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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열며_김효순
1부_리영희 안의 리영희 리영희의 현재성_황석영 리영희 안의 리영희_고병권 리영희 선생님의 주례사_유홍준 굴복하지 않은 사람들: 류춘도와 리영희_정지아 이성도 본성이야!_정병호 리영희와 그의 유토피아_허희 ‘공학도적 글쓰기’에 헌신한 전투적 자유주의자_백승욱 공학도, 노년에 경비행기를 타다_신완섭 2부_경계를 넘어 리영희 선생과 교도통신 서울 특파원들의 우정_히라이 히사시 “그러니까 일본이 좋은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_야마구치 이즈미 내 마음속 한국 민주화운동의 마지막 수인(囚人)_와다 하루키 독일에서의 리영희 선생_어수갑 미국 이민 1.5세대와 리영희의 인연_폴 림 리영희 선생과의 네번의 만남_송두율 한겨울 매화의 봄 마음: 리영희와 장일순의 교류_한상봉 그가 한겨울에 구멍 난 양말을 손에 낀 까닭_이철 3부_우상에 도전하는 이성 정의롭지 못한 전쟁을 비판한 기자_신홍범 리영희와 루쉰 그리고 의식화_최진호 『전환시대의 논리』와 리영희 선생을 다시 생각하며_백낙청 원로 변호사 이병린이 감옥에서 들고 나온 책_김효순 치열하되 인간적이었고, 비판적이되 냉소적이지 않았던 지식인_정범구 포승줄에 묶인 그의 모습을 찍은 순간_김연수 리영희 선생의 슬기로운 감옥생활_김학민 구체적으로 편들어주는 사람_오창익 4부_내 삶의 균형추, 리영희 ‘오랜 벗’ 임재경이 본 리영희_김종철 내 삶의 균형추, 리영희_백영서 날카로움과 함께하는 부드러움과 따뜻함_진영종 ‘비판하는 남한 사람’ 리영희_정현백 리영희와 정도영, 나의 기억_정건화 리영희와 불교의 인연_이학종 존경하는 리영희 선생을 생각한다_이강수 우리는 리영희 선생이 다시 그리워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_김세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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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뇌졸중의 후유증으로 신체 일부의 마비 현상이 왔을 때도 후배 후학들에게 ‘삐뚤빼뚤한’ 글씨의 손편지를 보내 격려했고, 사회적 약자들과 내내 연대했으며, 자신의 판단 미스를 인정하는 데도 인색하지 않았다. 부인 몰래 경비행기에 올라타 일상에서 일탈하고 싶은 욕망을 감추지 않았고, 병문안을 한다며 찾아온 후배들의 ‘재롱’에 어린아이처럼 해맑게 웃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필자들은 자신의 마음속에 고이 간직했던 기억들을 끌어내 정성스레 글에 담았다. 수많은 잔상들이 어우러진 이 책이 ‘사람 리영희’의 온전한 모습을 점묘화처럼 드러내주었으면 좋겠다. 선생이 종일 고뇌하는 근엄한 표정의 지성인이 아니라 사람 냄새 나는 친근한 모습으로 일반인에게 다가설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독자들이 점묘 화의 여러 구석들을 음미해보고 자신의 판단을 합치면 각기 독자적 인 리영희 상을 그릴 수 있을 것 같다. --- 「김효순 - 책을 열며」 중에서 리영희 선생을 만난 류춘도 선생은 ‘친구’ 하자고 했단다. 리영희 선생의 답은 “친구 말고 동무 하자”였다. 왜 친구 말고 동무였을까? 동무라는 말을 써본 적 없는 우리 세대는 영원히 그 의미를 알지 못할 게다. 동무는 옛말이고 더 친근하다. 과거에 목도한 불의를 외면하지 못해 삶이 일그러진 두 사람에게는 어쩐지 친구보다 동무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것도 같다. 2005년부터 류춘도 선생이 세상을 떠난 2008년까지 두 사람은 몇통의 편지를 주고받았다. --- 「정지아 - 굴복하지 않은 사람들: 리영희와 류춘도」 중에서 행사가 시작되기 전, 총련(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의 한 간부가 조선신보 기자를 대동하고 선생님을 찾아왔다. “남조선 민주화투쟁에 앞장서신 리영희 선생님의 혁혁한 업적은 잘 알고 있습니다. (…) 이제 이 조선신보 기자에게 잘 말씀해주시면 동포사회에서도 유명해지실 겁니다.” 선생님은 바로 정색하고 일갈하셨다. “난 평생 내 이름 내는 것을 생각하고 살아온 사람이 아니외다. 그렇게 살아온 사람이 아니라고. 그런 건 관심 없어.” 그러곤 정면을 보고 딱 입을 다무셨다. 한동안 그 자리에 있던 아무도 입을 떼지 못했다. 어색한 침묵을 깨려는 듯 총련 간부가 다시 말했다. “저 조선신보는 동포사회에서 영향력이 큰 신문이라…” 말하는 사람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고 선생님이 혼잣말처럼 말했다. “권력에 맞서 싸워보지도 못한 것들이….” --- 「정병호 - 이성도 본성이야!」 중에서 어느 자리에선가 선생을 만났을 때 ‘선생님 글, 잘 읽고 있습니다’라며 내가 인사를 했는데 선생은 대뜸 ‘어느 글의 어떤 내용이 좋았는지 말해달라’고 했다. 순간, 생각이 막히고 대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나중에 그 상황을 돌이키며, 선생의 글은 나름 많이 읽었던 터여서 아무 내용이나 말할 수도 있었는데 왜 그렇게 말문이 막혔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정건화 - 리영희와 정도영, 나의 기억」 중에서 물신숭배가 만연해지고 신흥 권력층의 출현으로 권력 숭배가 더 확산하는 가운데 사회적 약자들은 지칠 대로 지쳐가는 세상이 도래하고 있다. 누가, 그리고 어떻게 깃발을 다시 나부끼게 하고 불빛을 다시 밝힐 것인가? 지금은 우상과의 싸움에 온몸을 던진 리영희 선생이 더욱 그리워지는 시대이다. --- 「김세균 - 우리는 리영희 선생이 다시 그리워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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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롭지 못한 전쟁을 비판한 기자”
“치열하되 인간적이었고, 비판적이되 냉소적이지 않았던 지식인” 삶의 태도가 곧 가르침이 되는 리영희의 일화들 리영희와 가까이 조우했던 후배와 후학들은 리영희를 무엇보다 “정의롭지 못한 전쟁을 비판한 기자”(신홍범의 회고)로, “치열하되 인간적이었고, 비판적이되 냉소적이지 않았던 지식인”(정범구의 회고)으로 기억한다. “진실을 찾고자 끊임없이 노력해온 이”(정병호의 회고)이자, 평생 약자와 연대해왔으므로 “구체적으로 편들어주는 사람”이라는 평가로도 이어진다(오창익의 회고). “지식인이기 이전에 인간으로서 스스로를 완수하려 해온 이”(야마구치 이즈미의 회고)라며 그의 일관된 삶의 태도를 주목하기도 한다. 2024년 별세한 문화인류학자 정병호 교수가 생전에 남긴 회고에는 일본에서 리영희가 조선신보 기자에게 일갈한 일화가 들어 있다. “권력에 맞서 싸워보지도 못한 것들이….”라고 혼잣말했다는 그의 모습은 그가 무엇을 추구해왔는지를 보여주며, 단호하고 일관된 삶의 태도를 드러낸다. 노년에 경비행기를 탔던 일화, 아내에게 보낸 편지 등 새롭게 발견하는 리영희의 인간적인 면모 그의 글쓰기 방식에서 특별함을 발견하는 글도 있다. “‘공학도적 글쓰기’에 헌신한 전투적 자유주의자”(백승욱의 회고)로서 리영희를 기억하자는 것인데, 기자 재직 시절의 기사들이 지금 수준의 국제면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것임을 역설하며, 탐사보도의 전형이자 학술논문으로 발표해도 완성도가 높은 글이었음을 밝힌다. 그뿐 아니라 이 책에는 리영희의 따뜻하고 인간적인 면모가 드러나는 글들이 많다. 일본 교도통신 특파원들과 교유했던 일화(히라이 히사시 교도통신 전 특파원의 회고), 옥중에서 아내에게 보낸 편지들에서 ‘리영희 안의 리영희’를 발견하게 되었다는 글(고병권의 회고) 등이 그것이다. 재판정에서 보자는 리영희의 편지에는 “출입구 가까운 곳에 있다가 잠깐이라도 손만이라도 만져보면 좋겠소”라는 말이 적혀 있다. 생애의 말년에 경비행기에 탑승했던 일화도 인터뷰로 담겨 있는데, 천진난만하고 삶의 모든 것에 호기심 강했던 그의 아이다운 면모가 드러나 있어 독자들을 가까이 다가오게 만든다. “우리는 리영희 선생이 다시 그리워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김세균의 회고) 각자의 삶 속에서 어떤 기준을 세워 살아나가야 할지 고민이 깊어지는 혼란한 시대에, 이 책은 지금까지 지식인의 표상이었던 리영희를 재발견하게 함과 동시에 독자들에게 지침이 되어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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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이 타계한 지도 15년이 되어간다. 이 책이 ‘사람 리영희’의 온전한 모습을 점 묘화처럼 드러내주면 좋겠다. 선생이 종일 고뇌하는 근엄한 표정의 지성인이 아니라 사람 냄새 나는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설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 김효순 (리영희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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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영희 선생 같은, 불의에 굴복하지 않는 누군가 또 어디서 이 시대를 앓으며 말문을 터뜨리기 위해 애쓰고 있지 않을까. 나도 그런 사람이고 싶다. - 정지아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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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편지들에는 매사에 지식인의 책임을 다하는 리영희와는 다른 리영희가 있다. 나는 이 낯선 리영희가 너무 좋다. - 고병권 (인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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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영희 선생의 글은 지금 읽어도 여전히 생생하고 유효하다. - 황석영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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