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작가의 말
개나리 달빛 한강 경계 연꽃 잉어 물길 지하 상가 병원 CCTV 구름 휴지통 불규칙 표지판 한 마디 길고양이 깃털 교차로 먼지 장갑 순간 여행 그저 그뿐 삼각대 밤 우산 솔방울 웃음 걸음 신호등 민속촌 멈춤 서두름 하루의 시작 매듭 변하지 않는 것 방향의 조각 네온 모자 정원 시선 가로등 낙엽 콘크리트 쉼표 지하도 정류장 커피 자국 추위 자물쇠 저장 머무르다 용기 기지개 남산타워 비우다 햇살 맑은 공기 낙서 모퉁이 정오 바람 별빛 아파트 한파 그림자 조용한 세상 발자국 가로수 심야 열매 렌즈 리어카 채우기 산책 떠나기 기다림 빗자국 난간 안개 스피커 출퇴근 오르막 풍물놀이 횡단보도 고드름 기와지붕 파도 공사장 지하철 우체통 남은 순간 자전거 야경 고궁 선인장 가을 갈대 나무의 방식 어린아이 흰눈 돌담길 이끼 장미 감 양재천 풍물시장 |
박기홍의 다른 상품
|
이 시집은 이야기를 들려주기보다, 순간의 장면을 통해 삶을 사유하게 만드는 책이다. 시집을 읽다 보면 한 편의 시가 마치 한 장의 사진처럼 느껴진다. 사진작가의 시선은 장면을 설명하기보다 멈춰 서서 바라보게 만드는 힘을 지닌다.
‘횡단보도’, ‘정류장’, ‘지하철’ 같은 일상적인 공간 속에서 독자가 스스로 의미를 발견하도록 남겨 둔다. 사진가가 렌즈를 통해 빛을 읽어 내듯, 시인은 짧은 문장 속에서 삶의 방향을 포착한다. ‘방향의 조각’, ‘멈춤’, ‘쉼표’, ‘머무르다’ 같은 제목들이 암시하듯 이 시집은 무작정 달리고 있던 삶을 멈추어 돌아보게 한다. 조각이 모여 방향이 되고 방향 따라 향한 초점 빛이 스며드는 틈마다의 순간 프레임 안으로 들어간다 흔들림 속에서도 길을 찾고 여러 그림자 뒤의 조각을 보았다 수없이 지나친 풍경마다 늘 새로운 방향의 조각을 모은다 시간의 잘린 모서리를 주워 담고 사소한 것들에 이름을 붙였다 돌아보면 모든 시간은 선택이었고 그 선택은 결국 방향이 되었다 - 방향의 조각 - |