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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곽주 공방전 큰 바랑 작전 / 통주성으로 / 통주성에서의 작전회의 / 뇌공(雷公) / 다시 통주로 / 노전과 최충 / 곽주탈환작전-첫 번째 / 곽주탈환작전-두 번째 / 곽주탈환작전-세 번째 / 곽주탈환작전-네 번째 / 곽주탈환작전-다섯 번째 / 서경 밖 거란진영 제6장 회오리바람 신녀와 조원의 대화 / 신녀의 회상 / 서경 신사의 회오리바람 제7장 개경에서 나평으로 향하는 지채문 / 나평의 노파 / 나평에서 / 삼수채 패전 후-개경 / 김종현 개경에 오다! / 서서히 이길 방법 / 삼거리에 나타난 거란군 / 바람을 부르는 남자 제8장 나주를 향해 개경을 떠나는 왕순 / 삼각산에서의 회상 / 하공진(河拱辰) / 다시 나주로! / 양성현에서 / 미래의 세 황후 / 여양현에서 / 노령(蘆嶺) 앞에서 / 돌아오는 길 제9장 다시 삼수채에서 얼음이 풀리고 있다! / 회군 시작 / 다시 완항령에서 / 완항령을 넘어 삼수채로 / 녹슬지 않는 칼 제10장 벼락같이 내원성으로 가는 길 / 인내심 / 운명 / 반격 / 다시 서경 남쪽에서 / 배나무 고개에서 / 여리참(余里站)에서 / 쑥밭에서 / 벼락같이 / 압록강으로 에필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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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료들은 약간 놀랐다. 강감찬의 계책에 놀란 것이 아니라 왕순의 태도 때문이었다. 작년에 즉위 후, 어린 성상은 항상 조심하였으며 무슨 일을 할 때마다 우선하여 원로대신들에게 자문했다. 스스로 의견을 먼저 내세우는 법이 없었으며 항상 원로대신들의 말을 따랐다. 좋게 말하면 조심과 신중이었고, 나쁘게 말하면 소심하고 우유부단이었으며, 자기 의견을 주장할 정도의 강단이 없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 성상의 태도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원로대신의 의견을 묵살하고 강단 있게 결정을 내리고 있었다. 강감찬은 고개를 들어 젊은 성상을 보았다. (…) 천추태후는 이 젊은 성상을 크게 꺼리어 강제로 출가시키고 나중에는 죽이려고 혈안이 되었었다. 그 위기들을 무사히 넘기고 결국 고려의 임금이 된 것이었다. 강감찬은 이 젊은 성상이 즉위한 후, 절대로 천추태후를 용서하지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자신을 죽이려던 사람을 어떻게 용서하겠는가! 어떤 방식으로라도 천추태후에게 보복하리라고 생각했는데 이 젊은 성상은 전혀 그렇게 하지 않았다. (…) 젊은 성상은 정말 성정이 좋아 보였지만 어쩌면 나약하게도 보이는 그런 사람이었다. (…) 강감찬은 유약해 보이는 성상이 자신에게 호응해 주리라고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즉위한 이래로 지금까지 성상의 태도로 보았을 때 그러지 않을 가능성이 더 컸다. 아니 그러지 못할 가능성이 더 컸다. 그런데 성상은 원로대신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말에 호응하고 있었다. 어쩌면 젊은 성상은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굳건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 「삼수채 패전 후-개경」 중에서 “신은 구차하게 항복 따위를 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요지는 ‘서서히 이길 방법을 찾자’는 것입니다.” 왕순을 비롯하여 모든 신하가 놀라서 강감찬을 바라보았다. “양규는 흥화진에서 수천의 병력으로 수십만의 적을 받아내었습니다. 통주성의 이원구도 눈앞에서 아군이 패하는 것을 보면서도 통주를 지켜내었습니다. 우리가 이름도 몰랐던 구주의 김숙흥이라는 별장은 겨우 수십 기(騎)로 위험에 빠진 아군을 구해냈다고 합니다. 그런데 고려를 가장 책임져야 할 저를 비롯한 여러 대신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것입니까?” 강감찬은 대갈일성(大喝一聲)을 토해내며 주위의 신료들을 둘러보았다. (…) 왕순이 강감찬에게 말했다. 그 눈빛은 빛나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천천히 이길 수 있겠소?” “적에게 가서 친조하면 지금의 위협을 벗어날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채충순의 계책은 훌륭합니다. 친조하려고 한다면 마땅히 채충순의 계책을 써야 합니다. 그러나 거란에 친조하면 어떤 일이 발생하겠습니까? 거란이 우리 조정을 그냥 내버려둔다고 하더라도, 거란의 간섭을 받아서 조정은 온통 거란을 추종하는 무리로 뒤덮일 것입니다. 거기서 어떤 것을 꿈꾸겠습니까? 우리가 무슨 대비를 할 수 있겠습니까? 혹은 우리가 남아 있을까요? 우리는 거란이 망할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한 백 년쯤, 혹은 이백 년, 혹은 오백 년 정도는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거란은 언젠가 반드시 망할 것입니다.” (…) “친조를 하시든, 죽도록 싸우시든, 성상께서 결정하십시오! 신료들은 성상의 결정에 따를 것입니다. 친조를 하시면 거란 진중으로 호종할 것이며, 죽도록 싸우시겠다면 목숨을 걸고 역시 거기에 따를 것입니다.” 왕순이 어깨를 펴며 말했다. “친조하려면 어떻게 하는지 알았으니, 죽도록 싸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입니까?” --- 「서서히 이길 방법」 중에서 김숙흥은 양규의 말을 들으며 주변을 살폈다. 양쪽 길은 모두 막혔고 거란군은 단단하게 포위망을 형성하고 있었다. 여기서 빠져나갈 길은 없었다. 그렇다면 길은 오직 한 가지뿐이었다. 김숙흥이 고개를 들고 힘주어 말했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하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말하며 창을 들어 어딘가를 가리켰다. 양규와 제장들이 가리키는 방향을 보니, 거기에는 거란주의 깃발이 있었다. 양규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김숙흥이 이어서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거란주의 깃발이 코앞에 있습니다. 우리는 거란주를 잡으러 진격하는 것입니다.” 진격해서 거란주를 잡는 것은 아마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가만히 수동적으로 있는 것은 더욱 좋지 않다. 시도한다면 만에 하나라도 어떤 기회를 잡을 수 있으나, 가만히 있으면 그런 가능성은 애당초 없는 것이다. 양규가 우렁찬 목소리로 군사들에게 말했다. “우리는 북적들에 맞서 누차에 걸쳐 믿을 수 없는 승리를 거두었다. 북적들도 이제는 우리나라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니, 우리를 업신여기지 못할 것이다. 이것은 모두 그대들의 공이다! 나는 이전에 이런 훌륭한 군사들에 대해서 들은 적이 없었고 본 적은 더욱이 없다. 그대들과 전우가 된 것이 내 생애 가장 큰 영광이다!” 이렇게 말하고 군사들을 향해 고개를 깊이 숙여 목례했다. 모두 비장한 표정을 짓는데 군사들 중 누군가가 큰 목소리로 말했다. “각하! 우리는 모두 ‘벼락같이’ 내달릴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하명만 하십시오!” 양규가 보니 이관이었다. 이관은 투구를 쓰지 않은 채였고 머리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아마도 적 병장기에 머리 부분을 얻어맞은 듯했다. 이관의 수하들도 대부분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것 같았다. 양규는 그중 한 젊은 군사와 눈이 마주쳤는데 그의 이름이 바로 생각나지는 않았다. 그의 왼쪽 가슴에 붙어 있는 명찰을 보자, 그의 이름이 ‘선명’이라는 것이 떠올랐다. 양규는 선명에게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흑낭대 낭장 원태가 병장기를 높이 들며 외쳤다. “우리는 거란주를 잡으러 간다! 내가 앞장설 것이다!” 원태의 외침에 흥위위 초군들이 병장기를 높이 들며 우렁차게 외쳤다. “흥위위가 간다!” 흥위위 초군들이 기세를 올리자 김숙흥이 구주군에게 말했다. “구주군, 나의 형제들이여! 우리 구주는 과거에 그랬듯이 오늘 또 다른 전설을 쓸 것이다. 우리는 지금 거란주를 잡는다!” 구주군 역시 힘차게 외쳤다. “구주~~~~~!” 구주군이 함성을 지르자, 이보량이 구주 도령기를 스스로 높이 들었다. 양규가 모두에게 명했다. “우리가 거란주를 잡아 이 전쟁을 끝낼 것이다! 진격하라!” 고려군들은 이제는 기다려서 방어하지 않고 전진했다. 거란군들을 밀어붙이면서 조금씩, 조금씩 계속 나아갔다. 오직 거란주의 깃발을 목표로! --- 「벼락같이」 중에서 거란군들은 물러갔으나 이제 시작이었다. 이후 거란군의 침공이 십 년 이상 계속되기 때문이다. 양규와 김숙흥은 이 전쟁을 스스로 끝내지는 못했지만, 거란에 막대한 피해를 줘서 거란의 그 후 침공을 늦추게 된다. 그 시간 동안 고려는 내부적 힘을 기를 수 있었다. 팔 년 후, 소배압이 다시 한번 개경까지 밀고 들어오나…. 양규는 원군도 없이 한 달 사이에 모두 일곱 번을 싸워 많은 적군의 목을 베었고, 포로가 되었던 남녀 삼만여 명을 되찾았다. 그 전공으로 양규에게 공부상서(工部尙書)가 추증되었고, 아들 양대춘(楊帶春)은 교서랑(校書郞)에 임명되었다. 현종은 손수 다음과 같은 교서를 지어 양규의 처 홍씨(洪氏)에게 내려주었다. “그대 남편은 장수로서의 지략을 갖추었고 또한 올바른 정치의 방법을 알고 있었다. 항상 올곧은 절개를 지니고 밤낮으로 직무에 충실하였다. 그리하여 끝까지 나라에 충성을 바쳤으니, 그 충정은 비할 데가 없는 것이다. 북쪽 국경에서 전쟁이 일어났을 때, 용맹을 떨치면서 군사들을 지휘하니, 그 위세는 돌과 화살을 압도했다. 적을 추격하여 생포하고 그 힘으로 국토를 안정시켰다. 한 번 칼을 뽑으면 만 명의 적군들이 다투어 달아나고, 강궁을 당기면 모든 적이 항복했다. 여러 차례 승리를 거두어 나라를 구했으나 불행히도 전사하고 말았다. 그 빼어난 전공을 항상 기억하여 이미 관직을 높였으나 다시 보답할 생각이 간절하다. 따라서 양규의 처인 그대에게 해마다 벼와 곡식 일백 석을 내려줄 것이다.” 김숙흥(金叔興)에게는 장군을 추증했으며, 또 그의 모친 이씨(李氏)에게 교서를 내렸다. 교서의 글은 다음과 같다. “추증한 장군 김숙흥은 변방의 성을 지킬 때부터 적과 용감히 싸워 파죽지세의 승리로 전공을 세웠으나, 적군이 쏜 화살에 맞아 끝내 전사하고 말았다. 그 공을 기념하여 마땅히 후한 상을 주어야 할 것이다. 이에 그의 모친에게 매년 곡식 오십 석을 종신토록 주노라.” 현종 10년(1019)에는 양규와 김숙흥에게 공신녹권(功臣錄券)이 내려지고, 15년(1024)에 다시 두 사람에게 삼한후벽상공신(三韓後壁上功臣)의 칭호를 내려주었다. --- 「에필로그」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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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에 이순신이 있다면 고려에는 양규가 있다!
작가 길승수의 펜 아래 고려의 숨겨진 영웅들이 다시 태어난다! 세계 전쟁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용맹함과 지략으로 고려를 구한 양규와 그를 따르는 장병들의 가슴 뜨거운 전투를 만난다!! 한때 찬란했던 신라는 그 영광을 잃어가고, 새로운 힘, 왕건에 의해 세워진 고려가 부상한다. 왕건의 꿈, 그리고 그의 북진정책 아래, 고구려의 후예들은 자신들의 영토를 되찾고자 한다. 그러나 북쪽의 거대한 제국 거란은 계속 세력을 불려 나가면서 만리장성을 넘어 ‘연운16주’라는 지금의 중국 북경을 포함하는 지역을 차지하고 제국으로 성장한다. 고려와 거란 사이에 팽팽한 전운이 감돌던 중 993년, 거란의 소손녕이 고려를 침공하는데 이것이 ‘거란의 1차 침공’이다. 고려는 선봉대가 거란군에 패하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지만, 서희의 활약으로 거란군을 막아내고 협상을 통해 압록강 남쪽의 땅인 ‘강동6주’를 개척한다. 그로부터 17년 후 벌어지는 ‘거란의 2차 침공(1010)’을 다룬 것이 바로 소설 ≪고려거란전쟁: 고려의 영웅들≫이다. 당시 고려에서는 강조(康兆)가 고려 왕 목종(穆宗)을 폐위하고 현종(顯宗)을 옹립했는데, 거란 황제 야율융서는 이를 구실로 40만 대군을 이끌고 고려를 침공한다. 고려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게 되나 고려 현종이 강감찬의 건의를 받아들여 항전을 결심하고, 서북면도순검사 양규, 구주별장 김숙흥, 통군녹사 조원, 애수진장 강민첨 등의 활약으로 위기를 벗어나게 된다. 거란의 2차 침공 시 꼭 기억해야 할 인물은 누가 뭐라 해도 서북면도순검사 양규다. 그가 없었다면 고려는 어떻게 되었을까? 사실 양규는 고려시대에 나라를 구한 명장으로 모두에게 기억되었으나 조선이 건국되면서 잊힌 인물이 된다. 양규와 김숙흥이 고작 2천여 명의 병력으로 40만의 거란군을 상대하는 모습이라든지, 양규가 7백 명의 결사대로 이루어낸 곽주탈환작전은 이 소설의 백미이다. 양규를 비롯한 용장들의 분전으로 거란군은 수만 명의 사상자를 내고, 압록강을 건너 퇴각할 때 말과 낙타, 무기를 모두 잃어버리고 빈 몸으로 돌아간다. 사실상 패전과 다름없었다. 양규 외에 김숙흥, 현종, 강감찬, 조원, 강민첨 등도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중심인물이다. 특히, 조원과 강민첨 같은 중하급 관료가 특별한 역할을 한다. 서경(평양) 지휘부가 붕괴될 위기에 놓였을 때 그들은 용감하게 앞장서 전략을 세우고 도시를 방어하는데, 만약 그들이 서경을 방어하지 못했다면 고려는 이후 10년간의 전쟁에서 더 큰 피해를 봤을 것이다. 그들은 이후 계속되는 거란의 침공에서도 빛나는 공로를 세운다. 고려는 천천히 국력을 기르면서 강감찬의 조언대로 “서서히 이길 방법”을 찾게 되고, 이렇게 모인 힘은 9년 후 구주대첩의 승리로 열매를 맺는다. 소설 ≪고려거란전쟁: 고려의 영웅들≫은 작가가 ≪고려사≫, ≪요사≫, ≪송사≫ 등의 역사서를 깊이 파고들며 연구하여 정확하게 재구성한 것으로 오랜 세월 잊혔던 가슴 아픈 전란의 장면을, 그리고 눈시울 붉어지는 역사의 명장면을 소설이라는 그릇에 담아냈다. 항전과 국력의 회복,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한 수많은 영웅의 희생과 노력을 바탕으로 소설은 고려와 거란의 전쟁이라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엄하게 마감하며, 이 시대의 위대한 영웅을 기리는 결말로 마무리된다. 작가는 역사적 사료를 근거로 사실과 픽션을 절묘하게 엮어냄으로써 독자들에게 그 시대의 생생한 현장을 전했는데, 이 점에서 작가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이제 살아있는 역사 속으로 독자 여러분을 초대한다. 고려의 영웅들과 그들의 눈물겨운 승리를 직접 경험해보자. 이 소설은 단순한 역사 이야기를 넘어 인간의 용기, 희생, 그리고 사랑에 대한 대 서사시라고 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