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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정원, 자연과 인간의 가장 깊고 오래된 대화
1장 인간에게는 왜 정원이 필요한가 정원의 탄생 흙을 어루만지는 손 사랑에 대한 완벽한 메타포 권력자가 꿈꾼 이상향 에덴동산에서 무릉도원까지 사색과 창조, 영감의 원천 이데올로기의 도구 2장 정원의 미학 마음이 편안해지는 이유 담장 속 철학 수학과 예술이 빚어낸 경이 꽃이 선사하는 황홀경 땅이라는 캔버스 공간을 빚는 협연 나무의 숨결이 깃든 옛 정원 물을 현명하게 다루는 능력 정원의 진화와 생물 다양성 3장 도시, 정원을 만들다 정원의 탄생 흙을 어루만지는 손 사랑에 대한 완벽한 메타포 권력자가 꿈꾼 이상향 에덴동산에서 무릉도원까지 사색과 창조, 영감의 원천 이데올로기의 도구 4장 정원, 도시를 품다 자연과 가까워지고 싶은 본능 내 곁의 작은 생태계 도시 탄소의 흡수원 융복합의 시대, 새로운 차원의 정원 이끼와 고사리, 미래를 지킬 원시 식물 죽음을 너머 위로와 안식으로 국가 브랜드 정원의 시대 수선화가 보낸 신호를 알아채는 미래의 정원 에필로그 도시가 우리의 정원이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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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도의 타지마할Taj Mahal도 사랑에 얽힌 특별한 사연을 지닌 정원이다. 17세기 중반, 샤 자한Shah Jahan 황제는 사랑하는 아내 뭄타즈 마할Mumtaz Mahal의 죽음을 기리며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대리석 무덤 건축물과 정원을 만들었다. ‘타지마할’이라는 이름 역시 그녀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타지마할은 정원 구역을 사등분으로 나누는 사분 정원chahar bagh이라는 페르시아 전통 디자인을 기반으로, 천상의 아름다움을 지상에 구현하고자 했다. 정원을 가로지르는 수로에 비친 타지마할은 신비롭고 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러나 샤 자한은 왕위를 찬탈한 아들에 의해 아그라 요새에 유폐되어, 남은 생애 동안 창문 너머로 타지마할을 바라보며 지내다 생을 마감한 비운의 황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지마할은 여전히 그의 사랑하는 아내를 기리는 영원한 사랑의 정원으로 남아 있다.
--- 「사랑에 대한 완벽한 메타포」 중에서 전체적으로 르 노트르가 설계한 베르사유 정원 디자인은 데카르트Descartes(1596~1650)의 해석 기하학을 기반으로 한다. 세상은 측정 가능하며, 공간은 끝없이 나눌 수 있고, 모든 움직임은 직선으로 설명될 수 있다. 따라서 공간은 마치 규칙적으로 배열된 격자처럼 모든 것을 그 평면 위에 배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왕의 체계적인 통치가 큰 덩어리로부터 무한대로 작아져 아주 작은 곳까지도 미친다는 것을 표현하기에 이보다 더 근사한 과학적 법칙이 있을까? 끝도 없이 펼쳐진 정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궁전 발코니에서 루이 14세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이 아름다운 정원처럼 세상도 자신의 통치로 질서 정연하게 자리 잡고 국왕인 자신의 권력이 세상 곳곳까지 미치길 꿈꾸었을지 모른다. 루이 14세는 〈베르사유 정원 관람 방법Maniere de montrer les jardins de Versailles〉이라는 안내서를 집필하여 보급할 정도로 이 정원의 아름다움과 질서를 널리 전파하고자 했다 --- 「권력자가 꿈꾼 이상향」 중에서 꼭 종교를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인간의 마음속에는 이상향의 장소가 존재한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영혼이 평화를 누리는 장소로 묘사된 엘리시온 평원Elysian Fields, 혹은 동양 설화에서 신선들이 산다고 했던 무릉도원처럼 말이다. 15세기 네덜란드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스Hieronymus Bosch(1450~1516)의 작품 〈세속적인 쾌락의 동산The Garden of Earthly Delights〉에서 볼 수 있듯, 인류가 꿈꾸는 에덴동산은 눈앞의 쾌락을 좇는 인간들에 의해 너무나도 쉽게 깨질 수 있는 유리구슬 같은 삶일지도 모른다. 또한, 자연과 환경에 대한 보살핌이 없다면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위험천만한 세상이다. 더구나 심각한 기후 위기가 진행되고 있는 지금 이 시대는 우리가 꿈꾸는 에덴동산 같은 정원이 현실 세계에서 아름답게 구현되고 지속될 수 있도록 신앙심에 가까운 마음으로 정원을 보살피는 정성이 필요한 때다. --- 「에덴동산에서 무릉도원까지」 중에서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남동쪽 베어 런 자연 보호 구역의 울창한 숲속 폭포 위에 자리한 낙수장을 방문했을 때의 감동을 잊을 수 없다. 집 안과 밖, 폭포와 물줄기가 흐르는 외부 자연이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공간을 이루고 있었다. 90년 전에 설계된 건축물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세련된 유리와 창틀의 형태, 계단, 방들의 구조와 층층이 연결된 공간, 그리고 집 안에서 바로 바닥의 문을 열고 아래쪽 폭포로 내려가는 디테일한 설계가 경이로웠다. 집 바깥의 숲은 그 자체가 이 집을 감싸고 있는 정원이었다. 우리나라 안동의 만휴정晩休亭도 비슷한 느낌을 준다. 만휴정 역시 폭포가 쏟아져 내리는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다. 동양과 서양의 정원관이 이렇게 닮을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근원적으로 인간이 바라는 자연과의 합일을 이루며 사는 삶이란 건축물과 정원을 따로 떼어놓지 않고 하나로 생각했을 때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사실 정해진 정답은 없지만, 자연주의와 형식주의의 논쟁은 과거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져 온 오래된 주제다. 집과 정원을조성할 때 건축을 우선할지, 아니면 정원을 먼저 고려할지는 쉽게 답하기 어려운 문제다. 그러나 예술적 관점에서 보면, “정원은 땅 위에 그린 그림, 건축은 땅 위에 세운 조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정답이라기보다는, 정원과 건축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두 요소가 함께 만들어내는 시너지와 융합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공간을 빚는 협연」 중에서 그렇다면 전 세계 곳곳에서 전례 드문 폭우와 가뭄, 홍수가 빈번해진 기후 위기 시대에 정원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무엇보다 물 보전의 중요성을 알리고 물을 효율적으로 잘 활용할 수 있는 미래 지향적 정원 디자인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호주 빅토리아주 크랜번 왕립 식물원Royal Botanic Gardens Cranbourne에 2006년 조성된 호주 정원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호주의 대표적 조경 설계사무소TCL와 조경 원예가 폴 톰슨Paul Thompson의 합작품인 이 정원은 자연 경관 속에서 물과 인간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보여준다. 호주의 내륙 사막 지형을 재현한 매우 인상적인 붉은 모래 정원Red Sand Garden에서부터 해안가를 향한 물의 여정은 호주에 자생하는 다양한 식물들의 삶과 연결되어 있다. 이 조경가들은 2018년 빅토리아주에서 가장 오래된 벤디고 식물원Bendigo Botanic Gardens에 ‘미래를 위한 정원’을 만들기도 했다. 이 정원은 향후 50년 동안 벤디고에서 예측되는 극단적인 기후 조건과 강수 패턴을 반영하여 식물을 선택했다. 집중 호우와 홍수에 대비하기 위해 혁신적 시스템도 적용했다. 평상시에는 다양한 행사와 마켓이 열리는 중앙 잔디밭이, 폭우 시에는 빗물을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저류지 역할을 한다. 이로써 하류 지역의 홍수 위험을 줄이고, 전 구역은 재활용수를 사용해 미래의 가뭄과 물 부족에 대비한다. 이 정원에는 500종 이상의 토착 자생 식물뿐만 아니라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지중해 등 비슷한 기후 조건에서 자라는 강건한 외래종들이 함께 풍성하게 자란다. 이미 오랜 역사와 전통 속에 경험과 노하우가 많은 이 선진 정원들의 사례로부터 우리는 도시 정원의 효율적인 물 관리를 위한 아이디어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일단 보다 많은 빗물 정원과 자연형 연못, 습지를 만들어 빗물을 최대한 머금고 자연스럽게 땅속으로 스며들게 해야 한다. […] 물을 현명하게 다루는 정원은 앞으로 심화될 기후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미래 지향적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다. --- 「물을 현명하게 다루는 능력」 중에서 무장애 정원, 즉 배리어 프리 정원Barrier-Free Garden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뿐 아니라 노화나 질병으로 여러 어려움을 겪게 될 이들, 그리고 생의 첫발을 내딛는 유아와 청소년 모두 에게 함께 사는 세상의 가치를 전달한다. 정원은 고귀한 사랑의 의미를 전달하는 매우 중요한 공간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인 것이다. 따라서 무장애 정원은 단순히 물리적 접근성을 제공하고 개선하는 차원을 넘어, 모든 이들이 자연 속에서 치유와 영감을 받을 수 있는 정원이다. 또한 물리적ㆍ심리적ㆍ사회적 장벽을 제거하여 모든 방문객에게 자연을 경험할 평등한 기회를 제공한다. 국가 전체적으로 지역마다 이런 경험의 기회가 많아질수록 정원은 전체적으로 사회적 통합을 이루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더 많은 곳에서 무장애 정원이 표준이 되기를 기대한다. --- 「모두를 위한 무장애 정원」 중에서 2015년 파리 협정을 계기로 각국은 자발적으로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설정하고 정기적으로 이행 상황을 보고하게 되었다. 기업들 역시 탄소 중립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측정하고 공개해야 하는 시대를 맞이했다. 비록 대규모 산림에 비해 탄소 흡수량은 제한적이지만, 도시의 숲과 정원은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그린 카본Green Carbon’으로 기능하며 기후 위기 대응에 기여한다. 애플과 구글 같은 세계적 기업들이 사옥에 대규모 정원을 조성하는 이유도 직원들의 복지와 창의성 향상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공간을 통해 지구온난화 대응과 탄소 중립이라는 세계적 흐름에 적극 동참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일 것이다. 프랑스 파리의 명물 샹젤리제 거리 역시 2024년 올림픽을 계기로 본격적인 녹지 전환이 이루어졌다. 노트르담 성당 주변에서부터 콩코드 광장과 개선문에 이르기까지, 교통 체증과 환경오염으로 피폐해진 거리를 자연과 사람, 그리고 탄소 중립을 위한 ‘녹색 정원’으로 변모시키려는 친환경 도시 재생 프로젝트도 현재 진행 중이다. 탄소 흡수력이 뛰어난 식물이 가득한 숲과 정원을 가능한 한 많이 조성하면 자동차 배출 가스 등으로 발생하는 막대한 온실가스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소속의 국립백두대간수목원, 국립세종수목원, 국립한국자생식물원 등 세 수목원에서 나무들이 흡수하는 탄소량은 중형 자동차 약 3만 5,000대가 1년간 내뿜는 양과 맞먹는다. 종류와 나이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큰 나무는 이산화탄소를 연간 수십 킬로그램 흡수하고, 줄기와 뿌리에 오랜 세월에 걸쳐 탄소를 수백, 수천 킬로그램 저장한다. --- 「도시 탄소의 흡수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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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왜 정원이 필요한가?
자연을 향한 초록 열망의 결정체, 정원의 역사와 진화 보통 정원은 집 안에 가꾼 뜰이나 꽃밭을 의미하지만, 단순히 아름다운 식물을 키우는 장소에 그치지 않는다. 17세기 인도의 샤 자한 황제가 사랑하는 아내의 죽음을 기리며 만든 타지마할처럼 정원은 사랑에 대한 메타포였고, 기하학적 대칭과 원근법을 바탕으로 정교하게 설계했던 루이 14세의 베르사유 궁전 혹은 중국 청나라 서태후가 만든 이화원처럼 절대적 권력과 야망을 표출하는 공간이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정원은 사색과 창조, 영감의 원천으로서 사회와 인간의 생각을 반영하는 중요한 문화적 매개체였는데, 인간의 보편적 가치, 즉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이 말한 ‘바이오필리아biophilia(생명 사랑)’의 본능을 충족시키며 깊은 휴식과 여유, 안정감을 제공해온 공간으로 오랜 세월 사랑받고 있다. 저자는 정원이 세상과 차단된 내밀함과 신비로움을 품은 장소이자 수학적 구조와 비례, 규칙성을 담은 과학적 요체, 땅을 캔버스 삼아 탄생시킨 하나의 예술작품이라고 말하며, 역사의 발전과 함께 과학·철학·예술·건축이 한데 어우러진 문명의 집결체로서의 다양한 정원들을 소개한다. 개인의 울타리를 넘어선 공원 생존과 지속가능성을 꿈꾸는 도시의 발명품 세계적으로 유명한 정원들 중 상당수는 애초에는 개인의 의지로 조성되었다가 근대에 들어서면서 공공 정원public garden, 즉 공원公園으로 전환된 경우이다. 미국의 챈티클리어 가든이나 모리스 수목원이 그러하고, 영국의 비영리 단체 ‘내셔널 트러스트’에서 운영하는 상당수의 정원들 또한 과거에는 귀족들의 소유였다가 후대에 이르러 공원으로 전환되었다. 우리나라에는 민병갈 박사의 천리포수목원이 잘 알려져 있다. 한편 공원은 도시의 발전과 함께 다양한 형태로 발전했는데, 산업혁명 후 도시의 식량 부족과 빈곤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적 유대와 공동체 의식 형성을 위해 만들어진 커뮤니티 가든, 한겨울 도심에서 자연의 싱그러움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온실 정원, 중요 식물 자원을 보전하고 교육하는 ‘컨서버토리Conservatory’, 어린이와 청소년의 오감발달, 창의성 개발을 돕는 어린이 정원, 그리고 시각 장애인을 위한 무장애 정원Barrier-Free Garden 등이 있다. 이처럼 공원은 도시의 생존과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다양한 시도를 거듭하며 지금도 진화하고 있다. 기후 위기와 탄소 중립, 대규모 멸종… 인류 난제 해법의 지혜를 정원에서 찾다 오늘날 인류는 지구 면적의 5퍼센트에 불과한 면적에 인구의 55퍼센트가 거주하고 있을 정도로 과밀화된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처럼 자연과 유리된 채 생존을 위협하는 수많은 문제들과 마주하게 됨에 따라 정원은 그 실용적·효용적 측면에서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정원은 정신적·육체적·사회적 문제를 완화하고 우울증과 트라우마, 불안 등 다양한 심리 문제를 극복해 행복지수를 올려주는 데 크게 기여한다. 또한 정원은 자동차 배출 가스 등으로 발생하는 막대한 온실가스를 크게 줄여주어 탄소 중립 실천에 큰 역할을 하는데, 2024년 올림픽을 계기로 샹젤리제 거리를 본격 녹지화했던 파리의 경우처럼 세계의 많은 도시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정원을 끌어들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에 저자는 과거 도시가 정원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거꾸로 정원이 도시를 품어 인간 삶의 질과 생존에 더욱 깊이 관여하게 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말한다. 미래의 정원은 인공지능과 사물 인터넷, 드론과 로봇, 빅데이터 등 각종 스마트 기술이 인간의 감성과 결합할 때 그 가치가 더욱 높아지며, 무한한 가능성 속에서 발전을 거듭하며 인류와 공존해나갈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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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은 우리 본성을 두드리고 삶의 근본적 물음에 대한 답을 들려준다. 이 책에는 우리의 인간다움과 생태적 양심을 일깨우는 정원의 비밀이 펼쳐진다.” - 황지해 (영국 첼시플라워쇼 금메달 3관왕 정원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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