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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통장과 이장 사이 41월 92월 413월 734월 1095월 1416월 1777월 2118월 2459월 28110월 31311월 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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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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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사는 거다 싶더라고. 왜 혼나는 기분일까내가 삶을 두고 너무 과한 욕심을 부렸던 걸까“할말이 앞선다 해도 참아야 하는 말의 귀함”(326쪽). “이해와 오해라는 양 라켓 사이에서 핑퐁 소리를 내며 잘도 튀는 말의 그러거나 말거나 전법으로부터” 늘 속수무책인 우리(76쪽). “말과 행동에 있어 그 보폭을 나란히 하는 일은 얼마나 어려운가. 말이 한발 앞서면 무책임한 사람이 되고 행동이 한발 앞서면 의뭉스러운 사람이 된다. 나는 여전히 아장아장 그 걸음마가 어렵다.”(214쪽) 김민정 시인의 어릴 적 꿈은 어른, 그러나 어른이 되어 맞닥뜨린 세상은 입이 없는데 떠드는 사람들과 입이 있는데 침묵하는 사람들이 뒤엉켜 벌이는 부조리극의 한 장면 같았다. 그러나 나도 그들과 쌍둥이처럼 닮아 있으니 어쩌랴(296쪽). “그들에게서 나라는 평범을, 나라는 보통을”(56쪽) 발견하게 되는걸. “어른이 된다는 건 매일매일 모르는 일이 훨씬 더 많음을 알게 되는 일이라 두렵기 마련”(325쪽), “자문하다보면 필시 침묵하게도 되는바. 그러니 안다고 믿는 언덕에서 가장 쉽게 미끄러지는 거 아니겠나.”(49쪽) 상식과 정의의 온당함이라는 기본적인 얘기를 어렵사리 토로해야 한다는 씁쓸함(201쪽). 말이 안 되는 말을 놓고 말을 나누려니 슬픔으로 탁해지는 분노(21쪽). 털어서 먼지 안 나는 건 귀신일 테니 그건 불가할 테지만 최소한 제 주제파악은 해야 하지 않을까(295쪽). 도통 나도 실천하지 못하는 주제에 “에라, 한 입 갖고 두 말이나 말지!”(25쪽) “그래도 그게 난데, 내 스타일인데 감추고 가식을 떨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23쪽). “힘들다고 말하면 엄살이고 괜찮다고 말하면 체념이 아닐까 싶은 순간에”(12쪽) 겉어림의 말 말고 속사정의 말(69쪽)을 헤아리는 마음. “사랑하다 미워지면 욕을 하고 욕을 하니 미안해져 더더욱 사랑하게 되는, 사람이라는 원이 그리는 바로 그 정”(13쪽)이 여기 있다. 장날에 두부 사러 갔다가 머리끄덩이를 잡아채며 죽일 년 살릴 년 하는 아주머니들의 뒤엉킴을 보는데 주책맞게 왜 내 눈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는지. 엎어진 좌판 아래 뭉개진 두부의 흰 살을 다시금 탄탄히 네모나게 살릴 수는 없다는 사실과 그럼에도 그걸 쓸어담는 아주머니들의 데어 붉어진 손에서 김이 모락모락 났다는 거, 그 와중에 콩비지 바가지가 쏟아지지 않은 게 얼마나 다행인가 생각했다면 이는 특유의 오지랖이었으려나. 싸움은 그릇 도매점 아저씨랑 길 건너 좀약 좌판 아저씨 사이의 일이라기보다 나란히 옆자리를 차고 앉은 두부장수 아줌마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인 법, 우리 삶을 가만히 돌이켜보면 상처는 생판 모르는 남보다 생살 속속 알아온 피붙이 같은 이들끼리 주고받는 고유의 것이라 할 때 이 모순, 이 아이러니를 나날이 극복하며 새날을 맞이하는 모든 이가 기적의 생환자 아닐까. _「10월 30일─어찌들 살고 계신지요」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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