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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철심적막나이 든 개딸기봄의 정치시인 앞편육밀밭 속의 개내가 보는 네가 나를 보고 있다면흰 토끼 일곱마리는연안네트저녁의 눈빛내가 어렸을 적에망(望)만두꽃제2부아지랑이무화과폐문목련두부밖꽃눈은행나무 사거리어제보다 나은사육제긴 호스닭의 입구조약돌입속의 물고기슈퍼문여름비 한단고독제3부아무도 없는 현관에 불이 켜지는 이유웃으면서 이별을매화꽃 둘레옥상느시복숭아와 사귀다밤의 기억베고니아송편톱밥 꽃게어항얼굴에 남은 베개 자국복자기나무에 물이 들다소녀엉겅퀴제4부깊이가난의 증명지퍼저녁으로목단풀을 벨 때두엄붉은 입술상류튜브순한 개액자조숙불 냄새꽃의 얼굴을 하고자두국도변 옥수수밭물의 목수해설|안지영시인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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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세로, 공손한 마음으로사소한 일상을 품어안는 시평범한 일상 속에서 비범한 생명의 새로운 경지를 발견해내는 시인은 “어떤 속삭임도/들을 수 있는 귀”와 “아주 멀리까지 볼 수 있는 눈”(「내가 어렸을 적에」)으로 사물의 내면을 깊이 파고들어간다. 일상의 소재들을 마음껏 부리면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의미와 무의미의 내밀한 관계를 안과 밖으로 변주하면서 “안에서/밖을 만드는”(「밀밭 속의 개」) 시적 사건들을 포착해낸다. 더불어 시인은 “액자를 떼어내고 나서야 액자가 걸렸었다는 것이 더 뚜렷해지는”(「액자」) 이치를 깨달으며, 부재로 인해 존재가 드러나는 삶의 역설적인 풍경을 깊은 통찰력으로 응시한다.시인은 생명에 대한 사랑과 연민으로 사소한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며 소멸되어가는 존재들에게 온기를 불어넣는다. 마치 “입속에 새끼를 넣어 키우는/물고기”(「입속의 물고기」)같이. 낮은 자세로 다가가 사물에 눈을 맞추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끝내 아무것도/움켜쥐지 못한”(「조약돌」) 존재들을 오래도록 바라본다. 공손한 마음으로 사물의 본성을 일깨우며, 쓸쓸하게 저물어가는 생의 뒷면을 따듯하게 품어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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