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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이라는 말에 동일시하면서 70년대와 80년대를 살아오다가, 힘들고 복잡한 90년대를 맞아 균형감을 잃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TM는 사람이 비단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수입된 이론과 이상적인 원칙이 빛을 발하던 80년대 후반에도 나는 내내 이런 기성품들을 신뢰할 수 없어서, 우리 현실과 역사를 바탕으로 자생적으로 정리해 낸, 빛나는 기성품들과는 비교할 수 없게 초라한 나의 생각들을 붙잡고 끙끙거렸다. 그러한 나의 태도는 이 시대에도 별로 달라진 게 없고, 그렇게 힘들게 만들어낸 생각이라 그런지 90년대의 변화된 상황에도 크게 그르지 않다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 지난 시기의 나의 그러한 태도가 경박한 청산주의나 자포자기, 고집스런 수구성을 그럭저럭 피하게 해주었던 것 같다.
--- 머리말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