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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대상 | 옥채연 · 오카리나
가작 | 안덕희 · 곰이 아들을 먹었어요
가작 | 오재은 · 목요일의 집
가작 | 전예진 · 한강숙이 용
가작 | 정회웅 · 문콕

심사평 | 소영현 · 안보윤 · 염승숙 · 성현아

저자 소개 5

2001년 출생. 명지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재학.
단편 소설 〈곰이 아들을 먹었어요〉로 제2회 림 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달걀머리 eggheads.page에서 동인 활동을 하며 무크지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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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부천 출생.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과 졸업. 서울시 공무원으로 일하며 소설을 쓰고 있다.
201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어느 날 거위가』, 장편소설 『매점 지하 대피자들』, 『보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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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출생. 낮에는 해외영업팀으로 일을, 저녁에는 육아를, 밤에는 각종 글 모임을 한다. 앤솔러지 『셋셋 2024』에 단편소설 「기다리는 마음」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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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11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184쪽 | 242g | 130*215*13mm
ISBN13
9791170403517

책 속으로

나는 그 애가 단소 부는 모습을 보았다. 입술을 그렇게 사랑스럽게 오므리는 법이라니. 나는 단소의 음계가 다섯 개뿐이라는 사실이 마음에 들었다. 짧은 새끼손가락도 좋았다. 그 애의 설명은 너무 어렵지만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있었다. 숨을 반으로 가른다고 생각해. 반만 뱉고, 나머지 반은 삼켜. 그 애는 걸상 모서리에 치마를 펼치고 앉는다. 부채꼴. 물을 마실 땐 꼭 목을 젖힌다. 그 애가 나를 돌아볼 때, 나는 너무 많이 뱉는다. 나머지가 없다.
--- p.30 「옥채연, 오카리나」 중에서

그리고 부검. 나도 과학 시간에 개구리를 해부해 본 적 있었다. 투명한 비커에 투명한 에테르를 따르는 시간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부드러운 두 개의 폐를 들어내면 나타나는, 작고 빠른 심장도 좋았다. 그 애의 심장도 그 자리에 있었을까?
--- pp.31-32 「옥채연, 오카리나」 중에서

미디어를 뒤덮은 선정적인 보도들. 야생화된 곰이 등산객을 먹다.
기자들의 말은 다 맞고, 다 틀리다. 그는 중학교를 자퇴하고 기이한 행동으로 스무 살이 되도록 집에만 머물러…….
--- p.43 「안덕희, 곰이 아들을 먹었어요」 중에서

곰이 사람을 먹을 수가 있나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요? 곰을 잡아먹는 건 사람이어야 하잖아요. 내가 바로잡겠어요. 곰을 찾아낼 거예요. 발로 차고 지팡이로 후려칠 거예요. 칼로 찔러 쓰러뜨리고 내장까지 조각조각 파헤치고 한 점씩 구워 먹겠어요. 곰에게 먹힌 아들을 내가 다시 먹고, 다시 낳을 거예요.
--- pp.44-45 「안덕희, 곰이 아들을 먹었어요」 중에서

나는 가끔 준성 몰래 파우치에서 아이브로펜슬을 꺼내 흰색 화장실 타일 사이에 십자 모양의 흔적을 남겨 놓기도 했다. 그게 마치 우리가 이 세상에 살아 있다는 유일한 표식 같아서였다.
--- p.69 「오재은, 목요일의 집」 중에서

잠시나마 내가 아닌 누군가가 될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족했다. 누군가가 나를 먼저 버리고, 속이고, 내게서 무언가를 빼앗기 전에 내가 먼저 그들에게서 가장 소중한 걸 훔쳐 달아나 버리고 싶었다.
--- p.89 「오재은, 목요일의 집」 중에서

한강숙은 좀처럼 쉬는 일이 없었다.
--- p.95 「전예진, 한강숙이 용」 중에서

건네고 싶은 말을 참고 사람들을 지나쳤다. 그런 말은 싫어한다잖아, 내가 잘못 생각하는 거야, 민원 쓴다고 하면 고쳐야지, 청소하는 사람이 무슨.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러다 탈의실에서 샤워실로 들어가는 길에 불쑥 설움이 올라왔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지.
--- p.104 「전예진, 한강숙이 용」 중에서

옆 차를 다시 살폈다. 뒷좌석 문이 열리면 닿을 위치에 자국이 있긴 했다. 하지만 자신의 차에 붙은 뭉툭한 도어 가드가 낸 흔적이라기엔 의아할 만큼 날카롭고 섬세했다.
--- p.135 「정회웅, 문콕」 중에서

“외국 시험 몇 개를 한 번에 붙었다 해서 똑똑한 줄 알았는데, 영 맹탕이구먼.”
“네?” 승채는 고개를 들었다. 장모의 눈이 정면에 있었다.
“남의 금덩이를 똥으로 보면 자존심이 좀 살아?”
짧은 정적이 흘렀다. 아내는 입술을 깨물었고 장인은 눈가를 가늘게 찡그렸다.

--- p.151 「정회웅, 문콕」 중에서

출판사 리뷰

“그건 부드러운 맞춤이라기보다는 충돌에 가까웠다.
커다랗고 뜨거운 운석이 언젠가의 지구와 했던 그런 충돌.
그러나 둘 중 누구도 멸종하지 않았다. 그런 건 별로니까.”

대상 수상작인 옥채연의 「오카리나」는 10대 소녀의 사랑과 실연, 고독과 상처를 섬세하게 다룬다. ‘나’는 옆 반에 전학 온 ‘그 애’가 남몰래 울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그 애를 눈여겨보게 된다. 학교 현장학습에 간 날, 나는 그 애와 짝이 되어 함께 시간을 보낸다. 그 애는 나에게 스스럼없이 “너 바보야?”라고 묻는 한편, 단소 부는 법을 가르쳐 주거나, 인간만 유령이 된다고 생각하는 건 이상하지 않느냐고 묻기도 한다. 그런 그 애가 사라진 후, 내 앞에 티라노사우루스 유령 ‘꼬꼬’가 나타난다. 사라진 존재를 향한 마음이 어떻게 눈앞의 현실을 변형시키는지 소설은 맑고도 은근한 정서로 그려 낸다.

“곰이 사람을 먹을 수가 있나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요?”

안덕희의 「곰이 아들을 먹었어요」는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광기와 집착을 따라간다. ‘나’는 아들을 먹은 곰을 찾아 그 곰을 먹고 다시 아들을 낳겠다는 기이한 결심에 사로잡힌다. 아들의 마지막 움직임을 되짚으며 숲속으로 들어가는 어머니의 여정은 독특한 서사를 만들어 낸다.

“목요일에만 허락되는 집이었다.
최소한 목요일에는 우리에게 돌아갈 집이 있었다.”

오재은의 「목요일의 집」은 가출, 성착취, ‘숙소’라는 단어로 환원되기 쉬운 현실을, ‘집’과 ‘정체성’의 문제로 확장한다. ‘나’는 성노동과 배달 일을 대가로 숙소에 머물며 비슷한 처지의 아이들과 함께 살아간다. 어느 날 숙소의 리더 ‘준성’과 함께 약을 배달하면서, 둘은 빈집을 떠돌게 된다.

“기분이 가라앉을 때마다
말끝에 ‘용’을 붙여서 노래하곤 하거든요.
힘냅시다용, 이렇게요.”

전예진의 「한강숙이 용」은 70대 여성 ‘강숙’의 변신을 그린다. 노년의 나이인 강숙은 쉬는 법이 없다. 딸과 손녀를 돌보고, 수영장에서 청소 노동도 한다. 하지만 언제나 꿋꿋하고 씩씩하다. 어느 날, 타인에게 건넨 호의가 민원으로 돌아오고, 강숙은 기묘한 일을 겪으면서 ‘오미자’라는 모임에 초대받는다. 노년의 삶과 회복을 밝고 명랑한 톤으로 펼쳐 낸 소설이다.

“서로를 더 잘 안다는 것이
때로는 짧은 말로도 깊은 상처를 남길 수 있다는 것임을 새삼 느꼈다.”

정회웅의 「문콕」은 공항 주차장에서 벌어진 ‘문콕’ 시비를 계기로, ‘승채’가 장모의 경제력에 의존한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이야기다. 일본 여행부터 살고 있는 집, 운전하는 차까지 모두 장모의 재력에서 비롯되었다는 현실이 드러나며, 소설은 가족과 자존감의 균열을 예리하게 포착한다.

심사평

옥채연 「오카리나」
예심에서부터 여러 번 반복해 읽은 작품이었다. 전형적인 캐릭터와 사건을 다루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눈과 손을 붙드는 문장들의 매력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 투박하지만 진솔하게 읽히는 장면 장면들이 작가의 개성적 문장과 맞물리면서 인물의 상태를 더욱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다고 느꼈다. 일견 산만하고 불투명한 구성으로 읽힐 수 있지만, 그런 대범한 구성 덕분에 인물이 자유롭게 발화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자신만의 표현 방법을 줄곧 추구하고 있다는 점이 작가에 대한 기대와 신뢰로 이어졌다. _안보윤(소설가)

안덕희 「곰이 아들을 먹었어요」
서사적 긴장감을 증폭시키면서도 독자의 기대와 예상을 여지없이 비껴가는 전개가 매우 흥미로웠다. 종종 정돈되지 않은 문장이나 날것의 이미지가 돌출하기도 했지만, 그마저도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소통 불가능한 아들을 늙어 죽을 때까지 방에 가둬 둘 수 있도록 엄마로서 책임을 다하려는 인물과 그와 얽힌 기이한 설정들을 통해 모성을 확장하여 논의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유의미하게 느껴졌다. _성현아(문학평론가)

오재은 「목요일의 집」
청소년의 문제로 한정 짓기 쉬운 가출 문제를 집의 문제로 확장하여 다룬다. 무거운 주제를 안정된 톤으로 매끄럽게 끌고 가면서, 탈출하고 싶지만 돌아가고도 싶은 곳으로 ‘집’을 의미화한다. 소설 너머 지금 이곳에서의 ‘집’의 의미까지를 질문하며 소설적 보편성을 획득한다. _소영현(문학평론가)

전예진 「한강숙이 용」
돌봄과 노동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노년의 여성이 그 무게를 아주 비극적으로 실감하지는 않는 이 현실적인 서사가 경쾌한 상상력과 연결되자 산뜻하게 새로웠다. 좀 더 응집력 있게 서술되었다면 완성도가 더욱 높아졌겠으나 지금 이대로의 문체도 소설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잘 어우러졌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인물을 연민하고 또 애정하게 만드는 소설을 지지하지 않을 수 없었다. _성현아(문학평론가)

정회웅 「문콕」
자동차 접촉 사고라는 작은 에피소드로 가족 내 권력관계를 장면화하는 역량을 보여 주는 소설이다. 문장의 힘으로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만들어 내는 긴장감을 포착하고 있어 확장성이 기대된다. _소영현(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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