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프롤로그: 연구실에서 뉴스룸까지
1부 제트 기류에 몸을 맡기고 안녕, 기상학 기상학 = 수학 + 물리 + 컴퓨터(+애정) “앞으론 다신 안 올 거야” “JTBC에 지원해보는 건 어때?” 2부 국지성 호우주의보 “바보가 아닌 이상 하다 보면 다 늘어” 우당탕탕 입봉기 태풍 다나스의 의미 ‘기자’로 한 발짝 가까이, ‘마와리’를 돌다 “너는 시청자가 뭐를 제일 궁금해할 것 같냐?” 박사 학위의 무게 강제 외향형? 그렇게 기자가 된다 3부 쓰나미 앞에 선 기상기자의 일상 더울 땐 더운 곳으로, 추울 땐 추운 곳으로 박사였는데, 다시 박사로? 꼭 내가 예보하면 반대로 가는 날씨 예측 불가 생방송 식상하면 안 돼, 영상과 연출로 극복! 기상전문기자의 평범한 24시간 날씨와의 눈치 게임 ‘휴가’ 구름을 감상하는 사람들의 모임 다시 또 새로운 곳으로, 이직 4부 이상 기후 방심을 못하게 하는 ‘기후 위기’ 매년 종잡을 수 없는 그 이름, ‘장마’ 불난 데 부채질하는 소년 ‘엘니뇨’ 하늘 아닌 땅이어도 긴장, 예측 불가 ‘지진’ 온난화라면서 한파는 왜? 한꺼번에 일찍 피는 봄꽃들, 자연이 보내는 ‘위험 신호’ 기후 위기로 사라지는 꿀벌들 점점 뜨거워지는 지구를 막을 방법은? 제발 불내지 말아주세요, 난도 최상 ‘산불’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만물 기후 위기’는 이제 그만! 끊기 힘든 ‘날씨 도파민’ 난 다행히 바보가 아니었나 보다! 에필로그: 혹시 일기도 보는 거 좋아하나요? |
|
“연구실에서는 주로 혼자 일을 했다. 물론 연구실에도 동료들이 있고 친하게 지내긴 했지만 일은 혼자 했다. 교수님의 지도를 바탕으로 연구부터 논문과 보고서 작성까지 혼자 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방송 리포트 하나를 만드는 데에 데스크, 촬영 기자, 오디오 맨, CG 디자이너, 영상 편집자 등 최소한 5명과 함께 일해야 했다. 여기에 취재를 하려면 취재원과 직접 만나거나 전화 통화를 해야 한다. 평소 중국집에 전화하는 것도 불편해서 동생을 시켰던 나로서는 정말 진땀 나는 일이었다.”
--- p.39 “얼른 끝내야겠다는 마음으로 정신없이 생방송을 마쳤다. 내려와서 방송을 다시 보니 역시나 얼굴에는 ‘나 완전 긴장함. 입사한 지 얼마 안 됐음’이라고 쓰여 있었고, 무조건 원고대로 해야 한다는 생각에 덜덜 떠는 손으로 원고지를 붙들고는 그러잖아도 말이 빠른 내가 몹시 빠르게 원고를 읽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 p.51 “극강의 I였던 자신의 틀을 깼다는 새로운 느낌이 생소하면서도 만족스러웠다. 그 뒤로도 꾸준히 뻔뻔함을 키운 나는 이젠 차에 붙어 있는 전화번호로 전화해서 블랙박스를 달라는 요청까지 할 수 있다. 친분이 있는 취재원에게 전화할 때는 “아이고~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라는, 예전에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정말 어떻게 저렇게 말할 수 있지?’라고 생각했던 능글맞은 멘트도 하게 되었다.” --- p.85 “날씨 리포트 특성상 당일이나 앞으로의 전망을 담아야 하기 때문에 리포트를 만들 때는 당일 날씨 영상을 찍어오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했다. 폭염 보도 때는 영상으로 딱 보기에도 더운 곳을, 한파 보도 때는 보기만 해도 추운 곳을 찾아 촬영 기자와 함께 영상을 찍어와야 했다. 더울 땐 더운 곳을, 추울 땐 추운 곳을 찾아가 조심하라고 전해야 하는 이 아이러니한 직업이란!” --- p.95 “이렇듯 내 예상이 기상청 예보와 달라 보일 경우 고민만 하다가 지르지 못하면 날씨는 항상 그렇게 흘러갔다. 그럴 때마다 마치 날씨가 “그러게 그냥 지르지 그랬어~”라고 나를 약 올리는 듯한 기분이 들고 너무 억울했다. 객관식 문제에서 1번과 3번을 놓고 고민하다가, 앞 문제 답이 3번이니 1번으로 골라서 틀리는 그런 경우처럼 말이다.“ --- p.108 “내가 그랬듯이 사람들 대부분은 뉴스가 안정적인 상태에서 진행된다고 생각하겠지만, 방송 현장은 정말 치열하다. 수면 위에서 유유히 오가는 백조 같은 모습이 화면에 비치는 모습이라면, 수면 아래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발길질을 하고 있다고 해야 할까.” --- p.113 “이상 기후는 비에서만 나타나는 게 아니다. 기상전문기자의 ‘성수기’는 여름이고, 그다음은 겨울이었다. 봄과 가을은 비성수기로 비교적 여유 있는 시기로 여겨졌는데, 이제는 그것도 옛말이 되었다. 바로 산불 때문이다.” --- p.145 “그날 그 순간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그때 자막이 조금이라도 일찍 나갔더라면, 방송에서 포항에 폭우가 쏟아지고 있으니 포항 지역 주민들은 밖에 나가지 말라고 콕 집어 말했더라면, 혹시라도 KBS를 틀어놓았던 분은 지하 주차장으로 가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까. 내가 예보 능력이 더 좋았더라면 미리 알 수 있었을까…. 이런 생각이 끊임없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 p.191 “이런 희한한 날씨나 극단적 기상 현상이 나타나거나 그럴 조짐이 보이면 점점 기분이 들뜬다(앞 문단의 ‘기다려온’이라는 말에서 이미 느껴졌을지도……). 나는 이걸 ‘날씨 도파민’이라고 표현한다. 이 도파민이 몸속에 돌기 시작하면 일기도는 물론이거니와 현상에 따라서는 레이더와 위성 영상, 관측 자료, CCTV까지 계속 보게 된다. 또 누구에게든 자꾸 설명하고 싶어지는 부작용도 있다.” --- p.199 |
|
전문가인데 초보자이기도 한 직업인의 우당탕탕 분투기
그렇게 기상전문기자가 되어간다 『날씨와 인터뷰하는 법』에는 저자가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하면서 겪은 좌충우돌 적응기와 낯선 삶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조용한 연구실에서 혼자 연구하는 데 익숙했던 저자에게 뉴스 현장은 늘 소음과 속도, 협업으로 가득 찬 공간이었다. 고요한 연구자와 소란한 기자라는 극과 극의 차이에서 오는 문화충격을 겪기도 하고, 기상전문가와 취재기자라는 두 정체성 사이를 오가며 우왕좌왕하기도 한다. 그중에서 저자를 괴롭힌 가장 큰 문제는 생방송이었다. “바보가 아닌 이상 하다 보면 늘게 되어 있다”는 대선배 손석희 앵커의 격려에도 마음속으로 ‘내가 그 바보면 어떡하죠’ 하며 걱정할 수밖에 없었던 생방송 데뷔 흑역사, 카메라만 보면 얼어붙는 카메라 울렁증의 웃픈 에피소드는 읽는 사람의 마음도 조마조마하게 만든다. 폭염이 오면 가장 더운 현장으로, 한파가 닥치면 가장 추운 곳으로 향해야 하는 기자들만이 아는 취재의 애환도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이다. 책상 앞에서 끝나지 않고 현장을 찾아간다는 점에서 기상학 연구자와 다른 기상전문기자만의 정체성이 드러난다. 기자는 태풍이 불면 태풍 바람을 맞으며 현장 상황을 생생하게 시청자에게 보여줘야 한다. 그렇기에 몸은 힘들고, 극단적인 상황과도 자주 맞닥뜨리곤 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고단한 경험을 통해 날씨가 사람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실에서는 알 수 없었던 날씨의 표정과 감각을 현장에서 배워나간다. 저자는 실패와 좌절의 에피소드들도 숨기지 않는다. 학자로서 ‘정확성’과 기자로서의 ‘대중성’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던 경험에서 고심 끝에 한 예보가 실패한 이야기, 산불로 터전을 잃은 이재민의 가슴 아픈 사연, 폭우로 인한 지하주차장 침수 사고 당시 기상을 예보하는 사람으로서 저자가 느꼈던 죄책감까지. 그렇게 직업의 현장에서 겪은 기쁨과 슬픔을 통해 저자는 단단한 기상전문기자로 조금씩 성장해나간다. 새로운 기상 현상만 보면 가슴이 두근두근 날씨 덕후의 매일 봐도 설레는 하늘 그렇게 배달 주문 전화도 꺼려하던 극내향형의 기상학 박사는 어느덧 능글맞은 외향형의 기상전문기자로 바뀌어 있었다. 성격을 바꿀 만큼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저자가 날씨를 좋아하는 마음만은 변함없이 그대로이다. 예측이 빗나가도, 취재가 고돼도, 하늘을 올려다보면 다시금 설레는 마음. 저자는 그런 자신을 ‘날씨 덕후’라고 부른다. 새로운 기상 현상에 괜히 심장이 뛰고, 특이한 구름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이 책 곳곳에는 그런 ‘날씨 덕후’의 애정 가득한 고백이 등장한다. 특이한 기압 배치를 보면 괜히 설레고, 예쁜 구름을 보면 발걸음을 멈춘다. ‘날씨 도파민’을 끊지 못하는 삶이다. 『날씨와 인터뷰하는 법』은 이처럼 좋아하는 일을 다른 방식으로 계속하기 위해 자신을 다시 단련하는 사람의 기록이다. 기상학 박사이자 기자, 전문가이면서 초보자, 내향인이면서 생방송 앞에 서는 사람. 이 상반된 정체성들을 하나씩 겪어내며 만들어진 직업인. 저자가 중심을 잃지 않고 직업인으로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통해, 변화 속에서도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열의와 애정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기상학 박사로 살아오던 한 사람이 전혀 다른 뉴스의 세계로 들어가, 다시 초보자부터 시작하는 과정을 솔직하고 경쾌하게 전해주는 『날씨와 인터뷰하는 법』은 오늘도 어딘가에서 고군분투하며 직업인이 되길 꿈꾸는 모든 직장인에게 위로를 예보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