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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1장 시린 기억들 내 섬을 향해서 / 진홍색 입술연지 / 십구 세 / 고드름꽃 2장 한 남자를 사랑한 나 나뭇잎에 앉아 있는 자화상 3장 기억 속의 그 소녀 / 독창 / 옛집에서 / 고양이 예쁜이 4장 나의 외딴집 취몽 / 외딴집, 등불 하나 / 나의 슬픈 ‘누님들’ / 불볕 속으로 / 풍세마을 5장 홀로 선 나무처럼 시골생활 / 거울 / 성당 6장 정말 멋진 날 입맞춤 / 사로잡힌 사람들 / 혼잣말 / 어머니 / 멋진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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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밖에 모르는 남자에겐 관심이 없다. 사랑을 나눈 대상들이 열 명쯤, 또는 그보다 더 많아도 좋다. 그런 남자에게 마지막으로 선택된 여자이고 싶다. 나의 사랑을 얻으려는 남자는 그런 모험을 해야 한다. 가정을 가졌든, 수도승이든, 아편에 미쳤든, 노름에 미쳤든, 사랑을 얻기 위해 그가 치르는 대가가 크면 클수록 좋은 것이다.’
학교에서 직장에서 내 동년배 청년들이 보여주는 관심이 내 마음을 전혀 움직이지 못한 것은 그 때문이었다. 그들에겐 사랑을 위해 무릅써야 할 위험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펼쳐져 있는 가슴속으로 뛰어드는 연인을 끌어안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사랑이 그렇게 쉬운 것일 리가? …… 타넘을 담도 없고, 피해야 할 눈도 없고, 버려야 할 값진 것도 없고, 대적해야 할 적들도 없이, 어떻게 사랑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단지 가로막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이유만으로, 나는 내 나이의 꽃다움을 스스로 저버렸고, 동년배 남자들의 눈부신 젊음을 하찮게 여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