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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이 먹고 싶으면
양장
김장성유리 그림
이야기꽃 2017.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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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

센 놈한테 약하고 약한 분한테 세게 굴면서 사람 차별하는 자들을 몹시 싫어합니다. 이야기로나마 그렇게 건방 떠는 녀석을 혼내 줄 수 있어서 무척 즐겁습니다. 그림책 『민들레는 민들레』, 『수박이 먹고 싶으면』, 『하늘에』, 『겨울, 나무』, 『나무 하나에』, 이야기책 『세상이 생겨난 이야기』, 『가슴 뭉클한 옛날이야기』, 『어찌하여 그리 된 이야기』, 역사책 『박물관에서 만나는 강원도 이야기』 등을 썼습니다. 『민들레는 민들레』로 2015년 볼로냐 라가치상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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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여주의 나지막한 숲으로 둘러싸인 집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자연에서 보낸 어린시절은 작가의 가장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작품으로 『돼지 이야기』 『대추 한 알』 『강아지똥 별』, 『수박이 먹고 싶으면』 등이 있으며, 『대추 한 알』로 2015년 한국출판문화상을 받았습니다. 느리지만 ‘날마다 꾸준히’의 힘으로 그림을 그립니다. “이 그림책을 만드는 데에 큰 도움을 주신 K&J 바이올린 스튜디오 권석철, 정재경 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기꺼이 출연해 준 고양이 밍밍과 봉순에게도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그림책 속의 바이올린은 ‘정재경 제작자의 2012년 11월 작 바이
경기도 여주의 나지막한 숲으로 둘러싸인 집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자연에서 보낸 어린시절은 작가의 가장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작품으로 『돼지 이야기』 『대추 한 알』 『강아지똥 별』, 『수박이 먹고 싶으면』 등이 있으며, 『대추 한 알』로 2015년 한국출판문화상을 받았습니다. 느리지만 ‘날마다 꾸준히’의 힘으로 그림을 그립니다.

“이 그림책을 만드는 데에 큰 도움을 주신 K&J 바이올린 스튜디오 권석철, 정재경 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기꺼이 출연해 준 고양이 밍밍과 봉순에게도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그림책 속의 바이올린은 ‘정재경 제작자의 2012년 11월 작 바이올린’과 ‘캐논 에듀 바이올린 NO.502’를 모델로 하여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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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8월 07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48쪽 | 449g | 222*267*15mm
ISBN13
9788998751234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예스24 리뷰

수박 한 덩이에 담긴 이야기
김태희 (taengee@yes24.com)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가고 있다. 오늘도 에어컨을 틀고, 시원한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사무실에 앉아 더위를 이겨본다. 어떻게든 이 더위를 피하기 위해서라면 집 보다 시원한 카페를 찾아 앉아있거나, 추운 나라로 여행을 떠날 수도 있다. 여름을 보낸다기 보다는 여름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게 더 당연한 요즘이다.

수박이 먹고 싶으면?
당연히 수박을 사먹으면 된다. 가게에 직접 갈 필요도 없다. 핸드폰으로 몇 번 검색해서 주문하면 알아서 달고 시원한 수박이 배달된다. 집 밖에 나갈 필요도 없이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수박을 먹을 수 있다. (굳이 여름이 아니더라도…)

이 책 『수박이 먹고 싶으면』은 농부가 수박 씨앗을 뿌리는 것부터 싹이 나고 꽃이 피고 크고 시원한 수박이 되어 우리에게 오기까지의 과정을 담아냈다. 우리가 쉽게 사먹는 수박을 얻기 위해 누군가는 기나긴 기다림의 과정을 견뎌내야 한다. 고단한 노동이 뒷받침 되는 과정 속에 작가는 수박이 잘 익기를 바라고 기다리는 농부의 애틋한 마음까지도 담아냈다.

씨 뿌리고 흙 이불을 살살 덮어준 뒤 잘 자라라, 잘 자라라 조용히 말해주고, 떡잎이 온 힘을 다해 솟아나 있으면 대견해라 기특해라 기뻐해줘야 한다. 때로는 아까운 수박 싹을 솎아 내기도 하고, 농약 대신 일일이 손으로 뽑고 훑으며 진딧물도 떼어내야 한다. 수박꽃이 열매를 맺으면 수박이 익기를 기다려야 한다. 달고 속이 꽉 찬 수박이 될 때까지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 기다리며 한 숨 낮잠을 자기도 하고, 그 사이 몰래 서리하는 꼬맹이들이 있어도 서운해 하지 말아야 한다.

수박 수확의 백미는 마지막에 나온다. 농부는 통통 맑은 소리가 날 때까지 기다리고 기다렸다가 수박이 푸른 몸뚱이를 반짝거리면 가장 큰 놈을 골라 똑 따서는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동네 사람들을 모두 불러 모은다. 옹기종기 모여 앉아 붉게 익은 수박을 아낌없이 나눈다. 이런 수박이야 말로 계절을 담은 진짜 시원한 수박일 것이다.

한 시절을 고스란히 담아낸 시원한 수박이 마치 우리 인생 같아 고맙게 느껴진다. 뜨거운 햇빛과 바람에 바싹 메말랐던 땅에, 언제 그랬냐는 듯 무섭게 비가 쏟아지는 장마가 지나가고, 또 다시 한 차례 무더위가 지나면 가을이 올 것이다. 지금은 견디기 힘든 여름일지라도 고마운 더위이고, 고마운 비가 되어 그렇게 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것이다.

출판사 리뷰

수박이 먹고 싶으면 무엇을 해야 할까?

더운 여름날, 시원한 수박이 먹고 싶으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맞습니다. 수박을 사먹으면 되지요. 그러면, 그 수박은 어떻게 생겨난 걸까요?
사람들은 필요한 모든 것을 저마다 제 손으로 만들어 쓰지 않습니다. 나누어 생산하고 바꾸어 쓰는, ‘분업’이라는 방법과 ‘화폐’라는 수단이 있으니까요. 분업과 화폐는 우리의 생활을 풍요롭고 편리하게 해 줍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우리가 먹고 입고 쓰는 것들을 누가 어떻게 만드는지, 거기에 얼마나 많은 수고와 정성이 들어가는지를 잊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럼으로써 삶을 지탱하게 해 주는 사물과 사람들을 귀하고 고맙게 여기기보다는, 그것들과 그이들을 얻고 부리겠다는 목표와 수단에 집착하게 하지요. 그리하여 우리는 종종 일하는 사람과 수고하는 과정 없이, 수단만으로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곤 합니다.

이 그림책은 우리가 쉽게 사먹는 수박을 얻기 위해 누가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는지, 나아가 그것을 제대로 얻기 위해 어떤 마음과 태도로 얼마나 많은 땀을 흘리는지를 보여줍니다.
책 속의 농부는 이른 봄 쟁기질로 밭을 깨우고도 겨울이 완전히 물러가기를 기다렸다가, 살구꽃 필 무렵에야 구덩이를 파고 퇴비와 참흙을 켜켜이 채운 뒤 까만 수박씨 서너 개를 뿌립니다. 그러고는 날마다 촉촉이 물을 주지요. 이윽고 서너 개 싹이 나면 개중 실한 놈 하나만 남기고 두세 개를 솎아 냅니다. 그리고 남은 싹이 줄기를 뻗고 꽃을 내고 열매를 맺도록, 날마다 밭을 드나들며 고단한 노동을 감내합니다. 뿌리가 숨을 쉬도록 북을 돋우고, 뻗어가는 줄기가 움켜쥐라고 볏짚을 고루 깔아 주며, 줄기가 힘을 모으게 곁순을 질러 주고, 꽃가루받이하는 벌 나비 모여들도록 끊임없이 나는 잡풀과 자꾸 생겨나는 진딧물을 농약 대신 일일이 손으로 뽑고 훑어 줍니다.

그런데 이 모든 일들은 그저 몸으로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땀만큼 마음도 쏟습니다. 씨 뿌리고 흙 덮어줄 때는 잘 자라라 잘 자라라 조용조용 읊조려 주고, 싹을 낼 적엔 날마다 물을 주며 정성을 쏟되, 끝내는 수박 싹 제가 절로 난 줄 알도록 무심한 듯 모른 척해 주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이윽고 떡잎이 고개를 내밀면 아이처럼 기뻐해 주고, 싹을 솎아 낼 땐 안타까워하며 그런 만큼 남은 싹에 더욱 정성을 쏟아 줍니다. 그렇다고 마냥 일만 하는 건 아닙니다. 열심히 일하다가도 너무 지치거나 더위를 먹지 않도록 가끔 원두막에 올라 시원한 미숫가루 물도 마시고 낮잠도 한 숨 잘 줄 아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농부는 수박이 익기를 기다립니다. 기다리는 동안 고라니며 멧돼지며 동네 꼬맹이들이 설익은 몇 덩이를 축내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농부는 그도 자연스런 과정이려니 생각하고 서운해하거나 성내지 않습니다. 조급해하지도 않습니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이니 농부는 그 때를 기다립니다. 줄무늬 또렷해지고 덩굴손 마르고 꽃자리 우묵해지고, 통통 두드려 맑은 소리 날 때가 바로 그때입니다. 그렇게 영글대로 영근 수박이 이윽고 몸뚱이를 뒤척인다 싶을 때, 농부는 성큼성큼 밭으로 들어가 그놈을 똑 따내는 것입니다.

이제, 수박을 맛볼 차례지요. 농부는 손을 크게 저어 사람들을 부릅니다. “어이! 이리들 오소!” 수박 먹고 싶은 이는 그 누구든, 엊그제 다툰 사이도 지나가는 길손도 반가이 불러 둘러앉힙니다. 혼자만 먹을라치면 그 고된 나날들이 얼마나 보람되랴 싶은 게지요. 그 마음이 수박의 마음마저 열게 합니다. 칼도 닿기 전에 쩍! 제 몸을 열어 단물이 흐르는 속살을 아낌없이 내어주게 합니다. 땀과 정성 쏟아낸 한 시절을 고스란히 돌려주게 합니다.

수박이 먹고 싶으면, 모든 사람이 농부처럼 수박을 심고 가꾸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수박을 얻기 위해서 반드시 마음까지 쏟아야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세상에서 맡은 역할이 수박농사인 사람이라면 반드시 때에 맞춰 수박을 길러야겠지요. 그리고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책 속의 농부처럼 땀 흘리고 마음 쏟으며 정성껏 일할 줄 알고, 나누어 넉넉히 보람 키울 줄 알아야 할 겁니다. 그래야 나와 우리의 삶이 더 풍성해지고 더 즐거워질 테니까요.수박농사 아닌 다른 일로 돈을 벌어 수박을 사먹는 사람이라도, 수박을 먹으며 그 달고 시원한 붉은 속살이 어떻게 차올랐는지, 거기에 누가 어떤 수고와 정성을 담았는지를 생각한다면 어떨까요? 저마다 그리할 때 우리는 서로를 더 고마워하며 더 귀한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요? 수단이 아니라 아름다운 과정을 위해 살아가게 되지 않을까요?

*이 그림책은 2014년 이 나라의 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에서 내뱉은 ‘통일 대박!’이라는 말에 대한 성찰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일을 마다지 않는 수고와 진실한 마음에서 우러나는 정성 어린 과정은 증발된 채 한 탕의 욕망만 노골적으로 번들거리는 ‘대박’이라는 말도 마뜩치 않거니와, 그 말을 한 사람이 통일을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 왔던가를 짚어 보니, 그림책 만드는 이는 그림책으로써 무어라도 해야지 않겠나 하는 마음이 들었던 것입니다.
그로부터 3년 동안 글쓴이와 그린이는 작게나마 실제로 두 번의 수박농사를 지어보고, 오랜 세월 수박을 재배하고 연구해 온 농부의 자문을 구해 가면서 이 그림책을 지었습니다. 이 사회에서 맡은 역할인 그림책 만드는 일을 제대로 하고 싶었기 때문이며, 이 사회가 수단이 아니라 아름다운 과정을 위해 사는 세상이 되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그 사이 영혼 없이 통일 대박을 외치던 이는 국민의 심판을 받아 권좌에서 쫓겨났고, 우리 사회는 일하는 사람과 수고하는 과정을 귀히 여기는 세상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 그림책이 독자들과 함께 미약하나마 그 길을 함께 비추는 작은 촛불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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