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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거란전쟁 : 구주대첩 (상) (큰글자도서)
길승수
들녘 2025.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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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책을 읽기 전에 / 일러두기 / 프롤로그

제1장 왕명(王命)


1 하공진(河拱辰) 놀이 / 2 지키지 못한 왕명(王命) / 3 그때, 그들이 있었다 / 4 희소식 / 5 각자의 희망 / 6 각성 / 7 연등회 / 8 곡주에서 / 9 개경에서 / 10 구주에서 / 11 구사일생 / 12 용의 후손 / 13 학문과 덕행 / 14 늙은 여우 / 15 엎친 데 덮친 격 / 16 해적 / 17 서경의 황성 / 18 압록강을 넘어 / 19 왕명을 욕되게 할 수 없다 / 20 베 짜기 / 21 진병대장경 / 22 넘지 못한 압록강 / 23 지켜낸 왕명

제2장 용이 지키는 바다


24 청하현의 하늘바람 / 25 대비책 / 26 침입 / 27 형산강 전투 / 28 영일만 해전 / 29 연회

제3장 결정


30 군주의 행동 / 31 탄핵 / 32 결정

저자 소개 1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났다. 역사 콘텐츠에 깊은 흥미를 느껴 역사학과 및 관련 학과에서 공부했으며, 어느 날 역사소설을 쓰기로 결심한 뒤 줄곧 『고려 거란 전쟁』 시리즈 집필에 몰두해왔다. 그 첫 결실로, 거란의 제2차 침입(1010년)을 다룬 『고려 거란 전쟁: 고려의 영웅들』(상/하)을 2023년 출간하였고, 이 작품은 같은 해 11월부터 방영된 KBS 대하사극 〈KBS 고려거란전쟁〉의 원작이 되었다. JTBC의 다큐드라마 〈평화 전쟁 1019〉에 대본 작가 겸 역사 자문으로, 〈KBS 고려거란전쟁〉에도 원작자이자 자문으로 참여했다. 이후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육군사관학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났다. 역사 콘텐츠에 깊은 흥미를 느껴 역사학과 및 관련 학과에서 공부했으며, 어느 날 역사소설을 쓰기로 결심한 뒤 줄곧 『고려 거란 전쟁』 시리즈 집필에 몰두해왔다. 그 첫 결실로, 거란의 제2차 침입(1010년)을 다룬 『고려 거란 전쟁: 고려의 영웅들』(상/하)을 2023년 출간하였고, 이 작품은 같은 해 11월부터 방영된 KBS 대하사극 〈KBS 고려거란전쟁〉의 원작이 되었다. JTBC의 다큐드라마 〈평화 전쟁 1019〉에 대본 작가 겸 역사 자문으로, 〈KBS 고려거란전쟁〉에도 원작자이자 자문으로 참여했다. 이후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육군사관학교’, ‘한국고전번역원’, ‘관악문화재단’ 등에서 실시한 각종 강연을 통해서 왜곡되지 않은 고려거란전쟁의 참모습을 전하는 데 힘쓰고 있다.

2025년에는 고려와 거란의 최후 격전인 1019년 구주대첩을 본격적으로 다룬 『고려 거란 전쟁: 구주대첩』(상/하)을 출간했다. 이 작품은 국가의 위기 앞에서 되살아난 고려의 정치와 민중의 힘을 조명한 정통 역사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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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9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416쪽 | 200*290*30mm
ISBN13
9791159259623

책 속으로

하공진이 굳게 다물었던 입술을 열며 말했다.
“과거 염윤(서희)은 단독으로 거란 진중으로 들어가 나라의 위신을 지키고 거란군을 물러가게 했습니다. 소신이 비록 미력하여 염윤과 감히 비교할 수는 없으나 목숨을 걸고 공을 이루어보겠나이다!”
하공진은 과거 서희와 마찬가지로 거란 진중으로 들어갈 생각을 한 것이었다. 왕순이 주저하며 말했다.
“염윤은 적절히 군대를 기동하여 적을 멈추어 세운 후에 협상한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무너지고 말았소. 그때와는 상황이 크게 다릅니다. 적의 기세가 맹렬한데 헛된 수고를 하여 충성스러운 신하만 잃게 될까 두렵소.”
‘충성스러운 신하’라는 말에 하공진의 가슴이 아려왔다. 하공진은 강력히 주장했고 결국 왕순은 허락할 수밖에 없었다. 하공진이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이 하공진은 왕명을 받들어 이번에는 반드시 의리를 지킬 것입니다.”
왕순이 하공진과 신하들을 보며 굳건히 말했다.
“짐도 절대 포기하지 않겠소. 우리는 끝까지 거란군에 대항할 것이 오.”
하공진을 비롯한 신하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왕명을 받드옵니다.”
하공진과 고영기는 왕순에게 하직 인사를 올린 후, 거란 진영으로 향했다. 창화현에 도착하자 벌써 거란군은 그곳에 와 있었다.
정월 초하루, 하공진과 고영기는 거란군의 호위를 받으며 개경에 들어갔다. 거기서 야율융서를 만났는데 우려와는 다르게 곧 회군을 약속했다.
야율융서가 하공진과 고영기에게 말했다.
“짐이 군사를 보내 고려왕을 잡아들이고 싶으나, 그대들의 말을 들으니 이제는 고려 백성들을 어루만져야 할 때임을 알겠다. 군사를 거둘 것이니 그대들은 짐의 곁에서 도와야 할 것이다.”
하공진과 고영기가 크게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폐하의 하해와 같은 은혜에 분골쇄신하겠나이다.”
--- 「그때, 그들이 있었다」 중에서

왕순은 본궐로 향했다. 십자가에서 북쪽으로 삼사 리 정도를 가면 본 궐의 동문인 광화문(廣化門)이었다. 십자로와 광화문 사이에는 시전(市廛, 상점) 거리가 있었고 사람들로 늘 북적댔다. 그런데 지금은 길 양쪽의 시전 건물들이 불에 타고 물에 쓸려 반쯤은 허물어져 있었다. 가옥을 우선순위로 복구했으므로 시전 건물들은 아직 손을 대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왕순은 비로소 폐허가 된 개경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평소와 대비해서 처참한 광경이었다. 광화문 바로 앞에는 길 양편으로 이 부와 병부 등의 관아가 위치하고 있었다. 시전 건물과 다르게 관아는 한창 수리 중이었다.
강감찬이 왕순에게 말했다.
“꼭 필요한 관아 건물을 우선적으로 수리하고 있습니다. 궁궐의 전각(殿閣) 중에서는 건덕전(乾德殿)을 수리 중입니다.”
왕순이 강감찬의 설명을 들으며 광화문 안으로 들어섰다. 광화문 안으로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중서성과 상서성, 추밀원 등의 관아들이 있는데 모두 불에 타서 흉물스럽게 무너진 채로 방치되어 있었다. 근처의 어사대 등도 마찬가지였다.
삼백 보 정도를 걸어 궁성의 정문인 승평문 앞에 당도했다. 승평문의 문루는 처참히 무너져 있었고 불에 탄 문짝이 너덜거렸다. 화려했던 고려의 궁궐이 잿더미로 변해 있었던 것이다. 왕순은 마침내 참았던 눈물을 흘리며 소리 죽여 흐느꼈다.
며칠 후 왕순은 눈물을 한 번 더 흘려야 했다. 현덕왕후가 유산한 것이었다. 왕순은 현덕왕후의 손을 잡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현덕왕후가 차분하게 말했다.
“옛날 원효대사께서는 ‘태어나고 죽는 것이 괴롭도다’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우리 아이는 태어나지 못했으니 어쩌면 괴로움을 덜 겪은 것입니다.”
현덕왕후의 말에 왕순은 더욱 흐느꼈다. 왕순이 계속 흐느끼자, 현덕왕후가 조용히 게송(偈頌)을 읊조렸다.
--- 「개경에서」 중에서

해녀는 몽둥이를 들어 올린 해적이 비틀거리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자신이 방금 화살 나는 소리를 들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해녀는 힘을 내어 엉금엉금 기어서 손녀를 붙잡고 손자 역시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
해적이 비틀거리며 쓰러지는 것이 보였고 주위의 해적 몇 명 역시 털썩 주저앉았다. 나머지 해적들이 뒤로 도망가기 시작했다. 해녀는 아이 들을 품에 넣고 웅크리고 있었다.
“피잉-, 피잉-, 피잉….”
해녀의 몸 위쪽으로 화살이 계속 지나가고 있었다. 해녀는 두려움을 느꼈으나 자신들을 구하기 위한 화살임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화살 소리에서 두려움과 더불어 안도감을 같이 느꼈다. 해녀는 이쪽으로 다가오는 말발굽 소리와 진동을 느꼈다. 그 진동에 이끌린 해녀는 고개를 살포시 들고 서쪽을 바라보았다. 갑자기 연한 하늘빛이 해녀의 눈에 확 들어왔다. 하늘색 바람처럼 한 사람이 달려오고 있었다.
말을 타고 달려오던 그 남자가 해녀를 보았다. 해녀와 그 남자의 눈이 마주쳤다. 그 남자는 해녀를 응시하고 있었는데 해녀의 안전을 살피는 듯했다. 해녀는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은 괜찮다는 의사표시였다. 그 남자 역시 옅은 미소를 지으며 해녀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해녀는 왠지 모르게 가슴이 시큰해졌다.
그때 품속의 손자가 머리를 힘차게 치켜들었다. 그리고 두 팔을 높이 들며 외쳤다.
“와! 하늘바람이다! 하늘바람이 왔다아~!”
해녀는 그 사람의 옅은 미소가 자신을 향한 것이 아닌 손자를 향한 것이라는 것을 그제야 깨달았다.
병마판관 김종현이 해녀의 옆을 지나며 창을 빼어 들면서 군사들에게 명령했다.
“다 쓸어버려!”
명령을 받은 좌우위 기병들이 외쳤다.
“좌우위! 성상을 위하여!”
해녀의 옆을 지나 좌우위 기병들이 해적들을 덮치고 있었다.
--- 「청하현의 하늘바람」 중에서

“성상! 경주에서 승전보가 올라왔답니다!”
왕순은 몸을 벌떡 일으켰다. 날은 밝아 있었고 중추사 장연우가 현덕 궁 밖에서 강감찬이 보낸 장계를 들고 서 있었다.
“신 강감찬은 삼가 머리 조아려 재배(再拜)하고 성상폐하께 글월을 올리나이다.
지난 경술년(1010년), 거란이 크게 군사를 일으켜 우리 변경에 난입하여 횡포를 자행했는데, 성상의 굳건한 지휘로 거란의 무리를 물리쳤습니다. 하늘이 어진 임금을 돕는다는 것이 이와 같을 것이옵니다.
그런데 그 틈에 동북쪽의 간악한 여진족들이 배를 타고 경주로 침입하여 약탈했습니다. 이 무도한 족속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상께서 계책을 내려주셨으니, 신 등은 그 명령을 받잡고 경주에 내려가 대비했습니다.
성상께서 예측하신 대로, 올 오월 이일에 해적들이 백오십여 척의 배로 침입해 왔습니다. 신은 형산과 제산에 군사들을 매복시켜, 형산강을 거슬러 올라 경주로 침입하는 해적선들을 막아섰습니다. 그러자 해적들은 다시 영일만 바다로 나갔습니다. 그때 작년부터 건조한 전함을 집결시켜 그들을 모두 쳐부숴서 도망간 해적선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성상의 계책대로 해적들을 섬멸했으니, 진실로 축하할 일입니다.
…하략….”
왕순은 강감찬이 보낸 장계를 읽고 남쪽을 바라보았다.
“흠-.”
그리고 가슴속에 쌓여 있던 깊은숨을 내쉬었다. 왕순이 장연우에게 말했다.
“중추사도 수고 많았소.”
“신이 무슨 수고를 했겠습니까! 성상께서 잘 판단하신 결과 아니겠습니까!”
왕순이 장연우를 보며 미소 짓더니 시종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오늘은 대신들에게 간단한 연회를 베풀 것이니 준비하도록 하라.”
전쟁 후, 왕순은 단 한 번도 연회를 연 적이 없다. 물자를 조금이라도 아끼면서 절약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그렇지만 오늘 같은 날에는 임금과 신하가 함께 즐기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터였다.

--- 「연회」 중에서

출판사 리뷰

『고려거란전쟁』 완간에 부쳐

고려 역사에서 잊혔던 영웅들과 그들의 위업을 기리는 『고려거란전쟁』이 완간되었다. 이번 책은 2023년 11월부터 방영된 KBS 대하사극 [고려거란전쟁]의 원작 『고려거란전쟁:고려의 영웅들』(『고려거란전기:겨울에 내리는 단비1,2』의 전면 개정판)을 잇는 이야기로 1010년 거란의 2차 침공 이후 ‘1019년 구주대첩’까지의 고려와 주변국의 상황을 다룬다. 고려와 거란 사이의 긴 전쟁을 다룬 유일한 ‘정통 역사소설’의 작가 길승수는 고려거란전쟁을 다룬 [JTBC 평화전쟁1019]에 대본 작가와 자문으로 참여했으며, KBS 대하사극 [고려거란전쟁]에도 원작자와 자문으로 참여한 바 있다.

신작 『고려거란전쟁: 구주대첩』은 고려가 국운을 걸고 맞섰던 결전의 대서사시 ‘구주대첩’을 복원한 기록이다. 수도가 함락되고 왕이 피란길에 오르던 그 겨울, 고려는 끝난 듯 보였다. 하지만 혼란의 중심에서 젊은 왕 현종은 흔들리는 백성과 조정을 끌어안으며 진정한 통치자로 성장해간다. 그는 도망친 군왕이라는 오명을 딛고 스스로를 회의하면서도 끝내 공동체의 책임을 짊어진다. 구주대첩은 단지 승리한 전투가 아니다. 유민이 되고 피난민이 되어서도 살아남고자 했던 백성들의 의지, 패배를 감수하면서도 타협하지 않은 관료들의 판단, 그리고 칼을 들고 전장을 누빈 무수한 장수들의 싸움이 빚어낸 생존의 기록이다.

우리는 『고려거란전쟁』 전권(全卷)을 통해 익히 알고 있다고 믿었던 인물들의 새로운 얼굴을 마주한다. 문신으로서 고려를 섬기다가 역사의 부름을 받아 ‘장군’이 된 강감찬은 피할 수 없는 전쟁 앞에서 누구보다 정확하고 단호한 전략가로 거듭난다. 그와 함께 싸운 양규, 조원, 강민첨, 김종현, 하공진 같은 장수들은 정사(正史) 속에서 짧게 언급되거나 이름조차 남지 않았지만, 이 책은 그들을 전장의 시간 속에서 다시 소환한다. 전쟁은 몇몇 영웅이 이긴 것이 아니다. 무너지는 나라에서 끝내 등을 돌리지 않았던 수많은 존재들의 싸움이었고, 그 이름 없는 역사 속에 진짜 구주대첩의 의미가 깃들어 있다.

작가 길승수는 조선 후기까지 거의 잊혔던 인물들의 업적과 역사적 사건을 『고려사(高麗史)』, 『요사(遼史)』, 『송사(宋史)』 등의 신뢰할 수 있는 사료를 근거로 철저히 연구하고 재구성하여 현대 독자들에게 소개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당시의 역사적 상황, 전란의 현장, 그리고 인물들의 감정과 고민에 더 깊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주요한 이슈나 사건을 재평가하고 현대적인 관점에서 해석하는 데 특화된 이 책은 “고려 거란 전쟁에 관한 유일무이한 원천 콘텐츠”로서 앞으로 다양한 장르로 개발하는 데 있어서나 학술적 토론, 그리고 일반 독자들의 이해를 넓히는 데에도 큰 몫을 담당할 것이다.

추천평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고려전쟁 이야기. 『구주대첩』을 읽는 순간 ‘아, 이 장면 찍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들더군요. 이 책은 활자 전쟁입니다. - 김한솔 ( KBS 〈임진왜란 1592〉, 〈고려거란전쟁〉 감독)
전쟁은 칼보다 사람으로 완성된다. 이 책은 강감찬과 현종, 강감찬을 둘러싼 사람들의 감정과 전략 싸움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야기다. 그래서 웹툰으로 그리고 싶다. - 고일권 (네이버 웹툰 〈칼부림〉 작가)
당시 고려군의 전략 전술, 지휘체계, 병참 운용 등이 치밀하게 구현되어 있습니다. 현재 군사 교육에도 귀감이 될 명저입니다. - 이상훈 (육군사관학교 군사사학과 교수)
과거에 존재했던 영웅들의 기록에 살을 붙여 현대에 재현한 놀라운 영웅담. 절대 잊어서는 안 될 고려 영웅들의 이야기. - 송효준 (사극 리뷰어)
실존 인물과 역사적 사건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허구를 넘어선 사실감이 있다. 『구주대첩』은 전쟁사 서사로서의 밀도와 문학성 모두를 갖춘 보기 드문 작품이다. - 오성대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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