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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들어가는 글 1부 텅 빈 마음에 빛이 생기나니 어리석지 않은 바보 / 외로운 나무에 핀 꽃 / 텅 빈 마음에 빛이 생기나니 / 만물이 모두 내 안에 갖춰져 있다 / 기이한 난쟁이 안주부 / 인생은 미리 정해진 연극인가 / 천지와 바람과 나 / 장주와 나비, 그 너머에는 / 실학자가 말하는 사후 세계 / 불교의 마음과 유교의 마음 2부 가난해도 즐거울 수 있다면 아내를 소박할 뻔했던 이함형 / 가난해도 즐거운 집, 낙암 / 천재 시인 부부의 슬픈 사랑 / 불쇠옹의 천주교 비판 / 경허 선사와 영남 선비 / 「적벽부」와 소동파의 마음 / 술친구 김시습을 보내며 / 토론을 위한 토론은 숨바꼭질 같은 것이다 / 주자학과 반주자학의 사이에 서서 / ‘유자’인가 ‘승려’인가, 매월당 김시습 3부 살구꽃은 봄비에 지고 추사 김정희의 ‘세한’ / 매미 소리를 들으며 / 살구꽃은 봄비에 지고 제비는 『논어』를 읽고 / 그림자를 쉬는 정자 / 국화에게 배우는 장수 비결 / 술꾼이 말하는 술의 미덕과 해악 / 어리석은 백성이라는 호 / 제갈공명을 지향한 도학자 / 월송정 솔숲의 대나무 다락 / 선의 깨달음과 무애행 4부 고전은 원래 냉담한 법이니 냉담가계 / 서당 교육과 경제?법률 / 차라리 자기 생각대로 글을 쓰라 / 불교의 심성론과 성리학 / 남명학의 정수, 「천군전」 / 돌아오는 강촌 십 리 길에서 / 얕게 볼지언정 깊게 보지 말고 낮게 볼지언정 높게 보지 말라 / 연암이 버렸던 글 / 퇴계와 고봉, 논변을 마치며 / 다산이 발견한 「우암연보」의 오류 5부 세상은 물결이요, 인심은 바람이라 벼슬길에서 물러나는 뜻은 / 산수의 도적 / 조선의 자존심, 조·종 / 세상은 물결이요 인심은 바람이다 / 옛날의 수행자와 오늘의 수행자 / 해내에 지기가 있으매 / 한 도학자의 지나친 고집 / 한 성리학자의 수난 / 발운산과 당귀 / 조선 성리학 미완의 결말 찾아보기 인물 /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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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고전은 무엇인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해가는 오늘날 세상에서 늘 멈춰 선 듯이 보이는 고전이 우리의 삶에 무슨 의미가 있는가. 적절한 비유일지는 모르겠지만, 고전에 담겨 있는 수많은 이야
기들은 봄, 여름, 가을 동안 번화했던 것들이 사라진 뒤 들판에서 거둬진 알곡식, 그 무수한 낱알 중에서 요행히 남아서 과거의 번화했던 시절을 우리에게 알려주려 기다리고 있는 소중한 씨알과 같은 게 아닐까. --- p. 6 세상을 보면, 이런 문제가 있는 사람이 적지 않으니, 아내의 성품이 나빠 고치기 어려운 경우도 있고, 아내의 얼굴이 못생기고 우둔한 경우도 있고, 남편이 방종하여 행실이 좋지 못한 경우도 있고, 남편의 호오(好惡)가 괴상한 경우도 있네. 경우들이 많아 일일이 거론할 수는 없네. 그러나 대의로 말한다면 그중 아내의 성품이 나빠 교화하기 어려워 스스로 소박을 당할 만한 죄를 지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남편이 스스로 자신을 반성하고 애써 아내를 잘 대해주어 부부의 도리를 잃지 않으면 되네. 그렇게 하면 부부의 큰 인륜이 무너지는 데 이르지 않을 것이고, 자신은 ‘박하게 하지 않을 데가 없는’ 지경에 빠지지 않을 것이네. ‘성품이 나빠 고치기 어렵다’는 것도 몹시 도리에 어그러져 패악하고 불순하여 인륜의 도리를 어지럽힌 경우가 아니라면 역시 상황에 따라 대처해야지, 갑자기 인연을 끊어버리지 않는 게 좋네. --- p. 75 이 책의 요점은 오로지 학문을 하는 데 있다네. 따라서 굉장하고 대단한 말이 강물을 기울이듯 쏟아져도 문장을 잘 지으려 그렇게 쓴 것이 아니며, 은미하고 오묘한 뜻을 짧은 글에 담고 있더라도 가르침을 숨기려 그렇게 쓴 것이 아닐세. 구구절절이 스승과 제자 간에 주고받는 진정한 학문의 뜻 아님이 없으며 또한 서로 절차탁마하고 책려(責勵) 권면하는 말 아님이 없네. 그러므로 사람을 학문의 길로 인도하는 힘이 다른 책에 비할 바가 아닐세. 학자는 먼저 몸과 마음을 수렴하여 냉담가계(冷淡家計)로 애쓰는 공부를 하여, 이 책에서 연찬(硏鑽)하고 곱씹어 음미하기를 오래도록 그치지 않아야 비로소 그 맛이 참으로 좋은 줄을 알아 학문에 힘을 얻을 수 있을 걸세. 그렇지 않다면 이 책은 이미 과거에 급제하는 데 도움이 안 될 뿐 아니라 문장의 모본(模本)이 되지도 못하네. 게다가 요즘 사람들의 학문은 글자를 새기고 글귀를 외는 데 힘을 쏟지 않으면 반드시 문장을 화려하게 꾸미는 데 정신이 팔리니, 머리를 숙이고 마음을 억누르고서 이 책을 읽어 뱃속의 탁한 기운을 씻어내고 일반 사람들이 맛을 느끼지 못하는 것에 맛을 들일 사람이 몇 사람이나 있으랴. 그렇다면 이 책을 간행한다 하더라도 사람들이 읽으려 하지 않음에야 어찌하겠는가. --- p. 204~205 세상은 하나의 거대한 물결이요, 인심은 하나의 거대한 바람인데, 미미하기 이를 데 없는 나의 일신이 그 속에서 가물가물 흘러가는 것이 마치 작은 일엽편주가 드넓은 물결 위에 떠다니는 것과 같습니다. 내가 배에서 산 뒤로부터 세상 사람을 보면 그저 편안한 것을 믿고 환란을 생각하지 않으며, 욕심을 맘껏 부리고 종말을 걱정하지 않다가 풍랑 속에 빠지고 마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대는 어이하여 이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리어 나를 위태하다 합니까. --- p.2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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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정한 내용이 담긴 꼼꼼한 번역문을 만나며
옛글 읽기의 즐거움을 다시 느껴보자! 『냉담가계』는 이상하 교수가 한국고전번역원의 ‘고전의 향기’ 코너에 2년간 연재했던 글들을 바탕으로 수정, 보완해서 꾸려졌다. 연재 당시 세 가지 취지가 있었다. 우선 독자들이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우리 옛글을 소개하려고 했다. 둘째, 정확하고 현대적인 번역으로 원문 읽기의 즐거움과 괴로움을 동시에 전해주려고 했다. 셋째, 우리 선인들이 지녔던 맑고 정한 마음을 다시 느낄 수 있는 글들을 읽으며 독자들이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게 하려고 했다. 꾸준히 연재한 50편의 글들은 이 세 가지 취지를 일관성 있게 담고 있다. 특히 저자 이상하의 고전 번역은 믿고 읽을 수 있다는 호평을 받아왔다. 따라서 그의 번역문을 읽는다는 것은 좀 더 유의미한 독서를 가능케 한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크게 다섯 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1부 ‘텅 빈 마음에 빛이 생기나니’는 선인들의 내면 곳곳을 만나볼 수 있는 글들로 엮었다. 바보 같고 어수룩해 보이지만 그것이 얼마나 진실한 행동에 기반을 두고 있는지 보여주는 이산해의 글, 자신의 내면을 잘 보는 일이 바깥을 보는 일보다 더 중요함을 다시 일깨워주는 성현의 글 등이 수록되어 있다. 2부 ‘가난해도 즐거울 수 있다면’에서는 소박하지만 정갈하고 단단한 삶을 살아가려 했던 선인들의 삶의 방식을 직접 볼 수 있다. 이황이 일러준 지혜롭게 부부 관계를 맺는 방법, 진정한 토론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하는 글 등이 실려 있다. 3부 ‘살구꽃은 봄비에 지고’에는 선인들의 멋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글을 많이 실었다. 술의 미덕과 해악을 동시에 이야기하는 남효원의 글이나 단출하게 살아갔던 김정희의 삶을 보여주는 글들을 통해 당시 선인들의 풍류와 금도를 엿볼 수 있다. 4부 ‘고전은 원래 냉담한 법이니’에서는 조선의 지식인들이 공부를 어떻게 했고, 학문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했는지를 보여주는 글들을 모았다. 마지막 5부 ‘세상은 물결이요, 인심은 바람이라’는 정치와 권력을 바라보던 지식인들의 태도를 볼 수 있는 글들이 수록되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