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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노트
들어가며 울어본 적이 있는가 - 세한도 백성의 힘으로 지킨 기록 - 전주사고와 조선왕조실록 나라는 누가 지켜나가는가 - 고려대장경 직지와 어떤 무명 연구자 - 직지 오이 업은 고슴도치 - 자위부과도 호랑이에 대한 오해 - 호작도 백제인이 나무 조각에 남긴 사연 - 백제의 목간 귀신의 손자, 신라의 왕이 되다 - 황룡사 9층목탑 유물 속 글자, 오타와 오독 - 창덕궁 낙선재 주련과 삼국유사 현판의 글씨가 세로인 이유 - 숭례문과 흥인지문 그림을 보면 생각나는 사람 - 인왕제색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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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종이로 된 유물이 지닌 가장 강력한 힘은 '증거'와 '기록'에 있는 것 같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이 글자로, 그림으로 남겨졌고, 그 이야기들이 사라지지 않도록 지켜내고 발견한 사람들이 있기에 지금의 우리에게까지 닿게 된 것이지요.
--- p.6 여러분은 어떤 나무를 가장 좋아하는지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나무는 소나무와 잣나무입니다. 〈세한도〉의 나무를 본 이후 더 그렇습니다. 가는 데마다 길에서 나무를 만나면 이 나무가 소나무인지 잣나무인지 측백나무인지 구별해보곤 했습니다. 소나무와 잣나무의 의미를 발견한 뒤로 추운 날에는 〈세한도〉를 더 자주 보게 되었습니다. --- p.9 〈세한도〉를 받아 든 이상적은 펑펑 울었다고 한다. 이상적이 〈세한도〉를 통해 본 추사의 마음은 무엇이었을까. 사람은 감정이 북받치면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 노래하는 사람은 노래를 부르고, 시를 쓰는 사람은 시를 쓴다. 추사는 붓을 들었다. 종이가 좋고 나쁘고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 p.18 문화란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흐르는 것이다. 나라마다 풍토와 심성이 다르기에 문화는 똑같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변주(變奏)가 따르기 마련이다. 중국의 작장면이 우리나라에서는 짜장면이 되었듯 중국의 소나무와 측백나무[송백]는 우리나라에서 '소나무와 잣나무'가 되었다. --- p.28 역사는 누가 지켜나가는가? 우리는 책 속의 위인들이 역사를 지켜왔다고 생각하지만, 그것만은 아닌 것 같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수많은 위인이 등장하는데 정작 그 실록을 지켜내고자 애쓴 안의와 손홍록의 이야기는 실록에 실리지 못한 것이 아이러니하다. --- p.58 어떤 이는 재조대장경 만들 시간에 칼과 활을 만드는 게 더 효과적이지 않나 반문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싸움은 칼과 활만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다. --- p.74 호랑이에 대한 묵은 오해를 풀고 나니 〈호작도〉 속 호랑이의 해학적이고 바보스러운 표정에 더욱 정이 간다. 까치가 호랑이 귀에 대가 속삭이던 기븐 소식은 이런 내용이 아니었을까. "곰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 빨리 가보세요." --- p.113 그림은 그 자체로도 아름답다. 하지만 옛 그림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에는 그 안에 시간의 흐름이 쌓여있기 때문이다. 그곳엔 사람의 이야기가 덧붙여진다. 그린 사람의 의도는 무엇 하나로 단정 지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림을 그리는 이, 보는 이 모두 그 안에서 숨어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위로를 받는다. --- p.1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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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물을 재질별로 소개하는 두 번째 《유물시선》 시리즈. 한국 유물 중에서 나무와 종이로 된 유물들을 모아 소개합니다. 나무와 종이 위에 써 내려간 마음은 지금의 우리에게도 생생하게 전해집니다.
국립중앙박물관 역대 최다 관람객 돌파!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로 전세계가 주목한 한국의 미! 관람객 수만 20만 명, 핫플이 된 '불교 박람회'! 한국 유물이 이렇게까지 주목받은 적이 있었던가요? 상상도 못했던 일이 벌어지고 있는 요즘입니다. 그런데 막상 힘든 오픈런 끝에 박물관에 들어가 방대한 유물들 앞에 설 때면 어쩐지 어렵고 막막한 기분이 듭니다. 유물들이 너무 대단해서 혹은 어려워서 한발짝 물러섭니다. 유명하니까 인증숏을 찍고 돌아가긴 하는데 막상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어떻게 하면 유물과 나 사이를 좁힐 수 있을까요? 유물은 언제나 멀리 있습니다. 박물관 유리 벽 안에 있거나 더이상 들어오지 말라는 담장 안에 있습니다. 때로는 국경 너머에도 있습니다. 저승으로 간 이들의 이이야기를 품은 채 이승에 남아 있습니다. 말없이 그 자리를 몇 천 년, 몇 백 년 지키고 있습니다. ··· 그동안 어떤 시대에 대해, 주제에 대해 알고 싶어서 역사책을 펼치셨나요? 이 책을 읽을 때만큼은 '이 유물을 만져본다면?'이라는 상상부터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 『유물시선: 돌』 편집 노트 중 감히 만져볼 수 있는 상상을 해 보기로 합니다. 우리는 유물과 한층 더 가까워졌습니다. 실제감을 느끼는 순간 우리는 이야기를 상상하게 됩니다. 이 그림은 누구에게 그려준 걸까. 왜 줬을까. 이 그림을 받은 사람의 마음은 어땠을까. 모든 대화와 관계는 마음을 헤아리는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그동안 역사 분야 출판물은 주로 시대별, 주제별로 묶여 설명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시간적으로도, 공간적으로도 유물이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지게 만듭니다. 그러나 재질로 접근하면 다릅니다. 유물을 좀 더 만질 수 있는 무언가로, 내가 지금 느껴지는 감정에 집중하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