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제10조. 아니, 저 사람은 설마! 전설의 서열 0위?
제11조. 시간이 흘러도 변하는 것, 변하지 않는 것 제12조. 수학여행이 아니고 고백여행이라면서요?(상) 제13조. 수학여행이 아니고 고백여행이라면서요?(하) 제14조. 여주인공한테는 친구가 한 명뿐이더라고요 |
유한려의 다른 상품
|
어떻게 된 영문인지, 중학교 3학년이 지나갈 때까지도 사대천왕 전부는커녕 은지호조차도 반여령에게 고백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왜 반여령에게 아무도 고백을 안 하지? 조금 의아하기는 했지만 나는 반여령의 얼굴을 보면서 생각했다. 아니야, 이 녀석이 주인공이 아닐 리가 없어.
그러나 이제 나는 그 생각을 조금 바꿔 보기로 했다. 왜냐하면, 다른 소설에서 주인공으로 나와도 절대로 꿇리지 않을 남장여자 이루다가 등장했지 않은가? 그러니까 내가 상상하는 앞으로 벌어질 상황은 이렇다. 은지호 : 반여령, 네가 좋다. 반여령 : 나도 네가 맘에 들어. 유천영 : 잠깐, 반여령. 나도, 나도 네가……. 이루다 : 유천영, 난 네가 싫어! 유천영 : 나도 네가…… 싫었다가…… 좋아졌어. 이루다 : 사실 나도 그래. 당연하지, 인터넷 소설은 이래야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내가 생각보다도 많이 충격을 받았던 모양이다. 그러지 않고서야 유천영과 이루다가 내 꿈에 나타나 오십 번째 결혼식을 올리고 있는 이유를 도저히 알 수가 없다. 아, 꿈에서 깨어나고 싶다. 깨어나자, 깨어나자! --- 본문 중에서 |
|
대한민국 평범한 고등학교에 사대천왕은 웬 말이고, 전국 서열은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순혈 100퍼센트 한국인이 은발이라니, 저걸 나보고 믿으라고?
그런데, 만약 인터넷 소설의 인물들 중에 유일하게 우리와 같은 시각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어떨까? 여주인공과 사대천왕의 스펙터클 신파극을 보면서, 혼자 조용히 아,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구나- 중얼거릴 수 있는 주인공이 있다면? 그녀의 입장에서 서술되는 인터넷 소설은 아주 다르지 않을까? 입장을 바꾸어서 바라본 인터넷 소설은 지독한 코미디이며, 주인공들은 불쌍하기 그지없다. 남자 주인공들은 왜 꼭 기구한 가족사를 가지고 있단 말인가? 여주인공은 또 어떤가? 왜 그녀에게 남자는 그렇게 꼬이는데 여자 친구는 한 명밖에 없단 말인가? 주인공 함단이는 인터넷 소설을 철저하게 책 바깥의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면서도, 동시에 어쩔 수 없이 다정한 눈으로 바라본다. 처음에는 거리를 두려고 했는데 이들을 보고 있자니 도저히 그럴 수가 없다. 일어나는 상황은 분명히 비정상적이지만, 이들이 받는 상처나 아픔은 진짜이니까. 사실 상처란 그리 먼 단어가 아니다. 인터넷 소설의 인물들뿐만이 아니라 우리에게도 상처가 있고, 힘든 순간들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곁에 있을 사람을 필요로 하고, 이들도 그렇다. 모두에게는 서로가 필요하다. 특히 아직 마음도, 주변 환경도, 꿈도, 무엇 하나 완성되지 않은 청소년 시절에는 더더욱 그렇다. 청소년에게 친구가 그토록 중요한 것이 그 때문이 아닌가. 함단이는 폭풍 같은 학창시절의 끝에 훌쩍 성장한 자신을, 그리고 친구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 소설을 읽고 있던 독자 분들도 소설의 식상한 이벤트에 웃다가도, 그 속에 또렷이 살아 있는 아이들의 감정에 공감하고, 우리처럼 온 힘을 다해서 살아가는 함단이와 친구들에게서 위안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