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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거란전쟁 : 구주대첩 (하) (큰글자도서)
길승수
들녘 2025.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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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제4장 다시 전쟁 속으로

33 진주(鎭州) / 34 아살란회골(阿薩蘭回?) / 35 정벌 준비 / 36 평화에 대한 기대 / 37 송나라에서 / 38 다시 전쟁 속으로

제5장 반란


39 구타 / 40 발을 잘라 신발에 맞추면 / 41 배다리 / 42 운몽(雲夢)으로의 행차 / 43 서경 행차 / 44 장락궁 안 장락전

제6장 야율세량의 침공


45 엄중한 군법 / 46 평화의 조건 / 47 두 번째 회전(會戰) / 48 추격 / 49 대잔치 / 50 혼전 / 51 위험에 처한 아군 / 52 책임의 끝

제7장 새로운 시작


53 서서히 이길 방법 / 54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 / 55 다섯 번째 침공 / 56 서막

제8장 구주대첩


57 사랑 / 58 상원수 / 59 집결 / 60 삼교천 / 61 국밥 / 62 청천강 / 63 자주와 마탄 / 64 개경 / 65 설죽화 / 66 희생 / 67 금교역 / 68 서로의 의도 / 69 수건 군사 / 70 전설의 시작 / 71 막상막하 / 72 바람이 분다! / 73 연회

제9장 승전(勝戰)

74 아코미(阿古見)의 구사일생 / 75 믿음 / 에필로그

저자 소개 1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났다. 역사 콘텐츠에 깊은 흥미를 느껴 역사학과 및 관련 학과에서 공부했으며, 어느 날 역사소설을 쓰기로 결심한 뒤 줄곧 『고려 거란 전쟁』 시리즈 집필에 몰두해왔다. 그 첫 결실로, 거란의 제2차 침입(1010년)을 다룬 『고려 거란 전쟁: 고려의 영웅들』(상/하)을 2023년 출간하였고, 이 작품은 같은 해 11월부터 방영된 KBS 대하사극 〈KBS 고려거란전쟁〉의 원작이 되었다. JTBC의 다큐드라마 〈평화 전쟁 1019〉에 대본 작가 겸 역사 자문으로, 〈KBS 고려거란전쟁〉에도 원작자이자 자문으로 참여했다. 이후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육군사관학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났다. 역사 콘텐츠에 깊은 흥미를 느껴 역사학과 및 관련 학과에서 공부했으며, 어느 날 역사소설을 쓰기로 결심한 뒤 줄곧 『고려 거란 전쟁』 시리즈 집필에 몰두해왔다. 그 첫 결실로, 거란의 제2차 침입(1010년)을 다룬 『고려 거란 전쟁: 고려의 영웅들』(상/하)을 2023년 출간하였고, 이 작품은 같은 해 11월부터 방영된 KBS 대하사극 〈KBS 고려거란전쟁〉의 원작이 되었다. JTBC의 다큐드라마 〈평화 전쟁 1019〉에 대본 작가 겸 역사 자문으로, 〈KBS 고려거란전쟁〉에도 원작자이자 자문으로 참여했다. 이후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육군사관학교’, ‘한국고전번역원’, ‘관악문화재단’ 등에서 실시한 각종 강연을 통해서 왜곡되지 않은 고려거란전쟁의 참모습을 전하는 데 힘쓰고 있다.

2025년에는 고려와 거란의 최후 격전인 1019년 구주대첩을 본격적으로 다룬 『고려 거란 전쟁: 구주대첩』(상/하)을 출간했다. 이 작품은 국가의 위기 앞에서 되살아난 고려의 정치와 민중의 힘을 조명한 정통 역사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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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9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480쪽 | 153*225*30mm
ISBN13
9791159259630

책 속으로

“서북로 진주(鎭州) 인근에서 반란이 일어났습니다.”
진주는 거란의 실질적인 지배력이 미치는 서쪽의 가장 끝 영토였다.
야율융서가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다.
“무슨 이유에서?”
“고려 정벌을 위해 말을 징발하는 과정에서 조복 부족들과 마찰이 있었는데, 그중 아리저(阿裡底)가 이끄는 한 부족이 반란을 일으켰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리저의 반란은 곧 제압되었지만, 그 여파로 조복의 부족들 대부분이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고려 정벌에서 전쟁 물자를 대개 잃어버렸는데 다른 물자는 어찌어찌 채울 수 있었다. 그러나 말은 보충이 어려웠다. 특히 전쟁용 말은 오랜 시간 훈련해야 했기에 하루아침에 준비되지 않았다. 그래서 여러 부족으로부터 징발하라고 명령을 내렸었는데 결국 문제가 터진 것이다.
북원대왕 야율세량이 말했다.
“서북로가 안정되지 않으면 무역의 이익이 사라지고 또한 말의 생산지를 잃습니다. 고려보다는 먼저 그쪽을 정벌해야 합니다.”
서북로에는 수만 리 떨어진 서쪽, 대식국(大食國: 아라비아)까지 갈 수있는 길이 존재했다. 이른바 초원길이었다. 초원길로 비단과 모피, 보석 등 각종 물류가 오갔고 이곳을 관리하며 얻는 이득은 막대했다. 또한 드넓은 초원 지대인 만큼 말의 거대한 생산지이기도 했다.
야율융서는 당장 고려를 정벌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으나 일단 미룰 수밖에 없었다. 결국 북원추밀사 야율화가가 도통이 되고, 북부재상 유신행이 부도통, 북원대왕 야율세량이 도감이 되어 서쪽 정벌에 나섰다.
십이월 초, 소합탁이 안절부절못하며 행궁으로 들어왔다. 야율융서가 물었다.
“무슨 일이오?”
소합탁이 눈을 아래로 깔며 조심히 말했다.
“오고족과 적렬족이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 「진주」 중에서

김훈이 군사들에게 말했다.
“장연우와 황보유의가 우리 중앙군들의 영업전을 빼앗아 문관들에게 나누어 준다고 한다.”
문관에게만 주는 것이 아닌데, 김훈이 자극하려고 말을 꾸민 것이었다.
최질이 말했다.
“전쟁은 우리 장졸들이 다 하고 나라를 구했는데도 대접은 이렇듯 형편없다. 분통이 터진다!”
군사 중 하나가 외쳤다.
“궁궐로 가서 성상께 말씀을 드립시다!”
최질이 말했다.
“그러고 싶으나 장연우와 황보유의가 그것을 막고 있다.”
누군가 외쳤다.
“그렇다면 장연우와 황보유의를 만나 따집시다!”
최질이 주먹을 불끈 들고 외쳤다.
“우리가 개경의 방어를 책임지고 있는데, 누가 우리를 능멸할 수 있는가!”
결국 이들은 장연우와 황보유의를 만나기 위해 중추원으로 향했다. 금오위에서 중추원까지는 겨우 삼백 보에 불과한 거리였다. 군사들 중 누군가가 북을 쳐댔다.
“둥, 둥, 둥, 둥, 둥….”
북을 쳐대니 행군하는 모양새가 되었고 궁궐에서 오가던 사람들이 황급히 길을 피했다.
이섬은 중앙군의 영업전을 환수하는 것에 대해서는 당연히 반대하지만 김훈과 최질이 군사들을 선동하여 중추원으로 향하자 몹시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뒤를 따랐다.
--- 「구타」 중에서

곽주방어사 노전과 부방어사 유종은 북장대에서 초조히 밖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어둠 속에서 사송강을 건너 작은 불빛들이 일었다. 노전이 대강 거리를 재보니 오 리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작은 야산 위로 보였다. 노전은 퍼뜩 저곳에 거란의 지휘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옆에 있던 유종이 불빛을 가리키며 말했다.
“제가 거란군 도통이라면 저곳에서 지휘할 것 같습니다.”
노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지금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노전과 유종의 눈이 마주쳤다. 잠시 서로를 응시하다가 유종이 밖으로 눈길을 돌리며 말했다.
“우리도 뭘 해봐야지 않겠습니까?”
유종의 말에 노전이 잠자코 있는데, 옆에 있던 곽주 도령중랑장 진명(秦明)이 말했다.
“근처까지 가면 수질노로 쏠 수는 있을 텐데, 후퇴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노전이 제장들을 보다가 교위 승개와 눈이 마주쳤다. 그는 뭔가 할말이 있는 듯했다. 노전과 승개는 오 년 전 곽주탈환작전의 선봉에 섰었고 노전은 승개를 부하라기보다는 막냇동생처럼 대하고 있었다. 노전이 승개에게 말했다.
“승 교위, 의견이 있으면 말해보게.”
승개가 밖의 지형을 가리키며 말했다.“제가 수질노를 들고 군사 몇과 함께 저격해보겠습니다. 저격한 다음에 동북쪽의 지령산 쪽으로 움직이면 혹시 거란군이 추격해 오더라도 따돌리기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유종이 눈을 반짝이며 노전에게 말했다.
“한 번 해보지요. 제가 군사들을 이끌겠습니다.”
--- 「위험에 처한 아군」 중에서

진시 초(7시), 소합탁은 드디어 공격 명령을 내렸다. 동문 앞의 삼교천에 폭이 이십 척이나 되는 뗏목으로 만든 배다리 두 량이 금방 설치되었다. 첨두목려와 전호차가 앞장서서 삼교천을 건넜고 비포와 운제가 그 뒤를 따랐다.
비포가 배다리를 건너기 시작하자 드디어 고려군이 날린 돌이 날아왔다. 그러나 목만을 앞세워 전진시켰기 때문에 비포의 피해는 없었다. 백 대의 비포가 모두 건너가서 정렬하자 시간은 벌써 정오가 되었다. 이제 비포들이 구십 근(斤)짜리 포탄을 날려 성벽이 파괴되거나 약해지면 첨두목려와 전호차가 성벽에 붙어 공격할 것이다.
소합탁은 이 모습을 보고 매우 기뻤다. 계획대로 되고 있었다. 만족한 미소를 띠며 소허열에게 말했다.
“계획대로 되고 있군요.”
“확실히 부도통께서 준비를 잘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서쪽에서 고려군의 뿔나팔 소리가 들렸다.
“뚜웅~~~~~~~~.”
잠시 후 그 소리에 호응해서 남쪽에서도 뿔나팔 소리가 멀리서 미미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원탐난자군이 달려와 보고하기 시작했다.
“남쪽에서 고려의 대군이 접근 중입니다!”
소허열이 원탐난자군에게 물었다.
“어디까지 접근했나?”
“지금쯤 이십 리 지점까지 왔을 것입니다.”
소허열이 소합탁에게 말했다.
“일단 방비를 단단히 해야 합니다.”
그런데 소합탁은 안절부절하며 두서없는 소리를 해댔다.
“고려의 대군이 오다니 그럴 리가 없는데….”
한동안 소합탁의 입에서 제대로 된 명령이 나오지 않자, 할 수 없이 소허열이 대신해서 여러 명령을 내렸다. 곧 왕계충도 현장을 지휘하다가 도통소로 달려왔다.
소합탁이 남쪽을 보다가 다시 흥화진 쪽을 번갈아 보며 어쩔 줄 몰라 하다가 갑자기 흥화진 쪽을 가리키며 외쳤다.
“저것이 무엇인가?”
그때 흥화진 남쪽 삼교천에서 무언가가 나타났다. 그것은 물 위를 둥둥 떠서 오고 있는 배였다. 갑자기 나타난 이십여 척의 배들은 삼교천을 유유히 거슬러 올라와서 삼교천에 설치된 뗏목다리를 부수고 흥화진 동문 앞에 일렬로 멈추어 섰다. 삼교천을 건너 흥화진 동문 쪽에 주둔한 거란군들은, 자신들의 뒤쪽에 나타난 배로 인해 후방을 차단당했고 결과적으로 흥화진의 성벽과 배에 포위당한 모양새였다. 곧 배 위에서 불덩어리들이 거란군 비포를 향해 날아들었고 비포들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앞뒤에서 적을 맞은 거란군은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 「서서히 이길 방법」 중에서

고려군은 넘실대는 파도처럼 덮쳐왔다. 하지만 소배압의 예상대로 강력하지만 빠를 수는 없을 것이었다. 그런데 그 파도 속에서 두 줄기 물줄기가 믿을 수 없는 속도로 다가오고 있었다. 거란군 사이를 지나쳐 마치 무인지경을 가르듯이 다가오자, 소배압은 직감할 수 있었다. 이 물줄기들이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소배압은 본능적으로 말머리를 돌리고 뒤로 내달렸다. 가만히 있으면 저 물줄기가 곧 자신을 덮칠 것이었다.
급히 달리다가 영채 바로 앞까지 가서 뒤를 돌아보았다. 좁은 지역에 많은 군사들이 밀집되어 있는 터라 자신을 노리던 고려 기병들은 아직까지는 이곳에 다다를 수 없었다. 그렇지만 온통 혼란하여 당장 무슨 명령을 내려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일단 전황을 관찰하기 위하여 영채의 전망대 위에 올랐다.
자신을 따라 후퇴한 아군들이 영채 앞에 빽빽이 운집되어 있었고 그런 아군을 고려군이 삼면에서 감싸서 공격하고 있었다. 병력이 움직일 공간이 없기 때문에 이때 내릴 명령은 두 가지밖에 없었다.
이 자리에서 싸우거나 후퇴하거나!
그렇지만 지금은 오직 한 가지였다. 고려군이 동·서·남쪽에서 아군을 감쌌고 북쪽은 영채로 가로막혀 있다. 아군을 보호하는 시설인 영채가 지금은 오히려 기동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따라서 전력을 다해 싸우는 수밖에 없었다. 소배압은 기고군에게 북을 치라고 명령하려고 했다. 총사령관인 도통이 전군에게 보내는 응전하라는 명령인 것이다.
그런데 그때 하늘이 어두워지고 있다는 것을 불현듯 깨달았다. 그리고 몇 방울의 비가 소배압의 얼굴에 떨어졌다. 소배압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남풍에 실려 빗방울이 성글게 날아오고 있었는데, 남풍에 실려 오는 것은 빗방울뿐만이 아니었다. 하늘을 새까맣게 덮으며 화살이 날아오고 있었고 곧 거란군의 머리 위로 쏟아지듯이 내렸다.
고려군들은 삼면에서는 단단한 진영을 짜고 강력히 거란군을 압박하며 밀어붙이고 있었고, 거란군의 머리 위로는 남풍을 타고 수만 발의 화살을 날리고 있었다. 화살이 떨어진 자리는 마치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것 같았다. 거란군의 진영은 계속 쪼그라들었다.
소배압은 드디어 깨달았다. 지금 이 자리에서는 반드시 패한다는 것을…. 초반에 팽팽했던 승부의 추는 이제 고려군 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 「바람이 분다!」 중에서

왕순이 입을 굳게 다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잠시 침묵이 흐른 후, 강감찬이 부드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성상께서는 신하들의 바른말을 받아들여 좋은 정치를 펼치시려고 늘 노력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성상 곁에는 능력 있는 신하들이 많이 모여 있습니다. 그들을 믿으소서! 신이 거란군을 이길 수 있던 것도 성상께서 신을 믿어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그 믿음에 보답하여 잘 해낼 것입니다.”
왕순은 재추회의를 소집했다. 재추회의 결과, 문하시랑평장사 유방을 서북면행영도통(西北面行營都統)로 임명하여 서북면으로 가서 거란군의 침공에 대비하도록 했다.
다음 해(1023년) 구월, 마침내 수만 명의 거란군이 국경을 넘어 침범해 왔다.
시월 어느 날, 야율융서는 궁 안에 설치된 무대에서 펼쳐지는 공연을 보고 있었다. 어룡만연희(魚龍曼衍?)라는 제목의 연희였다.
무대 위에 기이하게 생긴 동물이 등장했다. 몸은 사자와 같이 황색인데, 무늬는 호랑이의 무늬였으며, 꼬리는 부채와 같이 넓게 퍼져 있었다. 무대를 돌아다니며 신명 나게 뛰놀더니, 갑자기 입에서 물을 격렬히 뱉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두 눈이 머리 위쪽으로 몰려 있는 비목어(比目魚)라는 물고기로 변했다. 비목어는 힘차게 헤엄쳤고 입으로는 안개를 내뿜었다. 그 안개는 점점 짙어져서 햇빛을 가리더니 비목어는 거대한 푸른 용으로 변했다. 길이가 팔 장(丈) 정도나 되었고 하늘로 승천할 듯이 몸을 솟구치는데 용의 비늘이 햇빛을 받아 번쩍거렸다.
“와! 용이다!”
“짝짝짝….”
사람들이 탄성을 지르고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야율융서 역시 박수를 치고 있는데, 소합탁이 다가와 귓속말로 말했다.
“고려 정벌군으로부터 보고입니다.”
야율융서가 고개를 끄덕이자, 소합탁이 말을 이어나갔다.
“이번 달에 흥화진 동쪽 고개에서 고려군과 마주쳤는데, 낙타와 말을 많이 잃었다고 합니다.”
“흠-.”
야율융서는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소합탁이 돌려 말했지만, 이번에도 패전한 것이다. 문득 고려왕들이 용의 후손임을 자처한다는 것이 생각났다.

--- 「믿음」 중에서

출판사 리뷰

『고려거란전쟁』 완간에 부쳐

고려 역사에서 잊혔던 영웅들과 그들의 위업을 기리는 『고려거란전쟁』이 완간되었다. 이번 책은 2023년 11월부터 방영된 KBS 대하사극 [고려거란전쟁]의 원작 『고려거란전쟁:고려의 영웅들』(『고려거란전기:겨울에 내리는 단비1,2』의 전면 개정판)을 잇는 이야기로 1010년 거란의 2차 침공 이후 ‘1019년 구주대첩’까지의 고려와 주변국의 상황을 다룬다. 고려와 거란 사이의 긴 전쟁을 다룬 유일한 ‘정통 역사소설’의 작가 길승수는 고려거란전쟁을 다룬 [JTBC 평화전쟁1019]에 대본 작가와 자문으로 참여했으며, KBS 대하사극 [고려거란전쟁]에도 원작자와 자문으로 참여한 바 있다.

신작 『고려거란전쟁: 구주대첩』은 고려가 국운을 걸고 맞섰던 결전의 대서사시 ‘구주대첩’을 복원한 기록이다. 수도가 함락되고 왕이 피란길에 오르던 그 겨울, 고려는 끝난 듯 보였다. 하지만 혼란의 중심에서 젊은 왕 현종은 흔들리는 백성과 조정을 끌어안으며 진정한 통치자로 성장해간다. 그는 도망친 군왕이라는 오명을 딛고 스스로를 회의하면서도 끝내 공동체의 책임을 짊어진다. 구주대첩은 단지 승리한 전투가 아니다. 유민이 되고 피난민이 되어서도 살아남고자 했던 백성들의 의지, 패배를 감수하면서도 타협하지 않은 관료들의 판단, 그리고 칼을 들고 전장을 누빈 무수한 장수들의 싸움이 빚어낸 생존의 기록이다.

우리는 『고려거란전쟁』 전권(全卷)을 통해 익히 알고 있다고 믿었던 인물들의 새로운 얼굴을 마주한다. 문신으로서 고려를 섬기다가 역사의 부름을 받아 ‘장군’이 된 강감찬은 피할 수 없는 전쟁 앞에서 누구보다 정확하고 단호한 전략가로 거듭난다. 그와 함께 싸운 양규, 조원, 강민첨, 김종현, 하공진 같은 장수들은 정사(正史) 속에서 짧게 언급되거나 이름조차 남지 않았지만, 이 책은 그들을 전장의 시간 속에서 다시 소환한다. 전쟁은 몇몇 영웅이 이긴 것이 아니다. 무너지는 나라에서 끝내 등을 돌리지 않았던 수많은 존재들의 싸움이었고, 그 이름 없는 역사 속에 진짜 구주대첩의 의미가 깃들어 있다.

작가 길승수는 조선 후기까지 거의 잊혔던 인물들의 업적과 역사적 사건을 『고려사(高麗史)』, 『요사(遼史)』, 『송사(宋史)』 등의 신뢰할 수 있는 사료를 근거로 철저히 연구하고 재구성하여 현대 독자들에게 소개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당시의 역사적 상황, 전란의 현장, 그리고 인물들의 감정과 고민에 더 깊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주요한 이슈나 사건을 재평가하고 현대적인 관점에서 해석하는 데 특화된 이 책은 “고려 거란 전쟁에 관한 유일무이한 원천 콘텐츠”로서 앞으로 다양한 장르로 개발하는 데 있어서나 학술적 토론, 그리고 일반 독자들의 이해를 넓히는 데에도 큰 몫을 담당할 것이다.

추천평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고려전쟁 이야기. 『구주대첩』을 읽는 순간 ‘아, 이 장면 찍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들더군요. 이 책은 활자 전쟁입니다. - 김한솔 ( KBS 〈임진왜란 1592〉, 〈고려거란전쟁〉 감독)
전쟁은 칼보다 사람으로 완성된다. 이 책은 강감찬과 현종, 강감찬을 둘러싼 사람들의 감정과 전략 싸움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야기다. 그래서 웹툰으로 그리고 싶다. - 고일권 (네이버 웹툰 〈칼부림〉 작가)
당시 고려군의 전략 전술, 지휘체계, 병참 운용 등이 치밀하게 구현되어 있습니다. 현재 군사 교육에도 귀감이 될 명저입니다. - 이상훈 (육군사관학교 군사사학과 교수)
과거에 존재했던 영웅들의 기록에 살을 붙여 현대에 재현한 놀라운 영웅담. 절대 잊어서는 안 될 고려 영웅들의 이야기. - 송효준 (사극 리뷰어)
실존 인물과 역사적 사건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허구를 넘어선 사실감이 있다. 『구주대첩』은 전쟁사 서사로서의 밀도와 문학성 모두를 갖춘 보기 드문 작품이다. - 오성대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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