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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onique Poul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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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는 위층에서 아래층으로 간다. 손짓 하나에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간다.
4층에서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와 함께 나는 듣고 말한다. 아주 많이, 유창하게. 3층에서 부모님과 함께일 때 나는 듣지 못한다. 그들과는 손으로 소통한다. --- p.15 레스토랑에 가면 나는 다른 아이들처럼 얌전히 있지를 못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테이블 사이를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했다. 사람들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넌 뭐 먹니? 맛있어? 나는 부모님이랑 저쪽 테이블에 있어. 부모님은 농인이야.” 재잘거림을 멈추지 못했다. 나는 이 사실이 너무 자랑스러워서 모두에게 이야기했다 --- p.27 하지만 가끔은 엄마가 소리를 들을 수 없어 난처할 때도 있었다. 엄마는 때때로 배에 가스가 찬 나머지 버스 안에서 엄청난 소리로 방귀를 뀌었다. 그러나 엄마는 그 소리를 가늠하지 못했다. 자신이 낸 소리를 전혀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나와 다른 사람들은 알았다. --- p.28 정적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때는 그리 멀지 않은 4층으로 도망쳤다.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네 집에 가면 나는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 속사포로 말을 했다. 그들은 정상적인 손녀를 보는 행복감과 기쁨에 나를 내버려 뒀다. 자식들과는 하지 못했던 일을 나와 했으니까. --- p.35 농인의 적나라한 수어 동작은 청인을 놀라고 당황하게 만들기도 한다. 청인은 남에게 모욕을 주거나 무례하게 행동할 때 이런 동작을 사용하지만 농인에게는 자연스럽고 당연한 표현일 뿐이다. 문화의 차이다. --- p.82 외삼촌은 너무 화가 나서 벌로 이틀간 TV 시청과 사탕을 금지시켰다. 하지만 사탕을 손에 넣는 방법이 있었다. 사탕은 부엌에 있었는데, 부엌에 가기 위해서는 거실에 있는 외삼촌의 매의 눈 같은 레이더망을 통과해야 했다. 제대로 전략을 짰다. 내가 초인종을 눌러서 불이 깜박거리면 발레리가 재빨리 부엌에 들어가 에브에게 사탕 봉지를 던진다. 그러면 에브는 방으로 뛰어 들어가서 사탕을 숨긴다. ‘매의 눈’이 화가 났다. 문밖에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어느 집 버르장머리 없는 애들이 장난을 친다고 분개했다. --- p.1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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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와 음성언어, 두 세계를 오가는 코다의 이야기
코다(CODA)는 Children of Deaf Adult의 앞글자를 딴 단어로, 청각장애를 가진 농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자녀를 뜻하는 말이다. 코다인 베로니크 풀랭은 들을 수 있는 청인이지만 그녀의 부모님은 들을 수 없는 농인이다. 그녀의 외삼촌 역시 농인이며, 외삼촌의 자녀인 사촌들은 자신처럼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코다이다. 어린 시절, 부모님이 일터에 가 있는 동안에는 위층의 조부모님 댁에서 지내다가 저녁에 아래층 집으로 돌아가는 생활을 하며 수어로 소통하는 세계와 음성언어로 대화하는 세계를 오가게 된다. 작가의 경험을 토대로 쓴 자전적 소설인 이 작품에는 코다로 살며 겪은 여러 일이 그대로 담겨 있다. 어린 시절은 반짝반짝 빛났다. 부모가 농인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러웠다. 남들과 다른 특별한 점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금 더 자라면서 남들의 시선이 신경쓰이고 화가 나기 시작했다. 부모가 농인이기에 겪었던 난처한 일들도 많다. 하지만 모든 아이가 자라 어른이 되듯, 주인공 역시 부모가 남들처럼 평범하길 바랐던 시절을 지나 ‘내 아이가 농인이길 바랐다’고 말하는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이 이야기는 마냥 슬프지도, 마냥 기쁘지도 않다. 우리 모두의 삶이 그런 것처럼 말이다. ‘평범’한 ‘보통’의 일상을 보내다 《코다》는 농인 부모의 자녀로 사는 코다의 삶을 필요 이상으로 비극적으로 그리거나 미화하지 않는다. 주인공은 때로는 유쾌하고 때로는 울적하게, 부모님과 갈등을 빚다가도 그들을 이해하는 순간을 맞이하기도 하는 일상을 보낸다. 모든 아이가 그렇듯, 악의 없는 천진함으로 무장한 어린 시절에는 부모가 농인이라는 점을 이용하여 장난을 치기도 한다. 밤늦게 친구들을 불러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놀거나, 사촌들과 작당하여 부엌에 있는 사탕을 몰래 빼돌리고, 잠자는 외숙모의 귀에 헤드셋을 씌우고 헤비메탈을 최대 볼륨으로 틀어놓는 장난도 서슴지 않는다. 이 책은 우리가 농인 또는 코다의 삶이 불행할 것이라는 편견에 사로잡히지는 않았었는지, ‘보통’이라는게 얼마나 상대적인 것인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모두가 그냥 자신의 보통을, 평범하게 살아간다. 우리 모두는 그렇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