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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문득/골동품 시장 산책/파수꾼/옛날 사진/마음의 돌/사라지다
창작노트:서문을 대신하여/옮긴이의 글/추천의 글/근현대 중?일 관계사 연표 |
Li kun wu,李昆武
“적의 렌즈를 통해 본 전쟁은 충격적이었다”
아마존중국 독자 hydrlily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보편적인 것이다! : 진솔한 가족사로 쓴 전쟁 비망록 현대중국사를 만화로 재현해 온 세계적인 만화가 리쿤우가 시대의 풍랑에 휩쓸린 평범한 가족의 일대기로 잊혀 가는 전쟁의 기억을 되살린다. 어느 날 골동품 시장에 간 ‘리’에게 허름한 사내가 귀띔한다. 이 모든 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대단한 물건이 있다고. 리는 사내를 따라 도시 뒷골목 빈민가로 간다. 그곳에는 가족도 재산도 없이 죽어가는 한 노인이 있다. 몇 해 전 노인을 찾아온 일본인들이 거금을 줄 테니 그 물건을 넘기라고 했지만 노인은 버텨냈다. 가난한 은둔자의 마지막 유산, 이 골동품을 다리 삼아 과거와 현재를 잇는 시간 여행이 시작되고, 예기치 못한 진실이 밝혀진다. 만화가 리쿤우는 자신의 꾸밈없는 모습 그대로 스스로의 작품 속에 등장하곤 한다. 또한 자신이 몸소 겪은 중국 현대사의 비극을 고백하는 작품들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내 가족의 역사』는 그런 그의 작품세계를 대표한다. 중일전쟁을 통과해 온 자신의 실제 가족사를 토대로 가장 보편적인 중국인의 초상을 그려 내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현대 중국인이 어떤 역사 속에서 탄생했으며,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지 그 마음의 풍경을 보여 준다. 오늘의 중국을 만든 중일전쟁 이야기 이 작품에서 가족사의 배경이 되는 사건은 중일전쟁이다. 20세기 아시아에서 벌어진 가장 큰 전쟁이자, 오늘의 중국을 만든 바로 그 사건이다. ‘현대 중국의 아버지’ 마오가 등장한 것도,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중일 불화가 최고조에 이른 것도 이 전쟁을 배경으로 한다. 계속되는 두 나라의 역사전쟁과 영토분쟁 속에 동북아가 21세기 화약고로 떠오른 지금, 한국인으로서 중일전쟁을 이해한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한반도는 늘 그들의 분쟁 시나리오에서 피할 수 없는 조역을 맡아 왔기 때문이다. 16세기 말 대륙 진출을 꿈꾼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임진왜란을 일으켰고 뒤이은 명군의 개입으로 전쟁은 길어졌다. 19세기 말, 중일 두 나라는 동북아 패권을 두고 청일전쟁을 벌인다. 20세기 초, 식민지 조선은 일제의 병참기지가 되었다. 그리고 그 뿌리 깊은 갈등은 근간의 구도를 봐도 쉬이 해결될 것 같지 않다. 『내 가족의 역사』는 바로 지금, 아시아인으로 산다는 것의 의미와 전쟁의 의미를 곱씹게 한다. 한중일 역사 교과서 왜곡을 바로잡고 공동의 역사 인식을 만들기 위해 힘써 온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에서 청소년교육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인석 시민역사학교장은 지금 “두 나라를 순식간에 위기에 몰아넣을 갈등의 요인은 한둘이 아니다. 역사 전쟁이 경제 전쟁을 계기로 실제 전쟁으로까지 이어진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그냥 바라만 보기에는 너무나 큰 아픔을 우리에게 안겨 준 것이 바로 중일 간의 갈등이다”(277쪽)라며 지금 우리가 이 책을 봐야 할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갈등의 축을 한눈에 보여주는 중일 관계사 연표도 책 뒤쪽에 실려 있다. 본토에서 전장까지…… 미공개 사진 속에 기록된 군국주의의 일상 “일본인들은 왜 이런 사진을 찍었을까? 중국인 손에 넘어가는 게 걱정되지도 않았을까? 전부 전쟁의 악행에 관한 기록이잖아. (166쪽) 작품 속에 등장하는 ‘5kg이 넘는 사진 뭉치’는 중국에서 단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는 것으로 중일전쟁기 일본군의 훈련·전투·여가뿐 아니라 그 모든 것을 가능케 했던 일본의 정치·경제·사회 현실을 망라한다. 군국주의의 역상(逆像)을 마주하려는 작가의 철학적 시도만큼이나 돋보이는 것은, 바로 작품 속에 일목요연하게 배치된 이 사진들의 사료적 가치다. 대륙 구석구석을 파고들어가는 일본군의 모습이 시간 순으로 배치된 이 사진들 속에서 제국주의의 만행은 철저히 배제되고 평범한 군인들의 소박함, 성실함, 열정, 즐거움, 용기, 인간애가 대신 들어선다. 친일파 미용실, 일본 괴뢰 정부 사진, 팔로군 승리 보고문, 양국의 선전공작 등, 희소성 높은 사료들은 동아시아사 연구자들에게도 흥미로운 자료가 아닐 수 없다. 리쿤우는 자신의 느낌과 기억, 그리고 가족의 과거를 통해 전쟁을 되새긴다._윈난일보(雲南日?) 1937년 루거우차오 사변으로 시작된 일제 침략 과정을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빼곡히 재현한 중일전쟁 실록. 전투, 훈련, 여가 등 군국주의의 일상이 모두 담겨 있다._화하시보(華夏時報) 올바른 기억이 없으면 현실을 살피는 시각도, 미래를 내다보는 시야도 있을 수 없다. 리쿤우는 붓과 펜으로 그 올바른 기억을 되살려 우리 눈앞에 보여주고 있다. _김택규(옮긴이) 우리가 전쟁을 기억해야 하는 것은 단지 아픔을 되새겨 잊지 않기 위함이 아니다. 다시는 이런 아픔을 겪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기 위함도 아니다. 복수를 다짐하기 위함은 더더욱 아니다. 이런 비참한 전쟁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다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그런 세계를 만들기 위함이다. _이인석(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청소년교육위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