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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조. 옥상은 언제나 패싸움과 치정싸움을 위해 열려 있어요
제16조. 여름에는 담력시험이 필수!(상) 제17조. 여름에는 담력시험이 필수!(하) 제18조. 재벌 2세가 그렇게 흔해요?(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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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떻게 하는 건데?”
“아, 그러니까, 계단을 올라가면서 소리 내어 계단 숫자를 세고, 다시 내려가면서 계단 숫자를 세면 한 단 줄어 있잖아? 그럼 그게 다른 세계로 간 거래…….” 말을 하면서 주인이의 목소리도 점점 작아졌다. 나도 소리 죽여 대답했다. “아, 그렇구나…….” “응…….” “시, 시험이나 해 볼까?” 그렇게 말하며 나는 어색하게 손을 내밀었다. 그렇게 말하면서 나는 주인이의 눈을 똑바로 올려다보았다. 내가 내민 손을 빤히 내려다보고 있던 주인이의 눈동자에 빛 같은 것이 감돌았다. 그러더니 그는 웃으며 내 손을 잡았다. “응, 엄마. 그럼 가 볼까?” “하나.” 그렇게 말하며 내가 발을 내디뎠다. 주인이가 발을 내디디며 입속으로 중얼거렸다.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그러다가 주인이가 발을 멈출 듯하면서 바닥에 내려놓았다. 열셋, 그렇게 말하며 주인이는 자신이 지금까지 올라온 계단을 내려다보았다. 침을 꼴깍 삼킨 나도 동시에 계단을 내려다보았다. 우리가 방금 서 있던 곳까지는 빛이 닿지 않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제 곧 학생들이 올 시간일 터였다. 나는 눈썹을 찡그리고는 주인이의 팔을 당겼다. “주인아, 설마 미신이겠지?” “응? 아, 응. 당연하지, 엄마.” 그렇게 말하면서 주인이는 특유의 자신감 있는 미소를 지었다. 휴, 그렇지,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냥 계단 아래를 내려다보는 순간 이상한 생각이 들어 버린 것뿐이다. 나는 가벼워진 마음으로 물었다. “그래, 그럼 얼른 계단 수나 마저 세고 다시 올라가자!” “응, 엄마!” 그렇게 외치면서 주인이도 밝은 걸음으로 계단에 발을 내려놓았다. 이번에는 계단을 내려오는 우리의 속도가 아까와는 비교도 안 되게 빨라졌다. 하나, 둘, 셋, 그러다가 계단에서 완전히 내려섬과 동시에 우리는 외쳤다. “열둘!” 우리의 외침이 어두운 복도로 구석구석 퍼졌다. 우리는 잠시 마주 보는 채로 웃고 있다가, 점차 서로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리는 것을 보았다. 아, 잠깐, 나는 뻣뻣하게 굳은 손으로 내 얼굴을 매만졌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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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평범한 고등학교에 사대천왕은 웬 말이고, 전국 서열은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순혈 100퍼센트 한국인이 은발이라니, 저걸 나보고 믿으라고?
그런데, 만약 인터넷 소설의 인물들 중에 유일하게 우리와 같은 시각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어떨까? 여주인공과 사대천왕의 스펙터클 신파극을 보면서, 혼자 조용히 아,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구나- 중얼거릴 수 있는 주인공이 있다면? 그녀의 입장에서 서술되는 인터넷 소설은 아주 다르지 않을까? 입장을 바꾸어서 바라본 인터넷 소설은 지독한 코미디이며, 주인공들은 불쌍하기 그지없다. 남자 주인공들은 왜 꼭 기구한 가족사를 가지고 있단 말인가? 여주인공은 또 어떤가? 왜 그녀에게 남자는 그렇게 꼬이는데 여자 친구는 한 명밖에 없단 말인가? 주인공 함단이는 인터넷 소설을 철저하게 책 바깥의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면서도, 동시에 어쩔 수 없이 다정한 눈으로 바라본다. 처음에는 거리를 두려고 했는데 이들을 보고 있자니 도저히 그럴 수가 없다. 일어나는 상황은 분명히 비정상적이지만, 이들이 받는 상처나 아픔은 진짜이니까. 사실 상처란 그리 먼 단어가 아니다. 인터넷 소설의 인물들뿐만이 아니라 우리에게도 상처가 있고, 힘든 순간들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곁에 있을 사람을 필요로 하고, 이들도 그렇다. 모두에게는 서로가 필요하다. 특히 아직 마음도, 주변 환경도, 꿈도, 무엇 하나 완성되지 않은 청소년 시절에는 더더욱 그렇다. 청소년에게 친구가 그토록 중요한 것이 그 때문이 아닌가. 함단이는 폭풍 같은 학창시절의 끝에 훌쩍 성장한 자신을, 그리고 친구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 소설을 읽고 있던 독자 분들도 소설의 식상한 이벤트에 웃다가도, 그 속에 또렷이 살아 있는 아이들의 감정에 공감하고, 우리처럼 온 힘을 다해서 살아가는 함단이와 친구들에게서 위안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