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서문_케이티 머론
알 아자르, 카이로_아다프 수에이프 보볼리, 피렌체 / 빌라 보르게세, 로마_제이디 스미스 덤버턴 오크스, 워싱턴 D.C._빌 클린턴 자르디노 푸블리코, 트리에스테_잔 모리스 고리키 공원, 모스크바 / 차르스코예 셀로와 키로프 공원, 상트페테르부르크_이언 프레이저 그리피스 공원, 로스앤젤레스_캔디스 버건 그로스 티어가르텐, 베를린_노먼 포스터 하이라인, 뉴욕_앙드레 아시망 하이드 공원, 런던_어맨다 포먼 아이비 정원, 더블린_존 밴빌 뤽상부르 정원, 파리_어맨다 할레크 링컨 공원 / 그랜트 공원, 시카고_조너선 알터 마이단, 캘커타_사이먼 윈체스터 마루야마 코엔, 교토_피코 아이어 구엘 공원, 바르셀로나_콜럼 토빈 소치밀코 생태 공원, 멕시코시티_데이비드 리다 프리시디오, 샌프란시스코_앤드루 숀 그리어 프로스펙트 공원, 브루클린_니콜 크라우스 사진작가의 말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작가 소개 |
|
공원은 도시인이 인간적인 삶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해주는 도시 인프라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요컨대 도시인의 건강과 행복을 책임지는 곳이 바로 공원이다. 공간에 대한 생각을 일깨우는 공원은 도시의 정체성과 정신을 상징한다. (...) 공원은 도시의 상징일 뿐만 아니라 도시가 긴긴 세월 동안 겪은 풍파의 흔적을 오롯이 간직한 타임캡슐이다.
--- p.135 나도 한때는 저 이름 없는 사람들 속에 섞여 조용히 공원을 찾았다. 공원은 우리 마음에 흔적을 남기지만 사람은 공원에 어떤 흔적도 남기지 못한다. 나무와 입구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서 있지만 우리는 언제 스러질지 모르는 무상한 존재다. 햇볕을 즐기건 비를 피해 황급히 뛰어가건 모두 덧없는 일. 이것이 내가 유년 시절에 공원에서 터득한 마지막 배움이자 가장 큰 배움이었다. --- p.173 언어가 위로의 수단이 되지 못할 때 감정 표출에 대한 집단적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이 기념비라는 사실을 나는 그때 처음으로 깨달았다. --- p.177 어린 나에게 공원은 창문 밖의 더 넓은 세상을 뜻하는 것이었다. --- p.215 이번 여행에서 겪은 모든 일을 기술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정도만으로도 공원에 대한 내 생각을 바꾸기에 충분했다. 공원은 잔디 깎는 기계를 밀 필요도, 나무를 심고 가지를 치고 잡초를 뽑을 필요도 없는 마법의 장소였다. 아름다운 자연과 다양한 사람들을 즐기면 그만이다. 역사를 즐겨라. 그리고 감정을 오롯이 즐겨라. 어머니 말이 옳았다는 걸 깨닫는 데에 무려 66년이 걸렸다. --- p.338 |
|
도시가 공원을 품어야 하는 이유
공원을 개인의 삶 속에서 기억하는 열여덟 가지 방법 각 공원의 기원은 도시의 속성을 보여주기도 하고 자체로 도시의 랜드마크가 되기도 한다. “나무가 뿌리내릴 한 평의 땅도 여의치 않은 오늘날의 카이로” 도심 한복판에 있는 아자르 공원은 쓰레기 매립지를 공원으로 만든 경우다. 푸른 숲이 급속도로 사라지고 있는 카이로에서 아자르 공원은 도시인의 오아시스 역할을 한다. 뉴욕의 고층 건물 사이에 자리한 하이라인은 “쥐가 들끓고 잡풀만 무성할 뿐 열차가 끊긴 지 오래된 낡은” 고가 철도를 하늘 공원으로 만든 곳이다. 또한 제국이 강성하던 시기에 만들어진 트리에스테의 자르디노 푸블리코는 항구도시로서 막대한 부를 축적했던 화려한 시절을 추억하게끔 한다. 공원은 때로 도시의 의미를 표현하는 도시의 축소판이 되기도 한다. 공원은 도시의 역사와도 함께한다. 2008년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의 승리 연설을 듣기 위해 수천수만의 관중”이 모여들었던 시카고의 그랜트 공원에서의 오바마 대통령 수락 연설은 당시의 흥분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제이디 스미스, 존 밴빌 등 소설가의 글들은 마치 짧은 소설을 읽는 듯한 여운을 남긴다. 아버지와 함께했던 유럽 여행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놓는 제이디 스미스의 글은 그 자체로 돌아가신 아버지를 향한 애도이기도 하다. 한때 함께했던, 사랑했던 사람들과의 기억을 풀어놓은 ‘공원에 깃든 삶의 이야기’는 결국 지나가버린, 다시 오지 않을 순간에 대한 애도이기도 할 것이다. 공원은 그 모든 것을 품고 있다. 내 유년 시절의 관습도 언젠가는 사라질지 모른다는 생각이 내 작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화려한 모자를 뽐내는 귀부인을 더는 볼 수 없듯 일요일에 수영장에 가도 아이스크림을 맛볼 수 없을지도 몰랐다. 공원은 이 모든 것을 기억할까? 물론 아니겠지만 공원은 나에게 마치 거대한 기억 저장소 같았다. ―173쪽에서 공원이 도시인에게 주는 위안과 기쁨, 각자의 삶 속으로 스며들다 열여덟 편의 이야기는 하나의 메시지로 수렴된다. 공원은 도시인의 기쁨이자 위안이라는 것이다. 먼저 그 기쁨은 그저 숨을 크게 쉬게 하고 오랜만에 하늘을 바라보게끔 만드는, 자연을 느끼게 하는 단순한 것이기도 하다. 나는 외국에서 손님이 찾아오면 마루야마 공원에 꼭 한번 가보라고 권한다. 특별히 볼거리가 있어서가 아니라 무언가를 보려고 애쓰지 않고 그저 공기를 들이마시며 일상에서 기쁨을 찾는 것, 바로 이것이 다가가면 저만치 물러나는 나라, 일본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267쪽에서 도시에 있는 공원은 인간을, 인간의 삶을 향하게 마련이다. 인간을 향한 공원은 그래서 자연히 나름의 이야기를 갖게 될 수밖에 없다. 사람들의 이야기, 그 안에 서린 기쁨과 슬픔을 품어주는 공원은 도시인의 삶에서 없어서는 안 될 공간이다. 공원을 찾는 것만으로도 아무런 목적 없는 즐거운 일상의 여행으로 마음에 새길 수 있다. 그 여행은 내면에 잠자고 있던 각자의 감성, 존재감을 깨워줄 것이다. 『도시의 공원』을 접한 독자에게 남은 건 ‘나만의 공원’을 찾는 일이다. 나는 마법 같은 공원의 영원불멸성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세대는 달라도 공원을 이용하는 방법은 같았던 것이다. 우리는 변하고 나이 들고 머물렀다 떠나가고 종국에는 죽는다. 하지만 공원은 이 모든 것을 견뎌낸다. 언제나 그곳에 있을 공원이 슬픈 우리의 영혼을 가만히 어루만진다. ―194쪽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