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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기_어느 종말론자의 두려움 극복 프로젝트
1. 비상 다이어트_위기가 닥치면 무얼 먹고 살아갈까? 2. 야생에서 채취하기_원시 식사 예행연습 3. 재배하기_커피 찌꺼기와 버섯의 공생 이야기 4. 농사짓기_도시 농부로 살아가는 사람들 5. 사냥하기_어쨌거나 고기는 필요해 6. 기생하기_도시 유목민으로 살아가기 7. 여행하기_연대감이라는 화폐의 발견 8. 거주하기_프로젝트 하우스에 묵다 9. 난방하기_재앙 이후의 은신처를 찾아서 10. 물 소비_하루 3리터의 물로 살아가기 11. 바느질하기_자부심을 걸치다 12. 집짓기_대량 생산의 홍수에서 벗어나는 길 13. 나누기_소유 대신 공유 14. 교환하기_돈에 기반한 소비 없이 살아가는 법 15. 베풀기_세계와 인간과 사물에 대한 다른 시각 끝내기_1년간의 소비 파업 후 발견한 것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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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보니 내 주변의 물건들이 낯설다. 그 물건들을 샀으면서도 나는 거기에 대해 정말로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것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어떻게 작동하는지, 누가 만들었는지 알 생각이 없다. 내 불안감의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다. 내 물질적 행복이 이 세상 어딘가에서, 혹은 장차 어느 때인가 고통을 유발하리라는 것, 바로 이것이 지금 내가 딛고 서 있는 토대다. 어쩌면 당분간은 이 상황을 견딜 수 있겠지. 나 개인과는 관련 없는 일이니까. 하지만 확신컨대 그럴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위안이 될 정도로 친숙하고 정답게 보이던 것들이 지금은 나를 불안하게 만든다. 물건들 하나하나가, 사실들 하나하나가 모두 지금처럼 변함없을 거라고 믿는 나의 놀라운 의존성을 조용히 증명한다.
---「어느 종말론자의 두려움 극복 프로젝트」 중에서 홉킨스는 독일 베를린을 처음 방문했던 2013년 2월에 우리가 한 시대를 마감하는 마지막 열차에 앉아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희소식이라는 이야기를 전했다. “석유 생산량 곡선을 들여다보면 우리는 지난 150년 동안 어마어마하게 높은 산을 올라온 셈입니다.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석유를 생산하고 소비해 왔습니다. 그렇게 생산하고 소비하면서 통상 우리의 삶은 더 윤택해졌습니다. 우리는 부유해졌고 유례없는 생활수준에 도달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산을 내려가야 합니다. 전환 운동은 산을 뒤집어놓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막대한 양의 보물을 찾아 점점 어둡고 깊은 곳으로 들어갔습니다. 어둠 속에서 우리는 갈수록 서로 멀어졌습니다. 이제는 다시 빛을 향해 나아가면서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프로젝트 하우스에 묵다」 중에서 나는 돈 자체를 쓰지 않으려는 게 아니라 돈의 왜곡을 피하고 싶은 것이다. 나는 고도 소비에서, 더 많이 가지겠다는 논리에서 벗어나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소비 파업을 하며 아무리 가져도 질리지 않는 것들에만 집중하려고 한다. ---「자부심을 걸치다」 중에서 “산업 시대에 능력과 지식이 계속 전문화한 결과 우리 사회는 우리의 생활수준의 토대가 된 생산 과정과 상품에 철저히 무지한 상태가 되었다”고 웹사이트 설립자들은 주장한다. “이 무지는 우리로 하여금 소비재와 화폐경제와 물건의 참된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게 만든다.” 미래의 경제는 달라야 한다. 사용자는 상품을 구매할지 아니면 등가의 오픈 소스를 이용해 직접 물건을 제작할지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방에 널려 있는 ‘산타클로스 기계’, 곧 3D 프린터만이 아니라 우리에게 정말 ‘어떻게 독립하려는가’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대량 생산의 홍수에서 벗어나는 길」 중에서 그렇게 나눔에 참여하는 동안 어느 때인가는 선행과 먹을 수 있는 선물만이 중요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음식 나눔은 거의 언제나 삶의 시간 나눔으로 이어졌다. 내 삶의 시간 중에서 음식을 모으는 데 들이는 시간이 넉넉하다는 건 멋진 일이었다. ---「소유 대신 공유」 중에서 돈은 우리를 서로 멀어지게 한다. 돈이 있으면 우리는 모든 욕구를 당장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 물건을 주문하고, 서비스를 예약하고, 돈을 낸다. 그것으로 이야기는 끝난다. 그러나 돈을 차단시키면 우리는 다시 세계와 관계를 맺기 시작한다. 돈을 버리고 나서 나는 다른 화폐를 얻었다. 우정, 존중, 협조, 솔직함, 소통이라는 화폐를. 이런 것은 전략적으로 계획할 필요가 없다. 저절로 생기니까. ---「소유 대신 공유」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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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시스템을 믿는 대신
스스로 생존 전략을 찾아 나서다! 어느 종말론자의 두려움 극복 프로젝트, 소비 파업 ‘이러다가 세상이 망하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들 정도로 매스컴에서는 연일 세상 종말의 징조들을 쏟아낸다. 점점 심각해져가는 재정 위기, 자원 고갈,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자연 재해는 이런 두려움이 한순간의 심리적 문제로 끝나지 않으리라는 것을 예고한다. 특히나 대량 생산과 과잉 소비로 점철된 오늘날의 경제 시스템은 이미 그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독일의 저널리스트 그레타 타우베르트는 더 이상 듣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뉴스에 보도되는 것처럼 정말 모든 것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면 어떻게든 최악의 시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여긴 저자는 살아남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모든 아이디어들을 1년간의 생존 연습을 통해 실험해보기로 한다. 1년 동안을 위기 상황이라고 가정하고 돈에 기반한 소비 없이 살아보기로 한 것이다. 이를 통해 위기 시에 먹을 것은 어디에서 얻을 수 있는지, 어디에서 잠을 잘 수 있는지, 스스로 만들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정말로 필요한 것이 어느 만큼인지 배우고 이를 통해 ‘어떻게 하면 욕망의 수준을 낮출 수 있는지’, ‘그 욕망을 어떻게 다른 식으로 만족시킬 수 있을지’를 실험해보기로 했다. 저자의 시도는 놀라울 정도로 시스템과 물질에 의존하고 있는 자신에 대한 반성이면서 다음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예행연습이라 할 수 있다. 자본주의는 그토록 성공적이기 때문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 독일 튀링겐 주에서 태어나 도시의 물질적 풍요와 편리함을 누리며 살아온 30대 초반의 저자 그레타 타우베르트. 그녀의 할아버지는 1930년대 초에 독일에서 태어나 나치 정권과 제2차 세계대전을 겪었고, 아버지는 1989년 동독 시스템 붕괴라는 역사적 사건을 경험했다. 그리고 저자가 살고 있는 오늘은 그 세대가 당연한 것처럼 누려왔던 “낭비와 과잉의 황금기”(마인하르트 미겔 曰)로, 머지않아 이 황금기는 막을 내리게 될 것이다. 그렇더라도 종말이라니! 비약이 좀 심하다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세상이 망할지도 모른다는 저자의 염려가 과대망상만은 아니다. 실제로 2008년의 글로벌 경제 위기는 그리스, 스페인 등 유럽 국가들을 국가 파산으로 내몰았고, 세계 곳곳에서 풍요의 시대가 끝나간다는 증거들이 쏟아지고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세계의 종말』에서 저자인 클라우스 레게비와 하랄트 벨처는 “승승장구했던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은 그것이 완성되는 순간 죽음에 내몰린다. 자본주의는 보편적인 재생산 체제로 기능하지 않고 그렇게 설계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자본주의는 그토록 성공적이기 때문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우리의 경제 시스템은 무한 성장이라는 전망을 필요로 하지만 우리의 생태계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시스템의 종말은 어쩌면 필연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제 무엇을 믿고 의지해야 할까? 국가도 경제학자도 가르쳐주지 않는 생존 전략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저자는 직접 소비 파업에 돌입해 그동안 우리를 옭아매고 있던 시스템으로부터 자립해 스스로 생존 방법을 찾고자 시도한다. 돈에 기반한 소비 없이 살아가는 법 저자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음식 섭취 줄이기, 즉 다이어트다. 멋진 몸매를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위기 시에는 최소한의 열량만으로 살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일 정부가 제시한 비상식량 목록은 주로 인스턴트에 의존하고 있었다.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여긴 저자는 직접 모든 것을 조달하는 자급자족 상태에 돌입한다. 스스로 채소를 재배하고 지하실에서 버섯을 키우고 사냥꾼의 조수가 되어 사냥법도 배운다. 그리고 공원과 숲에서 따온 과일과 야생초 위주의 식생활을 한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니 20킬로그램의 살이 빠졌다. 그녀는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곧 입고 자는 데까지 실험을 확대한다. 쇼윈도에 걸린 새 옷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고 그 대신 친구의 도움을 받아 기존에 가지고 있던 옷을 고쳐서 입고, 악세서리는 직접 만들어 착용한다. 필요하지만 직접 만들거나 조달할 수 없는 물건은 물물교환 모임에 나가 찾고 나눈다. 또 쓰레기통을 뒤지고, 숲속에서 잠을 자고, 이동식 컨테이너에서 생활하고, 히치하이킹만으로 유럽을 여행한다. 그 과정에서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정보를 교환하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다. 저자가 뛰어든 소비 파업은 화폐 시스템에서 벗어나겠다는 것만이 다가 아니다. 돈 자체를 쓰지 않으려는 게 아니라 돈의 왜곡을 피하고자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었다. 대량 생산에 따른 고도 소비에서, 더 많이 가지겠다는 논리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리고 유한한 자원과 화석에너지에 덜 의존하려고 노력하고, 나아가 최소한 타인에게 조종되고 있다는 느낌을 부채질하는 컴퓨터와 기술과 기술적 지능에서도 독립하는 것이 저자의 바람이었다. 삶의 기술이라는 화폐의 발견 역경을 이겨낸 노인들뿐 아니라 이미 소비와 낭비의 낡은 습관과 작별한 사람들이 그녀의 스승이 되었다. 프레퍼족(비밀 장소에 벙커를 만들고, 식량을 저장하고, 금화를 파묻고, 무기까지 비축해놓은 생존주의자들), 메이커들(스스로 필요한 물건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그 방법을 공유하는 사람들), DIY족, 보보스, 히피, 도시 유목민들…… 그들은 우리가 어떻게 하면 시스템에서 떨어져 나올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우리가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지를 알고 있었다. 비상 상황에서 벗어나는 법도 알고 있었다. 처음 소비 파업을 시작할 때의 목적은 배를 채우는 것이었지만 1년간의 소비 파업 후 몰라보게 체중이 줄어든 것 외에도 저자는 깨달은 것이 있다. 그가 만난 사람들은 각자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나누고 있었다. 즉 믿음과 연대를 바탕으로 삶의 기술이라는 화폐를 끊임없이 교환하는 것이다. 저자는 관습 바깥에서 살아갈 터전을 찾는 사람들에게서 돈으로 대체할 수 없는 삶의 지혜를 배우고, 그 연대와 배움의 가치를 발견했다. 그리고 기존의 소비 메커니즘에서 한 걸음씩 걸어 나올수록 불확실성과 미래에 대한 공포가 사라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혼자만의 실존을 구하겠다는 생각보다는 더 많이 가질 수 있다는 안일함에서 벗어나 남들과 더불어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철저하게 저자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쓰인 이 책은 위기 시에 어떻게 먹고 입고 잘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실험이 담겨 있다. 세계 경제에 대한 위기의식에서 시작된 시도지만 그것을 합리화하거나 거창한 이념이나 세계관을 앞세우지 않고, 전문가들의 말이나 분석에만 의존하지 않고 오로지 인간으로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한 상황을 가정하고 그 가상의 상황을 현실로 받아들이며 수행한 미션이다. 생활을 최저 수준으로 유지할 때마다 덮쳤던 회의감과 후회, 나아가 그 극복 방식도 솔직하게 묘사하고 있다. 불안감에서 시작된 1년간의 소비 파업 후 그녀가 얻은 것은 종말 이후의 생존 전략만이 아니다. 궁극적으로 이 책은 어떻게 하면 우리가 다르게 살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불안이 새로운 희망으로 바뀔 수 있는지에 대한 현실적 대안과 영감을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