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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이모션
이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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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1일 차
2일 차
3일 차
4일 차
5일 차
6일 차
그 이후
에필로그
작가의 말

저자 소개 1

2020년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펑』, 『안락한 삶』, 『노 이모션』, 소설집 『망생의 밤』, 연재소설 『리얼 드릴즈 여자 야구단』, 산문집 『가능성의 세계』를 썼다. 단편소설 「얼얼한 밤」으로 제1회 림 문학상을 수상했다. 언제까지나 꾸준히 소설을 쓰는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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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1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388쪽 | 454g | 133*203*17mm
ISBN13
9791170965718

책 속으로

감정이 생기면 어떻게 될지 궁금한 적도 있었다. 책에서 나오는 것처럼 세상이 오색찬란하게 보이는 순간이 있을까. 기쁨으로 가득 차서 발바닥부터 간질간질한 느낌이 들까. 하지만 궁금증은 궁금증일 뿐이었다. 좋은 것보다 나쁜 게 많아질 테니까. 온몸을 바닥으로 끌어당기는 우울감도 느껴야 할 테고, 중요한 일을 할 때마다 불안감과 싸워야 할 것이다. 가볍게 할 수 있는 일을 무겁게 할 수밖에 없는 상태를 하리는 겪고 싶지 않았다.
--- p.107

“사람이라는 게 참 재밌지 않습니까? 모든 게 이성으로 돌아가는 것 같지만 결정적인 건 늘 마음이니 말입니다.”
“…….”
“사람은 늘 자신이 보호하고 싶은 것을 위해 움직이는 법이죠. ”
--- pp.143-144

“꼭 감정을 흉내 내고 있는 것 같아서요. 그렇게 웃고 떠들고 행복한 얼굴을 할 거면 굳이 감정을 없애야 하는 이유가 뭘까, 그런 생각이 좀 들었습니다.”
--- p.179

“사람들은 그게 싫을 겁니다. 감정이 있는 사람도 감정이 없는 사람도 거슬렸겠죠. 자신이 절대 가질 수 없는 걸 가진 사람한테 호의를 베풀기는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팀장님을 돕는 겁니다.”
“사람들이 싫어해서요?”
“아니요. 누구도 다치지 않길 바라는 팀장님이 다치지 않길 바라서요.”
--- pp.246~247

“가끔 궁금했어요. 감정이 있는 건 어떤 걸까. 울고 웃고 화를 내고. 아빠 말처럼 그런 게 사람 사는 건 아닐까. 내가 사람은 맞는 걸까. 감정이 있는 게 어떤 건지 잘 모르겠지만, 저도 제가 아니었으면 할 때가 있었어요. 누군가에게 제 속마음을 말하는 건 처음이지만.”
--- p.266

“무너진 세계 속에서도 답은 있으니까요. 50년 전, 사람들이 감정을 버렸던 것처럼 살아남기 위해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 찾겠죠.”
“어쩌면 절대 버리지 말아야 할 게 그 속에 숨어있는지도 모르겠네요.”
--- p.270

“그냥 그러고 싶었어요. 사람들 말이 맞더라고요. 결국 사람을 움직이는 건 마음이라는 거. 이성은 무언가를 하지 않게 만들지만, 감정은 무언가를 하게 만들죠. 팀장님도 곧 알게 되실 거예요. 더 이상 그 질문을 던지지 않으셔도 될 테고요.”
--- pp.369~370

모든 걸 무너뜨릴 거라 믿었던 그 금 사이로 하리는 걸어 들어가려 하고 있었다. 그 속에서 무너지는 세상을 마주하게 될지, 새로운 빛을 보게 될지는 알 수 없었다. 분명한 건 모든 게 바뀔 거라는 사실이었다. 그 불분명한 느낌이 처음으로 두렵지 않았다.

--- p.275

출판사 리뷰

‘허상에 불과하다고 생각해 본 적 없어요?’
감정 제거술 유무로 삶이 바뀌는 곳, 완벽하게 설계된 도시에 가려진 정교한 거짓


감정 제거술을 받은 사람만 입사할 수 있는 기업 ‘노이모션랜드’. 많은 사람의 꿈인 곳이자, 회사 내 능력을 인정받은 사람만 거주 가능한 사택 단지가 있는 1구역. 이곳에 들어가는 게 하리의 목표다. 하리는 감정 제거자인 엄마와 감정 보유자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나 2구역에 거주하고 있고, 30세가 될 때까지 감정 무소유 상태를 유지 중인 유일한 사람이다.

‘노이모션랜드’를 새롭게 이끌 차세대 상징으로 꼽히는 하리의 생일날, 옆집에서 들려온 세 발의 총성, 남편을 살해한 N병원 정신 건강 의학과 전문의 노은수가 보내온 뜻밖의 축하 꽃다발. 그리고 감정 테스트 재검사 통보 문자까지. 별일 없을 거라 믿었던 하루가 엉키기 시작하고 시끄러운 머릿속을 잠재우며 도착한 사무실에서 발신인 불명의 고백 카드를 받게 된다.

‘나는 당신이 좋아요.’라고 적힌 편지. 가벼운 고백 같지만, 감정을 제거한 사람만 입사할 수 있는 ‘노이모션랜드’에서 감정을 보유한 사람이 다니고 있고, 감정을 나누었다는 건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안이었다. 불안한 마음으로 참석한 긴급회의에서 회장 어스도 당일 오전, 노이모션랜드 사택 주차장에 주차해 둔 자신의 차에서 회사 내에 감정 보유자가 있다는 고발 편지를 받았다는 것이 밝혀지며 노이모션랜드 이미지 쇄신 프로젝트를 맡았던 하리는 회사 내 감정 보유자를 찾아내는 캐쳐 프로젝트를 맡게 된다.

하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일주일. 편지를 받았다는 사실을 숨긴 채 사건을 해결하려고 하지만 어째서인지 여태 행동에 군더더기 없이 단 한 번의 실수조차 한 적 없던 자신의 비서 지오가 턱턱 걸리기 시작한다. 와중에 하리를 견제하는 법무 이사 오완이 노이모션랜드 직원이자 남편인 김인호를 총살한 노은수의 변호를 맡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연관성이 없는 듯하면서 있어 보이는 사건 속에서 하리는 카드를 보내온 사람을 찾기 위해 주변인을 살피기 시작한다. 비서 지오, 이사 오완, 회장 어스, 살인범 노은수까지. 하리를 위기에 빠뜨리려는 사람은 누굴까.

“알고 싶지 않았을까요? 자신이 있는 세계가 얼마나 견고한지,
고작 카드 하나에 흔들릴지 안 흔들릴지. 그 사람이 위기 속에서 택할 게 무엇일지.”
마음이 하는 일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일까?


소설 속 세계는 감정 제거자와 무소유자만 살 수 있는 1구역, 감정 제거자와 보유자가 가정을 이뤄 감정 친화자로 불리는 이들이 사는 2구역, 감정 보유자가 사는 3구역으로 구성되어 보이지 않는 선이 존재한다. 1구역에 들어가기 위해 감정 제거술을 받고, 감정 제거자끼리 가정을 이루며 태어날 때부터 감정이 없는 채로 태어나는 감정 무소유자를 낳고 싶어 한다.

모두가 원하는 감정 무소유자로 30살까지 살아온 하리는 선망의 대상이 되자 동시에 질투의 대상이다. 그렇게 평생을 살아온 하리가 30세의 생일을 기다려 온 이유는 감정 무소유자로 인정받고 싶은 게 아닌 자신의 상태를 증명해야 하는 삶에서 벗어나고 싶어서다.

모든 게 충만해 보여도 걱정은 늘 존재한다. 걱정 없는 삶은 없고, 각자가 지닌 힘듦과 고민은 스스로를 좀먹게 만든다. 하리는 어느 날부터 감정을 느낄 수 없음에도 모든 게 무너지고 자신이 추락하면서 잔해에 깔리는 꿈을 꾸며 공포를 느낀다. 그리고 날아온 감정 테스트 재검사 통보로 인해 처음으로 불안에 휩싸이게 되고, 자신을 둘러싸며 휘몰아치는 사건을 겪으며 더 큰 혼란에 빠지게 된다.

하리가 평생을 믿어온, 감정을 제거할 수 있는 이 세계는 허상에 불과한 걸까? 사건을 밝혀내기 위해 문제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하리의 곁을 지키는 비서 지오와 오랜 친구 재이. 하리는 자신을 편견 없이 바라봐 주고 순수한 진심을 보이는 사람들을 마주하며, 평소 느껴본 적 없는 감정을 느낀다.

‘당신이 마지막으로 택한 감정은 용기입니다.’
감정이 메마른 미래, ‘인간’과 ‘감정’에 대한 고찰


《노 이모션》은 우리가 지나오고 살아가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메말라가는 감정의 변화를 담고 있다. 감정 보유자가 사는 3구역은 1990~2000년대 현관문을 활짝 열고 이웃과 왕래하며 지냈던 때를. 감정 친화자가 사는 2구역은 이웃과 최소한의 왕래만 했던 2010년대를. 감정 제거자가 사는 1구역은 조경이 잘 된 신도시를 통해 살아가고 있는 현재를 떠오르게 만드는 이야기로 감정이 점점 메말라가는 세상에 의문을 던진다. 감정이 정말 사라지길 원하는 거냐고.

누구나 이성적이고 감정에 휩쓸리지 않는 삶을 꿈꾼다.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 삶 속에서 열거할 수 없는 다양한 감정을 느끼며 인생은 다채로워진다. 별일 없이 평탄하게 살고 싶지만 그런 우리를 시험하는 듯이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인생의 굴곡을 온몸으로 맞는다. 굴곡들을 지나며 주저앉아 울기도, 소리를 지르며 전속력을 향해 달려보기도, 모든 일은 시간이 해결해주겠지라는 유연한 마음으로 천천히 걸어가면서 한 단계 성장한다. 《노 이모션》을 읽으며 이야기 속에 담긴 ‘감정’의 가치와 ‘온기’가 주는 긍정을 찾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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