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의 말문 NO.365 | 우주가 창을 열면 눈이 시릴지도 모른다구름모자불투명한 안부여분의 귀타원의 밤비도덕적 거울줄신의 서정드라이브기억단발적 방과 밤반복적으로 관측되는 이성문 NO.12 | 슬픔은 우리를 건너간 걸까마르지 않은 그림세 개의 보름달 빵산문운문이상한문도래할 메뉴모형의 시간뿔나로 말할 것 같은 사과최선의 we모든 밖에는 비가눈물이 불타는 상방문문 NO.24 |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는데토스터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침 뱉기어쩌다나의 기분은 입술과 친밀합니다자신이 들어온다장면과 이야기일용할 혼자당신이 작동하지 않는 기본 과제가능나라밤의 세수문 NO.∞ | 희고 빛나는 것은 전부 문 같아다만 비약한 타자들슈붕스웨터똑바로가능섬한 뼘의 우주무표정의 가능취사한 모금의 문비행 No.위치아무_도 없는 숲속에서희고 말랑한 문해설 | 닫힌 문의 시학 | 박동억(문학평론가)
|
|
일상에서 무한으로, 닫힌 '문' 앞의 시학이 시집에서 ‘문’은 단순한 공간적 경계가 아니다. 시인은 문 앞에서 머뭇거리는 존재들을 반복적으로 불러내며, 그 주저함의 순간 속에서 언어가 피어나는 자리를 찾아간다. 그러고는 명확한 결론이나 완결된 자아에 도달하기보다 주저하고 맴도는 상태 자체를 하나의 미학으로 끌어올린다. 「드라이브」의 화자는 ‘너’를 보내고 오는 길에 “이대로 집으로 돌아가면/ 밤마다 공고히 악몽을 지을 게 분명하다”며 “액셀 페달을 힘껏 밟”아 “우리가 다시 마주앉”음으로써 불안을 밀어내고자 한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나는 한 알의 용기가 있던가”라며 머뭇거린다.너는 시큰둥한 얼굴로 앉아 있다머리 위로 쿵, 새알 같은 것이 떨어졌다이리저리 굴려도 깨지지 않았다죽어가는 나무들 사이로 내달리는 너절벽 앞에 다다르자그것을 힘껏 차올렸다나는 네 귀에 대고 속삭였다우주는 푸른 사과처럼 무사해_「한 뼘의 우주」『우주는 푸른 사과처럼 무사해』는 닫힌 세계 안에서도 무언가 자라나는 풍경을 그린다. 웃자라는 감정, 웃자라는 언어, 웃자라는 상처들이 시의 행간에서 끊임없이 들썩인다. 그것은 ‘우주’라는 거대한 은유와 닮아 있다. 끝을 알 수 없으나, 그 안에서 모든 것이 조금씩 변화하고 순환한다. 시인은 “죽어가는 나무들 사이로 내달리는 너”를 바라보며, 그것이 절망이 아니라 ‘푸른 사과처럼 무사한’ 세계의 또 다른 형태임을 믿는다.한 번도 방을 가져본 적 없는, 밤마다 무엇을 잃어버리는 꿈을 꾸는, 한 사람이 다리 위에 서서 허공에 노크를 하고 있다. 방은 하나의 밤입니까? 날 선 목소리가 깊은 밤 도심 속을 헤집었다. 아직 어떤 아침도 오지 않았으므로, 너는 가던 길을 멈추고 뒤돌아봤다._「단발적 방과 밤」“방은 하나의 밤입니까?”라는 물음은 자아와 세계의 관계를 묻는 동시에 시의 존재 이유를 되묻는다. 그 물음 앞에서 시인은 서성인다. 그러나 그 서성임은 멈춤이 아니라 다음 문장을 향한 준비다. “첫 문장을 쓰기 시작했다”(「자신이 들어온다」)는 고백은 곧 시인이 스스로에게, 그리고 세계에 건네는 다짐처럼 읽힌다. 『우주는 푸른 사과처럼 무사해』에서 시인은 완벽한 이해나 도달 대신, 끝없이 쓰고 부딪히며 ‘닫힌 문’에 귀를 대어 듣는다. 그래서 소후에의 시는 불안정하면서도 단단하다. 푸른 사과처럼 단단하고, 무사한 세계의 중심에서, 자신만의 리듬으로 자라고 있다.시인의 말모든 길몽과 악몽이 멈춘어딘가에 있을 내가숨겨둔 세계들이다 쏟아내고 갤 것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