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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롤로그 : '기억 속의 나의 티벳' 첫 라싸행
2. 자기 땅을 잃어버린 설산의 사람들 3. 자전거를 밀고 다시 티벳으로 4. 세계의 지붕, 그 위에 선 자전거 여행자 5. 마침내 찾은 '잃어버린 낙원' 샹그릴라 6. '가면 오지 못하는 곳' 타클라마칸 사막 7. 길 없는 길, 고비 사막을 건너 8. 에필로그 : 이 남자가 사는 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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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벳의 신비는 '세계의 지붕'이라는 별명이 보여주듯 고산 고원이라는 지리적인 위치에서 비롯되었다. 하늘을 날거나 육체와 분리된 영혼의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한 라마승에 대한 이야기 역시 미지의 땅 티벳을 향한 탐험가들의 발걸음이 시작될 때부터 전세계에 퍼지기 시작했다. 티벳 승려들이 한겨울에도 야외에서 잠을 자는 것을 조사한 미국의 한 연구 기관에 따르면 그들은 스스로 체온을 상승시키는 능력이 있다고 한다.
사하라 사막에 이어 두 번째를 기록하는 일조량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 강렬한 햇빛 아래 자란 티벳의 채소들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 곳의 채소들은 모두 '슈퍼(super)'자가 붙을 만큼 거대하다. 곡식들의 단위면적당 생산량도 기네스 북에 오를 만큼 기록적이다. 28킬로그램짜리 양배추나 개당 1킬로그램이나 나가는 슈퍼 감자는 물론이고 주식인 보리는 낮은 땅에 비해 세 배 이상 생산된다. 푸르름을 뽑내며 커다란 산 아래 물이 흐르는 계곡에 몰려 있는 농경지가 극히 제한적이고 대개의 경우 끝없이 이어지는 헐벗은 산자락만 볼 수 있지만 고원의 햇살은 신의 선물이다. 서유럽 크기만한 땅, 120만 펴방킬로미터에 고작 1천2백만 명만 사는 황량한 고원의 계곡 사이에 펼쳐진 그 초록빛 땅이 '샹그릴라(전설의 낙원)'라는 환상을 불러일으킨 것인지 모른다. 이런 자연 환경 속에서 티벳인들은 그들만의 삶의 지혜로 자연과 하나되어 살아갈 수 있었다. 대자연의 광포함 앞에서 거칠기만 한 티벳인들에게 불교는 밀교의 신비와 함께 순종과 공유, 공존을 가르쳤다. 라마승의 악명 높은 육식도 사실 환경의 산물이다. 유목 민족에게 고기를 먹지 말라는 말은 앉아서 죽으란 말과 같다. 또한 차에 소금을 타고 버터를 섞어 마실 수 밖에 없는 것 또한 수분 증발 방지와 지방 섭취를 위한 삶의 지혜다. 천둥번개가 번갈아 내리치는 날씨를 신의 의지로 해석하고 밀교를 수행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따지고 보면 인간의 힘으로 거역하기 어려운 티벳 고유의 환경을 반영한 결과다. 낮은 땅에 거주하는 이들이 상상하기 어려운 자연 환경이 티벳 신화의 배경이다. --- pp.105-1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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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이 좁은 계곡 사이를 통과하자 갑자기 확 트인 너른 평지가 나타났다. 계곡 아래에서는 인더스 강의 5대 지류인 수트레지 강이 용트림치고, 평원 끝에 솟은 흙절벽은 하늘에 맞닿아 있었다. 좀처럼 흥분이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조금만 다리를 건너 차다에 도착하자 노을이 퍼지기 시작했다. 지금껏 연한 황토색이던 절벽이 찰나의 순간, 황색과 진홍색으로 변했다. 그러다 갑자기 다시 흰색으로 변해 주위의 푸른 보리밭과 극명한 대비를 이루었다.
그 현란한 빛의 축제, 지상인지 천상인지 모를 황홀경. 아! 나는 얼마나 행복한가. 살아서 이런 광경을 보다니! 지상에 집이 없어 세상을 떠돌지만 내가 떠도는 세상이 곧 내가 사는 곳, 스스로를 파천(波天), 하늘의 물결이라 여기며 바람처럼 살다 죽더라도 내가 살고 있는 곳이 곧 하늘이라고 믿기에 죽어 하늘로 돌아가는 귀천도 삶의 일부, 두려울 게 뭐가 있으랴. --- p.1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