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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사서문 1장 ― 종결될 수 없는 사건 사라진 범인 영화보다 부조리한 현실 회색지대의 리얼리즘 한국 사회의 수렁에 빠진 장르 ‘봉준호’라는 현상 2장 ― ‘농촌 스릴러’의 결기 한국식 범죄드라마의 탄생 범인보다 어두운 시대 실패가 불러낸 질문 침묵하는 여성 3장 ― 죽음의 장소에서 유희하는 남성성 마주 보는 두 소년 수치심을 모르는 놀이 굴러떨어지는 남자들 냉혹한 자학, 우스갯소리의 송곳니 대답 없는 퀴즈 자기를 보지 못하는 얼굴 ‘본 자’의 말로 자멸하는 남성성 ‘부실한’ 남성성의 운명 4장 ― 눈을 뜬 여성들 살아남은 여자 죽음의 서스펜스 끝까지 뜬 눈 5장 ― ‘평범한’ 남성성의 얼굴 1986년과 2003년 사이 평범한 얼굴, 뼈저린 자기인식주 참고문헌 크레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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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염없이 범인을 찾아 헤매는 남성성의 세계뛰어난 만듦새와 정치성을 지닌 작품답게, 이 영화는 개봉 직후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쟁점을 낳고 있다. 평자들은 묻는다. 범죄스릴러가 한국 사회와 만나 장르의 쾌락을 무너뜨린 게 아니라, 더 원초적이고 강력한 ‘체념’의 쾌감에 복무하게 만드는 건 아닐까. 사건의 기반인 가부장제 구조를 지우고 침묵하는 여성 시체에 1980년대 한국사회라는 역사적 맥락을 채워 넣은 “왜곡된 남성 무용담”은 아닌가. 여성의 시신은 널려 있지만, 여성의 언어는 부재하지 않는가. 봉준호는 서투른 해결보다 모든 걸 다 드러내서 세계 자체가 미쳐 있다는 것을 싸늘하게 말하는 방식을 택한 것일까. 저자는 [살인의 추억]을 둘러싼 기존의 다양한 논의를 정리하는 한편 때로 그 견해들에 의문을 제기하며 이 영화에서 새롭게 발견한 성취를 주목한다. [살인의 추억]이 날카롭게 주시하는 방향은 여성을 구하지 못한 남성의 죄의식이 아니라, 구할 수 ‘없는’ 남성성의 모순과 궁지라고. 영화 결말 속 스크린 바깥을 응시하는 송강호 얼굴 클로즈업은 회한이나 후회, 공포나 불안의 감정보다 무지로 살아남은 남성성의 힘으로 진동한다고. 에필로그 속 소녀가 언급한 얼굴의 '평범함'은 가부장제에서 소위 '정상적'으로 여겨지는 남성성 일반을 겨냥하며, 영화 속 형사들과 어딘가에 존재할 범인 모두를 포괄하는 게 아니냐고. 이보다 매서운 자기인식이 어디 있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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