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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그림 같다
양장
손철주
생각의나무 2005.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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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앞섶을 끄르고
프롤로그 - 마음껏 떠듭시다

1부 옛 그림과 말문 트기
산수는 산과 물이다
가난한 숲에 뜬 달
풍속화의 본색
‘봄 그림’을 봄
정신을 그리다
초상화의 삼베 맛
물고기와 새
조선의 텃새
파초와 잠자리
난의 난다움
음풍과 열정
보면 읽힌다
치바이스의 향내

2부 헌 것의 푸근함

잘 보고 잘 듣자
백면서생의 애첩 - 연적
물 건너 국보된 막사발 - 다완
만질 수 없는 허망 - 청동거울
생활을 빼앗긴 생활용기 - 옹기
자궁에서 태어나지 않은 인간 - 토우
그저 그러할 따름 - 기왓장
갖춤과 꾸밈 - 문양
불확실한 것이 만든 확실 - 서원
빛 바랜 세월 한 장 - 돌 잔치 그림

3부 그림 좋아하십니까
20세기의 첫 10년
말과 그림이 싸우다
풍경이 전하는 소식
화면이여, 말하라
나를 그려다오
테러리스트 워홀
추억 상품
어떤 그림을 훔칠까
달걀 그림에 달걀 없다
관성의 법칙 뒤집은 누드화
어리숙한 그림의 너름새
가르치지 않은 그림
나는 ‘헐랭이’다
자주꽃 핀 감자라구?
향수와 허영

4부 그림 속은 책이다
길과 글
미술 젓가락 사용법
우키요에 벤치마킹
이런! 헬무트 뉴튼
상처 있는 영혼은 위험하다
치정의 행로
아름다움에 살다 아름다움에 가다
부치지 못한 편지 - 김지하 선생

에필로그 - 사라지고 싶구나
앞섶을 여미고
인물 설명

저자 소개 1

신문사에서 미술 담당 기자로 오랫동안 국내외 미술 현장을 취재했다. 신문사 문화부장과 취재본부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사단법인 우리문화사랑의 운영위원이자 ‘학고재’ 주간 및 미술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 『옛 그림 보면 옛 생각 난다』, 『꽃피는 삶에 홀리다』, 『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 『그림 보는 만큼 보인다』, 『다, 그림이다』(공저) 가 있다. 『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는 1998년 초판 발행 이래 미술교양서 최고의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으며, 전문가들로부터 90년대를 대표하는 책 100선으로 뽑히기도 했다. 작가들의 덜 알려진 과거에서 끄집어낸 이야기,
신문사에서 미술 담당 기자로 오랫동안 국내외 미술 현장을 취재했다. 신문사 문화부장과 취재본부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사단법인 우리문화사랑의 운영위원이자 ‘학고재’ 주간 및 미술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 『옛 그림 보면 옛 생각 난다』, 『꽃피는 삶에 홀리다』, 『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 『그림 보는 만큼 보인다』, 『다, 그림이다』(공저) 가 있다.

『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는 1998년 초판 발행 이래 미술교양서 최고의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으며, 전문가들로부터 90년대를 대표하는 책 100선으로 뽑히기도 했다. 작가들의 덜 알려진 과거에서 끄집어낸 이야기, 동서양 작가들의 빗나간 욕망과 넘치는 열정, 좀처럼 읽히지 않는 작품에 숨겨진 암호, 흥미진진한 미술시장 뒷담화, 푸근한 우리네 그림이야기 등이 담겨 있어 미술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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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5년 09월 14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338쪽 | 542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4984790

책 속으로

아는 대로 떠들어라. 제가 경험한 쓸모 있는 수칙 제1조입니다. … 미술이 예전보다 훨씬 어려워진 건, 오스카 와일드가 비꼬았듯이 밥 먹고 할 일 없는 사람들이 한 짓거리이기 때문이 아니라,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이 바깥에 보이는 사물에서 머릿속에 있는 생각으로 옮겨갔기 때문입니다. … 그의 속과 나의 속의 차이를 짚어보는 것, 그림 보기의 요체는 이겁니다. 그의 아이디어가 이러저러할진대, 왜 저런 모습의 작품으로 나타났을까. 작품의 원형질인 아이디어가 작가의 손을 거쳐 나오기까지 어떤 곡절을 거쳤으며, 그 사연은 작품을 보고 있는 나와 과연 공감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인가. 서로 빗나간다 해도 저는 괘념치 않습니다. 아니, 빗나가는 것이 자명합니다. … 그림 앞에서 사람들은 왜 떠드는 걸 주저하는 걸까요. 저는 작가의 그림 그리기와 감상자의 그림 읽기가 서로 달라질까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상자는 맹목적인 동일시에의 집착이 있습니다. 너와 내가 그림을 본 느낌이 일치했으면 하는 희망, 그리하여 공감이 주는 안도감을 누리고 싶은 욕구, 이런 게 다 동일시에 대한 집착입니다. 그런데 그게 다 허욕인 겁니다. 세상 보는 눈은 장삼이사 우수마발이 다 다르다는 걸 알면서도 왜 작품 볼 때는 그 세계에 자신을 틈 없이 밀착하고픈 집착에 사로잡히는 겁니까. 동일시는 절대로 불가능한 욕망입니다. 차라리 차이를 인식하는 게 현명합니다.

--- pp.8-11

어떤 이가 주변 풍광을 구경하다가 감탄사를 내뱉는다. “아, 강산이 그림 같구려.” 뭐든 곱게 넘어가는 법이 없는 연암인지라, 한 마디 쏘아붙인다. “이보시오. 강신이 그림 같다니…… 당신은 강산도 모르고 그림도 모르는 사람이오. 도대체 강산이 그림에서 나왔소, 그림이 강산에서 나왔소?” 그(연암)의 뜻은 ‘강산은 강산이고, 그림은 그림이다.’라는 데 가깝다. 이는 어깃장 놓는 말이 아니다. 산수와 산수화의 관계를 놓고 보자면 이 말은 모더니즘의 폭탄 선언이다. 모더니즘 이전의 회화는 신화요, 문학이요, 환영이었다. ‘그림은 그림이다.’라는 정의는 모더니즘의 권리장전이다. … 연암은 “강산은 그림이 아니요, 그림은 강산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최북은 “강산이 그림이요, 그림이 강산이다.”라고 말한다. 이 점에서 연암은 모더니스트이고, 최북은 아이디얼리스트다.

--- pp.21-22

송인명 초상화의 백미는, 보는 순간 모두가 눈치챘겠지만, 입이다. 입은 ‘구심(口心)’이라 했다. “세상에, 뻐드렁니까지 그린 초상화가 있다니…”하며 놀랄 분도 있을 것이다. 잘 익은 대춧빛 입술 사이로 툭 튀어나온 앞니 두 개는 유난히 새하얗게 그려져, 불경스러운 표현이지만, 코믹한 분위기마저 자아낸다. 게다가 벌어진 틈도 만만찮다. 구강 구조가 이런 사람은 시옷 발음에 애를 먹는다. 바람이 새나가기 때문이다. 한편 엉뚱한 상상도 한번 해볼 수 있겠다. 저 유순하고 어리숙해 보이는 입술 표정이 송인명의 처세에 무척이나 요긴한 장치가 되진 않았을까. 사화(士禍)의 핏자국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살벌한 당쟁의 나날을 돌이켜 볼 때, 사람 좋아 뵈는 이 인상은 저항하기 힘든 포용력으로 비쳤을지도 모른다

--- pp.66-67

한 해 건너 뛰어 1903년 고갱도 죽습니다. 타히티의 섬에서 고갱은 식자층에게 그리 환영받지 못한 사람이었답니다. 가톨릭 계통 학교의 여학생을 꾀어 탈선시켰다는 둥 해서 경찰은 그를 요시찰 인물로 점찍기도 했죠. 그는 그 곳 유지들에게 ‘고갱’ 대신 ‘코켕(Coquin)’으로 불렸다는데 그게 ‘말썽꾸러기’란 뜻이라더군요. 그렇지만 고갱은 논리가 반듯하기도 했거니와 남긴 글 또한 명문으로 인정받습니다. 자존심도 강해서 세잔이 자신의 감각을 훔쳐갔다고 욕했답니다. 물론 3년 뒤에 사망하게 되는 세잔도 고집과 오기 하나로 버틴 작가 아닙니까. 그는 친구들 앞에서 큰소리치기를 “이 세상에 화가는 단 한 명 밖에 없어. 그건 너도 알고 나도 아는 바로 나야.” 했답니다.
살아서 환영 받는 천재가 잘 없다지만 작품도 마찬가지였나 봅니다. 고갱의 작품 중에 <눈 덮인 퐁타벤>이란 게 있습니다. 경매에 출품됐는데 무식한 경매인이 위 아래를 모르고 거꾸로 든 채 값을 불러나갔다는군요. 아무래도 이상하기에 그 작품 제목이 뭐냐고 누가 물었대요. 그랬더니 경매인이 ‘나이아가라 폭포’라고 답했답니다. 거꾸로 보니 폭포처럼 생겼던거죠. 잘도 끌어다 붙였지만, 값은 겨우 7프랑에 낙찰됐답니다. 고갱을 못마땅하게 생각했던 주교가 그래도 죽은 사람 박대하기가 민망했던지 천주교 묘역에 그를 안장시킨 건 다행이었습니다. 주교가 교구에 보고한 내용이 남아있습니다. “최근에 특별한 일이 있습니다. 하느님의 원수요, 올바른 것과는 담을 쌓은 고갱이라는 한심한 인간이 급사했습니다.” 이런 걸 보고 미운 정 고운 정이라고 하나요. 어쨌거나 고갱의 아내도 사망한 화가의 작품이 돈 되는 줄은 알았는지 살아서는 눈코배기 안 보였다가 죽고나니 그림 찾으러 온 데 다 쏘다녔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 pp.171-173

출판사 리뷰

동서양을 넘나드는 탁월한 미술 이야기꾼!
단 한 권의 책으로 교양 미술 도서의 품새를
바꿔 놓은 손철주가 7년 만에 내놓는 미술 미셀러니

미술관 기행기나 그림 읽기에 대한 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눈밝은 독자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되고, 되읽히는 책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이다. ‘전문가들이 뽑은 90년대 대표적인 책 100선’에 뽑혔을 만큼 평자들과 독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그 책은 미술 작품과 작가, 미술 동네 뒷이야기들을 옆사람을 곁에 두고 천천히 이야기하듯 풀어내면서 미술 출판의 복지부동에 적잖은 충격을 주었더랬다. 그 유명짜한 스테디셀러의 저자가 바로 손철주다. 당시 그는 미술전문기자로 글밥을 먹고 있었으나 지금은 한국의 대표적인 미술, 문화재 전문 출판사인 ‘학고재’의 편집주간으로 있으면서, 박학의 위용에다 칼칼하고 날렵한 눈썰미, 세련되고 유려한 디자인 감각을 더해 미술 도서 에디터십의 새로운 경지를 펼쳐보이고 있다. 그가 7년 만에 새 책을 냈다. 제목하여 『인생이 그림 같다』.

여기, 고전과 현대를 아우른 한 문장文章의 격格이 있다

손철주가 읽어 주는 그림 만이 동서양,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것이 아니다. 오랜 독서의 내공, 끊없는 되새김질 뒤에나 펜 끝에서 묻어 나오는 그의 문장은 고전과 현대를 아우르는 새로운 격을 보여준다. 그의 글은 억지스럽지 않고, 설교적이지 않고, 가볍지 않은 지성이 독자적인 감각을 얻은 문체에 실려 쉬이 재미나게 읽힌다. 소리 내어 읽다 보면 글 속에 가락이 배어 있고, 곳곳에 추임새까지 겪들여져 있다. 사람과 그림과 서책에 대한 사전적인 건조한 정보가 아니라 그 뒤안에 담긴 곡절과 복잡다단한 사단을 풀어내 친절한 안내 솜씨는 친절한 형이나 미술 선생이 그림 앞에 함께 서서 나지막히 이야기를 건내는 듯한 느낌을 안겨 준다. 특히 고전과 서지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저자의 생활과 맞부딪혀 발효되는 의미의 삭힘은 땅에 묻어 놓은 옹기 속에서 첫 김치를 꺼내 먹는 양 맛깔스럽다. ‘고졸의 미.’ 손철주의 그림 이야기가 품어내는 재미는 저자의 문체 감각에서 나온다. 때로는 구어체로, 때로는 너나들이체로, 때로는 서한 형식으로, 때로는 구연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입담의 감칠 맛은 여타 필자들의 문체를 비껴나 흥을 일으켜 오랜만에 책장을 넘기는 재미를 안겨줄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 책의 장점은 오래되거나 잊혀져 드문드문 찾아볼 수 있는 단어와 표현을 무더기로 쓰면서도 어색치 않게 잘 읽히는 문장을 빚어내는 손철주 고유의 지적 번안 능력과 그것을 풀어내는 최고 수준의 문체 감각이다.

추천평

완상이란 좋아서 구경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워낙 바빠서일까, 요즘 사람들은 좋아하는 것도 진득하게 바라보지 않는다. 떠밀리는 종종걸음으로는 푸른 하늘조차 한 조각 훔쳐보기 어렵다. 내가 손철주 선배에게 늘 감탄하는 것은 그가 타고난 완상가라는 사실이다. 속된 말로 세상이 팽팽 돌아도 그는 그걸 ‘슬로 모션’으로 볼 줄 안다. 심지어 ‘프레임’ 하나하나까지 음미하며 볼 줄 안다. 그 완상가의 그림 보기가 우리로 하여금 그림뿐 아니라 세상 보기의 진정한 맛과 재미를 알게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의 시선으로 보면 세상에는 ‘별 볼 일 없는’ 게 하나도 없다.
- 미술평론가 이주헌


경건(敬虔)까지는 넘보지 못할지라도 손철주는 살아 있는 동안의 마음이 단정하기를 바라는 사람이다. 안동 유림 마을 맑은 간장 맛의 그 단순한 깊이에 도달하기 위하여, 그리고 메말라서 강력한 외가닥 힘으로 다시 소멸을 지향하는 야윈 붓질에 도달하기 위하여 얼마나 오랜 인고단련과 억눌림이 필요한 것인지를 그는 안다. 이것이 그의 뼈다.

뼈는 그러하되, 손철주는 한 생애를 다해서 관능의 일탈과 자유를 도모한다. 도모는 곧 헤메기인 것인데, 그의 눈은 끊임없이 빚어지고 스러지는 세상의 모든 빛깔과 선과 형상을 쫓아다니며 노느라고 바쁘다. 이것이 그의 피다.

그의 가장 순한 글은 뼈와 피가 화해에 도달할 때 씌어지는데, 뼈와 피는 본래 화목하기 어려운 것이어서 이 책은 그 조화와 다툼의 기록인 것이다.

인간의 삶은, 그리고 삶 앞에 펼쳐지는 시간이란 낯선 들판은, 살아서 돌아올 수 없는 싸움터일진대, 손철주는 그 싸움터에 주저앉아 놀고 있고, 말 먼지 자욱한 지평선 쪽으로 이제 해가 내려 앉는다.
- 자전거 레이서 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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