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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I이상한 밤/ 돌에게, 아 밤에게/ 두 개의 모음/ 책상, 그 옆에 유리창/ ‘낙석주의’ 표지판을 위한 한 조각/ 둥근 유리 전구/ 연필/ 안경을 위한 한 조각/ 장갑을 위한 한 조각/ 피아노/ 뱃머리/ 투명한 유리/ 빗물받이 홈통을 위한 한 조각/ 달을 위한 두 개의 모음II카메라를 위한 두 조각/ 사다리를 위한 한 조각/ 빵과 돌 사이에/ 식탁보를 위한 한 조각/ 온도조절기의 한 부품/ 유리잔을 위한 한 조각/ 시계를 위한 하나의 파편/ 다이빙대/ 피아노를 위한 두 조각/ 망각의 영토/ 세 개의 모음/ 공에서 떨어져나온 하나의 파편/ 음악의 바다에 바다가 비치고 바다에 음악이 비친다/ 집을 위한 두 조각/ 두 묶음III커튼을 위한 한 조각/ 나비/ 두 개의 모음/ 두 개의 조각/ 돌을 위한 세 개의 파편/ 고란초를 위한 한 조각/ 검은눈방울새를 위한 한 조각/ 미루나무를 위한 한 조각―김창태에게/ 배롱나무를 위한 한 조각/ 유도화를 위한 하나의 파편/ 새를 위한 한 조각/ 부목을 위한 한 조각/ 두 묶음/ 꽃마리/ 세 개의 조각IV금풍뎅이를 위한 한 조각/ 품안에/ 세 묶음/ 식물성/ 청자고둥/ 모기를 위한 하나의 단편/ 두 개의 모음/ 눈/ 석류를 위한 한 조각/ 나뭇가지를 위한 한 조각/ 작은 꽃들/ 한 나무/ 숲의 청춘/ 초록 사태V멧종다리/ 유리딱새/ 끈끈이귀개를 위한 한 조각/ 파리를 위한 한 개 부스러기/ 쐐기, 변신을 위한 하나의 아포리즘/ 무화과나무를 위한 한 조각/ 메타세쿼이아/ 한 죽음을 위한 세 개의 단편―안녕, 이혜란/ 검은나무딸기/ 블랙홀/ 아직도 소용돌이치며 울려고 하는가/ 거리를 위한 한 조각/ 풍경/ 죽음의 순간VI부패는 생각의 힘이다/ 시냇물을 위한 한 조각/ 오름/ 검멀레/ 계곡을 위한 한 조각/ 강을 위한 하나의 파편/ 여름을 위한 한 조각/ 빗물 웅덩이를 위한 한 조각/ 마음을 위한 다섯 조각/ 집이 건축했다/ 구름을 위한 네 개의 조각/ 밤을 위한 두 조각/ 빛을 위한 두 조각VII서로 설렌다/ 아침을 위한 한 조각/ 시간을 위한 미니어처/ 그늘을 위한 세 개의 조각/ 웅덩이는 생각한다/ 고도 5,596미터를 위한 두 개의 부품/ 아름다운 음악은 어떻게 무가 되어버리는가?/ 날씨를 위한 두 조각/ 마음의 무늬/ 물의 시/ 물을 위한 하나의 파편/ 한여름/ 태풍을 위한 한 조각/ 언덕이 언덕에 올라VIII한 음의 연구를 위한 미니어처/ 돌담을 위한 한 조각/ 마음을 위한 한 조각/ 선잠을 위한 한 조각/ 두 조각/ 의지를 위한 여섯 개의 퍼즐 조각/ 불 켜진 창을 위한 한 조각/ 두 조각/ 새벽을 위한 세 조각/ 생각을 위한 다섯 개의 모음/ 두 조각/ 내밀함/ 목소리를 위한 두 조각IX정신은 나무의자를 놓으려 애쓴다/ 바다를 위한 전주곡/ 경이로움/ 꿈/ 네 개의 퍼즐 조각/ 히아신스의 꿈/ 애도/ 데이비드 봄의 『전체와 접힌 질서』 스핀에서 바스러진 두 개의 부스러기/ 서랍장을 위한 미니어처/ 물로나 뱅뱅―최예영에게/ 흰빛에 사로잡혀서/ 흔들어라/ 녹색 안구의 식은 시/ 잠 속에 빛을 보낸다/ 이미 곪아가고 있다/ 인공지능과 인간 지능X가문비나무와 불안한 정신을 위한 한 조각/ 슬픔을 위한 한 조각/ 물을 위한 두 개의 조각/ 빙하가 녹고 있다/ 미래로부터 지금 여기로/ 기후 위기/ 지구온난화를 보는 한 겹 코팅/ 음식/ 쇳물 불덩이를 위한 한 개 파편/ 마네가 그린 말라르메 초상화 복제 사진/ 우물거리는 우물거림/ 비생명체를 위한 한 개의 부스러기/ 침묵을 위한 한 조각/ 중력/ 돌의 시간/ 사물의 흉계/ 바다해설 | 모르는 채로 만지기 전승민(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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蔡好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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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호기 시인과의 미니 인터뷰1. 어느덧 10번째 시집을 묶습니다. 이번 시집을 출간하는 소회를 간단하게 부탁드리겠습니다.- 한 조각 한 조각, 그러니까 한 단어와 한 단어를 잇고, 한 문장과 다음 문장을 이어 쓰면서 하나의 이미지(형태)를 만들어내는 데 최선을 다합니다. 그래서 한 편의 시가 완성되고 나면 그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게 시집의 건자재가 되잖아요. 비유하자면 영화를 만들 때 장면을 최대한 찍어놓았다가 마지막 편집 과정을 통해 쓰일 건 쓰이고 버려질 건 버려지면서 앞뒤의 순서가 정해지고 비로소 한 편의 영화가 완성되듯이, 시집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집을 묶을 때 역시 최선을 다해 때로 시편을 고치기도 하지만, 수정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애초에 한 조각을 만들 때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면 맘에 드는 시집을 만들어내지 못하게 되겠지요. 몇번째 시집인가는 제게는 별로 특별할 게 없는 거 같습니다. 늘 처음 시집을 내는 것처럼 막막하고, 조각조각을 쓸 당시에 좀더 잘 쓸걸 하고 늘 후회하게 되니까요.2. 『이상한 밤』에서는 총 145편의 시를 선보입니다. 문학동네시인선 중에 가장 볼륨이 있는 시집인데요. 이러한 구성을 하시게 된 이유와 동력에 대해 들어보고 싶습니다.- 『이상한 밤』에서는 최대한 많은 객체를 소집해야 했습니다. 그것들이 하나의 단일하고 유일한 개체이면서도 또한 시집이라는 다양체로서의 집합에서는 제각각의 다른 몫의 기능을 해줘야 했기 때문입니다. 저도 통상 한 권의 시집의 적당량이 어느 정도인지는 알고 있습니다. 그걸 일부러 거스를 생각도 없고요. 하지만 시집 주제의 특성상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통상적으로 부의 특성은 큰 전체의 시집 속의 작은 단위의 전체로 기능했습니다. 제가 나눈 부는 그런 것과 조금 다릅니다. 그래서 1부, 2부라 하지 않고 그냥 로마자 Ⅰ~Ⅹ까지 숫자만으로 표기한 겁니다. 독자의 편에서 읽을 때 145편의 시가 부담스러울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읽는 이의 읽는 호흡을 고려해서 단락을 나눈 겁니다.3. 묵직한 양감에 반해 시의 제목 속엔 모음, 조각, 파편 등을 품은 시편이 많은데요. 그래서인지 이항 대립(들)에서 오는 운동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시어에서도 그런 경향이 보이고요. 여기에서 오는 어떤 효과를 의도하신 바가 있으실지요?- 해설을 쓰신 전승민 선생님이 아주 정확하게 짚어주셨던데요. 제가 아무리 객체를 잘 표현하려 해도 그 객체의 전모를 드러내는 건 애당초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제 시는 그 객체의 한 조각 파편일 뿐이다, 뭐 그런 느낌을 담는 제목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고민중에 음악의 용어가 그러하다는 걸 발견하고 그걸 빌려다 썼습니다. suite, pezzi, pieces, fragment…… 등등. 4. 작가님의 시를 읽노라면 음악, 미술, 이론 등 타 장르와 깊이 교류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떤 때 시가 쓰고 싶어지시는지, 그리고 타 매체에 영감을 받아 시를 쓰실 때 각별히 신경쓰는 부분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시를 항상 경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라는 장르가 따로 있지만, 시는 특히 음악과 미술의 경계에 있습니다. 시는 음악이 되려 합니다. 시는 미술의 이미지가 되려 합니다. 시는 영화적 단편이 되려 합니다. 시가 침묵을 지향할 때도 그냥 텅 빈 없음의 침묵이 아니라 침묵하는 이미지입니다. 시는 시의 고유의 특성상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음악을 시적이라 하고, 어떤 그림을 시적이라 하고, 어떤 영화를 시적이라 하는 건, 그저 좋다라는 칭찬이 아닙니다. ‘시적’이라는 말은 아직 무언가로 고정되기 전의, 이것도 저것도 아닌 중립의, 망설이는 에너지를 가리키는 겁니다. 그 에너지가 정점에 이르렀을 때 그것은 하나의 고정된 형태(개체)가 되는데, 그때부터 에너지는 하향 곡선을 그리며 소멸을 향합니다. 시는 정점에 이를락 말락 할 때의 바로 그 에너지입니다. 아름다움의 에너지도 그와 같은데, 그래서 뭔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아름다울 때 시적이라고 하는 겁니다. 저는 음악을 듣거나 전시장에서 미술품을 관람할 때 표현된 작품을 감상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그렇게 표현하기까지의 예술가의 의도와 감각과 상상을 엿보는 걸 즐깁니다. 그게 제 창작과 비교되고, 많은 경우 제 창작의 아이디어로 옮겨지기도 하기 때문입니다.5. 작가님만의 ‘시 읽기’ 노하우 한 가지를 알려주세요.- 시인은 언어 감각이 뛰어나야 시를 잘 쓸 수 있다고 보통 말하는데,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시는 언어 충동으로 씁니다. 그 충동은 시인의 충동이기도 하고 언어의 충동이기도 합니다. 세련된 언어 감각은 오히려 부숴버려야 합니다. 언어 감각은 이미 있는 질서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시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면서 이 세상에 나타납니다. 그 질서는 새로운 시가 나타날 때 그 새로운 시에 의해 부서져야 합니다. 그래서 시는 시의 고유의 특성상 첨단에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까닭에 첨단과 잘 읽히는 것 사이에 딜레마가 생깁니다. 첨단은 낯선 거라서 잘 읽히지 않고, 시인은 또한 독자에게 잘 읽히는 시를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마 모든 시인이 늘 이런 딜레마로 끙끙 앓으면서 시를 쓸 겁니다. 제 시가 어렵다고 많이들 불평합니다. 그분들에게 저는 이렇게 제안하고 싶습니다. 시를 이해하거나 해석하려 하지 말고, 시의 이미지를 그냥 받아들이고 느껴보면 좋겠다고. 실제 시를 많이 접해보지 않은 어떤 화가가 시의 이미지를 그냥 따라가며 읽다보니 머릿속에 그림이 떠오르면서 잘 읽힌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이제 초등학교 갓 입학한 손자가 제 시를 그럴듯하게 읽어내는 걸 보며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녹지 않는 장미색 기억은길이 끝나고 돌이 시작하는 즈음에기어코 단애를 세운다.진짜 급진주의자 시인은비인간이 인간을 읽고 기록하는시적 공작물을 은닉한다.아, 노래하려는 순간 숨는 것들.2025년 11월채호기- 「시인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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