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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막2막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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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자기 무덤을 파는모난 인간들의 험난한 여정산에서 조난당한 세 친구와 한 청년은 동굴 안에서 죽음을 기다리다, 어차피 죽을 거라면 허심탄회하게 그동안 품어온 비밀을 털어놓기로 한다. 시작은 비교적 사소했다. “절대로 바람피운 건 아니었어.” 아내에게 들키면 곤란한, 재회한 첫사랑과 찍은 셀카. “있잖아. 사실은 나 소주 좋아한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건강한 이미지를 쌓아왔지만, 실은 음주 후에도 아이들을 지도해 온 수영 강사. “스릴 있는 일탈은 일종의 필요악이었어.”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합법적인 곳에서 즐긴 도박. 그리고, “저는요. 사람을 죽인 적이 있어요.” 세 번의 살인.《무덤까지 비밀이야》는 연쇄살인마와의 목숨을 건 꼬리 밟기라는 무거운 소재를 다루지만, 진지함에만 기대지 않는다. 이 책은 처음부터 독자에게 묻는다. “이 상황, 웃어도 될까?” 이 책의 블랙코미디에서 비롯되는 웃음은 인간의 비겁함과 자기합리화를 가장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장치다. 도덕적인 선을 아슬아슬하게 밟고 있는 세 친구의 불륜과 음주, 도박은 도덕의 범주를 완전히 벗어난 살인과 비교되는 순간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된다. 백산이 연쇄살인마라는 결정적인 증거는 없지만, 그래서 아무도 그가 살인마라는 사실을 믿어주지 않지만, 그럼에도 세 친구는 자신의 직감을 믿고 일을 꾸민다. 휘몰아치는 상황 속에서 누가 미친놈이고 정상인지 분간하기 어려워지고, 죽음이 턱밑까지 다가온 순간, 윤리의 기준은 급격히 흐려진다. 끝까지 그의 죄를 주장하는 게 옳다는 걸 알면서도 ‘괜히 나서서 내가 먼저 죽는 건 아닐까?’ 하고 계산하는 모습은 비겁하지만 지나치게 현실적이다. 그래서 더 웃프고, 씁쓸하다. 이런 세 친구의 선택을 과연 누가 쉽게 비난할 수 있을까?“이 정도는 괜찮지 않나?”라는가장 간편한 자기합리화의 위험누구나 악인이 될 수 있다악은 늘 이렇게 시작된다. ‘이 정도는 괜찮지 않나?’, ‘내가 직접 한 일은 아니잖아’, ‘나만 입 다물면…’. 악은 그 자체로 인간을 타락시키지 않는다. 인간 스스로 타락에 발을 들이지 않는다면. 불의에 침묵하고, 합리화를 반복하며 책임을 미루는 사이, 이 책의 인물들은 서서히 자신이 서 있던 윤리적 위치를 잃어간다. 《무덤까지 비밀이야》가 웃프다가도 섬뜩한 이유는 이 모든 과정이 너무도 익숙하고, 자연스럽게 흘러가기 때문이다.살인을 저지른 사람만이 악인일까? 그럼 그 사실을 알고도 자신의 안위를 위해 침묵한 사람은?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독자에게 묻는다. “무엇을 ‘악’이라고 부를 수 있는가? 나는 어디까지 ‘괜찮다’고 말해왔는가?” 블랙코미디라는 옷을 입고 누구나 악인이 될 수 있는 세계를 그려내는 《무덤까지 비밀이야》는 웃어넘기기에는 너무나 현실적인 이야기, 읽고 나면 마음 한편이 소란스러워지는, 하지만 오히려 그런 매력에서 헤어날 수 없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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