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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매끈하게 움푹한 곳
230밀리미터의 축복
마이, 마이마이
떨리다
매그놀리아 남편
꽃에 눈이 멀다

저자 소개2

아야세 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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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u Ayase,あやせ まる,彩瀨 まる

1986년 일본 지바현 출생. 조치대학교 문학부를 졸업하고 직장 생활을 하다가 2010년 「꽃에 눈멀다」로 제9회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R-18 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뼈를 물들이다』 『벚꽃 아래서 기다릴게』 등의 작품으로 스며드는 듯 잔잔하고 섬세한 필치를 선보여 주목받았고, 2016년 『이윽고 바다에 닿다』로 제38회 노마문예신인상 후보에 올랐다. 이듬해인 2017년에는 리얼리티가 강한 기존의 작풍을 벗어나 독특한 상상력과 은유가 돋보이는 소설집 『치자나무』를 발표했으며, ‘작가의 새로운 경지를 열었다’는 호평을 받은 이 작품으로 제158회 나오키상 후보에 올랐다.
1986년 일본 지바현 출생. 조치대학교 문학부를 졸업하고 직장 생활을 하다가 2010년 「꽃에 눈멀다」로 제9회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R-18 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뼈를 물들이다』 『벚꽃 아래서 기다릴게』 등의 작품으로 스며드는 듯 잔잔하고 섬세한 필치를 선보여 주목받았고, 2016년 『이윽고 바다에 닿다』로 제38회 노마문예신인상 후보에 올랐다. 이듬해인 2017년에는 리얼리티가 강한 기존의 작풍을 벗어나 독특한 상상력과 은유가 돋보이는 소설집 『치자나무』를 발표했으며, ‘작가의 새로운 경지를 열었다’는 호평을 받은 이 작품으로 제158회 나오키상 후보에 올랐다. 그 밖의 작품으로 2019년 오다사쿠노스케상 후보작인 『숲이 흘러넘치다』와 『주옥』 『부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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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학교에서 철학 공부를 하다가 일본어의 매력에 빠졌다. 지은 책으로 『그깟 ‘덕질’이 우리를 살게 할 거야』와 『소설, 첫 번째 계절』(공저)가 있다. 옮긴 책으로는 『양과 강철의 숲』, 『해피엔딩에서 너를 기다릴게』, 『프라이즈』, 『카프네』, 『중년에 지친 밤에는』, 『십 년 가게』 시리즈, 『오늘의 인생』 시리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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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3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294g | 128*188*15mm
ISBN13
9788925569758

책 속으로

분명 누구나 확실하다고 믿은 품에서 미끄러져 떨어진 경험이 있다. 그러니 안심하고 몸을 맡길 곳을 갈구하게 된다. 내 말대로 해주는 타인, 거절하는 수단을 빼앗은 육체, 장래 약속, 불안을 달래주는 체온을 확보하려 한다.
--- 「매끈하게 움푹한 곳」 중에서

장례를 치렀어요, 라고 그 편지는 시작했다.
당신에게 받은 신발의, 장례를 치렀어요. 두 번, 뒤축을 수리 보내고 세 번, 직접 도색을 새로 했어요. 소중히 아끼며 신었어요. 가노 다쓰오는 먼 지방에서 도착한 편지를 꼼꼼히 다시 읽고, 편지지 마지막에 적힌 보낸 사람 이름을 봤다. 아마미 루루코. 이미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여자가 보낸 편지였다. 네 번 접어 책상 서랍에 넣고, 편의점에 축하 케이크를 사러 갔다.
--- 「230밀리미터의 축복」 중에서

점점 그늘지는 아내의 목덜미를 보면, 마치 아름다운 식물의 줄기를 어금니로 짓씹는 듯한 칙칙한 관능이 뇌리로 퍼지는 감각을 느꼈다. 상처받는다는 한 가지 점에서,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아내와 자신은 닮아간다. 행복했다. 둘이서, 차가운 이부자리에 마주 누워 상처에서 줄줄 피를 흘리는 한 쌍의 기괴한 생물이 된 것 같았다.
--- 「230밀리미터의 축복」 중에서

잊었다는 것은 그다지 기억해 둘 만한 것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 「마이, 마이마이」 중에서

의미 없이 태어나 끊임없이 떨리고 있는 것은 돌이 아니라 우리다. 사실은 그 누구와도 일정해지지 않고, 오로지 혼자만의 리듬으로.
--- 「떨리다」 중에서

그런데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그때 나는 시야 끝에서 언뜻거리는 시라이 씨의 손가락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단정하게 타원형으로 정돈한 손톱이 살랑살랑 떠올랐다가 매끄럽게 떨어졌다. 투둑투둑, 울리는 소리. 그의 무의식적인 리듬을 계속 듣고 싶은 기분이었다.
작은 바늘이 목덜미를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껴 아, 큰일 났다, 하고 생각했다.
--- 「떨리다」 중에서

어째서 나는, 사랑하는 사람이 고작 단 한 번, 약해져서 우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을까.
--- 「매그놀리아 남편」 중에서

남편이 꽃이 되고 말았다. 이렇게 느끼는 나는 제정신이 아닐까.
--- 「매그놀리아 남편」 중에서

아주 잘 쓴 소설에서 ‘아, 이 한 문장에는 뭔가가 내려왔구나’라고 느끼는 순간 말이죠. 반짝이고, 수많은 사람에게 읽혀 세상에 남겠구나, 그리고 내 내면에도 깊은 손톱자국을 남기겠구나…… 하고 본능적으로 이해하며 전율하는 느낌. 너무도 특별한 것과 마주했다는 기쁨이죠.”
--- 「매그놀리아 남편」 중에서

나라는 사람만으로 충족되는 생물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한 적도 없었다. 팔다리를 얽어 몸의 요철을 딱 겹치고 시마와 자는 것은 따뜻하게 데운 꿀로 세포를 충족하는 것 같은 도취감이 있다.
그러면서도 나는 그때마다 바닥없는 모래에 발이 삼켜진 것과 비슷한, 약간의 숨 막힘을 느꼈다. 이것은 영원한 것이 아니다, 이런 것이 계속 이어질 리 없다고 생각한다.
--- 「꽃에 눈이 멀다」 중에서

내가 성인이 되었을 때, 내 하복부와 허벅지 안쪽에는 이미 작은 새싹이 돋아나 있었다. 거슬리는 잎을 뚝뚝 뜯으며 부엌의 어둡고 습한 곳에 가자, 냉장고 뒤에서 잎과 꽃의 덩어리가 된 엄마가 마지막으로 낳은 남동생을 어르고 있었다.
둘 다 잎의 색이 매우 짙었으니까 여름이었을 것이다.
가는구나, 라고 엄마가 내 눈을 바라보며 말했고 나는 갈게요, 하고 대답했다. 그리고 짐을 챙겨 본가에서 떠나 도심의 세탁소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 「꽃에 눈이 멀다」 중에서

따뜻한 것은 흘러간다. 그것에 손톱을 세우지 않으려고 나는 혼자 자는 연습을 하겠지. 언젠가, 이렇게 맞잡게 된 이 손이 너무도 사랑스러워서 뭐든지 다 바치고 싶어졌다 말해주고 싶다.

--- 「꽃에 눈이 멀다」 중에서

출판사 리뷰

사랑은 왜 어느 날 갑자기 낯설어지는가
관계의 온도가 달라지는 순간들에 관한 소설집


《감각의 정원》은 관계의 가장 미묘한 지점을 따라가는 여섯 개의 단편이 매혹적으로 어우러진 소설집이다. 사랑과 불안, 집착과 갈망, 이별의 기척, 관계의 흔들림 등 인물들이 마주하는 균열은 큰 소리를 내지 않는다. 대신 작가는 일상 속에서 번져가는 감정의 흐름을 끝까지 바라본다. 그 변화는 마음에만 머물지 않는다. 몸속에서 꽃이 피어나고, 사랑은 돌이 되어 쌓이며, 감정은 신체와 사물의 형태로 모습을 바꾼다. 관능적인 이미지와 어딘가 불온한 기운이 교차하는 자리에서 익숙했던 풍경은 은밀히 뒤틀린다.

아야세 마루는 2010년 등단 이후 나오키상 후보에 여러 차례 오르며 일본 문단의 주목을 받아온 작가다. 단편 〈떨리다〉가 영국 문예지 《그란타》에 게재되며 일본을 넘어 해외에서도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현실과 환상을 자연스럽게 교차시키며 동시대 일본문학에서 독자적인 위치를 구축하고 있다. 사랑과 질투, 집착 같은 정서를 신체와 사물의 이미지로 형상화하며, 사람 사이의 연결을 낯선 감각으로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작가로 평가받는다.

《감각의 정원》에 수록된 단편들은 서로 다른 인물과 상황을 다루지만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모인다. 우리는 관계 안에서 어디까지 자신을 내어줄 수 있는가. 그리고 어디에서 멈춰야 하는가. 작가는 감정을 쉽게 규정하지 않는다. 대신 독자가 그 여백을 스스로 채우도록 남겨둔다. 아야세 마루의 문장은 차분하고 단정하다. 인물의 숨결과 시선, 형용하기 어려운 기척들이 차곡차곡 쌓이며 마음을 건드린다.

몸과 세계의 경계가 포개지는 여섯 편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자신의 내면을 조용히 되짚게 된다. 쉽게 이름 붙일 수 없는 감정의 자리를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이야기는 끝나지만, 그 감각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비밀을 말해줄 때의 네 얼굴이 참 부드러웠어.
원래는 이런 사람이구나 싶어서……
꼭 꽃이 핀 것처럼 보여서 좋았어.”

아름다움과 불안을 함께 건드리는 여섯 편의 이야기


〈매끈하게 움푹한 곳〉
서른넷의 모에카는 연인과의 관계 속에서 자꾸만 자신의 자리가 밀려난다고 느낀다. 기대와 타협, 배려와 계산이 교차하는 일상 속에서 그는 점점 ‘편안함’이라는 이름의 선택을 강요받는다. 이 작품은 타인의 체온에 기대고 싶은 욕망과 스스로를 지키려는 충동이 팽팽히 맞서는 장면을 집요하게 따라간다. 소파라는 사물을 중심으로, 관계 안에서 여성의 몸과 선택이 어떻게 조정되는지를 드러낸다.

〈230밀리미터의 축복〉
이혼 후 혼자 사는 가노는 우연히 이웃 여성의 낡은 구두를 고쳐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손에 쥔 230밀리미터의 작은 구두는 그가 잃어버린 시간과 가정의 기억을 환기한다. 신발을 수선하는 반복된 동작 속에서 과거는 현재와 겹쳐지고, 봉합하려는 마음은 뜻밖의 방향으로 흘러간다. 사물과 손의 감각을 통해 상실 이후의 시간을 섬세하게 그려낸 단편이다.

〈마이, 마이마이〉
대학생 유리아는 남자 친구 스즈시로가 후배에게 마음이 기울고 있다는 사실을 감지한다. 어느 날 그의 몸에서 떨어져 나온 소용돌이무늬 구슬을 발견해 그것을 집으로 가져온 유리아는 자신의 몸에서도 같은 구슬이 생긴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안에 담긴 오래된 기억과 감정을 마주하게 된다. 서로를 제대로 보지 못한 채 관계를 이어온 두 사람의 욕망과 환상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이야기는 사랑이라 믿었던 감정의 정체를 차분하게 비춘다.

〈떨리다〉
영국 문예지 《그란타》에 소개되며 해외 독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작품. 이 세계에서는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몸 안에 ‘돌’이 자라난다. 그 돌을 꺼내 서로 교환하면 두 사람은 공명하며 함께 살아갈 수 있다. 사랑이 신체 내부에서 물질로 자라난다는 독특한 설정을 통해 이루어지지 않는 감정과 인간의 욕망을 기묘하면서도 담담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보이지 않는 감각이 어떻게 존재를 흔드는지 날카롭게 포착한, 아야세 마루의 대표 단편.

〈매그놀리아 남편〉
어느 날 남편은 꽃이 된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아내의 태도는 놀람보다도 익숙함에 가깝다. 그는 꽃이 된 남편을 정성껏 돌보며 일상을 이어간다. 그러나 그 다정함 속에는 소유와 의존, 통제와 사랑이 뒤엉켜 있다. 관계를 지키려는 마음이 어떻게 상대를 돌봄의 대상으로 환원하는지 서늘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꽃에 눈이 멀다〉
연인 시마와의 관계 속에서 화자는 점점 더 많은 것을 내어준다. 함께 있는 시간은 달콤하지만, 그 안에서 자신의 경계는 조금씩 흐려진다. 사랑의 감정은 꽃처럼 피어나지만, 동시에 스스로를 압도하는 힘으로 자라난다. 식물과 신체가 뒤섞이는 독특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그려낸 아야세 마루의 등단작이다.

★이 책을 먼저 읽은 일본 독자들의 찬사★
- 단편집임에도 놀라울 만큼 밀도가 높고 여운이 긴 책.
- 관능적이고 매혹적이다. 읽고 난 뒤 묵직하게 남는 한 권.
- 조용한데 이상하게 손에서 놓기 어렵다.
- 환상적이면서도 어딘가 친근한 세계관에 끌려 단숨에 읽었다.
- 일상 속 감정의 변화를 섬세하게 포착하는 필치가 인상적이다.
- 〈떨리다〉, 〈매그놀리아 남편〉의 독특한 설정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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