사된다. 이 그림이 진지하고 엄숙하다기보다는 어딘가 서민을 위한 민화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은 이것이 이유이다. 거기에서 입체는 평면으로 변한다. 즉 지성이 사라지고 감각만이 남는다. 민화가 평면적인 이유는 대중은 지성과 인연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상주의자들의 평면성은 지성에 대한 불신이라는 다분히 자기 인식적 동기가 원인이다. 모두가 해체를 말한다. 그러나 누구도 해체의 인식론적 동기에 대해서는 말하고 있지 않다. 해체는 먼저 ‘우리 지성의 해체’를 의미한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체의 다양한 양상은 결국 지성의 해체에 귀착된다. 어떤 문화구조물이나 이념이 지성에 기초하거나 거기에 지성적 요소가 있다면 그것들은 가차 없이 해체된다. 이것이 근세 말의 해체이다. 말해진 바와 같이 우리 감각은 표면에 대응하고 우리 지성은 그 종합, 즉 입체에 대응한다. 인상주의에서 입체파로 향하는 흐름은 결국 입체의 해체를 향한다. 인상주의는 색채의 덩어리로서의 회화를 분산된 회화로 해체시키고, 입체파는 사유의 대상인 입체를 전개도로 해체시킨다. 다시 말하면 인상주의는 지적으로 구성된 감각을 해체시키고, 입체파는 사유에 의해 구성된 입체를 해체시킨다. 입체는 예술가가 무엇인가를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예술가는 말해서는 안 된다. 그는 다만 보여줘야 한다. 입체는 언어이고 표면은 시지각이다. 언어는 감각으로 해체되어야 한다. ---「인상주의, 제2장 이념」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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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도 시도조차 할 수 없었던 새로운 서양예술사!
‘학자는 저술로서 평가받아야 한다’라는 신념으로 미디어를 통한 모든 활동을 거부하고 오직 저술을 통해서만 독자를 만나 온 조중걸 교수가 새롭게 정리한 총 다섯 권의 「서양예술사; 형이상학적 해명」 중에 <현대예술> 편에 이어 <근대예술> 편이 출간되었다. 그가 쓴 서양예술사는 이제껏 그 누구도 시도조차 할 수 없었던 것으로서 구석기 시대 예술에서부터 고대와 중세와 근대의 예술을 거쳐 현대예술에 이르는 인류의 장엄한 성취에 대한 형이상학적 해명이다. 이번 <근대예술> 편은 예술양식의 흐름으로 구분하여 르네상스부터 매너리즘, 바로크, 로코코, 신고전주의, 낭만주의, 사실주의, 인상주의, 후기인상주의까지를 담고 있다. 어떤 언명도 이 역작의 성취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저자가 인용한 바와 같이 “철학은 사유의 명료화”이다. 우리는 이 책에서 그동안 범람하는 명칭과 희미한 정의의 대비로 겨우 특징지어졌던 르네상스, 매너리즘, 바로크의 개념을 명료하게 이해할 수 있다. 저자는 각각의 양식들의 정의와 이념을 설명하며 그 설명의 근거를 형이상학적으로 규정해 나간다. 이 양식들을 덮고 있던 희뿌연 막들이 서서히 걷힌다. 저자는 각각의 양식을 설명하며 동시에 그 흐름을 일관된 역사 과정의 일부로 만든다. 따라서 각각의 양식은 독립적이지만 동시에 역사에 속한 하나의 주제가 된다. 특히 근대예술 1편의 세 개의 큰 주제 중 하나인 매너리즘은 예술사상 처음으로 본격적으로 다루어진다. 저자는 대담하며 독창적이다. 이 저술은 매우 방대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세밀하고 날카롭다. 간결하면서도 함축적인 저자 특유의 문체가 가진 음악적 울림 또한 여전하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지적 열정에 동요하는 탐구자, 예술이 주는 충격에 감동하는 감상자들은 이러한 통찰을 구해왔다. 단지 통찰의 제시가 불가능했다. 저자는 바로 이것을 했다. 그는 말한다. “젊었을 때의 나를 위한 책이다.” 하나의 예술양식은 하나의 세계관과 맺어진다! 뵐플린은 미술가와 작품들에 대한 설명과 분석이 주가 되던 기존의 전통적인 도상학에서 벗어나 양식에 의해 전개되는 미술사를 최초로 시도한 양식사가이다. 그러한 혁신적인 시도로 인해 우리는 르네상스와 바로크를 각각의 양식으로 구분하여 분석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분명 예술사의 커다란 사건이다. 그런데, 르네상스 시대의 작품들과 바로크 시대의 작품들의 각 양식으로서의 존재의의는 무엇인가? 그러한 각각의 양식적 특징들이 생기게 된 것은 왜일까? 당시의 예술가들에게 그러한 양식이 호소력이 있었던 동기는 무엇인가? 이것이 심미적 안목을 갖춘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졌던 이유는 무엇인가? 음악뿐만 아니라 미술과 문학에서도 동일한 성격의 양식이 도입된 동기는 무엇인가? 저자는 ‘하나의 예술양식은 하나의 세계관’이라는 전제에서 시작하여 형이상학적 세계관을 포착하려는 새로운 시도와 탐구로 밀고 들어간다. 이 책은 따라서 양식의 이해를 위해서는 세계관의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부분에까지 밀고 들어가야 한다는 이념에 기초해 있고 또 그 이념이 책의 핵심을 이루며 실현되어 있다. 이러한 측면에 있어 이 저술은 예술에 대한 지적이해의 유례없는 성취이다. 모든 예술사가는 그에게서 배워야 한다! <서양예술사; 형이상학적 해명> 시리즈 중 제일 먼저 <현대예술> 편이 출간된 이후로 우리 출판사는 여러 통의 격려와 문의 전화를 받았다. 가장 많이 들은 격려와 칭찬의 말은 ‘1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간 기분이다’, ‘읽고 나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이런 책을 출간해줘서 고맙다’였다. 우리는 독자들의 마음을 십분 이해한다. 똑같았으니까. 저자의 원고를 받아들고 최초의 독자로서 고양된 지적 흥분 속에서 잠 못 이룬 날들의 연속이었다. 가장 많이 들은 문의 내용은 ‘왜 이 정도로 뛰어난 국내 저술이 제대로 소개가 되지 않느냐’, ‘저자는 어떻게 이 책을 쓰게 되었느냐’, ‘다음 책은 언제 출간되느냐’였다. 책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만큼 저자에 대한 궁금증도 자연스러운 것이라 생각한다. 저자는 늘 출간에 즈음하여 출판사에 저술과 관련한 소회를 간단히 밝히는 서한을 보내온다. 이번 <근대예술> 편의 출간을 앞두고도 출판사에 이메일 한 통을 보내왔다. 짧은 서한에서도 그의 간결하고 순수한 문체와 표현은 정말 아름답다. 세밀하고 날카로운 통찰이 빛을 발하는 저술과는 다른 느낌이어서 독자에게 소개가 되는 것을 저자는 우려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이 서한의 내용이 독자들이 이번 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기에, 그리고 한편으로 저자에 대한 독자들의 궁금증이 작게나마 해소되길 바라며 전문을 싣는다. 예술양식이 형이상학적으로 해명 가능하고 또 해명되어야 한다는 것이 제가 30여 년간 이 작업에 몰두한 이유였습니다. 누구도 예술양식의 형이상학적 해명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예술양식이 그러한 해명을 입지 않는다면 도상학도 양식사도 궁극적으로는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양식은 이를테면 하나의 “그림 형식(pictorial form)”입니다. 그 양식에 속한 예술가는 세계를 달리 묘사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에게 이상한 낯섦을 주는 중세의 세밀화도 당시 수도원의 사제들에게는 익숙한 세계였습니다. 그것 이상이었습니다. 그것들은 익숙한 것을 넘어 그들 삶의 양식이었습니다. 그들은 다른 삶을 살 수도 없었고 다른 눈으로 세계를 볼 수도 없었습니다. 따라서 하나의 양식은 하나의 세계관의 심미적 형식입니다. 중요한 것은 “세계관”입니다. 양식을 결정짓는 세계관은 결국 같은 양식의 형이상학이 이해되어야 해명됩니다. 어떤 현대 예술가도 르네상스 양식의 예술을 도입하고자 시도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우리 시대의 양식이 아니며 우리 시대의 철학적 이념에 기초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과거 예술의 이해는 그 시대의 형이상학의 이해를 전제합니다. 물론 누구도 과거에 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과거 사람들에게 방법론적 공감을 해야 합니다. 어느 시대가 다른 시대보다 우월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는 단지 병치되어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우리 삶의 이해는 모든 시대를 한 바퀴 돌고 와서야 가능합니다. 이러한 견지에서 모든 역사는 현대사입니다. 이 책은 그러한 시도의 소산입니다. 예술사가 단지 작품의 분석에 지나지 않는 것, 동일한 양식임을 분석에 의해 이해하는 것 ― 이것이 모든 예술사라는 사실이 저를 불만족스러운 초조감 속에 밀어 넣었습니다. 우리는 물론 예술에 대한 지적 이해 없이도 그것을 즐기고 거기에 감동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그러나 “천성적으로 알고자” 합니다. 르네상스양식은 전체로서 어떤 세계관 위에 준하는가, 로코코 양식은 그 향락적 형식하에서도 어떻게 감상자를 행복하게 하는가 등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가 제게는 선결문제였습니다. <근대예술> 편은 특히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아홉 개의 양식이 복잡한 이념적 교체하에 어지럽게 얽혀 나갑니다. 각각의 양식들에 대한 형이상학적 해명은 제게 거의 반평생에 이르는 시간을 요구했습니다. 출판에 즈음하여 자기연민과 감상에 빠지려 합니다. 이것은 경계해온 것입니다. 이것들은 충족감 속에서 안일하게 만들고 결국에는 자기만족으로 밀고 갑니다. “지칠 줄 모르는 정열”은 수사일 뿐입니다. 30년은 길었고 저술은 힘겨웠습니다. 고중세가 남았다는 사실이 부담입니다. 지나친 행복은 행복만은 아닙니다. 행복 가운데 탈진된다는 사실을 모를 뿐입니다. 조증 환자가 울증으로 고통받듯이 들뜬 탐구자가 탈진으로 고통받습니다. 무엇도 할 수 없을 거 같은 의기소침은 제게 새로운 것이고 그 두려움 또한 새로운 것입니다. 어떤 것들이 떠오릅니다. 초라하고 보잘것없는 젊은이가 루브르와 바티칸을 드나듭니다. 꿀벌이 그의 집을 드나들 듯이. 수십 년 후에는 귀신으로 드나들 겁니다. 이탈리아의 시골길은 익숙합니다. 덜컹거리는 버스가 저를 고즈넉하고 낡은 성당 앞에 내려 놓습니다. 초라한 성당의 퇴색해 가는 프레스코화를 어떤 재화가 대체할까요. 이름이 사라진 중세 예술가도 만났고 위대한 마르티니와 폰토르모도 만났습니다. 퍼붓는 빗속을 걸어간 끝에 지오토를 만났습니다. 중세는 불현듯 사라지고 새롭고 친근한 시대가 시작됩니다. 이가 부딪히도록 떨었지만 추운 줄도 몰랐습니다. 도서관의 고요와 등. 어둠에 묻힌 심연에서 머리로 내려온 갓 씌운 백열등. 그것이 천장의 어둠을 걷어낼 거란 희망을 주곤 했습니다. 불이 지펴진 겨울밤의 성당들. 쉬제르와 마키아벨리와 프루스트에게 첫인사를 했습니다. 이곳저곳에서. 유폐 가운데 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기쁨을 주는 그 사람들. 이름 없는 중세 작곡가들, 세밀화가들. 수학자들, 천문학자들. 조금 더 걷겠지요. 두루마리가 풀릴 때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