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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은 사방에 있다
김정란
한얼미디어 2005.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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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부 빛과 시
천사가 내 몸을 툭, 치고 지나갔다
타르코프스키를 만나다
보라색 바이올린
가을, 음악 그리고 시
몇 개의 노트
사랑에 관하여
'아름다움'은 무엇일까
언니와 나
여름 번개, 아름다움의 원형
절대적인 시적경험- '그것'의 에피파니
두 갈래 길
바람에 나부껴 이어나는 풀
오매, 미친년 오네
원형적 중립지대의 탐색
시와 영성
女神 심청

2부 정념과 수난
보랏빛 수평선
팝콘의 존재론
여자들에게 말 걸기
만두 빚기, 또는…… 공화국 조리법
세상에서 가장 예쁜 선물
그 해 여름
샹허의 할머니
투명했던 계절들
빨리 떠나가 버린 이쁜 영혼 하나
아버지, 내 순결의 영웅
그리운 자연
미셸 투르니에의 일상의 철학
안개, 사물의 혼에 대한 권리
식민지 경험과 문학

3부 나날의 빵
빵을 들고 걸어가는 어린 왕
이금희와 아침마당
새로운 주체들의 출현
새해가 되면
X파일, 제의적인 죽음
새벽에 쇄빙선이 도착했다
한국 기독교의 문제
예수도 국가보안법의 희생자였다
글쓰기에 대한 단상
근대성과 형태

저자 소개 1

시인, 번역가, 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로 상지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를 지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그르노블 3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오랫동안 ‘현대의 상징과 신화’ ‘상상력과 비평’ ‘한국 신화 콘텐츠 실습’ 등을 주제로 강의하며, 문학과 함께 인류의 원형적 이야기인 신화 연구에 매진해왔다. 시집으로 『다시 시작하는 나비』 『매혹, 혹은 겹침』 『꽃의 신비』 등이 있고, 문학평론집 『비어 있는 중심』 『영혼의 역사』 등과 산문집 『여자의 말』 등이 있다. 에밀 시오랑의 『태어났음의 불편함』,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태평양의 방파제』
시인, 번역가, 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로 상지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를 지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그르노블 3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오랫동안 ‘현대의 상징과 신화’ ‘상상력과 비평’ ‘한국 신화 콘텐츠 실습’ 등을 주제로 강의하며, 문학과 함께 인류의 원형적 이야기인 신화 연구에 매진해왔다.

시집으로 『다시 시작하는 나비』 『매혹, 혹은 겹침』 『꽃의 신비』 등이 있고, 문학평론집 『비어 있는 중심』 『영혼의 역사』 등과 산문집 『여자의 말』 등이 있다. 에밀 시오랑의 『태어났음의 불편함』,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태평양의 방파제』, 크리스티앙 자크의 『람세스』 등을 번역했다. 특히, 성배와 아서 왕 전설에 속한 모든 신화와 전설을 아우른 장 마르칼의 『아발론 연대기』(전 8권) 번역은 신화학자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1998년에 백상출판문화상 번역 부문상을, 2000년에 소월시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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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5년 09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94쪽 | 422g | 153*224*20mm
ISBN13
9788991087248

책 속으로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나는 현대사회는 어느 때보다도 시가 필요한 시대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지쳐가고 있다. 영상문화의 현란함과 대중성은 많은 사람들을 만족시키지만, 그것의 직접성과 빠른 속도, 그리고 성찰성의 부재, 인문적 깊이의 결여, 반지성적 특성 등에 지쳐가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유턴하는 사람들이 있다. 세계의 깊이와 현묘함에 대하여, 자연과 우주와 교통하는 인간의 깊은 영성에 갈망을 느끼며 세계를 떠날 각오를 한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다시 깊이를 요구한다. 그것은 그들이 시를 요구하고 있다는 말과 같다. 세상살이의 감각적 측면을 장식해 주는 이쁘고 감성적인 시가 아니라, 영혼의 탐색의 결과물인 시, 기도이며 사유인 시, 세계의 안쪽에서 세계의 모순과 싸우는 본질적 혁명인 시, 정신의 위대함을 증언하는 시, 영혼의 숨결인 시, 인간이 인간인 바가 세계를 세계 밖으로 밀어붙이는 정도 안에서 진정으로 실현된다는 것을 이해하는 시, 영혼의 실험이며 투쟁인 시, 근대의 물질적 발전 안에서 인류가 저버렸던 깊은 인간적 자질인 영성의 회복으로서의 시.

--- p.80

충분히 자기 자신이면서도 사회적 합의를 위해서 마음을 열고 대화하는 시민들의 만남으로서의 공화국은 꿈에 불과한 것일까. 그래도 우리는 힘들게 잘 걸어왔다는 생각이 든다. 왜곡된 역사 안에서 얻어맞아 비틀거리면서도, 그리고 역사의 방향이 정해진 뒤에도 뒤로 돌아가자고 위협하는 힘센 자들의 온갖 딴지에 걸려 고통스러워하면서도. (……) 21세기에도 우리는 저 지독한 언어의 점령군에 맞서서 인터넷에서 지금 레지스탕스를 하고 있는 중이지 않은가.

--- p.157

출판사 리뷰

지난 몇 년간, 김정란 시인(상지대 교수)은 강준만 교수와 함께 우리시대의 대표적 논객으로 인식되었다. 안티조선 운동, 개혁국민정당 활동 등 시인으로서는 드물게 대사회 활동을 활발히 벌였고, 문단 내에서도 뭇매를 맞아가며 문학권력을 비판한 그의 면모는 가히 '투사'로 기억할 만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의 본령은 다름 아닌 문학, 그 중에서도 시이다. 백상출판문화상(번역 부문), 소월시문학상 수상 경력이 말해주듯, 문학 영역 안에서 그의 글은 유려하고도 섬세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나지막하면서도 힘 있는 목소리로 삶을 성찰했던 그의 글은 다른 작가들이 넘보기 어려운 독특한 가치를 선사한다. 그러나 그간 대사회 활동에 가려 그의 미문(美文)을 음미할 기회가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산문집은 최근 몇 년 동안 출간했던 사회평론집과는 달리, 그의 문학적 정체성이 강하게 드러나는 글을 묶었다. 그의 시를 좋아하는 독자들은 이 책에서 아름다움으로 충만한 그의 글을 오랜만에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존재의 근원을 향한 열망
김정란의 글은 그의 구분대로라면 시와 평론 등 '미적인 글쓰기'와 대사회적인 발언이 주를 이루는 '실용적 글쓰기'로 나뉜다. 존재의 시원(始原)을 탐구하는 형이상학적인 문학평론과, 직설적 비판을 서슴지 않는 시사컬럼의 간극은 한 사람의 글이라고 쉽게 믿기지 않을 정도이다. 그러나 이번 산문집에 실린 글들은 두 가지 글쓰기 사이에서 그의 지향점이 어떻게 만나는지를 생생히 보여준다.

몇 년 사이 산문집을 여러 권 묶었다. 그 동안 해 왔던 대사회적인 발언들이 주를 이루는 책들이었다. 산문집을 묶을 때마다 내면적인 글들을 같이 묶어서 냈었다. 대사회적인 발언이 내면 깊은 곳에서 발원하는 존재 탐구에 대한 열망과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독자들이 이해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 같은 것이 있었다. 시라는 존재 변환 기폭제로서의 어떤 특정한 정신적 상태가 세계의 고통과 비합리함과 불화하며, 그것을 뚫고 나가고 싶어하는 의지의 근원에 있다는 것을 독자들과 소통하고 싶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런 글들은 거의 묻혀 버렸던 것 같다. - 머리말 중

이 책은 저자의 문학적 에세이, 시 평론, 생활 에세이, 사회 평론 등 41편을 담았다. 그의 문학적 토양이 되는 키워드는 이번 산문집에 특히 잘 드러난다. 온몸에 배어 있는 기독교의 가르침, 한국 여성으로서의 자의식, 지식인으로서 말해야 하는 소임…… 이러한 키워드는 국가보안법 문제부터 시와 영성을 탐구하는 글까지, 매우 다양한 영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이 다양한 글 안에 저자가 일관되게 담고자 하는 것은, 머리말에서 밝혔듯이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것이다

여자로 말하기 … 공격적이지 않되, 단호한
그의 글에는 감탄사가 많다. 눈물도 흔한 편이다. '실용적 글쓰기'에 충실한 몇 편을 빼고는, 논리보다는 감성이 강하다. 하지만 감정의 과잉으로 흐르지는 않는다. 수식이 많지만 요란하지 않고, 현실의 부조리에 분노하지만 절망적이지는 않다. 이는 그가 꾸준히 추구해온 '여성의 글쓰기'의 힘을 잘 보여준다. 그의 글은 한 마디로 공격적이지 않되 단호하다. 그는 지금의 글쓰기가 남성적 기호와 이분법에 길들여 있음을 지속적으로 비판해 왔다. 그가 추구하는 글쓰기는 영성의 존재를 믿고 원형적 상상력을 담지하는 여성적 글쓰기이다. 한 단어에 대한 풍부한 묘사와 경계를 모르는 상상력은 이러한 글쓰기를 지향한 결과이다.
많은 평론가들이 인정하듯이 그는 가능한 한 부드럽게 말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의 글에는 '동의할 수 없는 것에는 절대 찬성하지 않겠다는 결의와 열정'이 숨어 있다(김인환). 그리고 한편으로는 어머니의 자세로 대상을 꼼꼼히 살피고 보듬는 글을 쓴다. 그의 글에 나타나는 고통과 외로움은 결국 영성을 구하는 수도자의 고뇌요, 희망을 키우는 어미의 고단함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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