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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출장
곽아람
아트북스 2015.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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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책을 내며 | 자신에게로 이르는 모험

2011
3박 5일 런던 출장 1 | 데이미언 허스트와 런던 미술관 순례
3박 5일 런던 출장 2 | 미술계의 록 스타, 데이미언 허스트와의 만남
크리스티 경매사의 망치 | 안드레아 피우친스키와 쩡판즈
백화점, 연예인, 성스러운 심장 | 제프 쿤스와의 불편한 인터뷰

2012
삶을 투영한 미술 | 따뜻한 개념미술, 쑹둥
전통과 첨단이 공존하는 ‘미술 도시’ 런던 | 런던올림픽 기간 동안의 미술 축제
느낌, 열정, 사랑 | 건축 거장 프랭크 게리
신화가 된 남자를 사랑한 여자 | 이중섭의 아내 이남덕
신기루처럼 아름답고 비현실적인 | 카타르 박물관국 프레스 투어

2013
신화였던 도시, 뉴욕 | 데이비드 살리와 강익중
봄이면 떠오르는 아트 시티, 홍콩 | 진 마이어슨의 침대
사랑에 발목 잡히다 | 로버트 인디애나와 LOVE
‘미술’을 가림막으로 한 국가 간 경쟁의 장 | 베니스 비엔날레
돈이 지배하는 예술 | 아트바젤 인 바젤
불완전하기에 아름다운 | 룩셈부르크에서 만난 이불
어둠 속에서 빛나는 천사를 만나다 | 트레이시 에민
시공을 넘나든 뉴욕 출장 | 프릭 컬렉션과 디아 비콘 그리고 클로이스터

이 책의 바탕이 된 기사

저자 소개 1

문학을 사랑하는 독서 여행자. 주중에는 기사를, 주말에는 책을 쓴다. 책 속 세계에 매료되고, 그림 속 풍경에 고요히 나를 맡길 때 평온하다. 2003년 기자 생활을 시작해 현재 『조선일보』 문화부 출판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과에서 미술사 석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미술경영협동과정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한 후 뉴욕대학교 IFA(The Institute of Fine Arts) 방문 연구원으로 있었다. 뉴욕에 있는 동안 크리스티 에듀케이션 뉴욕의 아트 비즈니스 서티피컷 과정을 마쳤다. 지은 책으로 『나의 뉴욕 수업』 『구내식당: 눈
문학을 사랑하는 독서 여행자. 주중에는 기사를, 주말에는 책을 쓴다. 책 속 세계에 매료되고, 그림 속 풍경에 고요히 나를 맡길 때 평온하다. 2003년 기자 생활을 시작해 현재 『조선일보』 문화부 출판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과에서 미술사 석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미술경영협동과정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한 후 뉴욕대학교 IFA(The Institute of Fine Arts) 방문 연구원으로 있었다. 뉴욕에 있는 동안 크리스티 에듀케이션 뉴욕의 아트 비즈니스 서티피컷 과정을 마쳤다. 지은 책으로 『나의 뉴욕 수업』 『구내식당: 눈물은 내려가고 숟가락은 올라가고』 『쓰는 직업』 『공부의 위로』 『매 순간 흔들려도 매일 우아하게』 『미술 출장』 『어릴 적 그 책』 『모든 기다림의 순간, 나는 책을 읽는다』 『그림이 그녀에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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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5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328쪽 | 153*210mm
ISBN13
9788961962353

책 속으로

나는 사진을 찍어야만 했다. 사진기자도 아닌데, 신문에 쓸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한 사진을. 사진 찍기 좋은 장소를 찾아 두리번거렸다. 그의 사무실에 걸려 있는 ‘스핀 페인팅’ 한 점이 눈에 들어왔다. 그림의 제목은 「녹색 그림 위에 아름답게 흩뿌려진 예쁜 앵무새」.

동그란 캔버스를 후광처럼 사용하자고 생각하곤, 데이미언에게 의자에 올라가줄 수 있느냐고 청했다. 그는 시키지도 않았는데 책장에 놓여 있던 160파운드(약 28만 원)짜리 「신의 사랑을 위하여」 모조품을 안고 포즈를 취했다. 당황한 비서가 “신문 사진에 가짜가 나가는 건 좋지 않다”라고 만류했지만 그의 장난기를 말릴 수 없었다. _「3박 5일 런던 출장 2―미술계의 록스타, 데이미언 허스트와의 만남」에서

다음 날 기사를 송고한 나는 비로소 마음을 놓았지만, 이 인터뷰와 얽힌 ‘고난’은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그날 오후,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망치 사진만 따로 찍은 거 없어?” 망치를 손에 든 안드레아를 찍은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나는 당연히 망치 사진 따윈 따로 찍지 않았다. 명령은 간결하고 냉혹했다. “망치 사진, 구해 와.” 시급히 안드레아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전화도, 이메일도 답이 없었다. 나는 크리스티 관계자들에게 안드레아의 행방을 수소문했다.

“아, 그녀는 지금 데이 세일(낮 경매) 중이야.” (……) 억겁 같은 시간이 지나고 마침내 경매 1부가 끝났다. 안드레아가 단상에서 내려오는 순간 나도 경매장 밖으로 뛰어나왔다. (……) 입술이 바싹 말라 두리번거리던 내 눈에 저 멀리 안드레아의 화려한 옷자락이 들어왔다. 나는 달렸다. 100미터 달리기를 하듯 전속력으로 뛰었다. 홍콩 컨벤션 센터가 떠나가라 “안드레아!!!” 하고 외쳤다. _「크리스티 경매사의 망치―안드레아 피우친스키와 쩡판즈」에서

그 인터뷰를 통해 나는 인터뷰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이라, 인터뷰이와 공감하고 파장을 잘 맞추는 게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결국 전날 사진 촬영이 어그러지는 바람에 미리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얼굴을 익혔던 것이 크게 도움이 된 셈이다.

그는 내게 어려운 건축 개념을 쉬운 언어로 이야기하는 법을 알려주었고, 자기 고집을 세우면서도 유머를 섞어 밉지 않게 행동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는 이제 ‘프랭크 게리의 건축 같은 남자’가 아니라 ‘프랭크 게리라는 남자’가 어떤 남자인지 알게 되었다. _「느낌, 열정, 사랑―건축 거장 프랭크 게리」에서

미술이란 어쨌든 시각예술이다. ‘보이기 위해’ 애쓰는 것들 투성이인 미술 현장 취재를 하다 보면, 자꾸만 보이지 않는 것들을 잊어버리게 된다. 일단 보이는 것들이 화려하고 자극적이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것들의 울림을 지나치게 되는 것이다. 출장을 가서도 마찬가지였다.

아트페어나 경매장에 나온 작품의 대단한 외형, 내 1년 치 연봉을 털어 넣어도 불가능한 그 값어치에만 관심을 기울이다 보면, 그 이면의 서글픈 이야기들은 외면하기 일쑤였다. 소비도시 홍콩에선 그러기가 더 쉬웠다. 아마도 그 출장이 이토록 기억에 오래 남은 건, 보이는 것의 이면에 대해 생각해본 드문 기회였기 때문인 것 같다. 이를테면 모국에서 버림받은 입양아의 첫 침대와 필리핀 마사지사의 깡마른 손가락 같은 것. _「봄이면 떠오르는 아트 시티, 홍콩―진 마이어슨의 침대」에서

“록랜드행 비행기는 안개로 결항되었습니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란 아마 이런 상황을 위해 만들어진 말이겠지. 안 돼, 절대 안 돼, 내가 왜 여기까지 왔는데……. 뭉크의 「절규」 속 인물처럼 손으로 귀를 막고 비명을 내지르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너무 어이가 없으니 오히려 웃음만 나왔다. 다음 날 아침 10시 40분에 메인 주 바이널헤이븐 섬에서 로버트 인디애나(Robert Indiana, 1928~)와의 인터뷰가 예정돼 있었다.

딱 네 글자 ‘LOVE’로 유명해진 남자. 서울, 뉴욕, 도쿄, 런던, 상하이 등 전 세계 대도시 중심가에 심장처럼 박혀 있는 조형물 ‘LOVE’의 작가. 좀처럼 인터뷰를 하지 않는 그를, 근 반 년 전부터 접촉하여 어렵게 잡은 인터뷰였다. 그런데 결항이라니……. _「사랑에 발목 잡히다―로버트 인디애나와 LOVE」

마침내 작품이 놓인 12세기 예배당을 찾아냈을 때 거기 있던 것은 ‘소리’였다. 허공에 십자가가 매달려 있었고, 그 뒤편에 지친 표정의 늙은 성모가 아이를 안고 있는 그림이 있었다. 그리고 바닥엔 스피커 수십 개. 중세의 성가(聖歌)가 천사의 합창처럼 울려 퍼졌다. 예배당은 순식간에 ‘진짜’ 예배당으로 변했다. 마침 성탄 무렵이었다. 관람객들은 눈을 감았다. 음악에 따라 몸을 흔드는 사람도 있었지만, 어떤 사람들은 팔을 움직여 지휘를 하기도 했다.

내 앞의 커플은 끌어안고 열렬히 키스했다. 지상의 모든 것들을 천상의 것으로 고양시키는 노래, 그리고 곧 크리스마스. 간곡한 마음이 들어 나는 나도 모르게 기도했다. _「시공을 넘나든 뉴욕 출장―프릭 컬렉션과 디아 비콘 그리고 클로이스터」에서

___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화려하고 아름다운 미술세계,
그곳은 내게 밥벌이의 현장이었다!”
좌충우돌 고군분투, 미술을 인터뷰하다

3년간 미술기자로 있었던 일간지 기자가 작가와 화랑주, 큐레이터와 컬렉터, 옥션 관계자들과 평론가들이 움직이는 거대한 미술 현장에서 그간 보고 듣고 느낀 것들에 대한 기록을 담았다. 데이미언 허스트, 제프 쿤스, 로버트 인디애나, 트레이시 에민 같은 기라성 같은 예술가들과 직접 만나 인터뷰를 하고, 아트바젤 인 바젤, 베니스 비엔날레 같은 굵직한 미술계 이벤트를 취재한 경험들이 빼곡히 담겼다. 기사화된 공식 취재 내용 외에 취재 과정에서 있었던 다사다난한 에피소드들이 들어 있어 흥미롭다.

출장은 로망? 아니 현실!

출장. 국어사전의 뜻은 “용무를 위하여 임시로 다른 곳으로 나감”이다. ‘용무’와 ‘임시’ ‘다른 곳’이 눈에 들어와 박힌다. 무미건조한 설명이지만, 확실히 출장은 용무, 즉 일 때문에 잠시 내가 늘 머물러 있는 곳이 아닌 ‘다른 곳’으로 떠나는 일이다. 그래서 비록 일 때문이라고는 해도 출장은 일상에서의 탈출을 떠올리게 한다.

페이스북에서 늘 출장을 떠나 있는 것 같은 지인의 일상을 엿볼 때면 내 돈이 아닌 회사 돈으로, 그것도 해외로 ‘여행’을 떠난다니, 왠지 부러워지기도 한다. (이럴 때면 낯선 곳에 떨어져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는 ‘용무’에 대한 생각 따위는 안중에 없다.) 게다가 ‘미술 출장’이란다. ‘미술’이라는 단어가 하나 더 붙음으로써 좀 더 멋진 일이 일어날 것 같은 환상이 따라붙는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책 내용의 대부분은 출장기다. 책이 취재기인 동시에 여행기의 성격을 띠게 된 것은 그 때문이다. ‘출장’이란 ‘가고 싶어서 가는 여행’이라기보다는 ‘가야 하기 때문에 가는 여행’이지만, 어쨌든 그 여행들을 통해 나는 성장했다. 낯선 곳보다는 익숙한 곳을, 호텔의 고급 침구보다는 내 집의 낡은 침대를 더 사랑하는 내게, 오랜 시간 비행기를 타고 낯선 나라로 떠나 일주일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매번 새로운 미션을 완수하고 돌아오는 일정은 설렘보다는 두려움에 가득 찬 모험이었다.”

지은이는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 줄곧 미술 기자가 되기를 꿈꿔왔다. 그러나 그 꿈을 이룬 건 9년차가 되었을 때. 드디어 바라던 바를 이뤘다고 설렜지만 실상은 마음속에 그렸던 일과는 달랐다고 한다.

전시회를 보고 리뷰를 쓰는 우아한 생활이 미술 기자의 일상이라고 생각했건만, 미술 기자가 된 시점은 하필이면 미술품과 연관된 기업 비자금 사건이 터졌을 무렵이어서, 문화부 기자보다는 사회부 기자처럼 취재하던 나날이 이어졌다. 물론 이름자 높은 작가들을 인터뷰하거나 성대한 이벤트에 참여할 기회는 많았다. 하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이 책은 30대 여기자가 미술 현장을 취재하면서 만난 사람들과 이벤트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지만, 그들을 만나러 가고 그 현장을 찾는 과정에서 일어난 소소한 에피소드들도 많이 담겨 있다. 그러니까, 신문 지면에서 읽는 ‘공식적인’ 이야기에 더하여, 취재 후기와 뒷이야기가 덧붙여진 셈이다.

이 덧붙여진 이야기들이 전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자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가 하면, 취재 전후로 남는 시간에 기자가 찾은 미술관 관람기도, 취재 중 일어난 작은 사건사고들도 엿볼 수 있다. 수많은 출장으로 많은 작가들과 만나고 전시들을 취재하면서, 또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난관에 봉착하고 그를 해결해가면서, 고달픈 밥벌이를 통해 성장해가는 모습들을 이 뒷이야기들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아티스트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보다

뭐니 뭐니 해도 이 책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건 기라성 같은 작가들과의 만남이다. 특히 신문지면에서는 볼 수 없었던 그들의 인간적인 면모가 흥미롭다. 죽은 상어를 포름알데히드 용액에 담궈놓거나 구더기가 잔뜩 붙은 소머리를 진열장 속에 넣는 등 ‘엽기적인’ 작품으로 내놓는 작품마다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데이미언 허스트는 실제로 만나 보니 의외로 소탈하고 장난기 넘치는 친절한 사람이었다.

노령에 까다로운 성격으로 기자가 취재 전부터 긴장했던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와는 “한마디 한마디가 주옥같아서, 도무지 버릴 게 없”는 인터뷰를 하게 되고, 반면 한 백화점 옥상에 금빛 리본을 단 거대한 하트 모양 조각을 설치하러 한국에 온 제프 쿤스는 카메라 앞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환하게 웃었지만 정작 인터뷰 중에는 계속해서 삐걱거리고 불편한 느낌을 받게 된다.

전 세계 도시를 수놓고 있는 LOVE라는 네 글자로 유명한 로버트 인디애나와의 만남은 특히 잔잔한 감동과 여운을 남긴다. 1978년 주 활동무대였던 뉴욕을 떠나 메인 주의 인구 1,500명 정도의 작은 섬 바이널헤이븐에 은둔하듯 살고 있는 인디애나를 만나러 가는 길은 난항이었다. 애초에 비행기를 두 번이나 갈아타야 하는 일정이었지만, 짙은 안개로 인한 결항으로 비행기 대신 버스와 택시를 타고 장장 20시간 반을 이동하고 또 배를 탄 후에야 그를 만날 수 있었다. 1960년대의 ‘스타 작가’였던 인디애나는 이제는 노령으로 지팡이 없이는 거동이 불편할 정도였다.

그의 대표작 「LOVE」는 원래 뉴욕 현대미술관의 크리스마스카드로 고안된 작품으로, 이것으로 그는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작품에 대한 저작권 등록을 하지 않아 이 이미지는 마구잡이로 소비되었고, 평론가들은 지나치게 대중적이라며 이 화가를 외면했다. 그가 바이널헤이븐 섬에 틀어박히게 된 것도 이런 사정과 관련이 있다. 그곳에서 이제는 노령으로 쇠약해진 채, 추억거리와 인형들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대화가의 모습이 생생히 그려진다. 노예술가는 그래도 여전히 예술이 자신의 “모든 것, 내가 사는 이유”라고 답한다.

기자의 눈으로 현대미술을 읽다

지은이가 일간지 미술 기자였기 때문에 최근 미술계 동향까지 훑을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미술시장의 큰손으로 자리 잡은 중동 국가 카타르의 동력과 막강한 자금력을 신축 미술관 건물들과 전시장 전경과 함께 실감 나게 느낄 수 있고, 중국 미술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동반 성장한 홍콩 미술시장(특히 아트바젤 홍콩)의 활력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미술’을 가림막으로 하여 실상은 국가 간 경쟁의 장이 되기도 하는 베니스 비엔날레의 뒷모습 또한 엿볼 수 있다.

지은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미술시장인 아트바젤 인 바젤에는 한국 기자 최초로 초청되기도 한다. 세계 미술시장의 판도를 읽을 수 있는 이 거대한 미술시장이 시장일 뿐 아니라 강연, 영화, 공연 등 ‘지적 소유’의 향연이 펼쳐지는 장이며, 값비싼 미술품의 고객과 잠재 고객이 겹치는 기업들의 홍보 활동이 활발한 곳이라는 사실 또한 흥미롭게 다가온다.

특히 지은이는 기자다운 현장감 있고 생생한 묘사로 현대미술과 그 현장을 독자들에게 중계한다. 어떻게 봐야 할지 막막하기만 한 현대미술이 기자의 눈을 통해 쉽게, 심지어 친근하게 다가오기까지 한다. 중국 작가 쑹둥에게서는 개념미술도 실은 우리 삶과 밀접히 관련된 것일 수 있음을 전하고, 트레이시 에민의 네온 작품을 보면서는 그 작품 속 글귀를 자신의 과거 및 전시를 보기 전후 상황과 연결시켜 개인적으로 읽어낸다. 비평가나 작가 스스로 해설하는 현대미술보다 대중이 다가가기 쉽도록 연결시키는, 그야말로 기자다운 현대미술 접근법이 돋보인다.

추천평

현대미술이 아무리 난해해졌어도 거기에서 여전히 인간 정신의 고양을 찾으려는 성실한 관객들은 작가와 자신 사이의 간격을 메워줄 수 있는 정확한 정보와 설득력 있는 해설을 요구한다. 저자는 미술 전문기자로서 그 중계자임을 자처하며 데이미언 허스트, 제프 쿤스, 로버트 인디애나 같은 세계적인 작가와 인터뷰를 하고, 아트 바젤, 베니스 비엔날레 같은 미술 현장을 생생하게 소개하고 나섰다.

그리하여 3년간의 작업을 책으로 묶어 겸손하면서 편안하게 ‘미술 출장’이라고 하였는데 그 내용을 보면 세계 현대미술의 현장에 대한 증언에 머물지 않고 이에 대한 자신의 비평적 견해까지 담고 있다. 이는 저널리즘과 크리티시즘의 행복한 만남에서 이루어진 일종의 ‘비평적 증언’이라 할 만한 것으로 이런 저술이야말로 현대미술을 관객들에게 안내하는 또 하나의 유력한 방식이 아닐까 생각게 한다. _유홍준(미술평론가, 전 문화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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