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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에서, 그림책 읽기
김장성
이야기꽃 2022.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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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여는 글 - 괴물이 되지 않으려고 그림책을 읽는다

1. 공감의 힘

동물 세상에서 벌어진 배려와 연대의 잔치 『안아 줘!』
고개 들어 위를 보자 『위를 봐요!』
시제가 뒤섞인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 『고양이 나무』
다가가 길을 일러줌이 인지상정 아닌가 『도착』
그 눈길들 보태어지면 시골마을이 다시 떠들썩해질까 『메리』
횡사한 주검들에게 베푸는 씻김굿 『잘 가, 안녕!』
그 배는 어떻게 떠오를 수 있었나 『너였구나』
이 ‘오토바이 가족’은 행복할까, 불행할까 『달려라 오토바이』
잃어버린 본성을 되찾으려면 『서로를 보다』
취준생 선아가 안전모를 쓴 까닭 『선아』
누구나 접어 둔 꿈 하나씩은 있을 터 『앙코르』

2. 사람답게

인간의 자격 『거울 속으로』
화가가 빈 공장에 들어간 까닭 『빈 공장의 기타 소리』
냅두면 이처럼 잘 살아가는 사람들 『할머니, 어디 가요? 앵두 따러 간다!』
“비가 와도 장사는 하지, 그럼!” 『이야기를 그려 드립니다』
“너희 입에 들어가는 것을 내가 짓는다!” 『나는 농부란다』
한여름에 봄 그림책을 펼치는 이유 『봄이다』
거리의 음악가에게 건네는 동전 한 닢 『길거리 가수 새미』
누가 실망을 기대로 바꾸어 주었나 『아주 아주 큰 고구마』
“그래서?”라고 말하기 『플릭스』
저쪽에 서서 이쪽을 보라 『상상 이상』
지금 여기에 필요한 생존 전략 『콤비』
노 하나 들고 나아가는 아이들의 앞길에 『노를 든 신부』
‘태어나길 잘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평화란 어떤 걸까?』
잘 늙어 죽을 준비를 하자 『할머니네 집』

3. 유년의 얼음판

내 안의 어린이를 만났다 『장수탕 선녀님』
넘어져 그 시간들을 기억해 낼 수 있다면 『선』
프랜차이즈와 젠트리피케이션과 아이들 『소중한 하루』
그렇게 사람의 대가 이어져 간다 『나의 아버지』
대통령이 그림책을 읽어 준다면 『고구마구마』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구덩이』
모자라다고, 과하다고 내치지 말라 『답답이와 도깨비』
우산의 본질 『아저씨 우산』
말이 말 같지 않아 보이니 『달려, 토토!』
아이와 어른의 마음을 이어줄 수 있다면 『나 때문에』
내일 또 코끼리를 만날 수 있을까 『꽃에서 나온 코끼리』
무서운 괴물을 맞이하는 방법 『괴물이 오면』
마음이 자라는 데에 정말 필요한 것은 『이까짓 거!』
“그러니 너무 안타까워하지 말아요.” 『토마토』

4. 사이에서

거대한 자들에게 내리는 축복 『뿔쇠똥구리와 마주친 날』
‘남자다움’과 ‘사람다움’ 『근육 아저씨와 뚱보 아줌마』
다만 그 사랑이 진실하기를 『사랑해 너무나 너무나』
삶과 죽음 사이에서 깨달은 셈법 『코끼리 똥』
차라리 흰 들개로 살아남아라 『검은 강아지』
커다란 권력과 조그만 순리 『커다란 것을 좋아하는 임금님』
우거진 물풀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이건 내 모자가 아니야』
“온다!”와 “왔다!” 사이 『어리석은 판사』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누구란 말이냐 『아무도 지나가지 마!』
대들지 않는 것들은 힘이 없는가 『참파노와 곰』
그림책 속에서나 가능한 일일까 『제무시』
끝내지 않아도 괜찮은 전쟁은 없다 『숨바꼭질』
작은 관심이 아픈 영혼을 구한다 『울음소리』

붙이는 글 - ‘구월산 산도적’의 말간 목소리

저자 소개 1

센 놈한테 약하고 약한 분한테 세게 굴면서 사람 차별하는 자들을 몹시 싫어합니다. 이야기로나마 그렇게 건방 떠는 녀석을 혼내 줄 수 있어서 무척 즐겁습니다. 그림책 『민들레는 민들레』, 『수박이 먹고 싶으면』, 『하늘에』, 『겨울, 나무』, 『나무 하나에』, 이야기책 『세상이 생겨난 이야기』, 『가슴 뭉클한 옛날이야기』, 『어찌하여 그리 된 이야기』, 역사책 『박물관에서 만나는 강원도 이야기』 등을 썼습니다. 『민들레는 민들레』로 2015년 볼로냐 라가치상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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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1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76쪽 | 338g | 140*200*20mm
ISBN13
9791192102054

책 속으로

상처 입어 스스로를 높은 곳에 가둔 채, 거리를 향해 간절한 소통의 눈길을 보내던 수지에게 웃음을 돌려준 것은 무엇이었나? 유심한 마주보기, 서로 ‘응시’하는 시선의 힘이 아니었을까? 저곳에 소통을 원하는 누군가가 있음을 알고 공감의 눈길을 던진 이곳의 아이가 저곳에 갇힌 상처를 어루만져, 황량한 무채색의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은 것이 아닐까? 공감의 눈길이 절망에 빠진 사람을 구한다. 마주보는 따뜻한 시선이 황량한 세상에 온기를 돌게 한다.
---「위를 봐요!」중에서

‘앙코르 encore’는 본디 멋진 연주를 성공적으로 마친 연주자에게 재연을 청하는 말이다. 그런데, 꼭 성공한 연주만 멋진 연주일까? 실패했더라도 뜨겁게 시도했다면 ‘앙코르!’ 환호를 받을 수 있는 멋진 연주가 아닐까. 이 그림책의 제목이 ‘앙코르’인 것은 그렇기 때문이리라.
---「앙코르」중에서

웅크리고 있던 아이가 문득 고개를 들어 거울 속의 자신을 본다. 처음에는 거울 앞의 동물들처럼 그가 남인 줄 알고 흠칫 놀라지만, 이내 자신임을 깨닫고 거울놀이를 즐긴다. 내가 웃으면 거울 속의 나도 똑같이 웃고, 내가 춤추면 거울 속의 나도 똑같이 춤춘다. 나를 보는 나와 내가 보는 나 사이에 괴리가 없는 것이다.
---「거울 속으로」중에서

빈 공장은 어디인가. 잘 나가는 회사를 위장폐업하면서 노동자 전원을 해고하고 나라 밖에 새 공장을 차린 콜트콜텍 기타의 폐쇄된 부평 공장. 해고노동자 7명의 항의농성이 5년 넘게 이어지던 2012년 4월의 초입, 화가 전진경이 화구가 든 가방 을 메고 이 공장을 찾아왔다. 그가 이곳에 작업실을 차리고 노동자들과 함께 지낸 열 달의 이야기가 이 그림책을 채운다. 뭔 그림책이 그런 이야기를? 그런 이야기가 현실이니까, 예술은 현실을 담아내니까.
---「빈 공장의 기타 소리」중에서

소녀는 링크에 올라 제 나름의 그림을 그려 볼 수 있었을 게다. 결정적 순간에 엉덩방아를 찧었지만, 넘어짐으로써 그 시간들을 기억해 냈다면 실수는 실패가 아니다.
---「선」중에서

차별이나 핵무기를 찬성 반대할 수는 있다. 그러나 강이 흐르고 달이 뜨는 것을 찬성할 수 있는가? 꽃이 피고 지는 것을 반대할 수 있는가? 이성이든 동성이든 서로 사랑하는 이들을, 사랑하여 가정을 이루고 싶은 이들을 센트럴파크의 사육사처럼 돕지는 못할망정, 저주할 일이 아니다. 다만 우리는, 그 사랑이 진실하기를 기원할 수 있을 뿐.
---「사랑해 너무나 너무나」중에서

인적이 드문 대로변에 커다란 사람이 작고 흰 강아지를 두고 간다. “착하지? 여기서 기다려. 곧 데리러 올게.” … ‘착한’ 강아지의 길고 긴 기다림이 시작된다. 이 그림책은 그 기다림의 끝까지를 그린다. 기다림은 기대와 불안 사이의 행위이자 상태다. 기대를 품은 자는 설레며 기다리는 행위의 주체가 되지만, 불안에 휩싸인 자는 애태우며 기다리는 속절없는 객체의 상태에 놓인다. 기다림은 대개 그 사이의 어디께 있어서, 기다리는 자는 늘 설렘과 애탐 속에서 그 자리를 서성이게 마련이다.
---「검은 강아지」중에서

책은 거기 놓여 있을 땐 한 다발 종이 묶음에 지나지 않는다. 독자가 그것을 집어 들어 펼치고 넘길 때, 비로소 거기 담긴 이야기가 시작되고 의미가 살아난다. 나아가 이 책은 독자가 손수 케이스를 열고 꺼내어 펼치고 넘기고 다시 펼치는 수고를 아끼지 않을 때, 차곡차곡 접힌 채 들리지 않던 소리를 들려주고 보이지 않던 모습을 보여 준다. 그리하여 우리가 외면하고 있던 진실과 마주하게 해 주는 것이다.

---「울음소리」중에서

출판사 리뷰

괴물과 사람 사이에서, 괴물이 되지 않으려고 읽은 그림책 이야기

그림책이 던지는 질문


한 아이가 맑게 웃으며 친구에게 말한다. “우리 집 진짜 좋아! 우리 집에 놀러 올래?” 친구가 웃지 않으며 아이에게 대답한다. “너네 집 3단지잖아. 거긴 임대아파트야. 임대가 뭐가 좋아! 우린 학원 가야 해.” 그러고는 다른 아이와 총총 가 버린다. 맑게 웃던 아이의 얼굴이 굳어 버렸다.

르포 기사의 한 대목 같은 이 풍경은 그림책 『우리 집은』(조원희, 2021)의 한 장면이다. 아이는 ‘식탁과 욕조가 있고 거실에 바람이 통하는’ 집으로 이사와 한껏 행복해하던 터. 예전 집에서와는 달리 네 식구가 다 같이 식탁에 앉아 밥을 먹고, 아빠랑 동생이랑 함께 목욕을 하고, 더운 날 시원한 잠을 잘 수 있는 게 그리도 좋았다. 그래서 그 ‘좋은 우리 집’에 친구를 초대하고 싶었다. 그러나 친구에게 그 집은 ‘자가’도 ‘큰 평수’도 ‘민영’도 아닌 ‘임대’일 뿐이었다. 그래서 싸늘한 얼굴로 아이의 초대를 일축해 버렸다. 아이는 웃음을 잃고, 친구는 남의 웃음을 빼앗은 괴물이 되어 버렸다. 르포였다면, 상처 입은 ‘임대’ 아이는 오래 아팠을 테고 아이의 엄마는 서글픈 처지를 한탄하며 오래 울었을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그림책 속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아이는 “여기 우리 집 아니야? 임대에 살면 부끄러운 거야?”라 묻고, 엄마는 아이를 꼭 안아 주며 이렇게 대답한다. “우리가 살고 있으면 우리 집이지.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부끄러운 거야.” 그러자 웃음을 되찾은 아이가 다시 말한다. “사람들은 몰라. 우리 집이 얼마나 좋은지. 나는 알아. 우리는 알아.” 그 ‘좋은 우리 집’으로, 하루 일을 마친 아이의 아빠가 치킨 봉지를 들고 씩씩하게 걸어온다.

집이란 무엇인가? 무엇이 ‘우리 집’인가? 우리가 생각하는 집은 진짜 ‘집’인가?… 사람은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우리는 전복된 가치를 기준으로 타자를 멸시하고 있지 않은가? 누가 아이들을 남의 웃음을 빼앗는 괴물로 만들고 있는가?… 이 짧은 그림책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사이에서 그림책 읽기

그림책은 ‘사이’의 예술이다. 글과 그림 사이, 장면과 장면 사이, 관념과 표현 사이, 내용과 형식 사이, 어른과 아이 사이, 상상과 현실 사이…. 그림책은 그 사이를 설명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림책을 읽는 일은 사이를 읽는 일이다. 사이를 직관하여 의미에 닿는 일이며, 사이를 통찰하여 의미를 분석하는 일이다. 그 과정을 통해 우리는 삶의 표피보다는 본질에 주목하게 되며, 답을 얻기보다는 질문을 품게 된다. 왜 사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무엇이 가치 있는 것인가…?

“사람 되는 거 힘들지만 우리, 괴물은 되지 말자.” 영화 「생활의 발견」(홍상수, 2002)에서 몇 차례 반복되는 이 대사는 우리가 사람의 삶과 괴물의 삶 사이에 살고 있으며, 사람답게 살기가 괴물처럼 살기보다 더 어렵다는 사실을 환기시킨다. 실제로 신문을 펼치거나 뉴스를 틀어 보면 그 사실은 바로 실감이 된다. 사람이 괴물 되기, 사람을 낳아 괴물로 키우기가 얼마나 쉬운 세상인가.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로버트 풀검, 2004)는 31개 언어로 번역되어 1,700만 부가 팔린 책이다. 제목만으로도 알 수 있는 이 책의 주장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다는 뜻일 테다. 유치원에서는 사람답게 사는 데에 가장 기본적인 것을 배운다. 그림책이 말하는 것들과 다르지 않다. 괴물이 되지 않기, 그리고 괴물로 키우지 않기는 어렵지만 복잡한 일은 아니다. 유치원만 제대로 마쳐도, 그림책만 잘 읽어도 가능하다. 그러니 함께 그림책을 읽어 보자, 사람과 괴물 사이에서. 이 책은 글쓴이가 그렇게 그림책을 읽은 기록이다.

추천평

“그림책이 다 무슨 소용이지?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이렇게 팍팍 하기만 한데.” 저처럼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말에 한숨 푹 쉬면서 힘이 쭉 빠진 적이 있다면, 꼭 이 책을 펼쳐 보세요. - 이현아 (교사, 좋아서 하는 그림책 연구회 대표)
정말 다행입니다. 이 책을 보면 그림책에 꼭꼭 숨어 있는 ‘사이’들을 어떻게 읽어 내야 할지 충분하게 감이 잡힐 테니 말이지요. 깊이 있게 그림책을 안내하는 이 책을 저는 오랫동안 곁에 두려 합니다. - 문지애 (방송인, ‘애TV’ 그림책학교 원장)
그의 목소리는 말갛고 하얗다. 힘 있지만 부드럽다. 그것은 그의 글의 가장 깊은 기저가 아름다움과 연민과 희망이기 때문일 것이다. - 김서정 (아동문학 평론가, 번역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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