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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인간 그리고 과학
한스 페터 뒤르 등저 / 여상훈 역
시유시 2000.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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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우주
2. 생명
3. 정신
4. 새로운 세계관을 향하여
물리학과 초월성 - 한스 페터 뒤르
자연 안에서 이루어지는 인간행위에 관한 실천적 자연철학 - 클라우스 미하엘 마이어 아비히
물리학과 종교의 대립 - 한스 디터 무췰러
창조신학과 자연과학 - 볼프하르트 판넨베르크
형이상학의 진화론적 원천 - 프란츠 M. 부케티츠

저자 소개

저자 : 볼프하르트 판넨베르크
1928년생. 저명한 개신교 신학자. 뮌헨 대학 명예교수로 있다. 현대 물리학이 신학에 끼친 영향을 연구하여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우연성과 자연법칙, 현대 물리학의 장(場) 이론과 프네우마론, 창조와 자연과학에 관한 많은 저서가 있다.
저자 : 한스 페터 뒤르
1929년생. 물리학 교수이자 철학박사. 1987년부터 물리학과 천체물리학 분야를 다루는 뮌헨의 막스 플랑크 연구소 소장으로 재직중이다. 핵물리학, 입자물리학, 중력이론 분야의 전문가인 그는 평화문제연구의 공적으로 1987년 '대안(代案)노벨상'을 수상했다.
저자 : 클라우스 미하엘 마이어 아비히
1936년생. 자연철학 교수. 물리학과 철학을 전공했다. 세계적인 독일 천문학자 바이츠제커와 수년간 공동연구를 수행 했으며, 과학기술의 사회적 수용 기준을 제시한 학자로 잘 알려져 있다. 1979~1982년까지 서독 의회의 에너지 문제 청문회 자문을 맡았으며, 1987년 테오도르 호이스 상을 수상했다. 그뒤 자연의 문화사를 주제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저자 : 한스 디터 무췰러
1946년생. 가톨릭 신학자. 철학자. 물리학자. 프랑크푸르트 대학, 성 게오르겐 대학의 전임강사로 재직중이다. 1987년부터 프랑크푸르트 대학의 연구 프로젝트 '기술의 여파'에 참여하고 있다. 대표작으로 『물리학자, 종교, 뉴 에이지 운동』이 있다.
저자 : 프란츠 M. 부케티츠
1955년생. 생물학자, 철학자. 빈 대학 생물학과 전임강사로 재직중이다. 1990~1991년까지 진화와 인식 분야를 다루는 알텐베르크의 콘라트 로렌츠 연구소 사무국장으로 있었다. 『사회생물학 논쟁』외 생물학과 철학의 경계를 천착한 여러 저서가 있으며, 오스트리아 학술출판물상을 수상한 바 있다.
역자 : 여상훈
일본 교토 대학, 독일 튀빙겐 대학에서 철학과 일본학을 공부했다. 89년부터 독일 P.E.N. 지를 비롯, 국내외 전문지들에 영화, 음악 평론을 게재해오고 있다. 논문에 '피히테 법철학의 법적 구속과 자유의 이상' '관념론적 법원리의 아시아적 수용' '책임과 환상 - 피터 그리너웨이의 영화미학 입문'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음악 치료』등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12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32쪽 | 629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1620189

책 속으로

우리는 '정신'이라는 낱말은 여러 가지로 사용하지만, 그때마다 어떤 차원의 정신을 일컫는 것일지는 모른다. 다만, 정신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따져보거나 '의식'(BewuBtsein), '자의식'(SelbstbewuBtsein), '영혼'(Seele) 등의 속뜻을 살펴보면 정신이 무엇인지 앍게 되리라고 막연히 짐작해볼 따름이다. '사랑'이라 는 말도 그렇지 않은가. 사랑이 무엇이라고 쉽게들 말하지만, 사랑의 정의가 어떻게 사랑이라는 것에서 경험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라.

그러면 그때까지 우리가 사랑에 대해서 막연하게 느끼고 있던 것, 뭉뚱그려진 전체로서 직관적으로 알고 있던 내용은 갑자기 눈앞에서 사라져버리고만다. 그렇다고 사랑에 대해 아무 설명도 하지 않고 넘어기도 좋을까? 이제 각자 나름대로 상상하던 '정신', '영혼', '의식'을 정신의 눈으로 한번 찬찬히 들여다보자. 그리고 나서 다시 토스카나에서 나눈 다섯학자들의 대화를 들으면서 자시의 생각과 비교해보자. 우리의 직관이 풍요로워지길 기대하면서.

--- p.142

볼프하르트 판넨베르크 : 우연과 법칙은 서로 연결되어 있어요. 대립되는 개념이 아니죠. 우연이란 우리가 어떤 일에 내재하는 법칙을 미처 찾아내지 못한 탓에 동원하는 용어일 뿐이라는 생각은 19세기식 사고의 유물입니다. 양자물리학은 우리에게 세계가 순간순간 새롭게 탄생한다는 사실을 가르쳐주었어요. 말하자면, 규칙적으로 일어나는 듯이 보이는 모든 일이 실상은 우연하게 이루어진다는 겁니다. 나아가 우연히 일어나는 사건이 다시금 어떤일을 규칙적으로 일어나게 하는 바탕이 되고요.

한스 페터 뒤르 : 바로 그거예요. 규칙은 불규칙이 허용되는 상황을 토대로 생기고, 또 이른바 '경로화'가 이루어지려면 일정한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 자연법칙이라는 것도 발달이 진행됨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해요. "풀 한 포기가 우연히 바로 이 자리에서 자라게 되었다"고 말한다면, 창조란 마치 읽을 수 없는 시와 같은 것이 되어버립니다. 말하자면, 시에서 어떤 철자가 왜 바로 그 자리에 있는지를 알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죠.우리가 시를 읽고 이해할 수 있다면, 왜 바로 이 자리에 'ㄱ'이 아니라 'ㄴ'이라는 철자가 있어야 하는지도 이해하게 되지 않겠습니까?

---p. 134

출판사 리뷰

자연은 도약하지 않지만, 관찰자가 대상의 존재를 결정한다.
서양의 정신사를 지배한 것은 사물을 분석하고 경험 가능한 방식으로 재구성하려는 과학과, 세계를 신의 의지가 드러나는 장으로 이해하려는 신학의 대립이었다. 그리고 철학은 그 두 사고체계에 나름대로 유효한 논리를 제공하거나 둘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왔다. 이들 학문간의 대립과 때때로 나타나는 융합에 마침표를 찍은 것은 다윈의 진화론이었다. "자연은 도약하지 않는다"(Natura non facit saltum)는 다윈의 선언은 자연과학과 신학과 철학 사이에 결코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다는 절망감을 퍼뜨렸고, 그 절망감 속에서 각 분야는 서로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제각기 다른 길을 가게 되었다.

각각의 분야가 이런 고립에서 벗어나도록 자극한 사건은 의외로 자연과학 쪽에서 일어났다. 하이젠베르크를 태두로 하는 20세기 양자물리학은, 소립자의 세계에서는 객관적ㆍ확정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없으며 관찰자의 의도나 실험조건 등이 대상의 존재를 결정한다는 '불확정성의 원리'를 밝혀냈다. 이로써 주체와 객체, 물질과 정신을 엄격히 구별하는 데카르트의 이원론, 주어진 조건을 알면 그 결과는 언제나 예측할 수 있다고 믿는 결정론적 세계관, 대상을 작은 부분으로 쪼개고 그 모든 부분을 이해하면 결국 대상 전체를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물질론적 환원주의 등 자연 과학의 금과옥조가 뿌리째 뒤흔들리게 되었다. 이제 무엇이 어떤 위치에 있다거나 어떤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할 수도, 그렇다고 그 위치에 아무것도 없다고 말할 수도 없게 된 것이다. 이 극한의 상대주의는 하이젠베르크를 불교의 유심론으로 이끌었고, 슈뢰딩거로 하여금 플라톤과 쇼펜 하우어를 동원한 이른바 '합리적 신비주의'로 기울게 했다.

자연과학이 이렇게 신학이나 철학 못지 않은 형이상학을 구사하게 되면서 새롭게 형성된 융화감은 빅뱅 이론이라는 자연과학긔 창세기가 등장하면서 극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무한히 작은 한 점이 폭발하면서 우주를 구성하는 모든 물질이 펼쳐지고 시간도 비로소 시작되었다고 말하는 빅뱅 이론은 신학이 사람들에게 창조론을 합리적으로 설명하는 데 매우 편리한 도구가 된 것이다. 이런 변화를 토대로 조금씩 그 가능성을 시험해보던 분야간의 대화는 두 번의 세계대전을 겪고 난 뒤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전쟁의 참혹한 경험은 과학에 대해서는 책임의 문제를 제기했고, 신학ㆍ철학을 비롯한 인문ㆍ사회과학에 대해서는 선과 악, 윤리, 이성, 합리성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도록 요구했던 것이다. 게다가 근래에는 카오스나 복잡계 이론 등 이른바 신과학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고, 환경오염과 생명복제와 안락사를 둘러싼 윤리논쟁, 기독교 창조론의 타당성을 과학으로 설명하려는 창조과학 등이 대두되면서 자연과학과 신학과 철학 사이의 대화는 피할 수 없는 일이 되었다.

『신, 인간 그리고 과학』은, 양자물리학, 생물학, 빅뱅 이론, 진화론 등 우주와 생명의 기원을 둘러싼 논쟁, 인간의 정신, 의식, 인식, 영혼에 대한 각 분야의 기본적인 견해가 무엇이며, 그 견해들 사이에 어떤 질적인 차이가 있는지 짚어본다. 그리고 특정한 문제에 대해서 다른 분야에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서로의 견해가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 대화의 한계와 새로이 열리는 가능성은 무엇인지 깊이 있게 검토한다.

이 책을 폭넓게 규정하는 낱말을 찾자면 '인간학'일 것이다. 그러나 『신, 인간 그리고 과학』은 여러 분야의 인간관을 모아 퍼즐처럼 짜맞추면서 인간을 이해하려는 책은 아니다. 이 책은, 우리 인간이 조바심을 치며 궁금해하는 것들에 대한 각 분야의 이해를 대화의 역동성 안에 녹여냄으로써 우리에게 인간 이해에 관한 주관적이고도 객관적인 길을 열어 보이는 새로운 인간학인 것이다. 이 새로운 인간학을 우리나라에 소개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녹녹치 않은 원서를 보통의 지적 능력으로 읽을수 있도록 번역하고 꾸미느라 쏟아부은 땀과 정성은 충분한 보상을 받을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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