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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저자의 말 一장 그들은 왜 하늘을 살펴야 했는가 一 하늘에 부여된 의미 고대의 거대 석조물들이 품은 수수께끼 고인돌에 하늘을 새기다 왜 하늘이었을까? 하늘을 살핀 이유 二 첨성대의 존재적 가치 아직 밝혀지지 않은 첨성대의 존재 이유 첨성대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 첨성대의 숫자에 숨은 진짜 비밀 영원한 존재적 가치를 품은 첨성대 三 낮에 보인 금성 금성을 본다는 것 태백주현 금성 관측의 가능성 계산과 관측 그리고 해석 二장 하늘로부터 읽는 시간과 우주 一 그림자를 측정한다는 것 화성으로 간 해시계 그림자 측정의 역사 자오선으로 북극을 찾다 1년의 길이는 어떻게 정해졌는가 그림자에서 발견한 오래된 혁신 二 소통을 위해 만들어진 앙부일구 시간을 공유한 통치자 전 세계에서 만든 반구형 해시계 복잡하면서도 단순한 앙부일구의 구조 모두를 위한 해시계 三 해와 별로 시간을 읽는 일성정시의 세 개의 고리가 발굴되다 개략적 구조 첫 번째 고리, 주천도분환 두 번째 고리와 세 번째 고리, 백각환 백각환과 시각 체계 천문학 이론과 정밀한 기술을 융합한 혁신 三장 지구를 찾아온 우주의 밤손님 一 갑자기 나타난 밝은 빛, 객성 1437년의 객성 객성이란 무엇인가 객성이 목격된 기간 객성의 밝기 모호성과 한계성 그리고 놀라움과 경이로움 二 긴 꼬리의 밝은 덩어리, 혜성 긴 꼬리의 밝은 덩어리 조선의 관측 보고서 《성변측후단자》 혜성에 관한 서양의 관점 혜성에 관한 조선의 관점 다양하게 불린 혜성 三 하늘에서 땅으로 가로지르는 유성 하늘에서 보낸 사신 비처럼 쏟아지는 유성우 하늘에서 떨어진 불덩어리 현존하는 운석의 사례 과거와 현대를 잇는 도전 四장 해와 달 그리고 지구가 만드는 특별한 현상 一 해를 가린 달, 일식 일식이 미치는 사회적 효과 일식을 관찰하라고 명한 세종 한국사에 나타난 일식 관측된 기록인가, 계산된 결과인가 二 지구의 그림자에 숨은 달, 월식 달빛 아래 두 연인의 사랑 월식이란 무엇인가 한국사에 나타난 월식 三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1948년 5월 9일 하늘과 땅에서 벌어진 일 관측된 기록인가 계산된 결과인가 정치적 수단이었는가 五장 기록으로 남은 하늘의 별 一 돌에 새긴 하늘, [천상열차분야지도] 아무도 몰랐던 두 개의 석판 고구려인가, 고려인가 연대 추정에 숨은 비밀 별 크기와 밝기의 관계 그들은 왜 돌에 하늘을 새겨야 했는가 二 숫자로 기록한 하늘의 별 목록 별의 위치를 측정한다는 것 《칠정산외편》의 별 목록 하늘의 별을 비춘 《성경》 그들의 목적 三 하늘을 구분한 체계 별자리 체계에 대한 굳은 관념 3원 28수 별자리 체계에 관한 동서양의 차이 六장 하늘의 운동을 표현하는 방법 一 역법의 천문학적 요소 여전한 달력의 인기 지금도 발행되는 달력, 역서 윤일과 윤년 윤달 24절기와 72후 二 조선의 역법, 《칠정산》 《칠정산》 완성의 배경 《칠정산》이 완성되기까지 《칠정산내편》과 《칠정산외편》 《칠정산》의 의미와 가치 三 역법으로 만든 역서 국가만이 만들 수 있는 역서 대외적 영향을 받은 조선의 역서 대한제국의 마지막 역서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의 역서 해방 이후 지금까지의 역서 우리나라의 가장 오래된 정기 간행물 七장 천문학자는 왜 역사 기록을 살피는가 一 밤하늘에 나타난 붉은색 기운 2024년 5월의 오로라 적기와 화광 조선의 천문학자들은 오로라를 본 것일까 오로라가 아닌 다른 현상일 가능성 기록의 가치 二 번개와 태양의 관계 한국사의 번개 기록 옛 하늘에서 번개를 찾는 이유 번개를 만드는 외부 요인 과거의 기록과 현대 과학의 만남 단 하나의 기록이라도 三 하늘이라는 공간 처음 예측한 혜성 1758년의 핼리혜성이 갖는 의미 어디서든 같은 하늘이라는 공간 주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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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게도 고대 사람들은 역법으로 일식과 월식을 예측할 수 있었음에도 그 배경에 하늘의 뜻이 있다고 믿었다. 예를 들어, 일식이 일어날 날을 계산한 후 그날이 오면 미리 준비한 구식례라는 제사로 정성을 다하는 모습을 하늘에 보이고자 했다. 수학적 방법론이 적용된 역법과 그 원리를 이해하는 과정의 사상적 해석은 서로 다른 듯하면서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특히 농경 사회의 발전과 함께 역법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천문학적 지식은 통치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정치적 도구로도 활용되었다.
---p.23 첨성대의 구조를 해석하는 흥미로운 시각 중 하나는 석조물에 사용된 돌의 개수가 천문과 밀접하다는 주장이다. 첨성대는 하단에서 상단까지 29개 층의 석조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는 음력 한 달의 날 수(약 29.5일)와 관련 있다고 해석한다. 여기서 상단부의 한 층을 제외하면 28개 층으로 동아시아 전통 별자리 체계인 28수와 일치하고, 상단의 한 층을 더 제외하여 몸통의 원형을 이루는 층만 고려하면 27개 층으로서 달의 공전 주기인 항성월(약 27.3일)을 의미한다고도 본다. 특히 27은 선덕여왕이 신라의 27대 왕이라는 점을 기념하는 상징적 숫자로 해석하기도 한다. ---p.30 세종은 사람들이 오가는 거리나 시장 같은 공공장소에 해시계를 설치하여 누구나 시간을 알 수 있도록 하였다. 하늘을 우러르는 가마솥 모양과 같다고 하여 앙부仰俯라 이름 붙인 해시계日晷로, 곧 앙부일구이다. 물론 세종 전에도 사람들은 하루의 흐름을 인지하며 생활에 필요한 대강의 시간을 파악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방식과 민간의 활용에 대한 확실한 기록이 없다. 반면에 세종이 제작을 명하고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거리에 설치한 앙부일구만큼은 기록을 통해 실체가 명확히 드러난 최초의 공공 시계이다. 그렇다면 세종은 왜 사람들에게 시간을 읽을 수 있도록 앙부일구를 공개하였을까? 흥미로운 점은 이 앙부일구의 시각이 글자를 모르는 사람도 시간을 읽을 수 있도록 그림으로 표시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배려는 단순히 기술 보급을 넘어 통치자의 시선이 피지배층에게까지 닿아 있었다고 짐작하게 한다. ---p.58 역사서의 천문 기록을 살펴보면, 조선에서도 비교적 명확히 혜성을 인식하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해가 동쪽에 있으면 혜성의 꼬리는 서쪽을 향하고, 해가 서쪽에 있으면 꼬리는 동쪽을 가리킨다는 표현이 기록에 있다. 이는 혜성 꼬리가 태양과 반대 방향으로 형성된다는 사실을 인지했음을 보여준다. 조선의 천문학자들은 혜성을 단순히 살핀 것이 아니라, 그 움직임과 원리를 면밀하게 관측한 것이다. 그러나 유럽과 달리 수학적 접근을 시도하지 않았다. 해, 달, 오행성의 움직임은 역법 체계를 통해 예측하였지만, 혜성에 대해서는 계산보다 관측을 중시했다. 그렇다면 조선의 천문학자들은 왜 혜성을 관측했을까? ---p.95 《조선왕조실록》에는 월식이 기록된 수가 계산된 결과의 약 30퍼센트 수준에 불과하다. 물론 전통 천문학에서는 반그림자에 의한 반영월식은 고려되지 않았으니 이를 제외하고 보더라도 기록과 계산된 결과에는 약 50퍼센트의 차이가 있다. 왜 이러한 차이가 날까? 기록에서는 ‘월식’과 ‘개기월식’, 두 현상으로 구분하여 기록하고 있다. 현대적 관점에서 직관적으로 보면 부분월식과 개기월식을 각기 지칭한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월식’이라 기록된 경우에도 상당수가 개기월식이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는 현대적 용어와 전통적 용어 간에 직접적 대응이 어렵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한다. ---p.128 주목할 점은 [천상열차분야지도] 제작에참여한 인물이라 해서 모두가 천문학자는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특히 그들 중 권근權近, 1352~1409은 성리학자로서 하늘을 관측하던 천문학자가 아니라 하늘의 뜻을 해석해 통치 이념을 담는 지식인이었다. 이처럼 류방택을 비롯한 천문학자들만 참석한 것이 아니라는 점은 왕조의 정당성을 하늘의 질서로 정당화하려는 목적 아래 만들어졌음을 시사한다. 관련하여 [천상열차분야지도]에는 만들어진 목적과 배경이 간결하게 서술되어 있으니, 조선이라는 새 왕조가 하늘의 뜻에 의한 것이므로 그 정통성이 분명하다는 것을 공표하기 위함에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개국 초, 국가 사업으로서 천문도를 만든 것이다. ---p.158 근현대 전 마지막 왕조였던 조선에서 발행한 역서를 살펴보자. 역서는 크게 세 종류로 구분한다. 첫 번째는 《일과력》으로 왕실을 비롯하여 사대부와 일반 백성을 포함한 광범위한 계층에 배포할 목적으로 만들었다. 두 번째는 《칠정력》으로 해와 달, 오성의 매일 위치를 미리 계산하여 정리한 것이다. 세 번째는 ‘내용삼서’라고도 부르는 《내용삼력》으로 왕실에서만 사용할 목적으로 만든 역서이다. 이 중 《칠정력》과 《내용삼력》은 일반에 배포되지 않았기 때문에 발행 부수가 적었고 현존하는 자료도 극히 드물다. 따라서 전통 역서라고 하면 주로 《일과력》을 지칭한다고 보면 된다. 전통 역서 제작에는 오늘날과 마찬가지로 구면천문학이 적용된 계산이 필수였다. 역서의 내용은 크게 역일과 역주로 구성된다. ---p.190 유럽과 조선은 지리적으로 멀었지만, 시대적 배경을 고려했을 때 문화적으로도 거리감이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거리감은 차치하더라도 분명한 점은 그들은 공유된 하늘을 배경으로 같은 혜성을 관측했다는 사실이다. 물론 하늘에 대한 관점과 관측 기술력의 차이, 나아가 천문학 수준에서 분명히 달랐을 것이고, 게다가 혜성을 살피려던 본질적 목적에서도 차이가 명백했다. 그렇지만 이것을 관측해내야 하는 이유와 목표 의식은 같았다는 점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한 이유로 조선이든 유럽이든 면밀한 관측이 필요했을 것임은 자명하다. 따라서 혜성이 목격된 위치, 이동 방향, 빛의 색, 꼬리의 길이와 가리키는 방향 등 서로 다른 나라의 천문학자들이지만 거의 비슷한 자료들을 수집했다는 것을 기록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역사 기록이 때로는 모호하게 보이더라도 천문학적 자료 사용에 있어서는 유럽 못지않게 활용도가 충분하다는 방증이 아닐까? 이처럼 역사 기록에서 보여주는 과거의 천문 관측이 문화적으로 해석되었건, 과학적으로 분석되었건, 하늘은 시대와 지역을 넘어 공유된 관측의 장이었다. ---p.2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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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천문학의 결실과 지혜
- 현대 천문학자가 망원경 대신 기록으로 본 우리의 옛 하늘 우리 선조들은 ‘하늘의 역사’를 치밀하게 기록해왔다. 그래서 고대의 관측자들이 남긴 짧은 문장 하나, 왕조의 실록에 적힌 한 줄의 기록 속에는 하늘을 향한 인간의 질문과 사유가 담겨 있다. 이는 당시의 우주관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기록이자 우리만이 가진 천문학의 보고이다. 고인돌에 새겨진 ‘성혈’부터 천문대로 추정되는 첨성대, 그리고 당대에 높은 정밀도를 자랑했던 조선의 역법서에 이르기까지, 우리 선조들에게 하늘은 경외에 그치지 않고, 국가의 질서를 세우고 백성의 삶을 보살피기 위해 반드시 해독해야만 했던 대상이다. 《관측과 기록으로 이어온 우리 천문학》은 현대 천문학자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우리 역사 속 천문학과 그 기록을 읽어내며, 당시 하늘과 별을 바라보던 시대상까지 치열하게 좇은 결과물이다. 천문학자인 저자는 망원경 대신 기록이라는 도구를 통해 오늘의 시점에서 옛 하늘을 살펴보았다. 고대인의 우주관이 담긴 별자리부터 왕실의 엄격한 관리 아래 작성된 조선의 관측 보고서인 《성변측후단자》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방대한 사료를 과학적 근거와 비판적 검증으로 분석하며 한국 천문학의 독창성과 학술적 가치를 상세히 기술한다. 이 책은 천문학이라는 과학이 의미하는 바를 역사와 당시 시대상으로 넓혀간다. 하늘에 나타난 천명을 읽으려 했던 통치자의 고뇌 그리고 별빛의 움직임에서 시간의 질서를 찾으려 했던 학자들의 열정을 조명하며, 우리 천문학의 역사를 담고자 한 역작이다. 우리 선조들은 왜 하늘을 살피고 기록했는가? - 하늘을 향한 인간의 질문과 사유 《관측과 기록으로 이어온 우리 천문학》은 한반도에 남은 천문학과 관련된 다양한 유물과 기록을 살펴보며, 그 의미와 당시 시대상까지 추적하고자 한다. 1장 ‘그들은 왜 하늘을 살펴야 했는가’에서는 고대부터 시작된 관측의 역사를 살펴본다. 하늘을 살피는 행위는 자연 관측을 넘어 통치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사회의 안정을 꾀하는 국가적 책무였다. 저자는 우리 조상들이 하늘의 질서를 지상으로 옮겨오려 노력했음을 강조한다. 저자는 신라의 첨성대를 우리 천문학의 상징적 뿌리로 재조명하면서도, 그 진위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기에 아직 ‘천문대’로 단정할 수 없다는 진실을 전한다. 우리의 소중한 유물이지만 추론에 의지해 확대해석하는 태도는 경계해야 한다고 전한다. 2장 ‘하늘로부터 읽는 시간과 우주’에서는 지배층의 권한이었던 시간의 측정과 활용을 누구나 누릴 수 있도록 한 세종의 업적을 다룬다. 조선 세종 때 만든 해시계인 ‘앙부일구’에는 글을 모르는 백성도 시간을 알 수 있도록 그림으로 표시했다. 그만큼 백성을 향한 왕의 마음이 담겨 있다. 또한 낮에는 해로, 밤에는 별로 시간을 정하는 ‘일성정시의’는 조선이 시간을 읽는 데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3장 ‘지구를 찾아온 우주의 밤손님’에서는 예측 불가능한 천체 현상인 혜성, 유성, 객성(초신성)에 대한 선조들의 집요한 기록을 조명한다. 특히 조선의 천문 관측 보고서인 《성변측후단자》가 지닌 가치를 강조하면서도, 현대 과학의 시각으로 이를 해석할 때 주의해야 할 부분을 지적한다. 특히 2017년 《네이처》에 실렸던, 1437년 세종에게 보고되었던 객성이 전갈자리에서 일어난 신성 폭발이라는 연구 내용은 그 위치가 어긋나 있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이는 우리 기록의 우수성을 맹목적으로 추종하기보다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검증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반면 1759년 조선의 관측자들이 남긴 핼리혜성 기록은 체계적이며, 갑자기 나타난 별인 ‘객성’에 대한 기록 역시 현대의 초신성 연구와 맞닿아 있다. 이러한 ‘밤손님’들에 대한 기록은 우주의 변화를 놓치지 않고 담으려 한 사명감에 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4장 ‘해와 달 그리고 지구가 만드는 특별한 현상’에서는 일식과 월식을 둘러싼 우리 고천문학의 여러 사건을 다룬다. 일식과 월식은 고대 사회에서 국가의 안위와 직결된 중요한 천문 현상이었다. 하지만 저자는 역사의 기록이 실제로 관측된 것인지, 아니면 계산된 것인지 면밀히 살펴본 후 실제 관측뿐 아니라 상당 부분 계산으로 인지한 것으로 본다. 일식이 일어나면 구식례를 치러 왕이 해를 복원하는 연출을 해야 했던 만큼 일식과 월식을 알기 위한 정확한 역법이 필요했고, 영조 때는 북경에 천문학자들을 파견하여 계산법을 배워 오게 하는 노력까지 기울였다. 천문은 그 자체로 과학이지만 우리 천문학은 정치와도 맞닿은 중요한 분야임을 알 수 있다. 5장 ‘기록으로 남은 하늘의 별’에서는 우리나라 천문 지식의 정수가 응축된 〈천상열차분야지도〉를 통해 우리만의 독자적인 별자리 체계와 우주관을 설명한다. 돌에 새긴 이 천문도는 별의 밝기를 크기로 구분하여 새기고자 한 귀중한 유물이다. 하지만 저자는 모든 별이 밝기 기준에 일관되게 맞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며 당시 관측의 한계를 설명한다. 그러함에도 《칠정산외편》에 수록된 정밀한 별 목록은 조선이 당대 최고의 선진 기술이었던 이슬람 천문학을 적극 수용한 성과였다. 이러한 천문 기록은 왕조의 정통성과 함께 우주의 질서 속에 국가의 안녕을 기원하는 작업이었다. 6장 ‘하늘의 운동을 표현하는 방법’에서는 우리 천문학의 자주성을 다룬다. 조선이 완성한 《칠정산》은 한양을 기준으로 천문을 계산하고자 한 성과였다. 또한 저자는 시헌력 도입과 대한제국기에 변화를 거친 역력을 설명하며, 어지러운 시대에도 우리만의 천문학을 유지하려 한 선조들의 노력을 조명한다. 그렇지만 기존 역법에 영향을 많이 받은 만큼, 지나치게 자주성을 강조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실제로 《칠정산》의 구성 원리나 계산 체계는 대부분 외국에서 건너온 수시력과 대통력 그리고 회회력의 틀을 따른다. 그 내부 구조를 면밀히 따져보지 않고, 표면적인 기준점으로 자주성을 강조하는 해석은 과학사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7장 ‘천문학자는 왜 역사 기록을 살피는가’에서 저자는 오늘날의 천문학으로 과거의 천문 기록을 살핀다. 수백 년 전 실록에 기록된 ‘붉은 기운’은 오늘날 태양 활동 연구의 핵심인 오로라와 연관되며, 오래전 혜성과 유성의 기록은 그 내용이 상세해서 오늘날 유성의 출현 빈도, 밝기 분포, 궤도 추정 등 과학적 연구의 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조선의 천문학자들이 유성을 단지 자연 현상만으로 취급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유성을 재앙을 암시하는 재이 현상으로 간주하였고, 이를 위해 구조화된 해석 체계를 발전시켜왔다고 짐작할 수 있다. 저자는 단 하나의 기록이라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우리가 지금 풀지 못한 질문이라 할지라도 역사 기록은 그 해답을 담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가 역사 기록에 해석을 덧붙일 수 있다면, 과거와 현재가 만나 미래를 위한 새로운 지식으로 나아갈 발판이 되어줄 수 있다. 저자는 그러한 의미에서 현대의 천문학적 이론과 과거의 역사적 기록 간 상호작용이 더욱 깊고 다양하게 이어지기를 바란다. 고대 관측자들의 시선을 따라 되짚은 우리 고천문학 - 현대 천문학자가 밝혀낸 천문학과 역사의 접점 《관측과 기록으로 이어온 우리 천문학》은 망원경 대신 ‘기록’을 통해 옛 하늘을 들여다본다. 고대 관측자들이 남긴 짧은 문장 하나, 왕조의 실록에 적힌 한 줄의 기록 속에서 우주를 이해하려 했던 집단적 지성의 응축을 발견해낸다. 저자는 천문학과 역사학, 과학과 인문학이라는 서로 다른 언어를 한 페이지 안에서 조우시키고자 했다. 그렇게 별빛의 물리학과 기록의 언어학 사이에 존재하는 인간의 마음을 읽어내고자 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민족주의적 환상을 경계하고 철저한 과학적 근거와 비판적 검증으로 분석하고자 하였다. 역사 천문학은 상상이나 믿음의 영역이 아니라, 기록과 증거, 비판적 검증으로 이루어진 학문이기 때문이다. 과학의 정밀함과 인간의 감수성을 함께 담으려 한 저자는 별의 좌표를 계산하는 일만큼이나, 하늘을 바라보던 사람들의 떨림과 경외를 이해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본다. 과학은 감정의 반대편에 서 있지 않다. 그것은 인간의 호기심과 경이로움이 가장 순수한 형태로 응결된 지적 행위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하늘을 향한 인간의 시선과 사유에 대한 천문학자의 헌사이다. 그런 만큼 저자는 민족주의적 환상을 경계하고 철저한 과학적 근거와 비판적 검증으로 기록을 분석하였기에 이 책의 학술적 가치는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귀중한 기록이라도 때로는 잘못된 해석 속에서 길을 잃기도 한다. 하늘과 관련된 기록은 종종 정치와 결합되어 상징성의 영역으로 치부되거나, 특정 민족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서사의 도구로 변질되기도 한다. 과학의 이름으로 포장된 억측, 민족주의적 환상은 진실을 가리는 안개가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또한 하늘은 어느 한 민족의 것이 아니며, 별빛은 국경을 모른다. 그러므로 하늘을 연구한다는 것은 인류의 보편적 지성을 이어가는 일이라고 저자는 역설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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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때 만들어진 앙부일구와 간의, 그리고 자동 물시계인 자격루는 우리 민족의 과학적 창의성을 상징하는 천문 기구로 세계적인 인정을 받고 있다. 또한 《삼국사기》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등에는 현대 서양의 천문학자들도 주목하는 각종 천문 현상에 관한 방대한 기록이 남아 있다. 저자는 전통 시대 우리나라의 천문 기구와 천문 기록에 대해 앞서 이루어진 연구를 종합하여 정리하고, 자신의 연구와 의견을 덧붙여 독자에게 새로운 생각거리를 제시한다. 저자는 민족적 자부심을 과도하게 자극하지도 않으며, 선행 연구자들이 제시한 결론을 재점검하면서 천문 기록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길을 찾아보고자 결론을 열어두었다. 우리가 왜 천문 기구와 기록에 주목해야 하는지, 그들의 새로운 의미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지, 천문학자의 관점에서 수행한 진지한 연구의 결과를 제시함으로써, 전통 시대의 천문학이라는 조금 생소하지만 매우 흥미로운 주제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 전용훈 (한국학중앙연구원 인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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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도 이해하기 어려운데, 천문학의 역사라니! 그것도 한자로 적힌 조상들의 천문 관측 기록들과 첨성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모양의 천문 유물은 또 어떠한가? 우리 조상들이 우수한 과학적 유물을 남겨놓았다고 배웠지만, 정작 그것들이 왜 과학적이고 독창적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관측과 기록으로 이어온 우리 천문학》을 일독할 것을 권한다. 책장을 넘기면 ‘천문학과 역사학, 과학과 인문학의 서로 다른 언어’를 엮어 천문 기록과 유물에 관한 관련 논쟁까지 흥미롭게 소개하는 저자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학계의 기존 연구 성과들을 정리하면서도 ‘과학의 이름으로 포장된 억측과 민족주의적 환상을 걷어내려는’ 저자의 당찬 목소리도 함께 들어보길 바란다. - 박권수 (충북대학교 교양교육본부 교수/한국과학사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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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과거의 기록을 통해 하늘을 연구하는 천문학자이다. 문헌 속에 남은 천문 현상을 과학자의 시선으로 분석하면서도, 그 속에 담긴 역사의 숨결과 인간의 사유를 함께 탐색하고자 하는 저자의 마음이 담겨 있다. 《관측과 기록으로 이어온 우리 천문학》은 거석문화 시기의 천문에서 조선의 역법에 이르기까지 여러 주제를 다루고 있다. 한국사의 중요한 천문 유산과 저자의 연구 성과를 중심으로, 천문학적 해석과 과학사적 설명이 잘 어우러져 있다. 특히 각 절마다 저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해석이 돋보인다. 하늘을 향한 인간의 기록을 과학의 언어로 해석하며, 저자는 과거와 현재, 자연과 인간을 함께 살펴보고자 했다. 저자의 바람처럼,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옛 기록에 담긴 과학적 해석과 함께 하늘을 바라보던 옛사람들의 마음까지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양홍진 (한국천문연구원 고천문융합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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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 만에 다시 마주하는 과학 에세이이다. 한국의 옛 천문학으로! 천문 현상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자극적인 소재였다. 한국의 옛 천문학은 천문 현상의 기록에서 시작한다. 그래서 재미있다. 한국의 옛 천문학은 군사정권 속에서 씨앗이 뿌려지고 미화되었는데, 저자는 이를 매의 눈으로 비판한다. 그러면서도 최근의 연구 성과를 충분히 담고 있다. 특히 일식, 월식, 번개에 관한 부분을 읽으면 저자가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다. - 민병희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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