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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저널리스트의 21세기 산책
고종석
마음산책 2002.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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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사회주의의 미래 - 사라진 유토피아와 연대의 열망
2. 개인들의 시대 - 붙박이에서 떠돌이로
3. '우리'와 '그들' - 순수와 순결을 넘어서
4. 세상의 절반 - 여성 해방의 여정
5. 두 개의 다위니즘 - 자연과 문명 사이
6. 지식인의 죽음, 지식인을 위한 변호
7. 민주주의의 모색 - 자유와 평등 사이에서
8. 문학을 위하여 - 식물성의 저항
9. 금지된 사랑 - 동성애를 위한 변호
10. 권력은 어디에 있는가?
11. 유리벽 속의 삶 - 프라이버시의 종말
12. 21세기의 종교 - 세속주의의 옹호
13. 세계화 - 피할 수 없는 잔
14. 호모 스포르티부스 - 몸과 미디어와 돈
15. 영어의 세기 - 이언어 병용 시대의 임박
16. 의회에서 민회로 - 전자 직접민주주의의 시대
17. 가족의 유연화 - 동시적 가족의 가능성
18. 노동의 종말 - 자동화의 축복 또는 저주
19. 진보의 디딤돌, 진보의 걸림돌 - 민족주의의 곡예
20. 좌우의 지형 - 혼돈을 넘어서
21. NGO - 새로운 권력의 등장
22. 생태주의 - 대지의 삶, 녹색의 상상력
23. 미래의 교육 - 탈학교 사회의 전망
24. 테크놀로지의 미래 - 앎과 윤리
25. 공화정을 위하여 - 민주주의를 넘어서
26. 문화와 정치 - '문화국가'에 대하여
27. 전쟁과 평화 - 포연 없는 세상을 위하여
28. 언어와 위계 - 경어 체계의 유연화
29. 시민의 세기 - 부르주아에서 시티즌으로
30. 아메리카 합중국 - 지구 제국의 메트로폴리스
31. 유토피아와의 결별 - 희망의 원리에서 책임의 원리로
32. 도시의 확장, 도시의 죽음
33. 우주의 의미, 삶의 의미 - 겸손한 낙관 속의 즐김
34. 늙음과 젊음 - 새로운 세대 계약을 위하여
35. 삶의 존엄, 죽음의 위엄 - 안락사에 대하여
36. 열한번재 계명 - 우리들 안의 짐승 들여다보기
37. 제2의 창세기? - 생명공학의 시대
38. 인터넷과 자유 - 사이버 에덴 또는 사이버 감옥
39. 앎에서 희망으로 - 프래그머티즘을 위하여
40. 자유의 한계 - 마리화나의 경우

저자 소개 1

작가한마디
우리가 지금 목격하고 있고, 다가오는 세기에 완성해야 할 혁명은 개인주의 혁명이다.

Koh, Johng-Seok,高宗錫

간결하면서도 냉철한 글로 유명한 고종석은 이 시대 유명한 저널리스트이다.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과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에서 언어학 석사,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학교 교육을 통해서 법학과 언어학을 공부했지만 문학이나 저널리즘에 관심을 가진 그는 24세에 한 영어 일간지의 기자가 된 이 후 지금까지 직업적 저널리스트 생활을 해 왔다. 좋아하는 작가는 애거서 크리스티, 에릭 시걸, 존 그리셤 같은 영어권의 대중 소설가이고, 저널리즘에 대한 취향이 까다로운 그가 선택한 신문은 르몽드나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정도이다.
간결하면서도 냉철한 글로 유명한 고종석은 이 시대 유명한 저널리스트이다.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과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에서 언어학 석사,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학교 교육을 통해서 법학과 언어학을 공부했지만 문학이나 저널리즘에 관심을 가진 그는 24세에 한 영어 일간지의 기자가 된 이 후 지금까지 직업적 저널리스트 생활을 해 왔다. 좋아하는 작가는 애거서 크리스티, 에릭 시걸, 존 그리셤 같은 영어권의 대중 소설가이고, 저널리즘에 대한 취향이 까다로운 그가 선택한 신문은 르몽드나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정도이다.

그를 정서적으로 압도한 최초의 책은 중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 눈물을 훔쳐내며 읽은 심훈의 『상록수』이며, 그를 지적으로 압도한 최초의 책은 고등학교에서 내쳐져 자유롭던 열 일곱 살 때 골방에서 담배 피우기를 익히며 읽은 노먼 루이스의 『워드 파워 메이드 이지』다. 그는 자신의 문체에서 에릭 시걸과 김현과 복거일의 그림자를 발견하고, 자신의 생각에서 칼 포퍼와 김우창과 강준만을 느낀다.

[코리아타임스], [한겨레신문], [시사저널] 등지에서 스물 두 해 동안 기자 노릇을 한 그는 2005년 봄 [한국일보] 논설위원직을 끝으로 '출근하는 직장인'의 멍에와 명예에서 벗어났다. 현재 도서출판 개마고원 기획위원으로 있다. 나이에 걸맞은 가장 노릇을 못하며 살아온 터라, 그는 더러 자신이 객원남편, 객원아비, 객원자식이 아닌가 생각한다. 문득 자신을 객원한국인이나 객원인류로 여길 때도 있다. '객원'의 비정규성과 느슨함이 베푸는 자유의 감촉을 그는 무책임하게도 흐뭇해하는 편이다. 언젠가 페르시아어로 '루바이어야트'를 읽어보는게 꿈이다. 특별히 집착하는 기호품은 디스 플러스 담배와 붉은 포도주와 아스피린이다.

지은 책으로는 사회비평집 『서얼단상』, 『바리에떼』, 『자유의 무늬』, 『신성동맹과 함께 살기』, 『경계 긋기의 어려움』, 문화비평집 『감염된 언어』, 『코드 훔치기』, 『말들의 풍경』, 한국어 크로키 『사랑의 말, 말들의 사랑』, 『어루만지다』, 『언문세설』, 『국어의 풍경들』, 역사인물 크로키 『여자들』, 『히스토리아』, 『발자국』, 영어 크로키 『고종석의 영어 이야기』, 시 평론집 『모국어의 속살』, 장편소설 『기자들』, 『독고준』, 『해피 패밀리』, 소설집 『제망매』, 『엘리아의 제야』, 여행기 『도시의 기억』, 서간집 『고종석의 유럽통신』, 독서일기 『책 읽기, 책 일기』, 에세이 『사랑의 말, 말들의 사랑』 등이 있다.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이게 다예요(C'est tout)』, 『어린 왕자』를 우리 말로 옮겼다. 주저主著 『감염된 언어』는 영어와 태국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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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28쪽 | 700g | 153*224*30mm
ISBN13
9788989351016

예스24 리뷰

--- 이상구 flypaper@yes24.com
'유럽 취향의 문화주의자'라는 닉네임을 달고 다니는 고종석의 글에 서구적 가치관과 실용주의의 습관이 스며 있음은 당연한 수순이다. 민족주의와 자기검열의 서슬이 여지껏 살아 있는 한국 사회의 스산함 속에서도 저자는 이를 굳이 숨기려 들지 않는다.

"「모색 21」을 연재하는 동안, 나는 몇몇 독자들로부터 이 기획물이 주로 서양 사람들의 시각에서 21세기를 내다보고 있다는 항의 섞인 지적을 받았다. 그 지적은 전적으로 옳다. 그렇게 된 사정은 내가 한국 사람이면서도 정작 한국이나 이웃 동아시아 나라들에서 생산된 담론들에 무지했다는 점에 가장 크게 기인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저자가 21세기를 직간접적으로 예측하는 작업의 일환인 한국일보 주간 기획물 「모색 21 - 전환기의 이념과 사상」의 연재 당시 자크 아탈리의 『21세기 사전』에 담긴 이탈리아 목소리들을 통해 사유의 메아리를 획득한 것 또한 자연스럽다. 반면에 이 책의 맨 마지막에 실린 '자유의 한계 - 마리화나의 경우'가 본래 이 기획의 열두 번째 글로 쓰여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소재의 민감함 때문에 신문지상에 실리지 못한 과거 또한 더할 나위 없이 현실적으로 자연스럽다.

"만약에 마리화나가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은 해로운 작용을 한다고 하더라도, 자해 행위는 범죄가 아니다. 우리는 자해 행위에 징집 기피 따위의 불법적 목적이 개입되지 않는 한, 그것을 처벌하지 않는다. 우리는 자해 행위를 도덕적, 종교적으로 비난할 수는 있지만 법적으로 제재할 수는 없다. 그것이 순수하게 개인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얼마전 모 케이블 TV에서 스쳐 본 가수 전인권의 인터뷰에 대한 단상. '왜 약을 하느냐?'는 질문에 '약을 하면 음악적인 영감이 새록하다'는 대답. '그렇다면 약을 한 상태에서 만든 노래가 있느냐?'는 이어지는 질문에 '그건 말할 수 없지만, 하나만 말하면 <돌고 돌고 돌고>이다'는 어눌하면서도 여지없이 코믹한 대답. 개인의 영역에서 다루어질 내용이 공론화 되었을 때의 강박관념적으로 부여되는 책임감. 확실히 이 책임감은 저자의 사유에서조차 자유로울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각설하고. 99년 말부터 2000년 중순까지 연재된 40여 개의 텍스트를 엮은 이 책은 '갈기갈기 터지고, 희희낙락하고, 야만적이고, 행복하고, 무분별하고, 기괴하고, 살아내기 어렵고, 해방적이고, 소름끼치고, 종교적이고, 세속적'임에 틀림없을 21세기의 스펙트럼을 다양한 시각에서 다루고 있다.

그 중에서도 저자가 천착하는 최고의 가치는 개인주의에 대한 아슬아슬한 줄타기적 사유일 것이다. 현시점에서 개인의 퍼펙트한 자유가 사회적으로 불가능한 상태일지라도 개인의 자유는 시행착오의 과정을 거치면서 집단의 이념으로 고착되어져야 한다, 내지는 개인의 자유는 어쨌든 간에 개인의 문제일 수밖에 없고, 또한 그렇게 되어야 흐름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방식의 논지이다.

개인주의가 곧 이기주의로 평행 이동되는 태도 하에서는 지극히 급진적일 수밖에 없는 사유인데, 저자는 날이 갈수록 이 의지 하나는 더없이 강고하다. 개인의 자유를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태도를 바탕으로 저자는 수많은 미래 사회의 코드를 훔쳐내서 독자에게 안긴다.

"개인들이 돌아오고 있다. 복거일이라는 이름으로, 또는 서갑숙이라는 이름으로. 복거일의 『소수를 위한 변명』(1997)과 서갑숙의 『나도 때론 포르노그라피의 주인공이고 싶다』(1999)는 한국 개인주의의 이론과 실천을 대표한다. 20세기의 인류사에 새겨진 가장 커다란 상처들이 전체주의의 칼자국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개인들의 부활은 경하할 만한 일이다."

파시즘과 전체주의,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과학문명과 테크놀로지로 대표되는 20세기의 문명사를 개인의 코드를 통해 읽으려다 '히틀러와 아인슈타인, 슈바이처'로 귀결되는 허망함을 맛본 독자들이 이 책의 첫째 타켓이 될 것이고,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의 서로 다른 색깔을 체감하기 힘들어하는 범생이 독자들이 그 둘째 타켓이 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타켓은 전체에 대항해서 자아와 개인성을 긍정하긴 하지만, 그 구체적인 사례를 찾기 힘들어서 내내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던 소아병적인 고급 독자들이 자리를 메워줄 것이다.

책 속으로

한국의 전통가족이 지닌 혈연적 수직 구조라는 본질은 근대화 이후에도 변화하지 않고 있다. 다만 농촌 공동체에서의 상속물이 었던 토지라는 생산수단이 교육이라는 생활수단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한국의 중산층 가정에 일반화된, 거의 광적인 교육열을 ㄴ바로 이런 가족주의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폐쇄적인 집단으로서의 가족에 대해서 소설가 앙드레 지드는 '가족이라는 것, 나는 너를 증오해!'([지상의 양식])라고 일갈한 바 있다.

--- 본문 중에서

우리가 지금 목격하고 있고, 다가오는 세기에 완성해야 할 혁명은 개인주의 혁명이다. 그 혁명은 조용하지만 근본적인 혁명일 것이다. 이 혁명이 만들어내고 있는 개인주의는 일상적 삶의 체계적 개성화(또는 프라이버시화)를 유연하고 느슨한 사회화와 묶는 새로운 민주주의를 창출할 것이다. 그것은 풍속을 포함한 문화 전반의 소포트화를 동반하는, 쾌락주의적이고 너그러운 새로운 자본주의와 어울린다. 그 혁명의 주체는 전체가 아니라 개인이고, 수동적은 붙박이들이 아니라 능동적인 떠돌이들일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사상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중요한 심리적 터전인 관용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위대한 반대자(the Great Dissenter)'로 불렸던 미국 연방 대법원 판사 올리버 웬델 홈즈(Oliver Wendell Holmes)가 지적했듯, 사상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것은 우리가 동의하는 사상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증오하는 사상의 자유을 보장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도 '준법서약서'의 형태로 남아 있는 사상전향제도는 양심 및 사상의 자유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이다.

--- 본문 중에서

동성애자 해방 운동이 새롭게 힘을 얻은 것은 1960년대 말이다. 1969년 6월 28일 그리니치 빌리지의 동성애자 전용 술집 스고, 몇 주 후에 뉴욕의 게이들과 레즈비언들은 '게이 해방전선'이라는 단체를 조직해 힘을 통한 동성애자 해방을 선언했다. 1990년대 초 미국과 영국에서는 '퀴어 네이션'과 '분노!'라는 동성애자 단체가 각각 만들어졌고, 1994년에는 20여만명이 '런던 동성애자 긍지 축제'에 참여했다. 동성애자들의 축제 시위는 그 이후 도시를 바꿔가며 이어졌다. 지난 세기의 후반 50년 동안 이밖에도 미국의 '마타신 회'(1950)와 '빌리티스의 딸들'(1955), 유럽의 '문화 및 오락 센터'(1996) 등 수많은 동성애자 조직이 생겨났고, 크고 작은 시위가 조직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동성애자들은 떳떳하지 못하다. 동성끼리 성행위만이 아니라 공공 장소에서의 입맞춤까지 범죄로 규정하고 있는 나라들이 수두룩하다. 동성끼리의 결혼은 아직도 대부분의 나라에서 인정되지 않고 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조차 게이 파티는 그 '난잡함'을 이유로 흔히 경찰의 단속 대상이 된다. 고용이나 사회 보장에서 동성애자들은 커다란 차별을 받고 있다. 1967년 동성애 금지법을 폐지한 영국에서도 동성애자들은 교사나 외교관이 될 수 없다. 언론들도 동성애에 대해서 대체로 부정적이다. 에이즈와 관련된 편견은 동성애자들에 대한 심리적ㆍ물리적 박해를 더 강화시켰다.

동성애적 성향이 생물학적인 것이든 사회적으로 습득된 것이든, 그것은 결국 개인들이 성적 취향일 뿐이다. 동성애는 합리적 이유로 형법의 제재를 받고 있는 '어린이 성애'(페도필리아)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민주주의의 본질적 구성 요소가 자유와 평등이라면, 그리고 그것의 심리적 기반이 너그러움이라면, 동성애자들에게 가해지고 있는 법적 차별과 관습적 편견은 부당한 것이다.

다른 취향에 대한 너그러움과 개인의 영역에 대한 불간섭이 한 사회의 에토스로 자리잡을 때, 동성애자들과 이성애자들은 서로를 무심하게 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부부와 자녀로 구성되는 지금의 가족 제도가 견고히 남아 있는 한, 동성애자들의 소외와 차별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 그것은 여성 해방과 마찬가지로 동성애자 해방도 가족의 미래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뜻한다.

--- 본문 중에서

'갈기갈기 터지고, 희희낙락하고, 야만적이고, 행보하고, 무분별하고, 기괴하고, 살아내기 어렵고, 해방적이고, 소름끼치고, 종교적이고, 세속적이고,.. 그것이 21세기일 것이다. '말하자면 이런 서로 모순된 진술들을 통해서 아탈리는 도망갈구멍을 미리 마련해 놓고 있는 것이다. 아니, 모든 시대가 그랬듯. 21세기도 틀림없이 모순의 시대일 것이다. 그리고 그 모순은 독자들이 대하고 있는 이책에도 어김없이 반영되었을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하필 왜 코드인가?
이 책은 일차적으로는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를 조망하는 모색의 글이다. 그러므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넘나들면서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체계적인 분석 작업이 주조를 이룬다. 그러나 『코드 훔치기』는 미래에 대한 단순한 분석과 예측으로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이 책은 저자가 독특한 글쓰기 기법을 통해 독자들을 만나고자 하는 또 다른 의지와 욕망의 표현이다. 그러므로 저자는 독자들이 이 책과의 만남을 통해 저자의 생각을 간파함으로써 스스로 자기만의 전망의 세계를 열어가기를 소망한다. 그것은 저자의 '코드'를 훔쳐서 독자 개인의 '플러그'에 꽂는 작업이며 그것이야말로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욕망하는 또 다른 전망과 모색의 세계이다.

'코드 훔치기'는 저자 고종석이 세계로부터 훔친 코드를 독자들에게 들려주는 작업인 동시에, 독자들이 그 코드를 저자로부터 훔쳐서 자기 목소리를 내도록 하는 공개된 열쇠이다. 이제 독자들은 저자가 마련한 말과 글의 잔치에 참여하여 여러 가지 코드들의 노래를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 이 코드들을 자신의 문 열쇠에 맞게 다듬는 것은 독자들의 몫이다.

고종석의 『코드 훔치기』는 그 자체로 하나의 코드(code)이다. 그것은 정보(code)일 수도 있고 독자들이 그 정보 속에서 스스로 발견하고 만들어 가야 할 암호(code)이기도 하다. 그리고 만일 이 코드가 사람들을 움직이게 된다면 그것은 어느 순간 하나의 규칙(code)이 될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코드 훔치기'는 저자 고종석이 세계로부터 훔친 코드를 독자들에게 돌려주는 작업인 동시에, 독자들이 그 코드를 저자로부터 훔쳐서 자기 목소리를 내는 작업의 연상선상에 있다.

이 책에서 저자가 붙들고 있는 것은 개인주의ㆍ자유주의ㆍ세계주의라는 코드다. 저자는 이 코드들을 자신의 독특한 문체의 틀 속에 투사함으로써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미래에 대한 예언적 통찰을 시도한다. 그러므로 이 책은 단숞나 예언서라기보다는 저자가 세계를 바라보는 코드를 읽는 작업이자 저자를 읽는 작업이다. 이것은 결국 저자의 전망의 틀과 사상의 흐름을 훔쳐내는 작업이기도 하다.

이런 측면에서 『코드 훔치기』는 작가와 독자 사이를 매개하는 도구이자 코드다. 그것은 저자로 하여금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독자가 저자의 코드를 훔쳐내도록 하는 코드가 된다.

리뷰/한줄평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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