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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나로마트 멀어요? 북쪽 마을 빛과 어둠이 섞이고 노래가 끝나지 않는 강변에서 자전거 페달이 돌아가는 동안 터널: 口 변신 샐리하우스 4:30, 508호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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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는 그들을 숲 사람들이라고 썼다. 그렇게 쓰고 잠시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보았던 나무 정령들을 떠올리기도 했다. 숲의 입자처럼 곳곳에서 떠올랐다가 어느새 유령처럼 희미하게 사라지는 존재들이었다. 김민수는 때때로 그 사람들이 숲에서 사라진 뒤 영영 나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숲 사람들이 그 정령들처럼 자신의 인기척에 사라지지 않도록 신경 썼다. 그들은 끈질기게 다시 나타났다. 그렇게 사라지고 나타나는 사람들을 볼 때면 시간이 쳇바퀴를 돌고 있는 것 같았다. 김민수는 그 길목에 묵묵히 서 있었다.
---「아무것도, 16쪽」중에서 “하나로마트 멀어요?” 수리는 어디선가 그런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그때 분명 지구 자전축이 슬쩍 기운 것이다. 모든 것이 이야기를 품은 채로 쏟아진다. 익히 안다고 생각한 것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목소리가 이명처럼 수리를 따라다닌다. ---「하나로마트 멀어요?, 50쪽」중에서 남자는 바람에 흔들리는 사람처럼 몸을 앞뒤로 움직였다. 팔꿈치를 굽혀 팔을 들어올린 채 흔들기도 하고 어깨를 들썩이는 것 같기도 했다. 이어폰을 끼고 있어서 정확하게 들리진 않았지만 무슨 소리도 나는 것 같았다. 춤을 추고 있는 걸까. 저렇게 위험하게 강가에 서서, 춤을. ---「빛과 어둠이 섞이고 노래가 끝나지 않는 강변에서 자전거 페달이 돌아가는 동안, 78쪽」중에서 그녀는 회색 덩어리를 놓지도 품지도 못한 채 공중에 어정쩡하게 들어올리고 입술을 깨물었다. 도리는 주인경의 손을 포개어 감쌌다. 주인경의 손과 회색 덩어리의 온기가 도리의 손에 전해졌다. -회생할 거예요. ---「변신, 135쪽」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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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서 있는 자리가 흔들릴 때, 비로소 열리는 세계들에 대하여.”
북쪽 마을을 산책하며 견고한 세계에 틈을 내는 존재들에 대해 생각한다. 작은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만나 훌쩍 다른 차원으로 문을 여는 순간들을 상상한다. 그렇게 익숙하던 세계가 물러지고 삶에 새로운 가능성이 스며들기를 꿈꾸며 글을 쓴다. 빛과 어둠이 섞이고,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우리가 만나기를 기다리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