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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제1부 누가 전기 자동차를 죽였나? 대정전의 공포, 대비책은 없는가? 〈설국열차〉의 양갱 뺨치는 ‘식물 공장’ 상추 ‘수소 혁명’의 두 얼굴, 당신의 선택은? 소행성 지구 충돌, 인류도 공룡처럼 멸종할까? 매머드, 1만 년 만에 부활하다? 은행도 정부도 국경도 없는 ‘돈’, 비트코인 세상을 지배하는 ‘빅 데이터’를 아십니까? 로켓을 발사한 북한, 다음 목표는 달? 첫 번째 편지: 오웰이 틀리고, 헉슬리가 맞았다! -자신만의 멋진 신세계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친구에게 제2부 나비 효과가 낳은 ‘불편한 진실’ 한반도의 겨울 한파, 기후 변화의 티핑 포인트? 세상에서 가장 슬픈 고래 이야기 생수 대 수돗물, 진짜 물 전쟁이 시작된다! 한 걸음 더_지금 한가하게 생수 타령이나 할 때가 아니라고! 종이의 저주? 마법으로 풀자! 독도의 ‘불타는 얼음’, 전설의 진실은… 인류의 종말, 그 원인은 전염병? 에볼라, 정글의 복수 두 번째 편지: 이기주의자 대 이타주의자, 당신의 선택은?· -이타적 인간의 세상을 꿈꾸는 친구에게 제3부 ‘별에서 온 그대’는 도대체 어디에 있나요? 채식이 지구를 구원하리라! 정말로? 한 걸음 더_내가 채식에 대해 변심(?)한 까닭 ‘폭풍 다이어트’가 항상 실패하는 까닭 가습기에 얽힌 기막힌 사연 구미 불화수소 누출 사고, 30년 전에 예고되었다! 은하수 옆 돌고래를 본 적이 있나요? 한 걸음 더_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플라세보 효과가 일깨워 주는 것 뇌 과학의 집게손가락이 가리키는 곳 방사능 아스팔트, 방사능 분유, 그 다음은? 세 번째 편지: 한 ‘시민 과학자’의 외로운 죽음 -시민 과학자가 되고 싶은 친구에게 나가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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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자동차 EV1의 슬픈 운명에서 우리는 세상의 진실을 하나 알 수 있습니다. 착각하지 마세요. 우리가 보는 과학기술은 ‘열등한 것’을 대체한 ‘우월한 것’이 아닙니다. 정치?경제?사회?문화의 영향을 받는 싸움터에서 ‘살아남은 것’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남은 것이 꼭 ‘좋은 것’이라는 보장도 없죠. 그렇다면 전기 자동차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EV1이 폐차장으로 갈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는 수십 년간 석유 자동차에 길든 소비자의 외면도 한몫했습니다. 충전소보다 주유소가 익숙한 이들이 당장 석유 자동차 대신 전기 자동차를 선택할까요? 꽉 막힌 거리에서 시속 50킬로미터도 내기 어려운 주제에 고속 자동차에 열광하는 이들은 또 어떻고요?---pp.26~27
황우석 박사를 비롯한 과학자들이 극적으로 매머드를 복제해 되살려 냈다고 가정해 보죠. 그런데 그 매머드는 도대체 어디서 살아가야 할까요? 매머드 복제를 위해 수많은 난자를 제공하고 자궁까지 내놓아야 할 코끼리의 서식지도 줄어드는 판국에 매머드가 살 곳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쥐라기 공원〉에서 공룡 동물원을 만들었듯이 매머드 동물원을 만드는 것입니다. 현실은 이보다도 못할 가능성이 크고요. 엄청난 비용을 들여 복제한 매머드를 서커스 동물처럼 세계 곳곳의 동물원으로 끌고 다니며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한다면, 그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요?---p.67 실제로 2013년 6월 6일,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정보기관에서 일했던 에드워드 스노든의 제보로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전 세계를 상대로 무차별적인 사생활 감시를 해 온 사실을 폭로하기도 했죠. NSA는 개인의 접속 정보, 이메일은 물론이고 영상, 사진, 음성 파일 등 거의 모든 온라인 활동을 망라한 엄청난 양의 빅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 지금 우리는 아주 골치 아픈 질문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과연 앞으로 사람들은 빅 데이터를 직접 통제해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에 활용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빅 데이터와 사생활을 맞바꾸는 상황에 처할까요? 지금 이 순간에도 컴퓨터나 휴대전화에서 내 개인 정보가 어디론가 새어 나가고 있습니다. 빅 데이터는 도대체 누가 감시할까요?---p.87 우리는 일기예보가 틀릴 때마다 기상청을 상대로 뭇매를 때립니다. 하지만 이런 사정은 미국, 유럽, 일본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선진국도 예측 범위가 사흘만 벗어나도 일기예보의 정확도가 크게 떨어집니다. 사실 일주일이 지나면 일기예보의 정확도는 50퍼센트 이하로 내려가요. 동전 던지기의 정확도보다 못하다는 얘기죠. 생각해 보세요. 특정 지역에서 일주일 후에 일어날 날씨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과연 수십 년 뒤 지구 전체에 일어날 기후 변화를 정확히 예측하는 게 가능할까요? 2050년까지 전 세계의 온실 기체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인다고 해서 앞으로 기후 재앙을 막을 수 있을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내로라하는 과학자의 기후 변화에 관한 엄밀한 과학 논문에도 불확실한 추측을 나타내는 표현, 예를 들면 ‘might’ 같은 단어가 빈번하게 등장하는 게 이런 사정 때문이죠.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지구 온난화가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것의 결과로 나타날 기후 변화가 어떤 모습을 띨지는 정말로 불확실합니다.---p.109 멋진 볼거리를 원하는 인간의 욕망 때문에 평생 수족관에 갇혀 살았던 틸리쿰도, 인간의 욕망의 찌꺼기(쓰레기) 때문에 오염 물질 범벅인 젖을 새끼에게 먹일 수밖에 없었던 사랑이도 결코 행복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틸리쿰이나 사랑이의 불행이 부메랑처럼 우리의 불행으로 되돌아오고 있죠. 더 늦기 전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틸리쿰처럼 수족관에 갇힌 고래를 야생으로 풀어 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 고래는 잠시 자유롭겠죠. 그리고 그 고래를 풀어 준 우리도 잠시 뿌듯할 거예요. 하지만 결국 그 고래 역시 사랑이처럼 끔찍한 환경에서 영문도 모르는 채 죽어갈 거예요. 어쩌면 다시 사람의 손에 잡혀서 오염 물질 범벅인 고기로 유통될지도 모르고요.---p.129 혹시 생수 1리터를 담는 플라스틱 병을 제조하는 데에 물 3~4리터가 드는 어처구니없는 현실을 아세요? 그리고 이 플라스틱 병을 그 원료인 석유로 환산하면 약 29밀리리터입니다. 그러니 물 1리터를 담는 병을 만드느라 서너 배의 물을 낭비한 것도 모자라서 석유까지 허비하는 셈이죠. 또 물을 마시고 남은 플라스틱 병은 그 자체로 아주 골치 아픈 쓰레기입니다. 미국에서는 매일 3000만 개의 플라스틱 병이 쓰레기통에 버려져서 매립지에 묻히거나 소각로에서 탑니다. 이 과정에서 토양 오염, 대기 오염을 유발하죠. 물론 그중 일부는 재활용이 되지만, 그 비율은 채 20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합니다.---p.136 사려 깊지 못한 채식주의자 중에는 유기 농업으로 만든 채식 식단을 짜느라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등에서 건너온 곡물, 과일, 채소만 고집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심지어 국내의 한 기업은 국내 수요를 핑계 삼아 중국의 만주에 농장을 만들어 유기 농업으로 콩을 재배합니다.---p.대형 할인점에서는 ‘중국산 유기농 콩’으로 만든 두부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끼니마다 채식을 하면서 자신의 건강은 물론이고 지구도 지킨다고 만족스러워하죠. 하지만 진실은 정반대입니다. 유기농 곡물, 과일, 채소가 배나 비행기로 물을 건너오려면 화석연료를 태워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 기체나 오염 물질 또한 지구 환경을 심각하게 파괴하는 중요한 원인이에요.---pp.197~98 주변을 한번 둘러보세요. 가습기 살균제에 쓰이는 화학 물질은 지금도 일상생활에서 세정제, 방향제, 탈취제, 물티슈 등에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를 10년 넘게 쓰면서도 그것이 얼마나 인체에 위험한지 알아채지 못했던 것처럼, 일상생활 속의 화학 물질이 어떻게 우리를 공격할지 모릅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에요. 기업으로부터 보상은커녕 사과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의 기막힌 사연은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탈리도마이드나 가습기 살균제처럼 나중에야 그 심각한 위험이 드러났을 때, 도대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요? 첨단 과학기술 시대의 위험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입니다.---p.221 월계동 방사능 아스팔트 사건에서 주목해야 할 게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방사능 아스팔트의 존재를 처음 확인하고, 세상에 알린 이들이 평범한 시민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들은 가족과 이웃의 안전을 위해 자비를 들여서 고가의 방사선 측정 장비를 구입했고, 그 측정 결과를 공유해 오다 방사능 아스팔트의 존재를 확인했습니다. 전문가 중에는 시민들의 이런 활동을 놓고 눈살을 찌푸리는 이들도 있습니다. 비전문가들이 나서면 괜히 혼란만 조장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죠. 그러나 이런 시민들의 활동이 없었더라면, 기준치를 훌쩍 뛰어넘는 방사능 아스팔트의 존재는 아마 오랫동안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을 거예요. 그리고 그 방사능 아스팔트 도로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에게 방사선을 내뿜었겠지요. ---p.2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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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바퀴로 가는 자전거가 더할 나위 없이 안전한 것은 바퀴가 셋이어서가 아니라 그 세 바퀴가 제 모양으로, 제자리에 적절히 위치한 덕분입니다. 이 책이 과학·기술·사회가 제 모양으로, 제자리에 위치할 수 있는 고민의 실마리를 제공하고, 더 나아가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과학기술이 세상에 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실천의 동력이 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세 바퀴로 가는 과학자전거』, 제1권과 제2권의 ‘들어가며’에서 과학·기술·사회의 세 바퀴, STS의 대표도서 청소년과 일반 독자에게 과학기술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주는 좋은 대중교양서는 많다. 그러나 『세 바퀴로 가는 과학자전거』는 단순한 청소년용 대중과학서를 넘어 우리 사회에 STS의 문제의식을 제기한 최초의 책으로서 출간 당시부터 주목을 받았다. ‘황우석 사태’를 겪으며 과학기술과 사회의 관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우리 사회에서 ‘황우석 박사 같은 훌륭한 과학자’를 꿈꾸었던 10대들과 나눈 대화를 담은 책. 청소년 독자뿐만 아니라 학부모와 교사, 일반 독자들의 호평과 찬사가 쏟아졌고, 특히 교육 현장에서는 과학기술의 지식을 쉽게 전달하는 대중화보다 과학기술과 사회를 관련지어 생각해보게 하는 교육방법론 차원의 패러다임 전환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은이와 책, 황우석 사태와 STS, 둘이면서 하나인 패러다임 전환이었다. 책은 과학기술부·한국과학재단 인증 ‘우수과학도서’, 아침독서추진본부 추천도서, 교육인적자원부 ‘이달의 책’으로 꼽히고, 2008년에는 평택의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 도서로 선정되고, 내용의 일부가 중학교 국어 교과서 2종(『생활국어 1-2』, 천재교육, 2012; 『중등 국어』, 비상교육, 2014)에 실릴 만큼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2014년 12월까지 24쇄를 찍으며 STS의 대표도서로서 인정받은 것이다. 그렇지만, 2014년의 한국 사회는 8년 전과 얼마나 다른가. 아니, 세월호 사건은 지은이가 고등학생이었던 1994~95년에 벌어졌던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와 어떻게 다른가. 세월호가 바닷속에 잠겼을 때, 어느 고등학생이 했다는 이 말에 우리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이렇게 공부해서 외교관, 기자가 되면 뭐하겠냐. 어른 되기가 무섭다.” 이 현실에 대해, 이 고등학생의 말에 대해 지은이는 책임감을 가지고 답한다. 다시, 세상과 통하는 과학을 찾아서, 함께 대화하며 함께 나아가자고. ‘희망 따위는 없다’는 절망을 딛고 희망의 불씨를 키워가자고. “이 책을 쓰면서 계속해서 대화를 나눈 10대들, 특히 세월호 사고로 친구를 잃고 깊은 슬픔에 잠겨 있는 그들에게 이 책이 ‘희망’을 떠올리는 작은 불씨가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습니다.”(‘들어가며’) 이 책이 쓸모없어질 때까지, 성찰과 소통과 참여를! 책임감은 성실성이다. 과학·환경 전문기자로서 8년 동안 더욱 넓고 깊어진 성찰과 고민을 담아낸 후속작의 제목 『세 바퀴로 가는 과학자전거 2』에서도 드러나듯이, 지은이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STS의 문제의식을 우리 사회와, 그리고 독자들과 나누고 심화·확대해가는 길을 걸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그 길은 곧게 뻗은 평탄한 길이 아니다. 2권에서 지은이는 ‘과학기술을 둘러싼 복잡한 현실을 인식하고 그 문제를 단칼에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을 의심해보자’고 말한다. 이를테면, 1권에서 ‘소가 사람을 먹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채식이 ‘잡식 동물’인 인간의 본성에 반하더라도, 우리는 그런 본성을 극복할 수 있는 ‘문화적’ 역량을 가졌다”는 말을 인용하며 채식에 적극 찬성했던 지은이는, 2권에서 잡식 동물로 진화해온 인류가 채식만, 또는 고기만 고집하는 일은 그 자체로 자연스러운 일은 아니라며 채식에 유보적인 입장을 취한다. 채식이 건강에도 환경에도 결코 단순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회 구조뿐만 아니라 그 구조를 만들어가는 개인에 좀 더 주목하게 된 것도 1권과 달라진 모습이다. 그리고 심리학, 뇌과학 등 개인의 정체를 해명하는 최근의 연구 성과를 토대로 하여 고민을 말하는 부분이 늘어난 데에는,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은 바로 ‘너’와 ‘나’라는 새삼스러운 깨달음이 한몫했다고 지은이는 말한다. 3부로 이루어진 책은, 제1부에서는 전기 자동차, 식물 공장, 빅 데이터처럼 새로이 등장한 과학기술들을, 제2부에서는 지구 온난화, 변종 바이러스 같은 과학기술이 당면한 환경 문제들을, 제3부에서는 인공조명, 가습기처럼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과학기술들을 살펴본다(글의 일부는 『독서평설』에 연재되었다). 지은이는 기업과 국가가 초래한 수많은 문제들을 대재앙으로 증폭시킬 수도 있는 과학기술 시대에 살기에 우리는 함께 성찰하고 소통하고 참여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책이 쓸모없어지도록. 지은이는 이 책을 2008년의 촛불집회 때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 연대’ 정책국장을 맡았던 고 박상표 씨에게 바쳤다(‘시민의 편에서 진실을 추구하다 외롭게 세상과 작별한 박상표 선생님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